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는 다섯 시간 내의 비행거리에 유럽 全도시와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가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살려 세계 최고의 의료 허브가 되겠다는 전략을 추진 中이다.
조성권 성균관大 의과대학 의학과
아시아 의대생 연합회(AMSA) 성균관大 회장. WHO 서태평양지역 총회에 아시아 지역 의대생 대표로 참석. EAMSC(AMSA의 국제모임 학회) 2006 한국대표단 단장으로 참가.
조성권 성균관大 의과대학 의학과
아시아 의대생 연합회(AMSA) 성균관大 회장. WHO 서태평양지역 총회에 아시아 지역 의대생 대표로 참석. EAMSC(AMSA의 국제모임 학회) 2006 한국대표단 단장으로 참가.
- 두바이 헬스케어 시티 조감도. 두바이는 의료분야의 허브 국가가 되기 위해 세계 유명대학 의료기관 및 제약회사와 손잡고 헬스케어 시티를 건설하고 있다.
국내 의료법의 병원 설립 조건을 보면 「모든 병·의원은 비영리 법인으로 설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병원 설립을 제한하고 있으며, 모든 의료 수가는 국가의 통제를 받게 된다.
같은 질병에 대해 같은 방식의 진료를 받게 되면 소형 의원이든 규모가 큰 대학병원이든 의료보험에서 정한 일정 금액만을 받도록 명문화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결코 고급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두바이에서 찾아보았다.
두바이가 야심만만하게 추진 중인 두바이 헬스케어 시티는 두바이 경제자유구역 내에 위치한 500에이커 부지에 건설되고 있다. 이 지역에는 호텔과 하버드 메디컬 스쿨 두바이 센터, 세계 초일류 병원이라고 평가 받는 메이요 클리닉, 아메리칸 아카데미 미용성형병원 등의 의료시설을 비롯하여 아스트라젠카, 존슨 앤 존슨, 노보 노디스크 같은 글로벌 제약회사 연구소가 설립될 예정이다. 또 이 지역의 의료 자문을 위해 세계적인 의료 명문대학인 존스 홉킨스 대학이 진출해 있다.
이 지역에 들어서는 모든 건물의 형태나 설립 계획은 두바이 헬스케어 시티 위원회의 승인에 의해 결정된다. 진출을 희망하는 기관의 명성이나 앞으로의 비전으로 볼 때 의료계에서 최고라고 자부하는 모든 기관과 시설을 모은 곳이 두바이 헬스케어 시티다.
세계 最初·最高·最大의 의료복합시설
두바이는 自國(자국) 의료 기관이나 교육 여건이 열악해 외국 의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한 타개책과 고급 진료의 연계를 위해 두바이가 내놓은 것이 「두바이 헬스케어 시티 프로젝트」다.
지금 두바이가 추진 중인 팜 주메이라(인공섬 프로젝트 중의 하나-편집자 注)를 비롯하여 고급 빌라촌의 입주, 비즈니스 베이의 다국적 기업과 은행의 입주, 나아가 두바이랜드가 완공되면 대규모 의료수요가 필요하다는 계산 아래 철저하게 두바이 방식의 「세계 최초·최고·최대」의 의료복합시설 건설계획이 탄생한 것이다.
두바이 헬스케어 시티 계획은 세 가지 축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가 스포츠 의학과 리조트 스파, 그리고 영양과 다이어트를 한 축으로 하는 웰빙 컨셉의 웰니스 클러스터다.
웰니스 클러스터는 세계보건기구가 추진 중인 건강교육을 발전시켜 예방과 점검을 넘어 「의학적으로 디자인 된 휴식」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두 번째는 진단에서 치료까지 이어지는 메디컬 클러스터다. 이것은 전통적인 의료 개념으로서, 최상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의료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는 하버드, 메이요, 존스 홉킨스를 불러들여 진료와 자문기능을 하고 있다.
세 번째는 위의 두 가지를 뒷받침하고 있는 헬스 서포트다. 즉 호텔을 설립하여 환자와 보호자에게 안락함을 제공하고, 원격진료를 통해 全세계의 각 분야 권위자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원격수술 기계를 도입해 최고 권위자의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하는 것이다.
두바이는 이런 의료 시스템을 뒷받침하기 위해 영리법인 설립을 허용하고, 발생하는 이익은 제한 없이 해외 송금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외국인 의사의 면허를 간단한 절차를 통해 허용함으로써 최고의 의료진이 두바이에 모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여기에 더하여 「인터내셔널 리퍼럴 시스템」(전문 지식이 부족하고, 시간이 없는 소비자들을 위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객관적으로 분석, 추천해 주는 시스템-편집자 注)을 구축하여 全세계 유명 병원에 환자를 의뢰하거나, 해외로부터 치료 및 진료를 위탁 받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두바이는 다섯 시간 내의 비행거리에 유럽 주요 도시와 아프리카 및 일부 아시아 국가가 위치한 지리적 이점과 두바이의 관광 인프라를 앞으로 들어설 의료시설과 연계하여 中東, 나아가 세계 최고의 의료 허브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싱가포르의 의료 허브 전략 벤치마킹

두바이 헬스케어시티 프로젝트는 현재는 시작 단계지만 올해 하버드 메디컬 스쿨 두바이 센터가 완공된다는 점과, 그 동안 두바이가 보여 준 추진력을 감안하면 이상이 현실화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보다 먼저 「아시아의 의료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싱가포르와 두바이를 비교해 보자.
두바이는 1990년 말 샴 쌍둥이 분리에 성공하면서 아시아의 의료 허브로 떠오른 싱가포르와 비슷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즉 「최고」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심고, 호텔과 연계한 원 스톱 진료 제공, 존스 홉킨스나 듀크와 같은 유명 의대 분교가 진출해 있다. 여기에 샴 쌍둥이 수술로 유명한 래플스 병원이 경쟁과 견제를 통해 좀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두바이나 싱가포르가 추진 중인 의료 시스템에서 문제 중의 하나는 「소외계층의 의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점이다.
싱가포르 의료는 고급 의료와 보통 의료가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의료보험 성격을 가진 「메디 세이브」라는 제도를 통해 75%의 공공의료를 담당하고, 나머지 25%의 고급의료는 영리법인에 맡기고 있다.
즉 정부는 공공의료에 대해서는 암 치료까지 완벽하게 보장하되 고급의료에 대해서는 영리법인에 맡겨 「사회 안전망」과 「의료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고, 이것이 오늘의 아시아 의료 허브를 가능케 한 원동력이다.
우리나라 의료시장은 비영리 법인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공립 대학병원은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비교적 서비스가 좋은 삼성의료원이나 아산병원 등은 주차장과 장례식장의 이익으로 적자를 보전하고 있는 형편이라서 막대한 시설투자와 고급 인력 확보가 요구되는 고급의료 서비스는 꿈도 꾸지 못하는 상태다.
우리나라 의료시장이 아시아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영리법인 설립이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시장구조에서는 두바이가 추진 중인 헬스케어 시티 같은 프로젝트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선은 싱가포르같이 국립병원은 현재처럼 비영리 형태로 유지하여 사회 안전망 역할을 맡고, 나머지 부분에서는 영리법인 설립을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만들어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그리고 외국계 병원은 이익금에 대해 자유로운 해외 송금을 보장하며, 韓美 FTA에서 韓美 의사 간의 상호진료를 가능토록 하여 외국인 의사의 내국인 진료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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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의 허브 공항 역할로 주목받고 있는 인천공항. 한국은 癌(암) 치료와 수술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어 인천공항 일대에 癌 치료로 특화된 의료센터를 건립하자는 아이디어가 제기되고 있다. |
제주도를 검진 허브로
나는 두바이에서 보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다음의 세 가지 방안을 고민해 보았다.
먼저 제주도에 메디컬 체크업 리조트를 만드는 것이다. 제주도는 기후가 좋고 관광자원이 많아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다. 특히 중국 관광객들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비자 없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
제주도 메디컬 체크업 리조트는 主 타깃을 돈 많고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원하는 중국인으로 하여 휴양에서 건강검진까지 가능한 의료 종합 리조트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다.
중국 의료가 양·한방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하지만 한방이 主를 이루고 있어 좀더 과학적이고 정밀한 검사를 받기 위한 욕구는 충분하다. 이 수요를 비행기로 2시간 이내에 있는 제주도에서 흡수하자는 것이다.
한라산과 제주도 푸른 바다가 보이는 곳에 대규모 의료 복합형 레저 리조트를 건설한다. 이곳에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단층촬영장치) 이외에 PET(양전자 단층촬영)나 종양지표검사를 원 스톱으로 이루어지도록 시설을 한다.
그리고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식사 편의를 위해 특급호텔 출신의 푸드 매니저를 고용하여 건강 검진 시에도 원하는 음식을 검사 스케줄에 맞춰 호텔 이상의 수준으로 제공한다. 또 전담 간호원을 배치해 식사에서 검사, 그리고 관광·출입국까지 모든 일을 책임지게 한다.
처음엔 단시간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韓流(한류) 스타를 이용하여 배용준과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옆방에서 CT를 찍을 수 있고, 원빈을 검사실에서 만날 수 있게 하는 등 「스타와 함께하는」 병원 이미지를 만든다. 그리고 매일 저녁마다 韓流 가수들의 콘서트를 열거나 영화배우와의 영화감상 및 대화 시간을 마련하여 건강 검진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제주도는 그 특성에 맞게 건강검진 전문 의료센터로 육성하는 동시에 외국계 병원을 유치하여 국내의 영리법인과 경쟁을 통한 질적 향상을 통해 궁극적으로 「검진 허브」로 육성하자는 것이다.
둘째 부산, 진해 경제자유구역은 항만을 통한 물류의 허브다. 배후에 건설되는 단지는 김해 국제공항과 연계하여 항만과 항공물류 허브에 걸맞은 주거 환경이나 교육·의료를 제공토록 해야 한다.
의료의 경우 외국인 환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영리법인 설립뿐 아니라, 이와 경쟁할 외국계 진료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 최근에 발표된 하버드 대학 매사추세츠(MGH)병원 등 외국계 유명 진료기관이 경제자유구역에 설립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하여 국내법인과 경쟁하게 만든다.
부산은 피부·성형, 인천은 세계적인 癌센터로
나는 이 지역의 병원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부·성형수술을 발전 이용하는 전략을 채택할 것을 제안한다. 일본에서 유입되는 피부 미용이나 성형수술 환자들을 위해 설립된 부산 서면 롯데호텔 앞의 병원들을 호텔 내에서 진료가 가능하도록 호텔 내부로 위치토록 하고, 해운대 부근의 특급호텔 등에 피부·성형 미용에 특화된 의료시설을 만들어 일본이나 주변 관광객이 여행과 피부 관리, 성형이라는 두 가지 만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셋째로는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외국 병원 유치와 운영이다. 인천국제공항과 송도 경제자유구역에는 두바이가 추진 중인 헬스케어 시티를 적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 지역은 癌(암) 치료로 특화된 허브로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위암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많이 축적되어 있고, 수술 성공률이나 재발률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외국 병원, 특히 암 센터 유치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하여 중국에서 창출될 고급 의료 수요는 우리에게 큰 기회다. 외국의 유명 癌 연구소 유치와 교육을 연계한 인프라, 한국인만의 독창성이 조화를 이룬다면 의료 新기술 개발이 용이할 것이고, 좀더 나은 의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