⊙ 경쟁을 받아들이고 규제를 풀어야
⊙ 인구의 30%만이 일류 제품을 만들어 내고, 나머지 70%는 이류 제품을 만든다
金正浩 자유기업원장
⊙ 1956년 서울 출생.
⊙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美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
⊙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자유기업원 부원장 역임.
⊙ 現 자유기업원 원장, 한양대 디지털경제경영대 디지털경제학부 겸임교수, 성균관대 초빙교수.
⊙ 인구의 30%만이 일류 제품을 만들어 내고, 나머지 70%는 이류 제품을 만든다
金正浩 자유기업원장
⊙ 1956년 서울 출생.
⊙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美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
⊙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자유기업원 부원장 역임.
⊙ 現 자유기업원 원장, 한양대 디지털경제경영대 디지털경제학부 겸임교수, 성균관대 초빙교수.
- 가수 출신인 박진영은 미국으로 진출, 원더걸스를 빌보드 차트 76위에 올려 놓았다.
어릴 적 우리 세대가 꿈꾸던 ‘환상의 나라’가 되기 위해 우리는 뭘 해야 할까.
우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소득이 늘어나려면 국민 각자의 생산성이 높아져야 한다. 좋은 물건과 서비스를 많이 생산해 낼 수 있어야 비로소 소득도 높아질 수 있다는 말이다.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의 최근세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지난 50년간 우리의 소득을 높여 온 것은 제조업과 건설업에서의 생산성 증가 덕분이다. 鄭周永(정주영) 회장이 1970년대 초 울산 조선소를 만들려고 영국의 바클레이 은행장을 찾아갔을 때 보여줄 수 있었던 유일한 것이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져 있던 거북선이었다. 그것 이외에는 보여줄 것이 없었을 정도로 우리의 조선업은 황무지였다. 그런데 4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조선기업들은 全(전)세계 대형 선박의 절반을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와 TV와 휴대전화로 대표되는 전자 산업 역시 세계 최고의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자동차 기업에서도 최고 수준의 차를 수십만 대씩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 국민의 생산성이 어마어마하게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그것이 우리의 소득을 2만 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우리의 제조업과 건설업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손톱깎이까지도 메이드 인 코리아가 세계 시장을 석권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제조기업들은 높은 생산성을 달성했다. 건설업 역시 그렇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짓는 것은 한국의 건설업체들이며, 가장 어려운 공사를 해내는 것도 그들이다. 만약 한국의 모든 산업이 제조업과 건설업처럼만 해낸다면 우리는 이미 4만 달러 또는 5만 달러의 소득을 누리고 있었을 것이다.
국민 모두가 경쟁을 받아들여야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외의 산업은 그렇지 못하다. 농업과 서비스업과 공공부문은 세계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자녀들을 일찍부터 미국과 영국과 캐나다로 내보는 것은 우리의 교육이 아직 선진국 수준에서 멀리 떨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농민과 법조인들과 방송인들이 개방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자신들의 생산성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우리가 소득 4만 달러의 나라,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가 되려면 제조업과 건설업뿐만 아니라 농업과 서비스업과 공공부문 모두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중 제조업과 건설업에 종사하는 인구의 비중이 30% 안팎이다. 나머지 70%는 다른 일들에 종사하고 있다. 농사와 교육과 언론과 엔터테인먼트와 공공기관의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전체 근로자들의 70%인 것이다. 인구의 30%만이 일류 제품을 만들어 내고, 나머지 70%는 이류 제품을 만드는 수준에 머무르는 한 우리나라 전체가 일류가 되기는 불가능하다. 교육과 의료와 방송과 법률서비스와 농업 모두에서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나올 때에 비로소 대한민국의 1인당 소득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다.
어떻게 해야 그런 일이 가능해질까.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 모두가 경쟁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다시 말하지만,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국민 각자의 생산성이 세계 최고가 된다는 것이고, 국민 각자가 세계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각자가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경쟁에 나서야 한다. 최소한 10여 년은 국제 경쟁으로 단련을 해야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가수이자 JYP 엔터테인먼트의 사장인 박진영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잘 보여준다. 그는 가수로서 한참 잘나가던 시절, 그 편안함을 내던지고 미국의 음악시장으로 진출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그곳에서 문전박대를 받아 가며 터를 닦았고, 이제 원더걸스를 데뷔시켜 빌보드 차트 76위에 올려놓을 정도로 성공했다. 아직 그 성과가 그다지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두려움 없이 부딪치는 자에게는 세계의 벽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나가기만 할 것이 아니라 세계를 우리의 안방으로 불러들이기도 해야 한다. 우리처럼 작은 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세계의 일부가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다른 나라 사람들이 가진 능력과 자원을 활용할 수 있고 또 우리가 만들어 낸 물건들을 그들에게 판매할 수도 있다. 그것이 어떤 산업 분야이건 지난 50년 동안 보호받아 왔으면 충분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세계의 사람과 제품을 우리 안방으로 불러들여서 우리의 일부로 만들어 가야 한다.
규제도 풀자. 지역과 의료와 교육과 방송과 법률을 묶어 놓고 있는 규제들을 풀어서 능력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1980년대부터 정권마다 규제완화를 외쳤지만 아직도 큰 규제들은 그대로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족쇄처럼 차고 있는 중요한 규제들이 대부분 정치적인 성격을 띠었고, 기득권자들의 저항이 크기 때문이다.
수도권 규제만 봐도 그렇다. 세계 어디에도 한국처럼 수도권의 발전을 철저히 묶어 놓고 있는 나라는 없다. 규제를 풀어서 이 지역의 발전을 촉진하고 그 과실이 많은 국민에게 돌아가게 하는 것이 선진 한국의 건설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런 주장과 시도는 늘 지방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기 마련이고, 표 잃는 것이 두려운 정치인들은 지방민들의 반사이익을 두둔해 왔다. 이제는 누군가 그 사슬을 과감히 끊을 수 있어야 한국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교육에서도 그렇다. 한국의 학교들이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서려면 학교와 교사들이 경쟁의 압력을 견뎌내야 한다. 외국 학교의 진출을 허용하고, 학교 운영에 자유를 준 후,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를 선택하게 해야 한다. 그러면 머지않아 한국의 학교 중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학교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경쟁을 두려워하는 교사들의 반대로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면서 매번 외쳐대는 것이 공교육에 대한 투자의 확대다. 그러나 사람들의 행태가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만 늘린다고 교육의 질이 올라갈 리 없다.
교육뿐만 아니라, 법률과 방송과 농업 등 모든 분야에서 그동안 보호받아 왔던 특권들을 포기해야 비로소 그 분야가 선진국 수준으로의 도약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규제완화를 위한 국민의 태도변화와 정치인의 용기를 필요로 하는 시점에 와 있다.
노조의 이기주의 극복해야
노조의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소비자의 취향이 바뀔 때마다 신속하게 신제품을 출시해야 하는데, 노조는 과거에 만들던 제품을 계속 만들겠다고 고집하기 일쑤다. 그래서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어렵다. 노조도 회사의 일부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기업에서 노조가 자기 이익만 챙기려고 하면 어느 기업도 생산성을 높이기 어렵다.
그와 더불어 근로윤리를 세워야 한다. 근로윤리 없는 복지국가는 망한다. 유럽의 나라들이 복지국가를 지향하고 실천하면서도 망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라는 것이 있다. 즉 누가 보든 안 보든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이 하늘이 주신 소명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 태도를 가질 수 있어야 복지국가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모든 국민이 법을 존중하고 지키는 태도이다. 법이 바로 서지 않으면 누구도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없다. 법을 넘어선 시위군중이 경찰에 폭력을 휘두르고, 시위를 진압하다 발생한 사고 때문에 경찰청장이 물러나는 모습으로는 선진국으로 갈 수 없다. 범법자는 누가 되었던 얼굴을 들고 다니기 힘든 풍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리하여 생산적인 국민들이 다른 데에 신경 쓰지 않고 세계 최고의 제품들을 만들어 내는 데에 매진할 수 있을 때, 한국은 세계 최고의 국가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