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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년 4월호

두바이의 열린 리더십 - 행동하고 실천하는 리더십이 두바이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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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리더들은 직접 행동했다. 프로젝트 현장을 손수 돌아보며 점검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비전 실현에 대한 의지를 보여 주었고, 스스로를 두바이의 CEO라 칭하며 선두에서 프로젝트를 지휘했다.

김성배 강원大 정치외교학과
이라크 자이툰 부대에서 6개월간 복무 .
  현지 시각으로 오전 5시.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나오자 무슬림들에게 기도시간을 알리는 아잔(Azan)이 어둑한 새벽을 깨우고 있었다.
 
  모래 위를 달리기 쉽게 타이어에 바람을 뺀 4륜 구동이 바람이 빚어 낸 모래언덕을 거침없이 달리다가 사막 한가운데 우리를 내려놓았다. 내 발 끝을 구심점으로 어느 곳을 바라보아도 보이는 것은 사막이었다.
 
  낙타 경기장으로 가는 길에 멀리 셰이크 자이드 로드와 그 길을 둘러싼 초고층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내 미개발된 척박한 땅과 오버랩되더니 신기루와 같은 환상을 불러일으켰다. 두바이는 변하고 있었다. 이제 두바이를 대표하는 것은 더 이상 사막과 모스크가 아니다.
 
  세계 최고급 호텔이 바다 위에 떠있고, 야자수 모양의 섬과 세계지도가 두바이의 앞바다를 메우고 있다. 세계 최고의 바벨탑이 사막 위에 세워지고 있고, 더 이상 사막은 물의 축복으로부터 버림받은 곳이 아니다. 사막 속으로 물길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두바이의 변화는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두바이가?」
 
  그들은 천혜의 자연환경이나 풍부한 자원, 화려한 역사와 문화유적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그들에게 불현듯 다가온 石油(석유)가 성장 동력이라 생각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오늘날의 두바이에 대한 「어떻게」가 되지는 못한다.
 
두바이 도심을 관통하는 셰이크 자이드 로드. 주변으로 초현대식 고층빌딩들이 건설되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이 지역은 모래사막이었다.

 
  열린 리더십
 
  나는 「어떻게」에 대한 답을 그들의 리더에게서 찾고자 한다.
 
  첫째, 두바이의 리더들은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현실을 똑바로 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잠재적인 위협요소나 문제들을 덮어 두고 현재를 즐기려는 리더들이 얼마나 많은가?
 
  만약 두바이의 리더들이 이런 부류였다면 석유의 발견은 두바이에게 毒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당장 불어난 國富(국부)로 국민에게 선정을 베풀고 국민들의 칭송을 받으며 이보다 더한 태평천국은 없다며 자화자찬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바이의 리더들은 거시적인 국가 안목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들의 약점과 강점을 냉철하게 파악할 줄 알았다. 두바이의 리더들은 글로벌한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이 파악한 두바이의 최고 자산은 지리적 위치였고, 이것은 적중했다. 그들은 이 잠재력을 활용하기 위해 장기적 플랜을 만들었다.
 
  둘째, 그들은 꿈이 있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창조력과 도전정신을 동원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두바이는 그들의 지리적 이점을 파악한 후 세계의 중심이 되겠다는 비전을 가졌다. 마을 주민이 100명도 안 되는 시골에 상영관 50개짜리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만든다고 생각해 보라. 많은 사람들은 「마을 주민 100명도 안 되는 시골」에 주목한다. 하지만 두바이의 리더들은 「50개짜리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주목했다.
 
  세계의 중심이 되기 위해선 두바이의 존재를 세상에 알려야 했고, 이를 위해 이목을 끌 무언가가 필요했다. 두바이 지도자들은 국적·인종을 초월한 人材(인재)를 등용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용했다. 이처럼 창조적이고 열린 리더십이 팜 아일랜드, 하이드로 폴리스(해저호텔 프로젝트), 두바이랜드와 같은 프로젝트들이 나오게 된 바탕이었다.
 
 
  행동하는 지도자
 
두바이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알 막툼 다리. 삼성이 광고를 독점하다시피하여 일명「삼성 다리」라 불리기도 한다.

  셋째, 두바이의 지도자들은 행동했다. 행동이 없는 비전은 의미가 없다.
 
  두바이의 비전들은 목적부터가 달랐다. 하나하나가 장기적인 국가발전의 핵심적인 요소들이기 때문에 사전에 실행을 위한 철저한 검증과 발생 가능한 문제들을 예측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했다. 그리고 일단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지체 없이 신속하고 과감하게 추진했다.
 
  이 대목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리더들의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은 프로젝트의 시작은 보장할 수 있으나 과정과 끝을 보장할 수 없을지 모른다. 더구나 오랜 유목생활과 보수적 이슬람 전통에 사로 잡혀 있던 국민들이다. 이들에게 국가의 원대한 비전을 주입시키고 전통과 종교에 대한 유연성을 이끌어 내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두바이 리더들은 직접 행동했다. 프로젝트 현장을 손수 돌아보며 점검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비전 실현에 대한 의지를 보여 주었고, 스스로를 두바이의 CEO라 칭하며 선두에서 프로젝트를 지휘했다. 가장 설득력 있는 리더는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 주는 리더다. 솔선수범의 리더십이 국민들의 생각을 변화시켰고, 두바이의 추진력은 비로소 완성됐다.
 
  두바이의 리더십은 성공한 리더들의 세 가지 필수 조건인 통찰력·상상력·실천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세 가지 요소들이 「순환구조」를 이루고 상호작용을 통해 더 큰 원을 그렸을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신뢰」를 산출했다는 것이다. 간단한 시나리오를 그려본다.
 
 
  리더십의 순환구조
 
  장기적이고 글로벌한 시각으로 현실을 인식해 강점과 약점을 분석한다(통찰력)→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아이디어들을 구상하고,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쳐 비전으로 제시한다(상상력)→제시된 비전은 리더의 솔선수범 하에 반드시 실현시킨다(추진력)→실현된 결과물에 대해 국내외적 신뢰가 쌓인다(Cycle 1).
 
  새로운 현실인식을 한다. 국가이미지가 상승했고, 경제규모도 커졌다. 신뢰도 상승으로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더 과감하고 창조적인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통찰력)→열린 人材 등용과 아이디어 실현에 대한 기대로 더 많은 人材들이 몰려들어 아이디어 뱅크가 풍성해진다. 좀더 장기적이고 혁신적인 비전이 제시된다. 기본적으로 신뢰가 따른다(상상력)→신뢰를 바탕으로 투자유치가 수월해진다. 제시된 비전은 리더의 솔선수범 하에 반드시 실현시킨다(추진력)→실현된 결과물에 대해 국내외적 신뢰가 쌓인다(Cycle 2)….
 
  이런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제시 가능한 비전의 범위가 점점 커지고, 추진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산출되는 신뢰도도 점점 더 굳건해진다. 이런 과정에서는 어느 한 요소가 결여되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 중 특히 중요한 부분은 「추진력」 부분이다. 궁극적으로 신뢰를 산출하게 되는 부분이며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먼저 행동하고 직접 보여 주는 리더는 필연적으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空約(공약)만 제시하는 리더들이 가지지 못하는 신뢰를 얻게 되고 튼튼한 지지기반을 갖게 된다. 그리고 더 큰 비전을 제시해도 지지를 얻어낼 수 있게 된다. 결국 초기 사이클을 완성시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것이 두바이 리더십에서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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