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렝 디부안 르노삼성자동차 연구소장(프랑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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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래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알렝 디부안 씨. |
알렝 디부안 씨는 3년 반 전 한국에 왔다. 프랑스인인 그는 경기도 기흥에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연구소장으로 근무 중이며, 부인 도미니크 디부안 씨와 함께 서래마을에 살고 있다.
한국에 온 후 처음 8개월 동안은 남산 인근 동네(한국어가 서툴러 정확한 행정구역 명을 기억하지 못함)에서 혼자 지냈지만 부인과 둘째 아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서래마을 주민이 됐다.
거주지로 서래마을을 택한 이유를 묻자 그는 “프랑스 학교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어느 나라나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있는 경우 교육 문제가 거주지 결정의 첫 번째 조건이 되지 않겠느냐”며 “서래마을 외에 다른 지역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큰아들은 프랑스에서 이미 대학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지만 한국에 온 작은아들은 아직 고등학생이어서 집을 얻는 데 첫째 조건이 학교였어요. 마침 서래마을에 프랑스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이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시아권 국가에서의 생활은 한국이 처음이라는 그는 “어느 정도 불편함이 있을 것이라는 각오는 하고 왔는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특히 그는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생활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외국인에게는 정말 유용한 공간”이라고 했다.
“미국에서도 몇 년 근무했고, 일본 출장도 자주 다녀 외국생활은 익숙한 편이에요. 하지만 한국은 2002년 월드컵 때 처음 알았을 정도로 낯선 나라라 어떤 곳인지 전혀 짐작을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와 보니 IT 기술을 포함해 하이테크 기술이 굉장히 발달해 있는데다 강남의 분위기는 마치 뉴욕을 연상시킬 정도로 화려하고 역동적이더군요. 그만큼 복잡하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그렇게 번잡한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강남이라 해도 분위기가 전혀 다른 이 서래마을이 저는 아주 좋아요. 조용하고, 밤늦게 돌아다녀도 치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서울에서 이보다 좋은 동네를 찾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에게는 주민들이 ‘몽마르트르 언덕’이라 부르는 산책로에서 언제든 편안하게 조깅을 하고, 집 근처 레스토랑에서 각 나라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것도 서래마을의 강점이다.
해마다 6월이면 프랑스 사람들이 주축이 돼 진행하는 거리문화축제도 그가 꼽는 자랑거리. 작년에는 “프랑스 사람들도 따라 부르기 어려워하는 샹송 가수 파트리샤 카스의 노래를 한국인들이 멋지게 부르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며 “다른 문화를 배려하는 한국인들의 마음이 느껴졌다”고 했다.
그의 아내 역시 프랑스 주부들의 모임에 참여해 봉사활동도 하고, 일주일에 두 번씩 영어 자막이 있는 한국 영화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한국 생활을 무척 즐기고 있다. 그의 아내는 김기덕 감독의 열성적인 팬이라고 한다.
파전에 막걸리 즐겨
알렝 디부안 씨 부부는 문화 예술에 관심이 많아 주말이면 음악회, 오페라, 전시회 등을 찾아 다닌다. 알렝 디부안 씨는 “예술의전당이 가까이 있다는 것도 내가 서래마을을 좋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의 유명한 재즈 카페는 모두 섭렵했을 정도로 재즈 마니아다. 그는 “집 근처에 재즈와 와인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바가 있어 좋다”고 했다.
알렝 씨는 한국의 전통문화에도 관심이 많아 시간이 날 때면 지방으로 여행을 떠난다. 부산, 경주, 안동, 전주, 춘천, 강화, 속초 등 그동안 많은 곳을 찾아 다녔다. 그러는 동안 한국의 맛에 길들여져 매운탕, 닭갈비, 파전 같은 음식이 좋아하는 메뉴가 됐다. 그는 막걸리와 함께 먹는 파전의 맛을 일품으로 꼽았다.
‘막걸리’라는 말에 필자가 놀란 표정을 짓자, 그는 “프랑스에서 즐겨 먹던 사과주스의 새콤한 맛과 비슷하다”며 “막걸리를 즐기는 프랑스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했다.
한국 음식과 서래마을 예찬을 이어가는 그에게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었다. 그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교통체증 문제를 들었다. 퇴근시간에는 기흥에 있는 회사에서 서래마을까지 보통 1시간30분이 넘게 걸린다는 것이다.
택시기사와 버스기사들의 난폭한 운전 습관도 고쳐야 할 점으로 지적했다. 택시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뭔가 생각난 듯 “왜 한국에서는 주소만 가지고 택시기사들이 길을 찾아가지 못하는지”를 되물었다. 대로변이나 큰 건물이 있는 곳이 아닌, 주택가에 들어서면 손님이 직접 방향을 일러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는 “그 덕분에 한국에 와서 가장 빨리 배운 한국말이 우회전, 좌회전, 직진, 유턴”이라며 웃었다.
“생활환경이 잘 갖추어진 것에 비해 영어가 통하지 않는 것도 외국인이 느끼는 불편함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언어나 교통은 서초구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으니 엄밀히 말하면 서초구에 대한 불만은 없는 셈이죠. 아내도 인정했지만, 서래마을은 한국인이나 외국인이나 정말 살기 좋은 곳이거든요.”
앞으로 1년 정도 더 머물 계획이지만 여건이 허락한다면 한국에서의 체류 기간을 최대한 늘리고 싶다는 알렝 디부안 씨. 인터뷰를 마칠 즈음 그는 “아내를 비롯한 프랑스 주부들이 지면을 통해 구청 관계자들에게 꼭 전해 달라고 한 말이 있다”며 “서초케이블을 통해 보다가 최근 중단된 프랑스 방송을 다시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오오타 나미 일본어 강사(일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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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3년 전 한국 생활을 시작한 오오타 나미 씨. 현재 서래마을에 살고 있다. |
올해 3월 서래마을 주민이 된 오오타 나미 씨는 일본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은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에서 한국어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그녀는 유창한 한국어로 통역 없이 인터뷰에 응했다.
그녀가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 생활을 시작한 것은 3년 전으로, 서래마을에 오기 전까지는 대구에서 살았다고 한다.
“뉴질랜드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 남편을 만났어요. 그 뒤 남편은 한국으로, 저는 일본으로 돌아가 3년 동안 두 나라를 오가며 연애를 했지요. 주로 전화 데이트를 했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다 결혼했어요. 남편의 직장 때문에 신혼살림은 대구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서울로 옮기게 되면서 어느 동네로 가야 할지 고민을 했는데, 주변에서 서래마을을 많이 추천해 주더라고요. 외국인이 많아서 살기 편할 거라고요. 그래서 어떤 곳인지 한번 보러 왔는데, 아늑한 동네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 자리에서 남편한테 말했어요. ‘여기서 살고 싶다’고요.”
오오타 씨는 이사온 지 3개월밖에 안됐지만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주변 생활정보를 꼼꼼히 수집했다. 덕분에 서래마을을 포함한 서초구의 생활환경을 한껏 즐기고 있다. 날씨가 좋을 때는 자전거를 끌고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로 나가 ‘친환경 드라이브’를 즐기고, 어느 날은 집과 가까운 국립도서관에서 책에 파묻혀 지내기도 한다. 공원이 가까워 수시로 산책을 나가고, 멋진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일도 서래마을에서 누리는 즐거움 중 하나라고 한다.
“여기서는 혼자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셔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없고, 어디에서든 외국인을 만날 수 있어 좋아요. 대구는 정이 많은 도시인 반면 외국인을 만나기 어렵고, 외국 문화에 대해 비교적 덜 개방적이어서 외로움을 느낄 때가 가끔 있었거든요.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데 외국인도 그런 걸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이 여기서만 얻을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를 애용한다는 오오타 씨는 센터에 개설돼 있는 여러 가지 한국문화 강좌를 단계적으로 한 가지씩 수강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녀는 “센터에 오면 비교적 저렴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할인 쿠폰도 얻을 수 있고, 다른 나라에서 온 외국인 친구들도 사귈 수 있다”면서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일본인 친구들과 만나 얘기를 하면 동네에 그런 곳이 있느냐며 다들 부러워한다”고 덧붙였다.
생활 정보에 대한 영어 서비스 필요
하지만 異國(이국)에서의 생활이 완벽하게 만족스러울 수는 없는 법. 오오타 씨는 “처음 이사 왔을 때 사소한 것들이지만 생활정보를 몰라 주부로서 불편한 점들이 많았다”고 털어놓는다. 가령, 쓰레기 분리수거 요일이나 공과금 납부 방법, 은행이나 우체국 위치 등 생활에 꼭 필요한 정보들을 몰라 답답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나는 남편이 한국인이라 좀 빨리 익히기는 했지만 부부가 모두 외국인일 경우에는 한동안 불편한 생활을 할 것 같다”며 “전입신고를 위해 동사무소를 찾을 때 이런 정보들을 영어로 알려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교통카드 만드는 법, 지하철과 버스 타는 법 등도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외국인들은 일상생활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들이라 좀 더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지하철은 정말 잘되어 있어서 어디든 가기 편한데, 버스는 아직도 좀 어려워요. 안내방송이 한국어로만 나오고, 또 그걸 알아듣는다 해도 정류장 이름을 몰라 어디서 내려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오오타 씨는 요즘 버스 정류장 이름도 외우려 노력하고, 산책을 많이 하며 동네 지리도 익히고 있다. 그녀는 “서래마을은 주변 환경이 워낙 잘 갖추어진 곳이라 이 정도의 불편은 엄살 수준”이라며 “살기 좋고,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 많은 이 마을에서 오랫동안 살고 싶다”고 말했다.
[제니퍼 아네트 홍익대 영문과 교수(호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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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생활이 무척 즐겁다는 제니퍼 아네트 교수. |
오오타 나미 씨와 함께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에서 한국어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제니퍼 아네트 씨를 만났다. 호주에서 온 그녀 역시 서초동에 살고 있는 서초구민이다. 한국에 온 지는 벌써 8년째. 홍익대 영문과 교수인 그녀는 일주일에 두 번 이곳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오오타 씨의 유창한 한국어를 부러워하는 그녀에게 한국어 수준을 묻자 “겨우 택시 탈 수 있는 정도”라며 부끄러워했다.
“여행을 워낙 좋아해 틈이 날 때마다 서울은 물론 지방까지 기차, 고속버스 등을 이용해 다녀요. 한국은 지방마다 특색 있는 축제가 많아서 어디를 가든 흥미진진해요. 작년에는 울릉도에 다녀왔어요. 그런데 지방으로 갈수록 영어가 통하지 않아 불편한 점이 많아요. 그래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죠. 마침 월요일과 목요일 오전에 학교 수업이 없어서 글로벌빌리지센터에서 진행하는 한국어 강좌를 들을 수 있게 됐어요.”
“서초동에서 홍대까지 출퇴근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느냐”고 묻자 그녀는 “전혀”라며 고개를 저었다. “2호선을 타면 갈아탈 필요도 없고, 정확히 35분 걸린다”며 “이 정도 거리는 호주에서 바로 옆 동네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홍대 앞에 살면 걸어서 다닐 수도 있으니 더 편리하겠지만, 저는 서초동이 좋아요. 그쪽은 가게도 많고, 사람도 많아 너무 복잡하고 시끄럽거든요. 홍대 앞 거리에 좀 오래 있다 보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에요. 서초동은 홍대 앞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동네예요. 홍대 앞이 수많은 젊은이로 활기가 넘친다면, 서초동은 도회적이면서 세련된 분위기가 있지요. 제가 서초동을 떠나지 않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그녀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남북한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어 위험한 나라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와 보니 정말 안전하고 살기 좋은 나라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녀는 “한국에 있는 동안 많은 곳을 여행하고, 다양한 한국 전통 문화를 체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초구뿐만 아니라 한국은 음식점이든, 관공서든, 은행이든, 고객을 오래 기다리게 하는 곳이 없어요. 일처리가 매우 빠르고 효율적인 나라예요. 또, 서울의 다른 지역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서초구의 환경만 놓고 보자면 세계적인 도시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아요. 다만 영어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것이 큰 단점입니다. 앞으로 이 부분만 보강한다면 외국인 입장에서 이렇게 안전하면서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도시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알리 카라괴슬루 터키음식점 ‘파샤’ 사장(터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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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터키음식 전문점을 연 알리 사장. |
서초구에는 세계 각 나라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전문 레스토랑이 많다. 강남역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터키음식전문점 ‘파샤’도 그중 하나다. ‘파샤’는 국내 최초의 터키 음식 전문점으로 2001년 문을 열었다.
터키인 요리사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터키 현지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파샤의 가장 큰 장점. 이곳은 개업 직후부터 고향 음식을 그리워하던 국내 거주 터키인들과 색다른 맛을 찾는 미식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명성을 얻었다.
‘파샤’의 사장은 터키인인 알리 카라괴슬루 씨다. 10년 전 고등학교를 마친 직후 한국에 와 서울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그는 1년간의 어학연수 과정을 마친 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대학교 2학년이 되던 해, 한국에서는 그 어느 곳에서도 터키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레스토랑 창업을 결심했다. 터키에서 섬유산업을 하던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계획에 “한번 해 보라”며 선뜻 투자를 약속했다.
결국 그는 학업을 중단하고 사업가로 변신했다. 서초구와 인연을 맺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다. 한국에서 2년쯤 생활하다 보니 괜찮은 상권에 대한 感(감)이 잡혔고,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이 눈에 들어 왔다고 한다. “이왕 가게를 할 바에는 사람들이 많고 목 좋은 곳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한국 친구들의 조언도 이곳으로 결정하는 데 한몫을 했다.
외국인이 레스토랑을 창업하는 것이 까다롭지 않았는지 묻자 그는 “생각보다 아주 간단했다”고 답했다.
“서류들도 쉽게 통과되고, 구청에 오갈 일도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주방에서 일할 터키인 요리사들의 비자가 나오지 않아 그것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지요. 10억원 이상의 자금을 터키에서 가져와 전액 투자한 사업인데, 직원들 비자 문제가 이렇게 힘들게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거든요. 좀 이해가 안되더라고요. 결국 처음 문을 열 때는 요리사를 두 명밖에 데려오지 못해 한동안 힘들었어요. 다행히 고비를 잘 넘겨 1년쯤 지나니 단골도 많이 생기고, 매출이 늘기 시작했지요.”
그는 레스토랑 운영 경험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맛과 마케팅에 두루 신경을 쓰며 잠재돼 있는 수완을 발휘했다. 덕분에 ‘파샤’는 국내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 수없이 등장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얻었다. 터키인 요리사의 수도 7명으로 늘었고, 100평이던 가게를 240평으로 확장 이전했다. 최근에는 분점 문의가 많아 앞으로는 프랜차이즈 사업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업이 안정되면서 2년 전에는 집도 아예 레스토랑 바로 뒤인 서초동으로 옮겼다. 그는 터키인 아내와의 사이에 네 살짜리 아이를 두고 있는데, 이 아이는 양재동에 있는 레인보우 외국인학교 부설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인근에 터키인들이 많아 그의 레스토랑은 터키인들의 친목과 정보 교환을 위한 자리로도 종종 애용된다고 한다.
그는 “아내가 서초동을 정말 좋아한다”며 “사업하기도 좋은 곳이지만 집 근처에서 외식, 쇼핑, 영화관람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어 일상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라고 했다.
“10년 전에는 서초구에 지금처럼 외국인이 많지 않았는데 그동안 정말 많이 늘었어요. 터키 사람들도 아주 많아졌고요. 그만큼 서초구가 국제화되었다는 뜻이겠지요. 1년에 한두 번씩은 터키에 가는데, 그때마다 한국에서 사업하는 게 어떤지 묻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는 적극 권하는 편이죠. 특히 서초구를 추천해요. 도심 정비가 잘되어 있고, 안전하고, 구청에서의 일처리도 아주 빠르고, 외국인들이 많아 살기도 좋다고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이곳에 자리 잡은 게 얼마나 잘한 결정인지, 요즘 들어 새삼 느끼고 있답니다.”
[이곳이 궁금하다]
▣ 외국인 전용 주민센터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

프랑스인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외국인이 살고 있는 서초구 반포4동에는 지난해 6월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가 문을 열었다. 외국인들의 편리한 서울 생활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외국인 전용 주민센터다. 서울시의 글로벌빌리지 운영계획에 따라 마포구 연남동, 강남구 역삼동에 이어 세 번째로 개관했다.
외국인들의 조기 정착과 적응을 돕기 위해 전기, 가스, 수도, 의료, 교통 등 다양한 생활민원을 상담하고 안내해 주며 외국인등록사실증명이나 거주사실증명원 등의 서류도 팩스를 통해 발급해 준다. 수준별 한국어 교실을 운영해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한편, 한국어로 물건 사는 법이나 예약하는 방법 등을 익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글로벌센터와 연계해 외국인 주민들의 자체 커뮤니티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자수, 매듭교실, 한지공예, 한복입기, 예절교육 등 한국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외국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프랑스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적 특성을 활용해 프랑스인이 영어로 진행하는 ‘와인 클래스’는 서래글로벌빌리지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 강좌다. 정기적인 강좌는 아니지만 한 번 개설될 때마다 내·외국인 수강생들로 성황을 이룬다.
센터장을 맡고 있는 프랑스인 알리홀 마리 피에 씨는 “외국인 주민의 정착과 안전을 위해 모든 편의를 제공하는 한편, 다양한 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해 외국인 주민과 지역 주민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