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에서 한국의 대기업들이 큰 사업 위주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중소기업인들은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하면 우리의 미래는 희망적.
在中國 한인회는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것”
鄭曉權
ㆍ1959년 경남 마산 출생.
ㆍ마산高-부산大 영문과 졸업.
ㆍ(주)대우, 대한생명 근무.
ㆍ2002년 청도리커의료기계, 청도효성일화, 청도자산건재 설립.
ㆍ청도 한인상공회 상임고문, 청도 청운한국학교 재단이사 역임.
ㆍ중국 브랜드 창출 10대 기업인, 중국정부 人民公僕 선정, 청도시 인민정부 금도상,
한국산업경제학회 ‘한국을 빛낸 기업인’ 선정.
ㆍ現 청도리커의료기계유한공사 동사장, 제5대 在中國 한인회장
在中國 한인회는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것”
鄭曉權
ㆍ1959년 경남 마산 출생.
ㆍ마산高-부산大 영문과 졸업.
ㆍ(주)대우, 대한생명 근무.
ㆍ2002년 청도리커의료기계, 청도효성일화, 청도자산건재 설립.
ㆍ청도 한인상공회 상임고문, 청도 청운한국학교 재단이사 역임.
ㆍ중국 브랜드 창출 10대 기업인, 중국정부 人民公僕 선정, 청도시 인민정부 금도상,
한국산업경제학회 ‘한국을 빛낸 기업인’ 선정.
ㆍ現 청도리커의료기계유한공사 동사장, 제5대 在中國 한인회장
- 정효권 재중국 한인회장.
정 회장은 취임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한인회 본회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한인회 사무국 인력도 늘렸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한인회 주최 사업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덕분에 재중국 한인회 출범 이후 모처럼 활기찬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정효권 회장은 취임 당시 “재중국 한인회가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았다”며 “2년 임기 동안 한인회를 중국內(내) 80만 교민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단체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추진할 사업을 완성하기 위해 1000만 위안(韓貨 약 20억원)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歷代(역대) 회장에 비해 젊은 나이인 그가 私財(사재) 20억원을 털어 한인회를 개혁하겠다고 하자 교포 사회는 물론 중국 정부까지 한인회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정 회장의 등장은 지난 6월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09 세계한인회장 대회에서도 화제가 됐다.
재중국 한인회는 정 회장을 중심으로 함홍만 수석부회장과 30여 명의 부회장, 60여 명의 운영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신영수, 이훈복, 백금식, 김희철 등 전직 회장이 주축인 고문단과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金杞載(김기재) 자문위원단장이 정 회장을 돕고 있다.
정 회장은 “중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교민들을 하나로 묶어 가족처럼 편안한 한인회, 어떤 얘기라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한인회, 중국과 한국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한인회로 만들겠다”고 했다.
중국에서 성공한 기업인 많이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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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재중국 한인회장 취임식 장면. 정효권 회장(右)이 김희철 전임 회장(左)으로부터 한인회기를 인수받고 있다. |
―중국 땅이 워낙 넓어 교민을 결집하기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한인회가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재 중국에 살고 있는 한국 교민은 약 80만명입니다. 주로 베이징(北京)과 칭다오(靑島)에 살고 있어요. 베이징에는 8만여 명의 교민이 있는데 자영업자와 유학생들이 많아요. 칭다오에는 베이징보다 더 많은 교민이 살아요. 대략 1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한국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작은 것까지 포함해 7000여 개가 있습니다. 그 외 상하이(上海), 웨이하이(威海), 옌타이(蓮台), 톈진(天津), 선양(瀋陽) 등에도 교민이 많아요.
이렇게 많은 교민이 사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을 제외하고는 없어요. 그만큼 한인회의 역할이 중요하지요. 한인회가 자생력을 가지려면 중국 전역에 사업적으로 성공한 교민들이 많아야 해요. 현재 한인회의 활동이 미비한 것은 경제적으로 풍족한 이들이 적기 때문입니다. 한중 수교의 역사가 짧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성공한 기업인들이 많아지는 만큼 한인회의 활동 폭이 넓어질 것으로 봅니다.”
― 임기가 시작된 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어렵습니까.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하나를 꼽으라면 재정 문제를 들 수 있겠군요. 어떤 조직이든 재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활성화되기 어렵습니다. 역대 회장님들이 열심히 활동했지만 조직 운영비를 모으는 데 많은 고생을 했다고 들었어요. 회장에 취임하면서 한인회의 1년 활동비와 사업비를 계산해 보니 한국 돈으로 대략 13억원이 들더군요. 조직을 책임져야 할 사람으로서 돈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죠. 제가 임기 동안 매년 500만 위안씩 총 1000만 위안을 내놓기로 한 것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죠. 회장부터 돈을 내놓아야 임원들도 자발적으로 내놓을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 개인 돈을 내놓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조직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금 투입은 반드시 필요해요.”
―한인회의 1년 예산이 상당하군요.
“재중국 한인회는 세계 한인회 중에서 세 번째로 큽니다. 당연히 많은 돈이 들 수밖에요. 한인회는 본회를 비롯해 중국 전역에 53개 支會(지회)가 있어요. 省(성) 또는 市(시) 단위로 구성돼 있지요. 본회의 경우 사무실 운영비나 인건비만 연간 2억5000만원가량 들어요. 1년에 전국 회장단 회의를 네 번 개최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요. 예년에 비해 한인회의 사업을 대폭 늘리다 보니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요.”
겸따마다운동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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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권 회장(左)은 2008년 12월 재중국 한국인회장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해 무투표 당선됐다. |
정효권 회장은 한인회의 활성화를 위해 세 가지 사업 목표를 내놓았다. 全(전) 중국 네트워크 강화 및 지역활성화, 韓中(한중) 우호증진 극대화, 한국인의 정체성 및 위상 제고가 그것이다. 정 회장은 필자에게 세 가지 목표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국 전역에 살고 있는 교민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 중요해요. 뭉쳐야 산다는 말이 있듯이 교민 스스로가 힘을 합쳐야 보다 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취임 이후 지역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중국 전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쓰촨(四川)한인회를 비롯해 충칭(重慶), 우한(武漢), 선전(深), 후이저우(惠州), 둥관(東莞), 광저우(廣州)한인회를 방문했어요. 다음달에는 화베이(華北)지역을 돌 생각입니다.”
― 한중 우호증진을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먹고살기 위해서는 중국과 협조해야 합니다. 재중국 한인회는 한국의 對(대)중국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중 간 우호증진이 절실히 필요해요. 한인회는 현재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화교류 활성화, 자매결연 도시 증대, 중국 전국체전 시범선수단 파견, 중국 불우이웃돕기 등을 추진하고 있지요. 한인회 내에 대중국 특별위원회를 설립한 것도 이를 위함입니다.”
재중국 한인회는 한중 우호증진 사업의 일환으로 ‘겸따마다(겸손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중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자신을 낮춰 따듯하고 열린 마음으로 중국인에게 조금씩 다가서자는 운동이다. 최근 10년간 급격히 증가한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과 교민 증가에 따라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중국 사회에 심자는 것이다.
정 회장은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일부 중국인과 네티즌들의 嫌韓(혐한)감정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만큼 중국에 살고 있는 교민이 이런 감정을 없애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재중국 한인회는 지난 2월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회장단 임원회의에서 ‘겸따마다 特委(특위)’를 설치해 활동에 들어갔다.
정효권 회장이 취임 후 첫 번째 행사로 치른 ‘2009 中韓(중한) 우호 경로잔치’도 한중 우호증진을 위한 사업의 일부였다. 한인회 주최로 그동안 다양한 행사가 있었지만, 중국 노인 1000여 명을 초청해 잔치를 벌인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정 회장에 따르면, 행사 당시 중국의 방송매체들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해 한국 교민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좋아졌다고 한다.
정 회장은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과도 교류해 양국의 우호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의 말이다.
“현재 한국에는 在韓國(재한국) 중국인협회가 있어요. 얼마 전 중국인협회장을 만나 우리 한인회와 업무 제휴를 맺었어요. 그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도움을 줄 생각입니다. 반대로 중국에 사는 우리 교민도 그들로부터 일정부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봐요.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재한국 중국인협회장으로 있는 분의 친형이 중국 정계의 실력가입니다. 한인회와 중국인협회가 서로 相生(상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정 회장은 “중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높이면 재중국 한인회의 위상도 같이 올라간다”며 “한글학교를 지원하고 문화·역사·교육원을 설립하는 등 40여 개의 사업을 중국 전역에서 펼쳐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작년 12월 재중국 한인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추대형식으로 당선됐다. 그의 추진력에 다른 후보들이 아예 출마를 포기한 것이다. 정 회장은 출마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작년 8월 주변사람들이 회장 선거에 출마하라고 권유할 때는 ‘그럴 생각 없다’고 못 박았어요. 주변 사람들은 제가 2007년 칭다오 한인상공회 이창구 지회장으로 있을 때 저의 활동상을 보고 권유한 겁니다. 제가 당시 열심히 봉사활동을 했거든요. 선거 날짜가 다가올수록 주변사람들이 출마를 계속 권유해 왔습니다. 저는 ‘자신 없다’며 거절했지요. 선거를 코앞에 두고 주변 사람들이 다시 몰려와 ‘한인회장으로서 중국 전체 교민을 위해 봉사하라’고 하는 겁니다. 우여곡절 끝에 출마를 했지요. 저 혼자 잘 먹고 잘 살자는 생각을 했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겁니다. ‘교민을 위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봉사하자’는 마음을 먹었던 거죠. 임기 2년 동안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일할 생각입니다.”
정 회장의 사회봉사활동은 중국 내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2005년부터 칭다오에 거주하는 불우아동, 소년소녀 가장, 獨居(독거)노인들에게 매년 1억~2억원을 지원해 오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쓰촨성 지진사태 당시에도 1억원을 기부했다. 그밖에 중국 문화·예술·체육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후원을 해오고 있다. 정 회장이 자신의 회사 社訓(사훈)을 ‘건강·사랑·봉사’로 정한 이유도 이윤 창출에 앞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게 근본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중국에서 사업을 장기적으로 하려면 중국사회에 대한 봉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중국에 진출한 지 올해로 9년째다. 그는 1986년 대학 졸업 후 대우그룹의 신발회사 마케팅 부서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2년 뒤 대한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뒤 보험영업을 하면서 마케팅 기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는 1999년 대전의 한 의료기 회사에 입사해 1년간 공장 근로자로 일하면서 의료기 사업에 눈을 떴다. 정 회장은 2001년 知人(지인)의 소개로 중국으로 건너와 1년 가까이 중국 전역을 여행하며 시장 조사를 한 후 2002년 칭다오에 리커의료기계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정 회장은 온열치료기라는 제품으로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한 지 6년 만에 중국 내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 중국에 진출한 다른 사업가와 달리 처음부터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한 이유는 뭡니까.
“저렴한 임금 때문에 중국에 진출한 사업가는 작년 금융위기 이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저렴한 노동력 한 가지만 보고 중국에 들어와서는 안돼요. 임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르기 마련입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한다면 당연히 중국시장을 공략해야지요. 중국시장의 특징을 알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어요.”
― 가정용 의료기기를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妹弟(매제)가 가정용 의료기기 회사에 다녔어요. 그런 인연으로 IMF 이후 의료기 회사에 취직해 제작 현장에서 근무했습니다. 기술적 측면을 알게 되니까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중국에 진출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중국의 소비재 분야 노려라
―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인구 수가 워낙 거대하니까 소비재 분야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이랜드가 대표적인 사례로 생각됩니다. 최근 들어 뉴라이프라는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소자본으로 방판조직을 만들어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야쿠르트도 중국에서 한국과 비슷한 야쿠르트 아줌마 조직을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어요. BBQ, 투다리, 서라벌 등과 같은 음식 사업도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성공하고 있습니다.”
― 한국인과 중국인들의 소비패턴은 어떻게 다릅니까.
“돈을 쓰는 행동패턴은 한국인이나 중국인이나 비슷해요. 중국인들의 경우 소비욕구가 대단합니다. 특히 돈이 많으면 아끼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삽니다. 명품 구매력도 뛰어납니다. 고급 외제차나 고가의 아파트도 많이 사요. 먹는 데도 많은 돈을 씁니다.”
― 사업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사업 초기 1년 동안 공장 가동도 못하고 자본금을 날릴 상황에 처했어요. ‘내가 중국에서 쓰러지면 중국에서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끝까지 밀고 나갔어요. 공장에서 물건이 만들어지면 시장에 내다 팔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런 신념을 갖고 물건을 만들어 냈습니다. 처음에 온열치료기를 만들었는데 제가 아는 중국인 세 명에게 칭다오 시내에 대리점을 개업하도록 했어요. 그런 후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서 대리점을 도와줬지요. 그해 대리점을 연 중국인은 큰돈을 벌었습니다.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팔리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물건이 팔려야 회사가 사는 겁니다. 제조업을 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판매모델이 중요해요.”
중국인 파트너가 돈 벌게 만들어 주면 성공한다
― 한국인이 중국 내수시장에 뛰어들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무엇보다 사업 아이템이 좋아야겠지요. 중국 내 잠재적 경쟁자들이 얼마나 있는지도 확인해 봐야 하고요. 저는 발상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품질이 중요하지만 마케팅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중국 시장의 경우 어떤 측면에서는 영업기법이 더 중요해요. 일종의 프랜차이즈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겁니다.
중국인들 중에는 20만~30만 위안(한화 4000만~6000만원)으로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들에게 1년에 일정 금액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면 그 사업은 성공하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 제품을 만들어 팔면 성공할 수 있어요. 저는 대리점을 열겠다는 중국인들에게 돈을 벌 수 있도록 지원해 줬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저의 회사 대리점이 1300여 개까지 늘어난 겁니다.”
― 지난해 글로벌 경제 위기로 중국도 경기침체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향후 중국 경제를 어떻게 전망합니까.
“제가 경제전문가가 아니라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중국은 자원이 풍부한 나라입니다. 원유 매장량도 대단하고 인적 자원도 넘쳐납니다. 교육의 질도 많이 개선되고 있고, 사회 인프라는 계속 확충되고 있어요. 중국은 지금까지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발전을 해왔습니다. 내부 발전과 외부 자본이 결합되는 그 시점에 중국은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며 세계 경제를 장악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 중국의 정치 및 권력구조가 경제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중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경제적 맷집이 강한 나라입니다. 역사적으로도 봐도 그래요. 타민족이 중국을 통일했어도 중국 문화에 동화되곤 했지요. 중국은 현재 공산당이라는 집단지도체제 형식으로 통치가 이뤄지고 있지만 지방분권이 상당히 잘돼 있어요. 그렇다 보니 어떤 위험 요인이 중국 내에 나타나더라도 전국이 동시에 흔들리는 일은 없어요. 정치가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일은 향후 20~30년 동안은 없으리라고 봅니다.”
중국은 여전히 기회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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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권 회장은 지난해 칭다오市(시)로부터 琴島賞(금도상)을 받았다. 이 상은 경제사회 발전에 공헌한 외국 투자자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상이다. |
―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느낀 중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국가입니까.
“중국은 大國(대국)입니다. 중국 사람들은 성격이 관대해 외국인들에게 안방을 내놓을 정도입니다. 중국에서 사업하다가 망한 사람들이 중국에 대해 안 좋은 얘기를 많이 하지만, 사업에 실패한 사람의 귀책사유가 더 많다고 봐요. 문화적인 오해, 생활습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실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업 초창기 때의 일입니다. 한국에서 부품을 들여오는데 중국 세관당국이 시간을 계속 끌며 물건을 안 내 주는 거예요. 그때 저는 세관원들이 돈을 요구하는 줄 알았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가 들여온 품목이 중국 세관 수입항목 리스트에 없었던 겁니다. 세관 당국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 위해 시간을 지체했던 거지요. 중국 사람들에게 돈만 주면 다 해결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겁니다. 중국이 어떻게 보면 한국보다 더 합리적으로 돌아가는 측면이 있어요.”
― 중국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한국기업이 진출하기에는 늦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중국은 여전히 기회의 땅입니다. 사회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것을 우려할 필요가 없어요. 오히려 유리한 사업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보는 게 맞아요. 저희 회사는 중국에서 휘젓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영업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어요. 한국 같으면 외국인들이 설치고 다닌다고 손가락질을 하겠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아요. 중국시장은 정말 큽니다.”
―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의 대기업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나름 잘하고 있어요. 삼성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고 중국에 들어왔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사업을 할 수 있었어요. 백색가전에 강한 LG는 중국시장에서 약간 고전하고 있어요. 하이얼과 같은 중국 기업이 워낙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죠. 현대자동차의 경우 차량 성능에 비해 차량 가격이나 이미지가 너무 낮아요. 아직도 싸구려 이미지가 없지 않습니다. 다행히 금융위기 이후 현대차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어요. 다른 외국 유명 메이커들이 줄줄이 도산하는데 현대자동차는 탄탄한 이윤을 발판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재중국 한인회가 성공전략 제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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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권 회장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동안 외로움을 달래고 자신감을 얻기 위해 기타를 자주 치곤 했다. 사진은 정 회장이 운영하는 청도리커의료기계유한공사 송년 행사 장면. |
― 한국인이나 재중국 교민의 사업성공을 위해 재중국 한인회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습니까.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정보가 제대로 쌓이지 않는 게 문제입니다. 향후 우리 한인회가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중소기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정보를 차곡차곡 쌓아가겠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인이 소자본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최소 70% 이상 성공할 수 있도록 한인회가 앞장서겠습니다. 중국 GDP의 5%만 우리가 가져온다면 우리의 미래는 걱정 없어요. 대기업들이 큰 사업 위주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고, 중소기업인들이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면 중국시장에서 우리는 크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정 회장은 “지금 중국에 진출한 한국인들이 장기적으로 성장 교두보를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이 생겨 부가가치가 한국으로 전달되어야 하고 다시 중국으로 진출하는 사람이 많아질 때 우리의 미래가 보장된다”고 했다.
― 한국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지는 않습니까.
“정부가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 재중국 한인회를 향후 어떻게 운영할 생각입니까.
“제가 운영하는 회사에는 독특한 문화가 있습니다. ‘회사는 한 가족이다’라는 게 그것이지요. 세상에는 여러 조직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족보다 강한 조직은 없어요. 저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조직을 만들어 보자는 차원에서 가족을 강조합니다. 재중국 한인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처럼 편안하면서도 가장 튼튼하고, 어떤 얘기라도 서로 터놓고 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2년 뒤 한인회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킬 수 있는 후임자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정 회장은 한인회 차원의 북한 주민 돕기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민간인 차원에서 북한 주민을 돕는 게 필요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일은 실효성이 없어요. 그동안 한국 정부가 북한에 얼마나 관대했습니까. 그러다 보니 북한 당국이 우리를 우습게 봅니다. 개성공단 문제만 보더라도 그래요. 개성공단이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커요. 그런데도 북한은 우리에게 큰소리를 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나서면 그들이 오히려 우리의 손을 잡을 겁니다. ‘나가지 말라’고 말입니다. 북한 당국이 체제유지에 신경을 쓰는 동안 북한 주민은 더 힘들어지지요. 그래서 우리처럼 민간 조직이 나서 주민들을 도와줘야 합니다.”
정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재중국 한인회를 중국 정부가 인정하는 공식 단체로 만들 생각이다. 중국 정부가 인정하는 공식단체는 대한상공인회의 중국지부인 중국한국상회뿐이다.
정 회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중국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재중국 한인회가 중국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으면 중국 내 외국인 민간조직 중에서 최초의 중국 정부 認可(인가) 민간단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