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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년 11월호

[인문계열특집] 2007학년도 대비 인문 계열 논술 심층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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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한
종로학원 본원 강사·종로논술연구소 연구위원
  [논제 01] 현대 사회에서의 의사 소통 문제
 
  현대 사회를 두고 의사 소통이 어려운 시대라고 말한다. 의사 소통의 어려움은 단순한 대화의 어려움에 그치지 않고 인간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제시문 1>을 통해 원활한 의사 소통을 방해하는 원인을 찾고, <제시문 2>를 참조하여 원활한 의사 소통과 바람직한 인간 관계 형성을 위한 자신의 의견을 논술하시오.
 
  제시문 1
 
  풍서 주인(風棲主人)에게 어느 날 이전부터 친하던 사람이 찾아왔는데, 그는 요직(要職)에 있는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었다. 이야기 도중에 친구가 시사적(時事的)인 일에 관해 말하고자 하였으나 풍서 주인은 말하기를 사절하니, 친구가 화를 내며 말하였다.
 
  “친한 사이라 믿고 공(公)에게 숨김없이 말하려고 하는데 어찌 굳이 거절하는가?”
 
  풍서 주인이 할 수 없이 몇 번 응답하였는데 매번 서로 의견이 달랐다.
 
  풍서 주인이 웃으면서 친구에게 말하기를,
 
  “공은 우리의 견해가 서로 다른 이유를 아는가?”하니,
 
  “알지 못하겠네.”
 
  하였다. 풍서 주인이 말하기를,
 
  “알다시피 유교(儒敎)에서는 성(性)과 이(理)와 기(氣)를 통해 세상을 설명한다네. 만물의 본질을 성(性)으로 본다면, 이(理)의 입장에서 보면 만물의 성(性)은 모두 동일하고, 기(氣)의 입장에서 보면 만물의 성(性)이 각각 다른 것일세. 그런데 고집을 앞세워 논쟁하기를 즐기는 사람은, 남이 ‘같다’고 말하면 기(氣)를 고집하며 비난하기를, ‘이것은 다른 것인데 어찌 같다고 하는가?’ 하고, 남이 ‘다르다’고 말하면 이(理)를 고집하며 비난하기를, ‘이것은 같은 것이니 어찌 다르겠는가?’ 한다네. 그러므로 만 번을 말해도 만 번 맞지 않는 것이니 일을 논하는 것도 이와 같다네. 세상 만물을 설명하는 데에는 이(理)와 기(氣)가 모두 필요하니, 성(性)을 논하는 사람이 어느 하나를 고집하여 다른 것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한 것이지. 지금 나와 그대가 서로 맞지 않는 것은 서로 고집을 부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또 하나 말해 두고 싶은 것이 있네. 그대는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요, 교류하는 사람이 모두 요직에 있는 영웅호걸이니 이미 많은 이야기를 들었을 것일세. 지금 자네가 수레를 돌려 강호(江湖)에 찾아와 나와 더불어 이야기하는 것은, 그 싫도록 들은 것 이외에 색다른 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걸세. 그런데 내가 그 싫도록 들은 것을 가지고 다시 이야기한다고 하여 이것을 물고기를 가지고 강가나 바닷가에 있는 사람에게 먹이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또 나의 말이 싫도록 들은 것과 다르다 하여 의심한다면 이것은 채소와 과일을 찾으면서 그 맛이 쌀밥이나 고기와 다른 것을 의심하는 것과 같은 것이니 어찌 틀리지 않겠는가?”
 
- 김매순, 「응객(應客)」

 
  제시문 2
 
  우리가 보는 세계는 ‘빛’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보는 것이다. 빛은 전자기파의 일종이며,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전자기파의 극히 일부 영역, 즉 가시 광선 영역이다. 과학자들은 우주를 탐구하기 위해서 적외선이나 자외선 등 가시 광선이 아닌 다른 전자기파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가시 광선이 아닌 자외선이나 적외선 또는 X선으로 사물을 본다면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만약 적외선이나 자외선으로 사람을 본다면 아름답게 보이는 여성도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또한 X선으로 본다면 모두 뼈와 해골로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적외선이나 자외선 또는 X선으로 보는 것은 사물을 잘못 본 것이고 가시 광선으로 보는 것은 사물을 바르게 본 것인가? 가시 광선으로 본 사물의 모습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어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우리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면, 가시 광선으로 보는 것에 대해 특별한 우선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그것은 사실, 우리가 매우 많은 제한 속에서 본 것으로서 사물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 초음파를 사용하는 박쥐가 보는 이 세상은 우리가 보는 세상과는 분명히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쥐가 벌레를 정확히 잡을 수 있다는 것은 박쥐가 초음파로 보는 세상도 일면의 과학적인 진실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시 광선으로 본 것에 일면의 진실성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박쥐가 초음파로 본 것도 일면의 진실성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물을 본 것은 빛, 그 중에서도 가시 광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본 것에 불과하다. 그것은 사물의 극히 일면만을 보는 것이지 사물의 전부를 본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사물의 다른 측면을 보기 위해서 가시 광선이 아닌 여러 가지 다른 매개체를 동원하는 것이다.
 
  우리는 밤하늘에서 북두칠성, 견우직녀성, 은하수 등 수많은 별들을 본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밤 하늘과 별들은 지금 실재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인가? 우리 눈에 보이는 별들은 가깝게는 4광년에서 멀게는 수백억 광년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다. 즉 지금 보이는 어떤 별빛은 이미 수만 년 전에 그 별에서 출발한 것이다. 지금 그 별은 블랙홀이 되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금 보는 이 하늘의 모습은 지금 이 순간의 실제 하늘 모습이 아니다. 길게는 수백억 년에서부터 짧게는 수년 전의 모습이 이 순간 조립되어 나타난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어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하늘의 모습이 실제의 하늘이겠는가?
 
- 권재술, 『우리가 보는 세상은 진실한가』

 
  출제 의도
 
  논술의 기본 원칙은 제시문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를 자신의 생활이나 현대 사회의 문제와 관련시켜 적용해 보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의사 소통’과 ‘인간 관계’의 문제는 우리의 일상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현대 사회의 중요한 문젯거리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루어 볼 만한 논제라고 할 수 있다. 수험생들은 학교와 일상 생활의 대부분을 의사 소통으로 채우고 있으며, 이것을 통한 인간 관계 형성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의사 소통은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의사 소통을 통해 바람직한 인간 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학교 현장에서는 대화의 부재가 일어나고 있고, 대화가 있다고 해도 원활한 대화보다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며, 이로 인해 인간 관계가 손상을 입는 현상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교사와 학생 사이, 학생과 학생 사이에 원활한 의사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인해 학생과 교사 모두 학교 생활에 신명이 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의사 소통의 문제는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우리 사회가 각박해지고 비인간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원인에는 의사 소통의 문제점이 놓여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우리는 대화를 통한 따뜻한 인간 관계의 형성보다는 자신의 주장을 펴는 것에 익숙해 있고, 그러한 사람이 대화를 잘 하는 사람으로 평가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의사 소통이 나와 상대방 사이의 인간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때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수험생들은 이 논제를 통해 의사 소통을 방해하는 원인과 그것을 인간 관계의 문제로까지 확장하는 사고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함으로써 자신의 생활과 언어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논제의 이해
 
  논제의 성격에 대해 이해해 보자. 제시된 논제의 성격으로 보아 이 논제는 전형적인 자료 제시형 논제에 속한다. 제시된 <제시문 1>과 <제시문 2>를 자료로 하여 논제가 요구하는 답안을 구상해 내고 이를 논술문으로 제시하는 논제이다. 그리고 이 논제는 논제의 영역으로 보아 사회 영역에 속하는 논제이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현상을 포착하여 이에 대한 수험생의 사고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목적을 지닌 논제라는 말이다.
 
  대개의 논제는 사회 영역에 속하는 경우가 많은데 본 논제는 사회 영역에서 예외적인 논제로서의 성격을 지닌다. 그 이유는 사회 영역의 논제들이 폭력, 청소년 범죄, 물질주의, 여성 차별 등 사회적인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경향이 일반적인 데 비해, 본 논제는 ‘언어’ 문제를 통해 사회적인 문제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회 영역의 경우는 수험생들이 평소 생각해 볼 기회가 많으나 본 논제의 경우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생활했던 수험생들이 많을 것이므로 다소 당황스런 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상 생활에서 겪는 문제라는 점을 포착할 수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통의 학생들도 해결할 수 있는 논제이다.
 
  논제가 요구하는 내용을 보면 문제가 되는 현상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통의 논제와 유사성이 크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제시문 1>에서 문제점을 찾아 내고, <제시문 2>를 통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런 논제를 제한 반응형 논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논제는 문제가 되는 현상을 보다 확장적으로 이해하여 답안을 마련하기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특이점을 지닌다.
 
  논제 해결 방안
 
  논제에 대한 이해는 끝났다. 이제 논제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을 통해 이 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생각해 보자.
 
  해결 방안은 지시문에 대한 파악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지시문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의사 소통의 문제와 이것이 인간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진술로 이 논제의 전제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현대 사회의 문제점 중 의사 소통의 문제를 제기하고 이것이 인간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임을 주지시켜 논제의 의의를 부각시키는 부분이다.
 
  다음은 <제시문 1>에 관계된 진술이다. <제시문 1>을 읽고 원활한 의사 소통을 방해하는 원인을 찾아보라는 것이다. 이 부분은 논제의 전제 부분을 사실로서 확인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실제 제시문을 통해 의사 소통이 어떤 점에서 바르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지 그 원인을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시문에 등장하는 두 사람의 대화의 과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논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풍서 주인의 발언 내용이다. 의사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원인이 그의 발언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제시문 2>를 통한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부분이다. <제시문 1>을 통해 파악한 원활한 의사 소통을 방해하는 원인을, <제시문 2>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보라는 것이다. <제시문 2>에는 우리가 통상 진리라고 생각해 온 사실에 대한 문제점이 상세하게 제시되어 있다. 가시 광선을 통해 사물을 보는 것을 당연시하는 우리들에게 다른 매개체를 통한 사물 이해도 가능하며, 이런 점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통념을 반성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 이해에만 그쳐서는 논술문을 바르게 작성할 수 없다. 이것을 의사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즉,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이 타당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 역시 타당할 수 있다는 상대적인 사고, 객관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제시문 2>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의사 소통을 이해할 수 있어야 이 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 가지 더 추가할 사항은 의사 소통의 문제를 인간 관계의 측면에서 논술하라는 요구 사항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제시문 2>를 이미 말한 바와 같은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다시 말해 의사 소통의 문제를 인간 관계의 문제와 따로 떼어 내어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예시 답안
 
  우리의 일상 생활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이루어지며, 사람들과의 만남은 대부분 대화로 진행된다. 의사 소통이 없는 우리의 삶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의사 소통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의사 소통의 어려움이란 문제를 안고 있다. 한편 의사 소통은 대화를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은 인간 관계의 형성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말 한 마디에 천냥빚을 갚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등 우리 속담에는 말과 관련된 속담이 많은데 이것은 단순히 말의 중요성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말이 인간 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의사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원인은 무엇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자.
 
  <제시문 1>의 ‘풍서 주인’과 ‘친구’는 원활한 의사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준다. 그 이유는 풍서 주인이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어떤 문제나 현상을 보는 관점에는 서로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자기 중심적으로 사고하지 않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친구’는 자기 중심적으로 사고하며 대화에 임하기 때문이다. 만물을 설명하는 데에 이(理)와 기(氣)가 상보적인 관계에 있다는 풍서 주인의 말처럼 나의 의견만큼 다른 사람의 의견 역시 가치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음으로 인해 대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두 사람 사이에는 불신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상대방과 대화할 때 내가 원하는 바를 상대방이 말해 주지 않는다고 하여 화를 내거나 자기 고집을 부린다면 대화는 애초에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활한 의사 소통과 이를 통한 바람직한 인간 관계 형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이 문제는 <제시문 2>에 대한 이해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사물을 보는 것은 가시 광선을 통해서이다. 가시 광선은 사물을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매개체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가시 광선을 통한 사물 이해를 진리라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라는 필자의 주장은 원활한 의사 소통과 바람직한 인간 관계 형성을 위해 우리가 갖추어야 할 조건이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전해 준다. 그것은 나의 생각과 사고는 일면적인 가치를 지닐 뿐이라는 개방적인 사고이다. 가시 광선을 통해서 본 아름다운 미인이 X선을 통해 보면 뼈와 해골에 불과하다는 사고를 가질 때 대화의 어려움은 해결되며 이것이 바로 바람직한 인간 관계 형성의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자기 주장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사람들이 인정받는 풍조가 우리 사회에 점차 퍼지고 있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주장, 상대방의 생각을 수용한 후에 제시된 주장만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사회에는 소위 강자의 말만이 살아남게 되고, 이것은 바로 수평적인 인간 관계가 아니라 수직적인 인간 관계가 지배하는 사회를 만들게 될 것이다. 자기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과 대화하려 하지 않거나, 그를 무시한다면 의사 소통의 어려움은 해결될 수 없다. 각자 자기의 주장만을 내세우는 사회를 상상해 보자. 그 사회에 발전이라는 말과, 바람직한 인간 관계를 기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사오정 시리즈가 한때 유행한 적이 있다. 귀가 큰 사오정이 상대방의 말을 바르게 듣지 않고 엉뚱한 말을 한다는 이 유머 시리즈는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중심적으로 말하는 우리 사회의 풍조를 빗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점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열린 사고, 개방적인 사고가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덕목의 하나가 되고 있다. 이것은 의사 소통과 그를 통한 바람직한 인간 관계 형성을 위해 우리가 지녀야 할 덕목과도 일치한다.
 
Check Check!
 
  ● 중심 평가 요소
 
  내용면에서 다음과 같은 점이 중심적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1) 원활한 의사 소통을 방해하는 원인을 바르게 찾아 진술하고 있는가?
  ▶ <제시문 1>에 대한 이해 정도를 평가하는 항목입니다.
 
  2) 의사 소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문을 통해 바르게 파악하고 있는가?
  ▶ <제시문 2>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을 평가하는 항목입니다.
 
  3) 의사 소통의 문제를 인간 관계의 문제와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사고하고 있는가?
  ▶ 의사 소통의 문제와 인간 관계는 별개의 논제이거나 논항(論項)이 아니라는 말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원활한 의사 소통은 곧 바람직한 인간 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의사 소통의 문제와 인간 관계의 문제 해결에 대한 수험생만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가?
  ▶ 이 항목은 부가 점수를 부여하는 차원에서 채점에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논제 관련 읽기 자료
 
 
설기문, 「자기 인식의 한계에서의 탈피」

 
  어떤 외적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해석하는가 하는 문제는 바로 지각(知覺 : perception)과 관련된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에 대하여 자기가 지각하는 대로 믿고 받아들인다. 즉 어떤 사물이 둥글게 보이면 그것을 둥글다고 믿고 네모로 보이면 네모라고 믿는다. 바꾸어 말하면 사람들은 사물이 둥글게 보이는데도 그것이 네모나 세모라고 생각하거나 믿지는 않는다. 결국 사람이 받아들이고 믿는 것은 그가 지각하는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인간 관계에 있어서 갈등과 다툼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은 혹시 지각의 차이와 관계되지는 않을까? 지각이 달라지면 갈등과 다툼이 줄어들지는 않을까? 우리의 지각은 늘 정확하거나 틀림없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들은 모두가 지각과 관련된 것이다. 지각에 따라 우리의 의사 소통이 크게 영향받을 수 있으므로, 지각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인간의 지각은 기본적으로 자기 중심적이다. 즉 우리는 어떤 현상에 대하여 그것의 진상을 파악하는 일에 있어서도 남들이 그것에 대하여 어떻게 지각하는가에 상관 없이 자기의 과거 경험, 생각, 감정 등에 기초하여 판단하고 지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지각은 자기 중심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음은 이러한 지각의 자기 중심성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이다.
 
  옛날 한 마을에 살던 장님들이 하루는 코끼리를 보러 다른 마을에 갔다. 비록 그들은 장님이었지만 코끼리가 과연 어떻게 생겼는지 직접 알아보고 싶었다. 큰 코끼리에게 다가간 장님들은 제각기 코끼리를 만져 보기 시작했다. 어떤 장님은 코끼리의 등으로 올라갔다가 미끄러지기고 했고, 어떤 장님은 꼬리 부분을 만져 보았다. 코끼리의 굵은 다리를 만지는 장님도 있었고, 어떤 장님은 코끼리의 귀를 만졌다. 상아를 만져 보고 싱긋이 웃는 장님도 있었다.
 
  직접 코끼리를 만져 본 장님들은 마을로 돌아와 한 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한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장님이 말했다. 코끼리는 큰 절벽같이 생겼더라고. 그 말을 들은 두 번째 장님이 코끼리는 긴 털로 뒤덮여 있더라고 하였다. 그러자 세 번째 장님이 코끼리는 굵은 기둥과 같이 생겼다며 두 장님의 의견은 틀렸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네 번째 장님은 껄껄 웃으며 코끼리는 얇고 넓은 가죽과 같이 생겼는데 무슨 소리들을 하느냐 하였다. 끝까지 듣고 있던 다섯 번째 장님은 “누가 뭐라 해도 코끼리는 긴 창과 같이 생겼는데 당신들은 도대체 코끼리는 보지 않고 무엇을 했는가? 진리는 가까운 데 있는 것을 왜 그대들만 모르는고?”하고 외쳤다.
 
  어째서 같은 코끼리를 두고 그것을 서로 다르게 인식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지각의 불완전성으로 인한 차이가 인식의 차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굵은 기둥과 같이 생겼다고 하는 장님은 큰 절벽같이 생겼다고 하는 동료를 비난하고 우습게 여기고 있다. 그것이 왜, 어떻게 큰 절벽 같냐고 빈정대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긴 창같이 생겼다고 하는 장님 역시 기둥이라고 말하는 장님을 향해 코끼리는 안 보고 다른 것을 본 것이 아니냐며 나무라는 것이다.
 
  다섯 장님의 의견 가운데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잘못된 것인가? 이 우화에서의 장님과 같이 우리는 대상을 완전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면, 다섯 사람의 의견이 모두 어느 정도 타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각자의 한계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지각만이 옳다고 고집함으로써 그럴 필요가 없는 불화나 긴장, 그리고 갈등을 겪는 것은 아닐까? 지각의 자기 중심성으로 인하여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게 되고, 그 결과로 우리의 인간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게 된다.
 
생각해 보기
 
  1. 자기 중심적 사고와 주체적 사고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 보자.
  2. 우리 사회에서 윗글을 적용시킬 수 있는 현상이나 사건들을 들어 설명해 보자.

 
  논제 관련 고전 읽기
 
 
키케로, 『의무론』

 
  곡물 부족으로 인해 곡가(穀價)가 폭등하여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로도스 섬에, 어떤 상인이 알렉산드리아로부터 곡물을 배에 가득 싣고 왔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많은 곡물 상인들이 배에 곡물을 가득 싣고 알렉산드리아를 출항하여 로도스 섬으로 향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이 상인이 알고 있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상인은 로도스 인들에게 그 사실을 그대로 말하겠는가, 아니면 침묵한 채로 자신의 곡물을 가능한 한 비싼 값으로 많이 팔겠는가? 이제 이 사람이 현명하고 선하다고 가정하자. 이 사람이 만약 그 사실을 숨기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판단을 내린다면 그 사실을 로도스 인들에게 숨기지 않겠지만, 도덕적으로 옳은지 옳지 않은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 경우에 어떤 고민을 할지에 관해 살펴보자.
 
  이 문제를 두고 스토아학파의 대(大)철학자인 바빌로니아의 디오게네스와 그의 제자로서 매우 예리한 판단력을 지녔던 안티파테르는 견해가 서로 달랐다. 안티파테르에 의하면, 상인은 상품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구매자에게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디오게네스에 의하면, 상인은 시민법이 정하는 한, 상품의 결함을 알려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속임수를 쓰지 않는 한 그는 상인이기 때문에 가급적 최대의 이윤을 남기면서 팔아도 된다는 것이다. 디오게네스가 생각하는 상인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는 다른 경쟁자들보다 내 상품들을 더 비싸게 팔지는 않으며, 시장에 물건이 많이 나올 때면, 아마 더 싸게 팔기도 할 것이다. 나에게 무슨 잘못이 있다는 말인가?”
 
  이에 대해, 안티파테르는 다른 견해를 피력한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선생님께서는 사람들을 돌보셔야 하고, 인간 사회에 기여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 이 세상에 태어나셨고, 선생님께서 지키고 따라야 할 자연의 원리를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선생님의 유익함은 공동체의 유익함이요, 거꾸로 공동체의 유익함은 선생님의 유익함일진대, 선생님께서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곡물이 풍족하게 공급될 것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겠다는 말씀이십니까?”
 
  디오게네스는 아마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숨기는 것과 침묵을 지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네. 지금 곡물 가격보다 자네가 더 중요시하는 최고의 선(善)인 신(神)들의 본질에 대해 내가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을 숨기는 것은 아닐세. 무엇이든지 자네에게 유익하다고 해서 그 모든 것을 내가 자네에게 꼭 말해야 할 의무는 없는 것일세.”
 
  안티파테르는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물론 그렇습니다. 그러나 사람들 사이에는 자연에 의해 맺어진 사회 공동체가 있다는 사실을 선생님께서 정말 기억하신다면, 말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실 것입니다.”
 
  이에 대해 디오게네스는 다음과 같이 답변할 것이다. “나도 그 점을 잊지 않고 있네. 그러나 자네가 의미하고 있는 사회란 각자에게 자기 개인의 사유 재산이란 전혀 없는 그런 사회란 말인가? 만약 그런 사회라고 한다면, 아무것도 판매해서는 안 되고 단지 공짜로 주어야 할 걸세.”
 
생각해 보기
 
  1. 위 논쟁에서 상대방을 인정하는 태도를 위해 가져야 할 자세를 제시해 보시오.
  2. 이 논쟁을 바르게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시오.

 
  [논제 02]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인간상
 
  다음 제시문 (가)와 (나)를 읽고 두 글에 등장하는 인물들 사이의 관계와 각 인물이 지닌 장단점을 제시한 후,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인물은 어떤 사람인지 논술하시오.
 
 
 
  굴원(屈原)이 이미 추방되어 상강(湘江) 기슭에서 노닐며 그 언저리를 걸어가면서 시를 읊고 있는데, 얼굴빛이 초췌하고 형용이 수척해 있었다. 어부(漁夫)가 보고서 묻기를 “당신은 삼려대부(三閭大夫)가 아니십니까? 무슨 까닭으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굴원이 말하였다. “온 세상이 모두 악에 물들어 흐려졌는데 나만 홀로 맑으며, 많은 사람들이 모두 옳지 못한 일에 취해 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으니, 이 때문에 미움을 받고 이 곳으로 추방을 당한 것입니다.”
 
  어부가 말하였다. “성인(聖人)은 융통성이 없이 꽉 막혀 있지 않고, 세상의 변화에 발맞추어 나갈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악에 물들어 흐려져 있으면 진흙을 휘저어서 그 흐린 물결에 동조할 일이지, 어찌하여 그러지 않았습니까? 뭇 사람이 모두 명리(名利)에 취해 있으면 그 찌꺼기를 먹고 좋은 술을 거르고 난 박주(薄酒)라도 빨아먹을 일이지, 어찌하여 그러지 않았습니까? 무슨 까닭으로 생각을 깊게 하고, 행동을 고귀하게 하여 자기 스스로 추방을 당하게 하였단 말입니까?”
 
  굴원이 말하였다. “나는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관(冠)을 쓸 때 먼지를 털어서 쓰고, 새로 몸을 씻은 사람은 옷을 턴 후에 입는다고 말입니다. 어찌하여 깨끗하고 조촐한 몸에 바깥의 더러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그럴 바에야 차라리 상강(湘江)으로 가서 강물에 몸을 던져서 물고기의 뱃속에 장사를 지내겠습니다. 어찌하여 이 결백한 몸에 세속의 티끌과 먼지를 둘러쓴단 말입니까?”
 
  굴원의 이 말을 들은 어부는 빙그레 웃으며, 노를 가지고 뱃바닥을 울려 장단을 맞추면서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부르면서 돌아갔다. “창랑(滄浪)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으리라.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라.”
 
  마침내 어부는 노래를 부르면서 가 버리니 두 사람은 다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 굴원(屈原), 「어부사 (漁夫辭)」

 
 
 
  맹자(BC 372~BC 289)께서 말씀하셨다.
 
  “백이(伯夷)는 눈으로는 나쁜 빛을 보지 아니하며, 귀로는 나쁜 소리를 듣지 아니하고, 섬길 만한 군주가 아니면 섬기지 아니하며, 그 백성이 아니면 부리지 아니하여, 세상이 다스려지면 나아가고 혼란하면 물러가서, 나쁜 정사(政事)가 나오는 곳과 나쁜 백성들이 거주하는 곳에는 차마 거처하지 않았으니, 향인(鄕人)들과 거처함을 생각하기를 마치 조복(朝服)과 조관(朝冠)으로 도탄(塗炭)에 앉은 듯이 여기더니, 주(紂)의 때를 당하여 북해(北海)의 가에 거처하면서 천하가 맑아지기를 기다렸다. 그러므로 백이의 풍도(風度)를 들은 자들은 완악한 지아비가 청렴해지고, 나약한 지아비가 입지(立志)를 갖게 된다.
 
  이윤(伊尹)은 말하기를 ‘어느 사람을 섬긴들 군주가 아니며, 어느 사람을 부린들 백성이 아니겠는가?’하여, 세상이 다스려져도 나아가며 혼란해도 나아가서, 말하기를 ‘하늘이 이 백성을 낸 것은 먼저 안 사람으로 하여금 뒤늦게 아는 사람을 깨우쳐 주며, 선각자로 하여금 뒤늦게 깨닫는 자를 깨우치게 하신 것이니, 나는 하늘이 낸 백성 중에 선각자이니, 내 장차 이 도로써 이 백성을 깨우치겠다.’ 하였으며, 생각하기를 천하의 백성 중에 필부필부(匹夫匹婦)라도 요순(堯舜)의 혜택을 입는 데 참여하지 못한 자가 있으면, 마치 자기가 그를 밀쳐서 도랑 가운데로 넣은 것처럼 여겼으니, 이는 천하(天下)의 중함으로써 자임(自任)한 것이다.
 
  유하혜(柳下惠)는 더러운 군주를 섬김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작은 벼슬을 사양하지 않으며, 나아가면 어짊을 숨기지 아니하여 반드시 그 도리대로 하며, 벼슬길에서 버림을 받아도 원망하지 않고, 곤궁을 당해도 걱정하지 않으며, 향인(鄕人)들과 더불어 처하되 유유(悠悠)하게 차마 떠나지 못해서, 말하기를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니 네가 비록 내 옆에서 옷을 걷고 벗는다 한들 네 어찌 나를 더럽히겠는가?’하였다. 그러므로 유하혜의 풍도(風度)를 들은 자들은 비루한 지아비가 너그러워지며, 박(薄)한 지아비가 인심이 후해진다.”
 
- 『맹자(孟子)』, 만장장구하(萬章章句下)

 
  출제 의도
 
  역사적으로 볼 때 각 시기나 시대마다 사회가 요구하는 인물상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매 시기마다 시대를 이끌 만한 자질을 지닌 모범적인 인간이 등장하여 사회를 이끌어 왔던 점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 필요한 인간상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년은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인간상을 생각해 보는 일은 가치 있는 일이다. 저마다 자신이 우리 사회 최고의 지도자라고 하는 대통령상을 염두에 두면서 이 문제에 접근한다면 깊이 있는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한 우리 사회의 각 부문에는 필요한 인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그러한 인물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는 시민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영웅 대망론을 펼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인물난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편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인간상을 생각해 보는 일은 수험생의 삶과 관련이 없는 일이 아니다. 논제가 요구하는 내용이 다른 사람의 일이거나 수험생의 미래적인 삶과 관련된 것이라 지금 당장 피부에 와 닿는 내용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논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평가 요소와 의도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수험생과 밀접한 관련성을 지니고 있다. 첫째는 수험생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평가할 수 있다.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인물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우리 시대에 대한 폭넓은 인식과 사고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이 논제는 수험생의 사회적인 시각을 평가할 수 있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 논제에 대한 의견을 통해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갖추고 있는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두 번째로는 수험생이 지향하는 인간상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인간상에 대한 수험생의 의견은 곧 수험생이 지향하는 인간상을 유추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인간상이 우리 시대에 모범적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은 수험생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인간상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삶의 방향성의 연장선상에서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인물이 결정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두 가지의 평가 요소를 갖추기 위해 이 논제는 동양의 고전 두 편을 제시하였다. (가)는 중국의 지조 있는 선비의 대표자로 꼽히는 ‘굴원’의 「어부사」이고, (나)는 동양의 대표적인 경전인 『맹자』에서 발췌한 글이다. (가)는 짧은 글이지만 수천 년을 통해 인류의 유산으로 내려오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나) 또한 아성(亞聖)으로 불리는 맹자의 생각을 담고 있는 글로서, 그가 생각하는 당대의 바람직한 인물상을 설정하고 있다. 이 두 글은 수험생들에게 삶의 가치관과 바람직한 삶의 지향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갖게 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가)와 (나)에는 모두 다섯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 인물에 대한 이해와 유형화를 통해, 그리고 어떤 점에 주목하여 바람직한 인간상을 결정할 것인가의 과정을 통해 수험생들의 사회적인 인식 능력과 사고력, 이해력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의 사항
 
  1. 각 인물을 유형화하여 제시할 것.
  2. 수험생이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관을 드러낼 것.
  3. 어떤 점에 주목하여 인물을 평가하는지 드러나도록 할 것.(예 : 경제, 정치, 문화 등)
  4. 분량은 2500자(± 250자)로 할 것.

 
  제시문 파악
 
  논제가 요구하는 의도를 생각하면서 제시문의 내용을 파악하자. (가)의 굴원은 삼려대부로서 자신이 모시고 있던 왕에게 간언(諫言)을 하였다가 두 번이나 유배를 당해 물가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한 어부를 만나 대화를 하게 된다. 굴원과 어부는 현실관과 그에 따른 행동 양태에서 극단적으로 대조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굴원은 세상이 악에 물들어 있고 자신만이 맑고 깨어 있기 때문에 미움을 받아 추방을 당하였다고 하며 자신의 청렴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부는 성인(聖人)은 시류의 변화에 발맞추어 융통성 있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굴원은 물고기의 밥이 될지언정 깨끗한 몸으로 더러운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어부는 세상이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며 흐린 대로 살아갈 것이라고 하여 굴원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굴원과 어부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뚜렷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굴원은 철저한 원칙론자라고 할 수 있고, 어부는 시류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융통성 있는 인물임을 알 수 있다. 두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원칙과 융통성이라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굴원과 어부 중에 굴원이 훨씬 뛰어난 인물이라고 단정할 수 있으나 그럴 필요는 없다. 두 인물은 (나)에 등장하는 인물들과의 연관성을 고려하는 중에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나)에는 맹자가 소개하는 세 인물이 등장한다. 먼저 ‘백이’는 바르지 않은 군주와 그에 의한 정치, 그리고 바르지 않은 백성들이 거주하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킴으로써, 자신을 지키는 청렴결백형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거짓되고 바르지 않은 것의 근처에 가지 않음으로써 세상이 맑아지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근묵자흑(近墨者黑)의 교훈에 충실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에 등장하는 ‘이윤’은 어떤 상황에서도 세상에 나아가 선각자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백성들을 깨우치며 요순과 같은 성군의 혜택을 모든 백성들이 누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는 인물형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인 삶에 만족하지 않고 사회 속에서의 역할을 강하게 인식하는 인물로서 자신의 소명 의식에 철저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임금의 은혜를 입지 못한 백성들이 있을 경우 그 이유를 자신이 적극적으로 일하지 않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느끼는 책임 의식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인물인 ‘유하혜’는 더러운 군주를 섬기거나 작은 벼슬을 하더라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의연한 태도를 유지하는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은 낙천적이고 낙관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는 백성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주저하지 않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지조는 어떤 경우에도 버리지 않는 성품을 지닌 인물이라는 점에서 백이와 이윤의 중간자적인 인물로 유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내용의 생성
 
  이상으로 (가)와 (나)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인물에 대한 개략적인 유형화는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논제를 위해 본격적으로 내용을 생성해 보기로 하자. 논제를 보면 (가)와 (나)의 인물들 사이에 관계와 장단점을 바탕으로 하여 논의를 진행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먼저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1) (가)와 (나)의 등장 인물의 관계
 
  제시문에 대한 파악 결과를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가)의 ‘굴원’과 (나)의 ‘백이’가 유사성을 지닌 인물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두 사람은 바르지 않은 군주와 백성들 사이에 자신의 몸을 두기를 거부하는 청렴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가)의 ‘어부’와 (나)의 ‘이윤’과 ‘유하혜’는 유사점과 차이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융통성을 가지고 세상에서 자신의 일을 수행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으나, 이윤과 유하혜는 자신의 원칙을 가지면서 융통성을 가지고 있는 데 비해, 어부는 시류에 영합하며 살아가는 태도가 훨씬 더 강하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2) (가)와 (나)의 등장 인물의 장단점
 
  이제 두 제시문의 등장 인물들이 지닌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 보기로 하자. (가)의 굴원과 (나)의 백이는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청렴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본받아야 할 인물상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 시대의 인물 중 우리가 높이 받드는 황희, 오성과 한음, 조광조 등은 모두 선비로서의 지조를 지켰다는 점에서 그 이름이 높다. 우리 시대에 이러한 청렴성을 지닌 인물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꼭 필요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굴원과 백이는 경직된 사고를 지닌 인물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청렴성과 지조를 지닌 선비로서 두 사람은 더럽고 추한 세상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격리시켜 자신의 본성은 유지할 수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면은 적었다. 더럽고 추한 세상일수록 깨끗한 몸을 지닌 사람이 많이 등장하여 사회를 적극적으로 고쳐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런데 그와 같은 인물들이 사회를 등지고 외면한다면 그 사회가 깨끗해지고 맑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가)의 어부는 융통성을 지니고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시류에 영합하며 살아가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스스로 물이 맑아지도록 노력하지 않고 깨끗한 물에는 갓끈을 씻고 흐린 물에는 발을 씻으며 살아가는 것은 부정과 부패가 만연한 우리 사회를 개선시켜 나갈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의 ‘이윤’을 보자. 그는 자신을 선구자로서 생각하면서 사회에 나아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감당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백성들에게 임금(국가)의 혜택을 고루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지도자로서의 품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백성들의 아픔과 고통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인물이 우리 사회에서 요구된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윤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윤과 같은 태도는 자칫 독단에 빠질 수 있다. 선구자로서 자신만이 뛰어난 일을 할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국회 의원이나 정치인들을 보면 이러한 착각에 빠져 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하혜는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만족하고 또한 백성들과 함께 거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본성은 흐트러뜨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조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태도는 오만한 지경에 이를 우려가 있다. 백성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자신은 그들과 다르다는 생각은 지조이면서 동시에 그들과 완전히 동화되지 않으려는 자의식으로 자칫 백성들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에 그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이 논제는 몇 가지의 부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첫째 조건은 수험생이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관이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조건은 중심 논제와 별개의 내용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물은 누구인가를 말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어떠한지를 먼저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수험생이 강조하는 인물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고려할 수 있어야 구체성을 가지면서 동시에 그 필요성에 대한 설득력 역시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의 내용을 생성할 때 유의할 점은 <제시문>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물상이 제시문의 인물들과 연관성을 갖지 못한다면 논의는 추상적이 되고, 요구하는 글을 쓰기도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다음은 수험생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은 어떤 점에 주목하였는가에 대한 내용을 생성해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의 분야 중 어느 분야에 초점을 두어 논의를 전개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경우에도 역시 <제시문>에 등장하는 인물의 유형이나 장단점에 대해 고려하면서 내용을 생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시문에 등장한 인물들의 유형과 성격으로 보아 수험생들의 상당수는 정치 분야를 중심으로 가장 필요한 인물을 설정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꼭 그럴 이유는 없다. 경제와 경영에 적용할 수도 있고, 문화 부문에서 사고를 펼칠 수도 있다.
 
  이상과 같이 이 논제가 요구하는 것들을 충족하기 위한 내용을 생성하였다. 요구 사항이 많고 다소 복잡한 논제라는 인상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이 논제는 수험생의 입장에서 볼 때 유리한 점도 있다. 요구하는 사항들이 개요로 설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내용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개요가 작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요 작성
 
  내용의 생성 부분에서 구상한 것들을 중심으로 하여 다음과 같이 개요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Ⅰ. 서론 : 훌륭한 지도자상을 지닌 인물을 요구하는 시점에 있다.
  Ⅱ. 본론 1. <제시문>의 등장 인물들 사이의 관련성과 장단점을 분석한다.

  1) 굴원, 어부, 백이, 이윤, 유하혜 사이의 관계
  2) 다섯 인물 사이의 관계 설정
  본론 2.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인물은 이윤이다.
  1) 바람직한 인물이 없는 우리 정치 현실
  ▶ 사례
  ① 여러 차례의 총리 부결
  ② 무능한 국회 의원과 사라지지 않은 부정한 관리들
  ③ 대통령 친인척 비리
  2) 이윤과 같은 인물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지도자상
  Ⅲ. 결론 : 우리 사회에 필요한 지도자는 이윤과 같은 품성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생 예시 답안
 
  우리나라의 국정을 5년간 책임져야 하는 지도자를 선거하는 시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오늘날의 사회는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살아가는 사회이지만 여전히 누가 지도자가 되는가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는 사실은 역대의 대통령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대통령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사람이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품성을 지닌 인물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두 개의 제시문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인물들을 분석하고 우리 사회의 현실을 돌아본 후 바람직한 인물은 누구인지 생각해 보기로 하자.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먼저 (가)와 (나)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생각해 보자. ‘굴원’은 청렴성을 지닌 인물이다. 사람들이 악에 물들어 있고, 옳지 못한 일에 빠져 있는 현실에서 자신의 지조를 지키려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의 청렴성은 바람직한 지도자상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으나 실질적인 현실 개혁 의지를 보여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단점을 지니고 있다. 반면 ‘어부’는 굴원과 달리 시류의 흐름에 맞게 살아간다는 점에서 융통성을 지닌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잘못된 현실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그러한 현실에 자신을 동화시켜 삶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개혁 의지가 떨어지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백이’는 더러운 군주와 현실 및 백성들 근처에 거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지조를 지키려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굴원과의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맑음과 흐림을 기준으로 나아갈 때와 들어갈 때를 구별할 줄 아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품성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가 청렴하다고 평가하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굴원과 동일한 단점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윤’은 선구자로서 어떠한 현실에서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 수행하는 인물이다. 그는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위한 일을 하는 데에 적극성을 보이고, 책임감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물은 자칫 독불장군식의 독단에 빠질 우려가 있다. ‘유하혜’는 어떤 처지에서도 만족한다는 점에서 낙관적인 인물이고, 또한 백성들 사이에 거하기를 주저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지조를 지킨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지조를 지킨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태도는 오만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상의 다섯 인물은 서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굴원과 백이는 청렴성을 유지하기 위해 더러운 현실에서부터 자신을 격리시킨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어부’와 ‘이윤’, ‘유하혜’는 현실 상황에 맞게 적응하면서 살아간다는 점에서 역시 관련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어부는 시류에 편승하여 살아가는 것에 치중하는 인물인 반면 이윤과 유하혜는 자의식이 뚜렷한 상태에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점에서 차이점 역시 두드러진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는 모범적인 지도자를 찾기 어렵다고 한다. 총리로 임명된 사람들 중 다수가 부결된 바 있다는 점이 단적인 사례일 수 있고, 또한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는 비리 관리들 역시 인물난을 보여 주며, 연이어 터지는 대통령 자식들의 부정과 부패는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넘어 좌절감을 주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이윤’과 같은 인물은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인물이며 지도자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는 백성들의 어려움을 자신의 것으로 여길 줄 아는 인물이다. 임금의 은혜가 백성들에게 미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윤은 그 책임이 자신에게 있는 것으로 생각할 줄 아는 인물이다. 우리 사회에서 소위 사회 지도층 인사들과 관리들 중에 이와 같은 책임감 있는 인물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말로는 백성들의 삶을 떠들지만 실제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백성들의 고통을 어루만지는 지도자나 그 부류를 본 적이 없다. 선구자로 자청하는 지식인들은 이윤과 같은 자질을 갖출 수 있어야 하겠다.
 
  자신이 우리나라의 대통령감으로 가장 우수하다고 자청하는 사람들이 후보로 나서고 있다. 그들은 우선 자신이 진정으로 이윤과 같은 태도를 지니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자리에 올라서도 가장 낮은 자리인 백성들의 삶의 자리에까지 내려올 수 있고, 그들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겠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당장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것이다.
 
  학생 예시 답안 평가
 
  이 논제에 따른 글은 다음과 같은 기준에 따라 평가할 수 있다.
 
  1) 논제가 요구하는 조건들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가?
  ▶ 이것은 논술문을 평가할 때 가장 기본적인 것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2) 서론-본론-결론에 이르는 내용이 조리 있게 전개되고 있는가?
  ▶ 이것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평가 사항이다.
 
  3) 문장과 단락, 그리고 전체적인 내용이 논리성을 갖추고 있는가?
  ▶ 이것은 내용과 더불어 논리적인 면에 중점을 둔 평가 사항이다.
 
  4) 기타 문장 단위에서 오류는 없는가?
 
  먼저 1)의 기준에서 예시 답안을 평가해 보기로 하자. 예시 답안은 논제가 요구하는 사항들을 대체로 만족시키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였는데 그것은 수험생이 생각하는 현실관이 나타나 있지 않다. 모범적인 지도자가 없다고 하는 현실을 지적하기는 하였으나 이것은 피상적인 수준에서 제시한 것에 불과하고, 현실에 대한 수험생의 깊이 있는 사고력을 평가하려는 논제의 의도에서 볼 때 중대한 결함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서론 - 본론 - 결론의 내용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먼저, 서론을 보면 많은 수험생들이 범하는 오류가 나타나 있는데 그것은 서론의 끝 문장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하는 점에서 이 예시문은 문제가 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문장은 논제의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해 설정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불필요한 사족이라는 평가를 할 수 있다. 이 문장을 삭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서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다음으로 본론을 보자. 본론은 글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이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본론에 나타난 가장 큰 문제점은 (가)와 (나)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장단점을 설명하는 단락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내용이 지나치게 장황하다는 점이다. 논제의 조건을 충족시킨다는 점에서는 신경을 써야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처럼 장황하게 서술하는 것은 정작 상세하게 기술해야 하는 부분에서 길이의 제약에 걸려 어려움을 겪게 되는 원인이 된다. 이 부분을 인물들 사이의 관련성과 함께 서술함으로써 분량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결론 역시 기술상의 문제를 보여 주고 있다. 본론 내용을 시사성 있게 연결하면서 서론의 내용까지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인정할 부분이 있지만 이 결론의 문장들은 지나치게 당위적이고 선언적이라는 점에서 일차적인 문제가 있으면서, 동시에 마지막 문장은 이 논술문에서 써야 할 내용으로 보기 어렵다. 논제가 요구하는 것은 어떤 인물이 가장 바람직한가에 있다는 점에서 수험생은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려서는 곤란할 것이다.
 
  예시 답안은 전체적으로 볼 때 논리적인 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 아쉽다면 적절한 예시를 사용하여 내용들을 보강한다면 좀 더 풍성하면서도 딱딱한 느낌의 논리성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마지막으로 예시 답안은 문장상의 오류가 발견된다. 서론의 첫 두 문장은 주술이 호응하지 않는 비문이라고 할 수 있다. 주어를 무리하게 생략하면 안 되겠고, 문장을 연결할 때에 발생하는 주어와 서술어 사이의 불일치 현상을 보여 주는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예시 답안을 평가해 보았다. 전체적으로 예시 답안은 논제가 요구하는 사항들을 만족시키고 있으나 서론과 결론의 처리 문제, 그리고 본론의 요건 중 하나를 빠뜨리고 있다는 점, 그리고 문장의 오류가 발견된다는 점에서 절대 점수 70점을 넘어서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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