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埈承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 1947년 경북 울진 출생.
⊙ 춘천高·연세大 생물학과 졸업, 同 대학원 박사.
⊙ 독일 본대학교 객원연구교수, 일본 도호쿠大 객원교수, 이화여대 기초과학연구소장,
미국 식물생리학회 정회원,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이사.
⊙ 現 이화여대 교수.
⊙ 1947년 경북 울진 출생.
⊙ 춘천高·연세大 생물학과 졸업, 同 대학원 박사.
⊙ 독일 본대학교 객원연구교수, 일본 도호쿠大 객원교수, 이화여대 기초과학연구소장,
미국 식물생리학회 정회원,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이사.
⊙ 現 이화여대 교수.
- 2008년 12월 1일 스웨덴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한 연구원(가운데)이 마네킹(오른쪽)의 배를 뾰족한 물체로 찌르려 하자, 가상현실 고글을 통해 마네킹을 자기 몸으로 착각하고 있는 피실험자가 움찔하고 있다.
1944년 최초로 등장한 컴퓨터는 현재의 컴퓨터보다 200배나 비쌌지만 성능은 5만분의 1이었다. 1960년까지 ‘중동의 스위스’는 레바논이었고, ‘아프리카의 스위스’는 우간다였다. 1960년대 日製(일제)는 낮은 품질의 값싼 제품으로 통했다. 1999년 빌 게이츠의 자산은 지구상 141개국의 연간 생산액보다 큰 규모였다.
이런 사실들은 재미로 회자되지만, 이야기에 등장하는 나라들 중 과거보다 쇠락한 국가들과 혁혁한 발전을 이룩한 국가들 사이의 차이점도 얘깃거리다. 이런 차이점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이 바로 내일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들의 숙제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과학기술의 발전은 경제사회 구조를 변화시키고, 인간의 생활환경을 바꾸는 등 인류 진화의 원동력이었다. 6000년이 넘게 지속됐던 농경사회를 산업사회로 전환시킨 것은 증기엔진의 발명이었고, 산업사회를 정보사회로 바꾼 이면에는 트랜지스터의 발명이 있었다. 또 미래를 바이오 사회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인간유전자를 해석하는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식기반 경제에서도 과학기술은 수많은 도전들에 대한 응전의 수단으로서 핵심 역할을 한다. 미래사회에서 과학기술은 서로 융·복합화되면서 新(신)산업·신기술을 창출해 인간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면 미래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첨단 과학기술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들이 경험하게 될 미래 첨단 과학기술을 다섯 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 내용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지난해 수행한 ‘미래 과학기술의 예측’을 토대로 한 것이다.
◈ 전자 비서, 가상 애완동물 등장
![]() |
2020년경에는 홍채인식시스템이 일반화될 것이다. |
첫째, 언제 어디서나 필요할 때 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 세상이 이뤄질 것이다. 2020년에는 환자와 의사가 온라인을 통해 진단과 치료를 받는 ‘원격진료’가 가능하다. 또 원격진료 시스템에서 인간이 감각기관을 통해 외부환경의 상태를 느끼는 것처럼 센서를 활용해 환자의 기분과 주위환경 상태까지 감지하는 ‘감지컴퓨팅 기술’이 2030년에 실용화될 전망이다.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통신을 하거나 감각기관의 기능을 향상시켜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하게 될 ‘디지털 안경’도 등장할 것이다. 전화 상대의 모습을 3차원 입체영상으로 표현해 주는 ‘홀로 폰(phone) 3차원 화상통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3차원 화상통화를 통해 남편은 아내가 느낄 수 있는 입맞춤을 할 수도 있다.
디지털 장치를 활용해 수집한 사용자의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 비서’도 등장할 것이며, 냉장고에 있는 요리재료를 바탕으로 건강식단을 작성해 자동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스마트 오븐’도 등장하게 될 것이다.
둘째, 과학기술의 도움으로 재해·재난에 신속히 대응해 안전한 삶이 가능하고, 청정에너지와 新(신)에너지원의 개발로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게 된다. 2020년에는 주유소에서 석유 대신 수소를 공급받아 ‘수소연료전지차’를 운전하게 되고, 수 kW급 가정용 전지 및 수백 MW급 발전소용 ‘연료전지’가 상용화되어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2018년에는 기존 발전방식과 경쟁이 가능한 低價(저가)·고효율 태양전지가 개발돼 대량 보급될 전망이다. 2020년에는 ‘웨어러블 로봇’이 상용화돼 근력 보조장치 등 인간의 능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착용형 로봇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2030년에는 주변의 각종 정보를 능동적으로 수집하고 처리하는 ‘스마트 더스트’가 상용화될 예정인데, 고층 건물 벽면에 ‘스마트 더스트’를 뿌려 놓으면, 조그만 균열이나 이상 현상이 발생할 경우 ‘스마트 더스트’가 이를 감지해 큰 재난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셋째, 깨끗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의 발전으로 삶의 터전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오염원이 사라진 도시는 쾌적한 생활환경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2025년에는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에 노출된 오염 토양을 식물을 통해 치유하는 ‘토양오염 제거용 식물’이 등장하고, IT 인프라를 토대로 안전하고 편리한, 친환경 도시를 구현하는 ‘U-시티’가 구현될 것이다. 또 손으로 만질 수도 있고 냄새가 나는 가상 애완동물인 ‘홀로그램 펫(pet)’도 등장할 예정이다.
◈ 기계에 대한 거부감 사라져
![]() |
인체 속에 들어가 질병을 퇴치하는 나노봇. |
넷째, 첨단기술은 우리가 인식할 수 없는 수준으로 자연스럽게 생활 속으로 스며들어 기계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지고, 언어의 장벽도 사라지는 신개념 네트워크 세상이 열릴 것이다. 2020년에는 무선통신 기능을 탑재하고 인터넷과 연결되어 사용자가 원하는 음악 및 정보를 수신 가능한 ‘MP3 귀걸이’가 등장하게 된다.
음성인식 및 소통이 가능하도록 특정언어로 작성된 문장을 사용자가 원하는 언어로 자동 번역해 주는 ‘만국어 번역기’가 2025년에 실용화될 것이다. 2020년에는 주요 건물이나 거리, 지하철에는 홍채나 망막 등으로부터 인간의 생체정보를 추출해 개인 정보를 자동 인식하는 ‘자동 신원인식 시스템’이 상용화될 것이다. 종이처럼 얇고 필요할 때 펼쳐볼 수 있는 유연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어디서나 편리하게 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전자종이’가 2019년에 등장할 예정이다.
다섯째,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의료기술 및 서비스의 발전, 획기적으로 개선된 질병 진단치료 시스템으로 인해 건강한 삶이 가능하게 된다. 의사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수술을 보조하는 ‘의료용 로봇’이 2020년에 등장하며, 무선으로 질병 치료에 활용되는 ‘인체이식 칩’이 2016년에 개발되고, 혈액형에 상관없이 수혈이 가능하며,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인공혈액’도 개발될 전망이다. 또 인체 내로 들어가 직접 약물을 전달하고 치료하는 ‘나노 로봇’도 2020년경에 상용화될 전망이다.
이상의 과학기술 발전은 2020년대와 2050년대에 혁신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2020년대의 과학기술은 ‘융합기술의 시대’로 요약할 수 있는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융합기술 혁명은 IT(정보통신)·BT(생명공학)·NT(나노 테크놀로지) 등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각각의 기술과 영역간 경계를 허물어 새로운 경제·산업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대는 ‘인지과학 및 인류의 새로운 도전 시대’로 요약할 수 있다. 2050년의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간과 기계의 인지경계가 사라질 것이며, 이러한 변화는 인류의 삶에 대해 새로운 가치관과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사회는 세계적 차원에서 환경·산업·문화 등의 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될 것이므로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를 포착할 수 없다. 특히 全(전) 세계가 더욱 긴밀한 관계 속에서 발전하고 경쟁하면서 누가 먼저 준비하고 선점하는가 여부에 따라 미래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준비를 위해 우선적으로 세상 변화의 메가 트렌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다섯 가지 관점에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 세상 변화의 메가 트렌드
첫째, 세계경제 질서의 변화다. 경쟁에 기초한 시장경제 시스템은 범세계적으로 보편화되어 세계경제의 공조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방화·세계화 시대에 맞춰 국가 간 우수 두뇌 쟁탈전이 심화될 전망이다. 기업은 국경을 넘어 무한경쟁에 직면하게 되고, 세계화에 대한 적응 여부에 따라 국가적 차원의 성장 정도가 결정될 것이다. 또 미국, 일본, 유럽 중심의 세계경제가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빠른 성장으로 인해 다극화될 전망이다. 변화에 대한 적응력 차이로 국가, 지역, 기업, 개인 간 양극화의 심화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둘째, 에너지·자원·환경 문제의 심화다. 최근 전 세계 경기가 위축되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증가에 비해 공급부족이 나타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전 지구적 에너지자원 확보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특히 향후 세계 에너지 수요의 70% 이상이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 |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알래스카에서도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는 것이 낯설지 않게 됐다. |
오존층 파괴, 수질·대기·토양 등 환경오염은 장기적으로 생태계 변화와 기상재해 등을 통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크게 위협할 전망이다. 지구온난화로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빙산의 감소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기후변화 현상 등이 발생하게 되고,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로 변화될 전망이다. 미래에는 기후변화, 물 수요 증가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권뿐만 아니라 물도 시장에서 권리가 거래되는 등 치열한 확보경쟁이 발생될 전망이다.
![]() |
필립스가 개발한 로봇 알약 아이필. |
셋째, 과학기술의 발전과 융합현상의 가속화다. 정보전자기술, 생명기술, 나노기술 등의 기술융합 현상에 따라 경제·사회 분야에서 혁명적 변화가 발생할 전망이다. 국제여행 증가, 기후변화, 인구밀집 지역의 열악한 위생상태 등으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신종 질병에 인류가 노출될 위험성이 증대될 것이다. 이에 대비한 혁신적 의학기술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또 규모의 경제가 세계시장 단위로 확대되어 국가간, 기업간 기술표준 경쟁이 치열해지고 지적재산권을 통한 기술패권주의가 부각될 전망이다.
넷째, 저출산·고령화 등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다. 현재 약 64억명인 세계 인구는 2050년에 약 89억명으로 증가할 전망인데, 인구성장의 98%가 저개발 국가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지구의 북반구 지역은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남반구 지역은 인구증가와 빈부격차로 인해 고통 받을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인구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사회경제적 현상과 가치관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저출산과 고령화가 지속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2020년 약 5000만명으로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다 지속적으로 감소해 2050년에는 약 4200만명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2008년 현재 65세 이상 고령자가 500만명으로, 전체 인구 중 10%를 차지하지만, 2016년에는 노인 인구가 유소년 인구를 앞지를 전망이다.
◈ 창조적 상상력
![]() |
한양대 한창수 교수팀이 개발한 입는 로봇‘헥사’. 로봇팔로 40kg을 거뜬히 들며, 로봇다리를 장착하면 45kg짜리 짐을 진 채 가파른 계단도 쉽게 오를 수 있다. |
다섯째, 새로운 안보 이슈의 등장이다. 중국과 인도는 인구, 군사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 국제질서 변화를 주도할 전망이다. 중국의 부상, 미·중의 패권 경합, 중·일의 아시아 외교경쟁, 지역국가 간 영토와 역사분쟁 등으로 동북아 긴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란 등의 평화적 核(핵)주권 주장과 핵 개발 의지는 범세계적으로 핵확산 우려를 증대시키고, 중동지역과 국제정세의 전반적 불안이 증대될 전망이다.
안보의 개념도 지금까지의 군사안보 개념에서 테러, 질병, 환경, 재난, 국제범죄 등 인간중심의 안보개념으로 전환되고, 안보위협의 원천도 국가뿐만 아니라 테러리스트, 특정집단, 국제 NGO 등으로 다원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글로벌 메가 트렌드 변화에 따라 미래사회는 새로운 수요와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창출하게 되는데, 이러한 수요와 서비스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동력이 바로 과학기술이다.
![]() |
영화 ‘아이언 맨’의 한 장면. |
얼마 전 개봉된 미래과학 영화 <아이언맨>에서 천재 과학자 토니 스타크는 가공할 만한 전투력을 가진 웨어러블(입는) 로봇을 발명, 이를 입고 활동해 많은 관객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줬다. 먼 미래 공상과학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웨어러블 로봇이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입는 로봇 ‘HAL’을 개발했는데, 이것을 사람이 착용하면 20kg의 물건을 들 수 있던 체력으로 60kg의 물건도 거뜬히 들 수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개발된 입는 하체 보조 로봇 ‘블릭스’를 착용하면 31kg의 짐이 2kg 정도로 느껴져 무거운 짐을 거뜬히 들 수 있다고 한다. <아이언맨>에서 등장한 로봇은 향후 10~15년 이내에 상용화되어 일상생활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인슈타인은 “지식은 한계가 있지만 상상은 세상의 모든 것들을 끌어안을 수 있기 때문에 상상이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창조적 상상력’이야말로 지식의 원천이며, 우리가 어떻게 보느냐, 무엇을 보고자 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세상과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미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미래를 만들어 가는 가장 중요한 힘은 상상력이며, 상상의 세계를 현실로 가능케 하는 힘은 과학기술이다. 창조적 상상력과 미래 과학기술을 이끌어갈 주인공은 바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