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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년 1월호

[대한민국 2030] 20년 후 한국의 지방경쟁력

중앙정부의 역할 축소
민간·지방정부·非정부조직의 역할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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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台鎬 경남도지사
⊙ 1962년 경남 거창 출생.
⊙ 거창농림高-서울大 졸업, 同 대학원 교육학 박사.
⊙ 서울大·단국大 강사,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사회정책실장, 한나라당 정책위 지방자치특별위원장,
    경남도의원, 거창군수 역임.
중부내륙고속도로. 20년 후에는 지방의 힘, 비정부 조직의 역할이 증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회변화가 급속하게 진전하는 추세에서 2030년의 지방의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국가나 지방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며 각각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올 것인가를 고민하는 작업은 당연히 필요하다. 이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미래학자들의 예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富(부)에 대한 새로운 개념으로,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프로슈밍(product+consume)을 도입했다. 화폐경제의 중요성보다 ‘보이지 않는 부’의 중요성을 부각해 ‘혁명적 부의 창출’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이처럼 세계는 모든 분야에서 보다 강력하고 새로운 혁명적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 필자는 이것이 미래를 움직이는 힘이 될 것이라고 본다.
 
  세계경제가 글로벌화하는 과정에서 지방의 세계화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세계경제의 환경변화와 직접적으로 맞물려 지역경쟁력의 중요성이 더욱 더 부각되는 것이다. 오마에 겐이치는 <국가의 종말>에서 ‘지역국가(region state)’가 글로벌 경제시대에 경쟁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공간단위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지방경쟁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역국가의 범위는 有形(유형)의 한정적 공간이라기보다는 無形(무형)의 무한한 공간으로 볼 수 있다. 지역이 지역 간 협력적 관계에 의해 지역발전을 이끄는 새로운 단위로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예를 들어 수도권과 남해안지역이 각각 중국의 동부지역과 일본의 남서부지역과 연계해 새로운 경제권을 형성할 것이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韓日(한일)해협 신경제권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광역경제권의 논의는 과거의 국가중심적 질서에서 탈피해 지방의 자율성과 잠재력을 증대시키고 기능적 결합의 증대를 중시하는 새로운 지역정책과도 일치한다. 李明博(이명박) 정부의 ‘5+2 광역경제권’을 바탕으로 발전한 동남권(부산·울산·경남)은 치열한 지역 간 경쟁 속에서 기존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글로벌 광역경제권으로 발전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동서남해안 연안권 발전특별법’ 제정으로 동남권의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할 수 있으며, 역사적으로 볼 때 동남권의 세 지역은 모두 경남을 모태로 역사·사회·문화적인 동질성을 보유하고 있어 문화적·정서적 측면에서 어느 광역경제권보다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지역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방 간 결합과 연계는 급변하는 경제환경과 세계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한다.
 
 
  ◈ ‘꿈과 靈感’이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
 
대표적인 지방 축제로 자리잡은 함평 나비 축제. 지방자치단체장의 ‘꿈과 靈感’이 가장 중요한 생산 요소임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정치권에서 제시하고 있는 60~70개의 광역市(시) 개편안이나, 5~7개의 광역분권화 등이 있으나, 무엇보다 통폐합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 간의 충분한 의사소통은 물론 지역 內(내) 문제에 정책결정의 자율성과 책임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급변하는 국제사회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를 유지하는 유연한 지방정부체제가 유리하다.
 
  또 초광역화에 따른 지역규모의 변화는 수도권과 非(비)수도권 간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필요로 하고 있다. 각 지역의 경쟁·협력을 통해 지역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수도권 집중으로 심각한 지역 간 격차가 발생해 지역 간 경쟁을 어렵게 하고 있다. 따라서 수도권 규제완화의 우선순위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공정한 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규제완화와 집중지원을 통해 각 지역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국가경쟁력 강화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2020년이면 정보·지식의 시대가 끝이 나고, 지식 이상의 가치와 목표를 중시하는 영감의 시대(Spiritual Age·윌리엄 하랄), 꿈의 사회(Dream Society·짐 데이토), 생각의 혁명이라고 불리는 ‘제4의 물결’의 새로운 시대가 전개될 것이다. 2020년 이후가 되면 ‘꿈과 영감’이 사회와 경제의 모든 영역에서 기존의 자본과 노동 그리고 현재의 기술과 정보라는 생산요소를 뛰어넘어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로 등장할 것이다. 다시 말해 생각의 혁명이 지식산업의 혁명을 넘어 미래사회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는 인간의 상상력, 창의성, 이미지, 문화, 예술, 게임, 스포츠, 윤리, 철학 등의 요소들이 중요한 생산요소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지방은 이러한 諸(제) 생산요소들을 제대로 담아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을까? 본격적인 지방자치가 실시된 1990년대 중반 이후,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세계화·개방화 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며, 둘째는 기존의 중앙집권적 국가운영 방식에서 지역의 문제는 지역주민 스스로 해결하는 지방화의 과제다. 세계화를 통해 지구촌 전역에 진출해 선진국들과 함께 경쟁을 통해 세계의 중심이 되는 원대한 포석과 함께, 지방화를 통해 국민 개개인의 생활과 개인적 안정을 도모하며, 쾌적한 환경 속에서 문화적 향유와 삶의 질을 높여 사람다운 생활을 영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두 과제는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지상명제이기도 하다.
 
 
  ◈ 민간·지방정부의 역할 증대
 
  그러나 작금의 세계화와 지방화는 지금까지 요란했던 구호나 기대에 비해,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준비 부족과 이해의 부족으로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수도권·비수도권의 차별·역차별 문제, 행정구역 개편 문제, 지역 간 경쟁적 개발로 인해 재원낭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만 달러 시대의 벽을 극복하고 새로운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생활의 전 영역, 삶의 전 영역에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국가운영 방식의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국가 주도의 성장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만큼 민간의 창조적 발전 잠재력을 잘 활용해야 한다. 정부만이 우월하다는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민간부문의 창의력과 아이디어, 자금, 인력 등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 결과 국가의 역할은 점차 줄게 될 것이고, 대신 민간·지방정부 또는 비정부조직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지방자치가 살아있는 제도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전문성과 기술이 요구된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요란한 구호보다는 사회와 조직의 운영방식, 그리고 삶의 규율방식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지방이 가장 많이 고민해야 될 것이다.
 
  우선 행정서비스의 품질 강화와 경영마인드의 정착이 선행돼야 한다. 세계적으로 행정개혁이 풍미하던 1980년대 이후 행정에 시장경제 원리를 도입해 행정의 경제성과 효과성을 제고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런 흐름에서 1990년대 미국 행정개혁에 단초를 제공했던 데이비드 오스본과 테드 게블러의 행정개혁은 행정서비스를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강조했으며, 이와 관련한 다양한 제도가 등장했다. 지방정부가 일방적인 공급자가 아닌 경영자 또는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러한 흐름은 더욱 급물살을 탈 것이다.
 
  특히 주민 직선에 의해 구성되는 지방정부(단체장·의회의원)의 경우, 행정서비스의 품질개선 노력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이는 지방정부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핵심적 요인이다. 민간부문처럼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이며, 투명한 업무처리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세계를 상대로 경쟁하고 성장하는 지방정부의 필수적 요소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시민헌장제도, 고객서비스 기준 제정, 서비스 구매권제도 등의 다양한 정책 등이 활성화돼야 한다.
 
경남 고성 공룡엑스포. 지방자치단체장의 상상력이 지방의 경쟁력을 만들어낸다.

 
  ◈ 가장 지방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다음으로 공무원의 수준 향상과 교육의 민간위탁 확대 등 민간 활력을 포함한 다원적인 힘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급변하는 환경변화 및 정보기술 등의 지식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창조적 실용주의 교육이 요구된다. 공무원 교육의 변화는 의식의 변화와 함께 官(관) 위주의 행정서비스가 아닌, 민간 위주의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한 지식관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체제 개선의 일환으로서 공무원의 민간위탁을 고려할 수 있으며, 민간위탁을 통해 공무원 핵심역량의 실행, 전문성의 향상, 주민서비스의 향상, 업무의 스피디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지방자치의 핵심은 주민참여이며, 로컬 거버넌스의 착근과 행정의 투명성 제고가 요구되고 있다. 지방자치 행정에 주민들의 이해와 협력을 얻고, 정책결정에 이해당사자를 참여시키며, 행정의 독선화를 방지하고 책임성을 증대시키는 데 주민참여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참여문화 형성과 확산을 위해서는 지방정부가 주민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해야 하고, 행정에 대한 주민참여의 통로를 다양화시키며, 주민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필요가 있다.
 
  로컬 거버넌스 체제는 지방정부의 효율적인 문제해결이나 정책추진을 유도하므로 지방의 자율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유연한 체제구축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운영의 투명화가 선행돼야 한다. 행정운영 및 행정과정이 투명해야 주민참여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은 “적자생존의 글로벌 시대에 혜택을 받는 이는 힘이 강한 자가 아니라 유연성 있고 문화적 주체성이 강한 이들”이라고 했다. 현대사회에서 국가단위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으며, 정치나 행정체계도 개별화, 분권화해야 국가전체로서 경쟁력이 높아진다. 21세기의 국가발전은 지방의 발전을 불가결의 전제조건으로 한다. “가장 지방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의미하는 것처럼, 모든 지방정부가 각자의 개성과 특성을 가진 세계 제일의 지방정부가 될 때, 한국은 필연적으로 세계 제일의 국가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창의성과 유연성을 가진 인재와 지역 특성이 반영된 지역브랜드의 개발이 필요하다. 지역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 지역 제품의 매출 상승과 직결된다. 또 지역의 고용을 촉진하고 지역이미지가 좋아지며, 더 나아가 관광 등에 대한 상승효과가 나타나 지역활성화로 이어진다. 이러한 지역브랜드의 창출은 지역경쟁력을 강화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라
 
제주 억새꽃 축제. 가장 지방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슘페터는 “경제발전은 탁월한 경제모형이나 이론이 아닌 왕성한 기업가정신에 달려있다”고 했다. 이처럼 지방정부도 기업가정신에 입각해 지역기업, 주민과 함께 지역경영을 창의적으로 해 나갈 때 지역의 경쟁력은 물론 국가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다. 즉, 지방자치는 특정 누군가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움직일 때 그 실현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남해안시대 한국의 미래입니다’라는 슬로건처럼 대한민국의 미래는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지방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역사적인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미래의 모든 지방이 똑같이 발전할 수는 없다. 어떤 지방은 흥하고 어떤 지방은 쇠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2030년의 미래를 예측하고 미리 준비하는 지방만이 적자생존의 원리에 따라 살아남게 될 것이다.
 
  현재 경남은 비대해진 수도권 경제권에 대응하면서 환태평양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수송기계 산업을 포함해 기간산업·관광휴양·물류산업 등을 육성하는 남해안 선벨트(Sun Belt) 초광역경제권 수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경남과 함께 전남·부산·울산을 포함하는 초광역권 발전구상은 신성장동력 산업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해양지향적 발전구상으로, 국가의 균형발전은 물론 국가의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大役事(대역사)다.
 
  지방 주도의 미래구상이 중앙정부의 국가발전 전략과 맥을 함께하면서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 낼 때 2030년의 지방의 미래는 확실하게 보장될 것이다. 그때쯤이면 필자의 집무실에 걸려 있는, 거꾸로 세운 동북아시아 지도를 국민 모두가 당연시하고 하나쯤은 갖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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