沈相旻 성신여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1966년 출생.
⊙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조지 워싱턴대 경영학 석사, 연세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
⊙ 한국일보, 서울경제신문, 한국경제신문 기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한국콘텐츠아카데미(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경영 부문 주임교수,
(주)CJ 엔터테인먼트 자문교수 역임. 現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 저서: <문화마케팅> <문화콘텐츠 입문>(공저) <컬처비즈니스-미래의 블루칩>
<미디어기업 수익다각화 전략> 등 다수.
⊙ 1966년 출생.
⊙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조지 워싱턴대 경영학 석사, 연세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
⊙ 한국일보, 서울경제신문, 한국경제신문 기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한국콘텐츠아카데미(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경영 부문 주임교수,
(주)CJ 엔터테인먼트 자문교수 역임. 現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 저서: <문화마케팅> <문화콘텐츠 입문>(공저) <컬처비즈니스-미래의 블루칩>
<미디어기업 수익다각화 전략> 등 다수.
- 2008년 8월 베이징올림픽 폐막 무대에서 공연하는 韓流스타 비.
문화생업이란 일이 놀이가 되고, 놀이가 일이 되는 경지를 말한다. 2030년 이전까지는 여전히 낮에 일하고 밤에 드라마 보고, 주중에 일하고 주말에 미술관 가는 패턴이 이어지지만 2030년 무렵이 되면 생활자 본성이 바뀐다. 낮에 일하러 가서 하루 종일 근무 공간을 갤러리 풍으로 바꾸고 관리한다. 아이디어 회의는 전략 몽상 게임 콘텐츠로 풀어 나간다. 사업계획서 작성은 지식 콘텐츠 아카이브(디지털 자료 보관소)가 구해 준 관련 자료를 검색, 해석, 재작성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으로 해결한다. 휴식 시간에는 社內(사내) 카페에 가서 떠드는 그 자체가 기획 스토리 공동 창작 자료로 모이는 재미를 더한다.
이 같은 일과 놀이 경계 파괴가 2030년 보통 생활자의 문화생업 모델이다. 문화생업은 경제생업에서 탈바꿈한 개념이다. 경제라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문화예술을 후원하고 상품화한 콘텐츠로 신산업을 개척한다는 관점 자체가 변한다는 뜻이다. 경제하는 마음이 어느새 2030년이 되어 문화하는 마음으로 들어온다는 분석이다.
문화생업은 또 문화산업이라고 하는 경제 중심 발상이 부드러운 소프트 파워의 원천이자 새로운 주역이기도 한 생활자 단위로 뿌리내린다는 뜻도 지닌다. 이처럼 기존에 문화, 예술과 콘텐츠를 장식용으로 여겼던 하이터치(High Touch) 기조가 흘러가고 2030년 새 시대에는 문화, 예술로 행동하고 생업을 영위하는 하이필링(High Feeling)으로 전환하게 된다.
아울러 경제논리가 중심이 되는 논리적이고 명확한 현실세계는 2030년이 되어 현실과 가상이 섞이는 혼합세계로 전환한다. 거대한 판타지가 현실에 들어오는 가상 환경이 고도화되어 사람들은 비행기 타지 않고 노상 디지털 가상 루브르를 들락거리게 된다. 뉴욕 필하모닉 멤버십 권한으로 미국 현지 크리스마스 특별 연주를 서울 지하철에서 오감 체험형 영상으로 감상하게 된다. 문화생업 주인공이 문화예술, 콘텐츠의 시간과 공간을 정복하고 몽환과 희열을 자아내는 아트 체험의 또 다른 3, 4차원을 향유하게 된다.
이렇게 2030년은 문화생업을 통해 사람들은 직업은 물론 생활의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호모 아티스트’가 된다. 이를 두고 미래의 예술을 고민했던 전문가들은 콘텐츠 혼합주의(syncretic)라는 개념으로 설명한 적이 있다. 이를테면 아주 오랫동안 특정 아티스트만이 문화예술, 콘텐츠를 창작했었지만 앞으로는 매니저, 마케터, 소비자들도 함께 예술과 콘텐츠를 기획하고 공동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는 예측이다. 또 영화인이 방송을 만들고 잡지 편집자가 감독이 되는 것도 콘텐츠 혼합주의가 된다. 미국 드라마 ‘CSI’가 좋은 예다. 영화제작자인 제리 브로크하이머가 처음으로 방송 드라마를 만들어 성공한 사례라는 점에서 이 또한 2030 미래 트렌드인 혼합주의 원형이 될 만하다.

◈ 2030년 문화생업 트렌드 10가지
일과 놀이가 합해지고 문화예술과 콘텐츠가 한낱 경제를 보좌하는 장식이 아니라 그 자체로 성장 동력이자 주력·전략 산업이 되는 2030년이 되면 사회, 정책, 의식 등 측면에서 뚜렷한 흐름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1. 아츠큐베이터 전략 확산
![]() |
<반지의 제왕>은 국가가 고유한 예술 창작물 개발을 지원하는 ‘아츠큐베이터 전략’의 모델이다. |
예술(Art)과 인큐베이터(Incubator)를 합친 용어인 ‘아츠큐베이터(Artscubator)’전략이 세계 각 지역에서 주요한 정책 프로그램으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뉴질랜드가 피터 잭슨 감독의 영화 <반지의 제왕> <킹콩> 제작을 계기로 영화산업의 신흥 거점으로 부각되면서, 수도 웰링턴의 이름을 딴 ‘웰리우드’라는 신조어를 낳고 있는 것이 좋은 본보기다. 이는 국가가 고유한 예술 창작물 개발 쪽으로 정책 지원 방향을 선회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영국이 일찍이 2003년 자정과 자율을 중시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법 개정을 통해 소규모 창작자 보호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법안은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는 거대 트렌드 속에서, 기술 자본에 소외된 문화 콘텐츠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창작을 향한 열정과 자유의지, 창의성을 북돋우려는 사회적 합의라는 점에서 이제 갓 미디어융합 관련 논의를 시작한 한국과 같은 나라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예술과 창작 기반을 중시하는 이러한 흐름은 “문제작(콘텐츠)이 나오지 않는 순간, 화려한 뉴 미디어 산업은 종결된다”는 철저한 현실 인식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2.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서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서 생활 콘텐츠로 이동하고 있음을 뜻한다. 스페인의 세르반테스 프로젝트는 스페인어로 저술된, 고전을 디지털화하는 과업으로 1차적으로 1만8000권의 저서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영국 BBC가 공공정보 콘텐츠를 확보하는 작업을 담당하는 사례가 있다. BBC는 보유한 음악, 다큐멘터리, 사진,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티브 아카이브즈’라는 자료 보관소를 운영하고, 그 이용 권한은 웹사이트에 두어 기업, 일반인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여 공공성을 제고하는 한편 콘텐츠를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 및 개인들에게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 중이다.
![]() |
퍼포먼스극 <난타>. 한국에서도 미래 콘텐츠 개념을 주도할 창조계급이라는 개념이 부상하고 있다. |
3. 스토리텔링에서 이미지텔링으로
有無線(유무선) 브로드밴드 인프라의 확산에 따른 네트워크 용량 증대로 유통 구조가 점차 안정화되면서 디지털영상산업의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이런 경향에 따라 콘텐츠의 내용적, 미학적 특색이 스토리 중심에서 시각적 이미지 중심으로 이행하고 있다. 인터넷 콘텐츠도 텍스트 형태보다 동영상과 같은 이미지 형태로 제시되는 서비스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동영상도 스토리와 짜임새가 중시되는 내용적 완결성보다는, 이미지의 현란함과 독특함 등을 앞세워 외형적 느낌을 더욱 강조하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4. 구체제 거품 해소
![]() |
영화 <슈렉>에서와 같은 디지털 캐릭터의 발달로 출연료 거품이 꺼질 것이다. |
거물급 인사를 뜻하는 ‘빅 네임’의 위용이 빛을 잃기 시작했다. 이미 슈렉과 같은 디지털 액터, 디지털 캐릭터가 발달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 등에 힘입어 활발히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출연료 거품 논쟁을 야기하는 비싼 스타에 과다하게 의존할 이유가 없다는 논지도 깔려 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기존 할리우드 메이저와 구분되는 ‘미니메이저’의 반란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수퍼스타나 기존 대형 메이저 그룹과 달리 참신하면서도 기동성과 유연함이 뛰어난 ‘미니메이저’급 프로덕션이나 연기자가 창의적 작품 활동에 더욱 적합하다는 의미다.
5. 창조계급 주도
한국의 창조계급(Creative Class)은 누구인가? 어디에 있나? 그들은 어떤 콘텐츠를 만들려 하는가? 미래 콘텐츠 흐름을 주도할 새로운 인간형을 일컫는 창조계급이라는 개념이 급부상하고 있다. 창조계급은 종전의 부르주아 계급과 같은 고전적 개념과 확연히 구분되는 사람들을 말한다.
자본주의 성장 동력이기도 했던 부르주아는 대체로 정치적 참여를 활발히 하고 사상과 이념에 상당히 의존하는 성향을 보이는 반면, 창조계급은 현대판 보헤미안과 같아서 자신만의 스타일과 같은 문화, 예술적 표현에 더욱 강렬한 집착을 갖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새롭게 떠오르는 문화인류학적 신인류의 출현은 한국과 같이 변화무쌍한 콘텐츠 흐름을 보이는 곳에서도 오롯이 적용될 전망이다. 결국 앞으로는 새로운 가치관과 특별한 기량, 창의성을 지닌 숨어 있는 창조계급이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하여 전체 문화 콘텐츠 산업을 선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6. 퍼블릭 소셜 미디어 개념 확산
![]() |
미셸 위처럼 다국적 문화를 체득한 스포츠 스타에 대한 관심을 계기로 지역과 문명권을 초월해 복합화된 아이콘을 선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
IT, 디지털, 소프트웨어 등 문화적 할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구체적인 영역에서는 정보화 급진전으로 超國的(초국적) 디지털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디지털 생태계 형성은 사회·문화 교류를 한층 더 촉진하게 될 전망이다. 따라서 미래 사회의 성격도 점차 특수한 문화 양식을 강조하는 형태보다는, 영어와 컴퓨터 언어와 같은 표준화된 공용 툴이 중시되어 문화의 보편성이 틀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디지털, 사이버 문화는 거기에 내재된 超(초)국가성, 초지역성으로 인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임플로전(Implosion)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일상생활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도 미셸 위나 하인즈 워드 같은 다국적 문화를 체득한 스포츠 스타에 대한 관심을 계기로 지역과 문명권을 초월해 복합화된 아이콘을 선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IT기술이 촉발하고 촉진시키고 있는 컨버전스(융·복합화) 현상이 고도화, 일상화되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과 관념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증거다.
이와 같이 문화의 보편적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순수 문화, 예술 창작자와 연구자를 중심으로 문화적 정체성 및 고유성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다분히 복합적, 중층적, 양면적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대중문화의 영향력을 둘러싼 논의가 좋은 예다.
한편 대중문화가 해체되기 시작하고 프로슈머(소비자이면서 생산 활동에 참여하는 미래형 인간)를 중심으로 창작과 비평 활동이 재편되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여전히 매스미디어가 주도하는 대중문화가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의견이 분분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부 엘리트 집단, 특정 연예인 집단 등이 주도하던 대중문화가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수단의 보급으로 급격하게 해체, 재편되고 있으며 이런 흐름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개인이 손쉽게 동영상을 제작, 편집, 서비스할 수 있게 돕는 소프트웨어, 기기, 네트워크, 솔루션 수단이 등장하면서 콘텐츠 경로가 매스미디어에서 퍼스널미디어로 급속히 이행 중이다.
새로운 인터넷 질서 및 환경을 의미하는 웹 2.0과 이용자 제작 콘텐츠(UCC), 이용자 개발 콘텐츠(UGC), 피플 파워드 콘텐츠(PPC) 등이 디지털, 사이버 문화의 프로슈머화를 상징하면서 문화 생산과 소비의 고정적인 질서와 관념을 혁파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수동적 위치에 머물렀던 대중과 개인이 새로운 문화산업의 창조계급으로 떠오르면서 문화를 생업으로 삼는 새로운 인간형, 집단이 본격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흐름 때문에 종전의 영리 추구형 상업적 비즈니스 모델은 일대 도전을 받고 있다. 이윤 추구를 지상 목표로 하는 상업적 비즈니스와 차별화되는, 공유와 상호 교류 중심의 퍼블릭 소셜 비즈니스(Public Social Business)가 새로운 인터넷 질서에 관한 논의에 맞춰 확산되고 공감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7. 콘텐츠와 미디어의 분리
미디어로부터 콘텐츠가 분리되어 다른 미디어에 탑재되는 등 자유롭게 여러 플랫폼을 오가는 새로운 현상이 예고되고 있다. 이미 소개된 바 있는 PVR(Personal Video Recorder)은 콘텐츠 앞뒤 또는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광고를 분리해 담을 수 있는 기술적 향상을 실현해 주었다.
이와 같이 소비자가 원할 경우 매체는 따지지 않고 콘텐츠 자체만 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지원 시스템이 구비된다면, 콘텐츠 자체가 TV나 PC에 의존하거나 구애받지 않고 단일 파일 형태로 존재하게 돼 다양한 미디어를 경유해 서비스되는 새로운 개념의 다이렉트 유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나아가 극장과 같은 공간이나 휴대폰 같은 기기 없이 영상물 콘텐츠가 직접 소비자에게 전해져 문화체험을 일으키는 특수 가상 환경도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콘텐츠가 미디어라는 의상을 벗는 먼 미래로 가는 길목에는 새로운 매체, 새로운 콘텐츠 서비스에 맞는 적합한 콘텐츠 등장에 대한 관심이 모이지 않을까 한다. 좀 더 자율적인 콘텐츠가 등장한다면 미디어를 통해 보는 눈의 미디어에서, 미디어 없이도 어떤 계기를 통해 느끼게 되는 생각의 미디어로 개념이 전환할 수 있다. 또 오락 콘텐츠의 개념에서 탈피해 미디어의 도움 없이, 일을 위한 콘텐츠를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나타날 과업 콘텐츠(Task Content)도 뚜렷한 흐름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8. 암묵적 시장(Tacit Market) 창출
콘텐츠가 갖고 있는 무형자산으로서의 성격을 십분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흔히 노하우라고 불리는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 성격의 무형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시장이 주목을 끌고 있다. 동영상 포털을 통해 주로 개인의 숨은 비법을 UCC 콘텐츠 형태로 중개, 서비스하고 있는 ‘비법닷컴’과 같은 사이트가 2006년 하반기 이후 다양한 성격을 띠며 나타나고 있다. 시험 경험담 알선 서비스를 하는 데이콤 ‘비지트’, 시험 및 취업 대학생들의 경험담을 주로 다루는 ‘해피캠퍼스’, 몸짱 만들기나 소호몰 창업, 1억 만들기 등 다양한 노하우를 판매하는 ‘인포마스터’, 리포트만 전문 거래하는 ‘리포트월드’ 등이 있다. 이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유형의 콘텐츠 서비스가 앞으로도 더욱 기발한 형태로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9. 문화개방 가속화
![]() |
韓流스타 배용준을 만나기 위해 제주공항에 몰려든 일본인 관광객들. |
사회·문화 교류는 점점 더 초민족, 초지역적 범위로 확대되고 있다. 이를 간단하게 줄여 하이브리드와 하이퍼링크, 하이테크, 하이터치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4H 트렌드’라고 일컬을 수 있다. 문화 혼성을 보여주는 하이브리드와 전방위적 연결을 의미하는 하이퍼링크, 최첨단 디지털·IT 기술이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하이테크, 그리고 언제나 새롭고 넓은 무언가를 좇는 인간의 숨결을 가리키는 하이터치가 도도한 흐름처럼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시청각 서비스 시장으로 불리는 사회·문화 교류 현장이 WTO(세계무역기구), DDA(도하개발아젠다), FTA(자유무역협정)와 같은 다자간, 양자간 국제 협상에서 개방과 관련한 논의를 통해 다뤄지면서 범세계적인 교류가 더욱 촉진되는 양상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기존 질서가 바뀌어 나가는 구체적인 현장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세계 문화권력의 한 축이 한국이 있는 동아시아로 옮아가고 있는 현상이다. 그 속에서 한국은 韓流(한류), 디지털 한류의 확산에 힘입어 변방 로컬문화에서 권역 중심 문화로 이동 중이다. 글로벌 사회·문화 교류의 최대 수혜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10. 창의성 생태계 형성
창의성 생태계란 디지털생태계와 같은 원리를 지니면서도 콘텐츠와 미디어가 중심이 되어 개인의 마니아, 사회의 콘텐츠 비즈니스, 문화 속의 匠人(장인)정신과 생활환경 등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문화의 거점이자 거대한 수자원을 지칭한다. 이 생태계 속의 콘텐츠 창조 과정은 팬→ 마니아→ 오타쿠→ 크리에이터→ 공방(Factory)→ 회사와 콘텐츠 사업→ 산업 생태계→ 문화권력, 문화 전통→ 계보→ 장인정신→ 암묵지식→ 생활환경→ 기질 재능(Talent, DNA)으로 구성된다. 이들 개별 요소를 중재하는 중간자는 미디어다. 미디어는 개인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성, 변형하고 영역의 사회적 조직인 현장과 교류, 상호 관계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어서 현장에서 여러 전문가 등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선택하여 하나의 상징체계인 영역으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미디어가 촉매로 개입한다. 연이어 문화적 상징체계가 형성된 영역이 다시 환류하여 지식체계로서 성립되고 전달되도록 하는 피드백 과정에서도 미디어가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이와 같이 일본의 동인지와 만화잡지, 미국의 케이블 방송 채널 등 미디어는 콘텐츠가 창조적으로 생성되고 평가 받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아 하나의 산업과 문화, 권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매개하고 북돋워 주는 포럼이자 후견인, 멘토, 가상에 가까운 네트워크 커뮤니티와 더불어 학습 수단, 마케팅 수단, 언론매체 등의 복합적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이러한 미디어가 발달한 사회에서 창조적인 콘텐츠 상품이 생성될 수 있음은 바로 이 창조과정 모형이 설명해 준다.
미국의 경우 카네기멜론대학 ETC(Entertainment Technology Center), 디지펜기술원(DigiPen Institute of Technology) 등이 선도적인 고급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KAIST CT(문화기술)대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등이 창의성 생태계 조성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어 2030년이 되면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