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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년 7월호

「2007 만점논술」글쓰기의 기초 - 어법 및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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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무원들의 청렴도가 재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공무원들은 일체 공무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위 두 문장은 문장을 바르게 표현하지 않는 습관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 준다. ‘청렴도가 재고되어야 한다.’는 말은 ‘공무원들의 청렴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는 말로 풀이된다. 심하게 해석하면, ‘공무원들의 청렴도는 굳이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란 의미로까지 풀이되는 것이다. 아마도 글을 쓴 사람은 ‘제고(提高 : 쳐들어 높임.)’를 생각하고 썼을 테지만, ‘재고(再考)’라고 씀으로써 정반대의 의미로 풀이되었다.
 
  두 번째 문장도 마찬가지이다. ‘일체(一切)’는 ‘일절(一切)’과 동일한 한자어를 사용하지만, 그 의미는 반대의 의미로 쓰인다. ‘일체’는 ‘모든 것, 온갖 것’을 의미하나, ‘일절’은 사물을 부인하거나 금하는 말과 어울려서 ‘아주, 도무지, 결코, 전혀’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일체 공무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표현은 ‘모든 공무(公務)를 수행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해석하고 나면, 위 두 문장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반대로 말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낳았다.
 
  어법에 맞는 문장 표현은 정보 전달의 최후의 보루이다. 여기에서 무너지면, 글을 아무리 그럴듯하게 쓰더라도 내 논술문은 평가자의 얼굴을 찡그리게 할 뿐이다. 그렇다면 논술문에서 적절하지 않은 문장들은 어떤 것들일까? 부적격 문장은 크게 문법적인 결함을 가진 문장, 논리적인 결함을 가진 문장, 객관적이지 못한 문장으로 나누어서 살필 수 있다.
 
Check Check!
논술은 문제 해결의 과정을 글로써 제시하여 상대로부터 평가를 받는 활동이다. 치열한 논리 싸움의 장(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논리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한 편의 글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요건들만이 아니라, 문장 하나하나가 촘촘한 그물망과 같이 잘 짜여져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학생들의 글을 보면 글 단위 이전에 문장 단위에서 많은 결함들을 안고 있다. 글을 평가받아야 하는데 세부적인 문장이 엉망이라면, 그 글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다. 더불어 논리가 무너지는 것을 말할 필요도 없다.
  문장이 바르게 표현되지 못할 때 발생하는 문제는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어법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쓴 문장과 그것으로 이루어진 논술문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방도는 없다.

 
  ▣ 문법적인 결함을 가진 문장
 
 
  문법에 어긋난 문장에 무감하면, 논술문을 작성하는 학생 자신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기 때문에 문장을 논리적으로 연결하기 힘들어진다. 비문(非文)이란 ‘어긋난 문장’을 말한다. 글의 체계에서 어긋났다는 말이다. 모든 문장은 정확하게 써야 하며, 간결하고 명료해야 한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문장 성분끼리 적절히 호응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더 구체적으로는 조사의 적절한 쓰임, 주어와 술어의 호응, 부사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는 문장 성분의 누락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Check Check!
문법에 맞게 썼다고 해서 다 좋은 문장은 아니다. 하지만 문법에 맞지 않은 문장은 그 내용이 아무리 훌륭해도 좋은 문장이 될 수 없다. 문법에 맞는 정확한 문장, 그것은 좋은 논술문을 작성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 문장 성분의 누락
 
  신세대의 사고 방식은 근원적인 문제에 무관심하며, 기성 세대와 달리 전쟁으로 인한 생존 위협에 직면해 본 적이 없다.
 
  위 문장은 주어부터 써 놓고 보자는 생각에서 비롯된 오류와 생각이 분명히 정리되지 않은 이유에서 비롯된 오류를 안고 있다. 문장 전체의 주어는 ‘신세대의 사고 방식’이다. 그런데 서술어는 ‘무관심하며’와 ‘없다’이다. 두 번째 서술어와는 호응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이 문장의 앞뒤 구절의 주어는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논술 문장은 가능한 단문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접속의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들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위의 표에서 보듯이 문장의 구성 요소에는 주어, 서술어, 목적어, 보어, 관형어, 부사어, 독립어가 있다. 이 중에서도 주어, 서술어, 목적어, 보어 등은 문장을 구성하는 데 꼭 필요한 주요 성분이다. 따라서 논술의 모든 문장은 ‘주어 + 서술어’의 형태를 갖추어야만 한다. 물론 한국어 문장에서는 주어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맥의 상황으로 보아 행위자가 누구인지 명백한 경우나 같은 주어가 반복될 때, 그리고 주어가 불특정 다수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주어를 밝혀야 한다.
 
Check Check!
논술문을 연습할 때에는 의도적으로 주어를 쓰는 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른 문장은 주어, 목적어, 서술어, 부사, 관형사 등이 적절히 배치되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전달해야 하는 것이다.

 
  ▣ 논리적인 결함을 가진 문장
 
 
  ◎ 개념에 맞지 않는 어휘 사용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의 모양은 제각각 다르다. 그러나 우리는 그 모두를 ‘집’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어떤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공통적인 요소를 함축한 것이 바로 ‘개념’이다. 따라서 언어의 측면에서 보면 개념이란 ‘말의 뜻’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언어의 개념이 언제나 ‘1대 1’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 ‘집’의 경우 ‘가옥’, ‘주택’이라는 말로 바꾸어 쓸 수도 있다. 즉 하나의 개념이 여러 다른 언어로 실재하는 것이다. 또한 ‘배’, ‘절’, ‘다리’ 등과 같이 하나의 단어가 서로 다른 개념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논술 문장에서 개념을 어떤 언어로 표현하느냐의 문제는 중요하다.
 
  정보 커뮤니케이션의 확대를 위해서는 문화 산업의 비대화가 뒤따라야 한다.
 
  확대·발전시켜야 할 문화 산업에 ‘비대화’라는 개념을 쓴 것은 지나친 과장이거나,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몰라서 범한 오류다. ‘발전’으로 고쳐 써야 한다.
 
  현대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태양력, 조력, 풍력을 이용한 에너지를 개발하고 있다.
 
  다른 단어와 형평성을 갖추기 이전에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조력, 풍력’에 대응되는 개념은 ‘태양열’이지 ‘태양력’이 아니다. ‘태양력’의 상대어는 ‘태음력’이다.
 
Check Check!
논술문은 일반 작문과 달리 논리적이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조리 있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해 문제를 해결하는 글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문법적으로는 적합한 문장이나 확장된 의미에서 비문으로 볼 수 있는 문장들이 있다. 우리말 어법을 잘 지킨 문장이라 하더라도 논리적인 면에서 볼 때 결함을 지닌 문장들은 반드시 고쳐 쓰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굳어진 문장 습관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 동일 어휘의 남발
 
  어휘 반복의 오류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점은 상투적인 어휘를 자주 반복하는 것이다. ‘상투적인 어휘’라는 것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예사로 사용하는 어휘를 말한다. 학생들의 논술문에서 자주 쓰이는 상투어에는 ‘역할’, ‘부분’, ‘분야’ 등이 있다. 이런 상투어를 습관적으로 반복하여 쓰게 되면, 글이 단순해지고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기 어렵다.
 
  과학을 위한 과학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과학이어야 한다. 인간을 위한 과학에는 과학자의 책임이 따라야 한다. 과학자의 책임 의식 없이 과학이 쓰인다면 인류는 큰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런데 과학자들만 과학을 악용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 지식을 악용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그것의 원천은 과학자에 의해 만들어진다.
 
  인용문은 중심어만을 나열한 실제 논술문의 일부인데, 한 문단도 안 되는 분량의 글에 ‘과학’이란 말이 무려 열 번 넘게 쓰였다. ‘중심어’란 주제와 논거를 함축하고 있는 단어이므로 논술문 전편에서 자주 쓰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시어를 사용하거나, 불필요한 단어를 과감하게 생략하여 간결하게, 그리고 변화 있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Check Check!
논술문에서 상대에게 불쾌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에는 무지(無知)의 오류로 인한 것과 글쓴이의 무성의함에서 비롯된 것이 있다. 그런데 동일한 어휘가 자주 반복된 글은 글쓴이의 ‘무지’와 ‘무성의함’이 동시에 드러난다. 필요 없이 같은 어휘를 여러 번 반복한 논술문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 비슷한 어휘의 혼동
 
  우리말에는 소리와 뜻이 비슷하여 쉽게 구분해서 쓰기 어려운 단어들이 많다. 논술문 쓰기에 웬만큼 능한 사람도 조금만 주의를 게을리하면 이러한 단어들을 잘못 쓰기 쉽다. 그런데 비슷한 어휘를 구분하여 표현하는 것은 논리적인 사고를 결정지을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자질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미묘한 의미를 구분해 내는 능력이야말로 논리적 사고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ㆍ예술 사진은 단순히 기록만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예술로서 하나의 또다른 창조(→창작) 활동에 속한다.
  ㆍ교통, 통신 수단의 발전(→발달)으로 인하여 이제 세계는 하나의 조직망이 되었다.
  * 일반적으로 형태가 있는 것이나 한 분야를 이를 때는 ‘발달’이라고 하고, ‘인류’, ‘문명’ 따위와 같이 광범위한 것의 단계가 높아지는 것은 ‘발전’이라고 한다.

 
 
  ◎ 비어와 속어의 사용
 
  사진 속의 그 소녀는 지금 아줌마가 되었다고 한다.
 
  ‘아줌마’는 ‘아주머니’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낮춤말인데, 요즘에는 엄마, 아빠 등과 같이 유아어도 자주 사용된다. ‘아줌마’든 ‘아주머니’든 논술문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중년 여성’ 따위의 일반화된 말로 바꾸어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Check Check!
최근 대학 졸업생들의 입사 원서에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감솨’, ‘안냐세여’와 같은 단어들이 발견되었고, 인사 담당자들은 이러한 원서 작성자를 거의 모두 탈락시킨다는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논술문에는 교양이 있는 언어, 품위 있는 어휘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학생들은 자신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비어와 속어 등을 마구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비어와 속어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증거이다.

 
  ◎ 부정확한 한자의 사용
 
  ㆍ현실을 바르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선입관과 속단을 버리는 것이 최선무가 되어야 할 것이다.
  ㆍ예술에 완취됨을 맛본 후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는 현실 생활의 각박함 속에서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급선무’란 단어는 있어도, ‘최선무’란 단어는 없다. 그리고 ‘완취’란 단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므로 ‘도취’ 정도로 바꾸어 표현해야 한다.
 
  한편 억지 한자말은 아니더라도 한자 세대에서나 사용함직한 어려운 한자말을 공연히 흉내내어 논술 문장을 작성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어휘력을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현학적인 느낌을 주어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 다음 문장에서 ‘발군의 성적’은 ‘뛰어난 성적’으로, ‘소위’는 ‘이른바’, ‘희락’은 ‘기쁨과 즐거움’으로 바꾸는 것이 적절하다.
 
  ㆍ월반제(越班制)는 말 그대로 발군의 성적으로 다음 교과 과정을 생략한 채 상급 교과과정에 편입해도 수업이 가능하다고 인정되는 학생에 한해 진급을 허용하는 제도이다.
  ㆍ소위 불후의 명작이라 불리는 작품들은 부호들의 응접실이나 거실 등에 걸려 우아한 분위기를 내거나 한 개인에게 희락을 줄 뿐이다.

 
Check Check!
학생들 중에는 어휘나 단어를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사전에 없는 말이나 생소한 한자말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적당한 일상어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전문 용어를 쓰는 경우가 아니라면, 논술 문장은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일상어를 쓰는 것이 좋다는 것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 근거 없는 수치의 사용
 
  다음은 뚜렷한 근거도 없는 수치를 막연하게 도입하여 신뢰감이 떨어진 문장의 예이다.
 
  ㆍ지금은 계급의 구별이 없지만, 300년 전만 하더라도 계급의 구별이 있었다.
  ㆍ10년 전보다는 1년 전이 시민들이 살기에 더 좋은 시절이었다.

 
  위의 첫 번째 문장은 어떻게 300년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둘째 문장 역시 근거가 없는 10년과 1년이다.
 
Check Check!
논술문에서는 근거를 확실하게 하거나, 주장의 사실성을 강조하기 위해 통계나 수치를 이용하게 된다. 통계나 수치를 논거에 잘 활용하면 훌륭한 논술문을 쓸 수 있다. 그러나 논거에 도입한 수치가 근거도 없고 부정확한 것이라면 쓰지 않은 것만 못하다.

 
 
  ◎ 구어체 문장의 사용
 
  논술문에서는 원칙적으로 본말을 사용해야 한다.
 
  경제 개방에 따른 문젤 미리 보완했으면 좋았을 걸 이제사 서두르고 있다.
 
  ‘문젤’은 ‘문제를’로, ‘걸’은 ‘것을’로, ‘이제사’는 ‘이제 와서’로 표기해야 한다.
 
  ㆍ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근데 서로 성이 같다. 이건 더 이상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다.
  ㆍ과학자들의 책임 의식이 존재하는 한 우리의 미래는 분명히 낙관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위의 문장에서도, ‘근데’는 ‘그런데’로, ‘이건’은 ‘이것은’으로, ‘거라고’는 ‘것이라고’로 바꾸어 써야 논술 문장으로서 자격이 있다.
 
Check Check!
입말과 글말은 구분된다는 점을 모르는 학생들이 매우 많다. 더구나 최근 들어서는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고 사용하는 논술문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구어체 문장은 논술문에 등장해서는 안 된다. 구어체에는 준말이 포함된다.

 
  ◎ 1인칭 주어의 사용
 
  논술문에서 1인칭 주어를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나는 인류 최초의 생명체가 어디서 왔는지 의문이 들며, 세상에는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는 사실 때문에 창조론을 옹호한다.
  ㆍ다음의 예를 들면서 내가 생각한 내용을 말해 보려고 한다.

 
Check Check!
논술문은 글쓴이 자신의 견해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글이다. 따라서 당연히 서술자는 1인칭이다. 학생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생각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증명하느냐가 중요하다.

 
  ◎ 추상적인 문장 표현
 
  예술은 우리에게 교훈적인 부분과 또다른 부분을 보여 주는 양면성을 지녔다.
 
  예술 작품은 인간에게 감동과 재미 외에 교훈을 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문장에서 ‘또다른 부분’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인 어휘로 밝혀야 논리적인 문장이 될 수 있다.
 
Check Check!
논술 문장은 무엇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해야 한다. 간결한 문장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간결한 문장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도 알아 두어야 한다. 의미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단문이라는 장점은 사라지고 만다.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문장을 작성하는 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 복잡한 주어부 처리
 
  주어부는 가능한 짧게 그리고 문장의 머리에 두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문장을 읽는 사람이 의미를 보다 쉽게 그리고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논술은 나를 위해 쓰는 글이라기보다는 상대방을 위해 쓴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자신의 적성을 고려하여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너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이 문장의 주어부는 매우 길어서 ‘자신의 적성을 고려하여 대학을 선택하는 것’까지가 주어부이다. 이렇게 표현하면 의미를 파악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고 깔끔한 문장도 되지 못한다.
 
  또한 주어는 앞에 두어야 한다. 문장을 읽을 때 독자의 관심사는 주어에 있기 때문이다. 주어가 뒤에 있게 되면 문장을 이해하는 데에 시간이 소모되고 의미에 혼란도 가져온다.
 
  무한 개방 시대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농어촌 발전 종합 계획을 정부는 발표해야 한다.
 
 
  ◎ 현학적 표현의 사용
 
  다음 예문은 현학적인 단어 사용과 표현이 가져오는 문제를 보여 주는 문장이다.
 
  천학비재의 도서를 여기 상재하니 독자 제현의 혜안과 질정을 앙망하나이다.
 
  다음 문장의 경우는 어려운 단어는 없지만, 현학적인 어투가 나타난 문장이다. 이러한 것은 습관에서 비롯된다.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을 쓰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Check Check!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어려운 한자어와 영어 단어를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이는 금물이다. 쉬운 단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논술문을 잘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 비경제적인 표현
 
  경제적인 표현을 위한 첩경은 공통되는 어구를 하나로 처리하여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역전 앞에서 돼지 족발술안주 삼아 소주 한 잔을 걸치고 입가심으로 시원한 냉수 한 대접을 들이켰다.
 
  역전(驛前)은 이미 ‘앞’을 함의하고 있고, ‘족발’은 ‘술안주’이며, ‘냉수’는 ‘시원한’ 물이다.
 
  우리 사회는 그 동안 수많은 갈등으로 통합되지 못한 채 분열된 상태였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사회의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통합되지 못한 채 분열된 상태였다.’는 구절은 군더더기 표현이다. ‘통합되지 못하였다.’나 ‘분열된 상태였다.’ 하나로 표현하는 것이 경제성을 살린 표현이 될 수 있다.
 
Check Check!
논술문 중 가장 우수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글은 경제적인 표현을 최대한 활용한 문장을 많이 사용한 글이다. 원고지의 칸을 메우기 위해 긴 문장을 쓰는 것은 금물이라는 말이다. 문맥상 알 수 있는 어구는 삭제하여 경제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 무리한 주어 생략
 
  우리말은 주어를 생략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문맥으로 보아 주어를 파악할 수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논술문에서는 주어를 붙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주장이 자신의 것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본인은, 필자는’과 같은 1인칭 주어를 사용하는 것도 금물이지만, 주어를 문맥에 맡겨 버리는 것 역시 좋은 습관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와 사회 발전을 위하여 과학 기술이 중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유추를 통해 주어가 ‘사람들은’임을 알 수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글을 쓴 사람이 주어라는 느낌을 줄 수도 있고, 어떤 학자의 이름이 빠진 문장이라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 의존 명사 ‘것’의 남용
 
  다음 예문은 의존 명사 ‘것’을 막연하게 써서 개념과 범주가 모호한 문장들이다. ‘것’을 구체적인 것으로 바꾸어 쓰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이렇게까지 예술 시장이 확대되고 호황을 누리게 된 은 사람들의 생활양식에 의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의식이 바뀐 에서 오는 이라 할 수 있다.
 
  많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서술어를 ‘것’으로 처리하는 표현은 논술문에서 아예 쓰지 않으려는 결심을 하고 다르게 표현하는 습관을 갖게 되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Check Check!
자신이 작성한 한 편의 논술문에서 ‘것’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의존 명사 ‘것’은 강조의 효과도 없고, 오히려 자신의 어휘 지식의 바닥을 확인시켜 줄 뿐이다.

 
  ◎ 글 쓰는 과정의 중계 표현
 
  대다수의 학생들은 대학이 원하는 분량을 채우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 결과 ‘어떻게 논증할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하면 빨리 빈칸을 채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자신의 글쓰기 과정을 중계하거나 그 과정을 되새기며 중언부언(重言復言)하게 된다. 중계하는 문장은 자신의 논지를 전개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ㆍ그러면 지금부터 서론에서 제기한 문제점에 대하여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ㆍ앞 단락에서도 말했듯이 인간은 예술을 통하여 삶의 의미를 깨닫기도 하는데, 그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기로 한다.
  ㆍ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환경 문제는 정부의 정책이나 기업의 윤리적인 노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Check Check!
‘나는 지금부터 인생과 철학의 관계에 관하여 쓰겠다.’ 이런 문장을 논술문의 서두에 사용하는 학생이 있다. 이러한 논술문은 유치하다는 평가를 받기 십상이다.

 
  ◎ 문맥에 맞지 않은 단어의 선택
 
  자연스러운 어휘의 선택도 중요하다. 글 속에 사용되는 어휘는 사전적인 의미와 아울러 그 문맥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문맥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어휘를 선택할 때에는 늘 이 점을 생각해야 한다. 비록 어휘의 사전적 의미는 문맥에 들어맞는다고 하더라도 문맥 내에서의 의미가 부자연스럽다면 좋은 표현이 되기 어렵다.
 
  ㆍ우리의 아버지 세대는 인생의 많은 부분(→대부분)을 빈곤 속에서 고통을 받으며 살아왔다.
  ㆍ수출이 2000억 불을 넘어선 것은 기업들이 열심히 기술을 개발한 탓(→덕분)이다.
  ㆍ해시계는 태양의 그림자(→태양이 만든 그림자)가 드리워진 각도나 방향으로 보아 시각을 측정한다.

 
Check Check!
논술의 작성 과정에서 문맥에 맞는 어휘를 선택하는 것은 구성이나 표현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실제로 논술의 과정에서 어떤 주제나 상황에 꼭 들어맞는 어휘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뿐더러 어떤 규칙이나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논술의 과정에서 하나의 어휘가 문맥에 꼭 들어맞는 어휘인가 아니면 문맥에 들어맞지 않는가를 항상 국어 사전을 곁에 두고 찾아보며 평소에 어휘력을 풍부하게 길러 두어야 한다.

 
  ▣ 객관적이지 못한 문장
 
 
  ◎ 감정의 개입
 
  일본 대중 문화 시장을 개방하다니! 어떻게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수 있을까?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신대에 끌려갔던 할머니들의 한(恨) 많은 삶이 아직 보상 문제로 시비가 계속되고 있는데……. 그런 망발을 입에 올리는 사람은 어쩌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일지 모르겠다.
 
  이 밖에 학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감정 표현으로는 ‘너무 ~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천부당만부당하다’, ‘절대로 그럴 수 없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있는데, 모두 논술 문장에는 쓰지 말아야 할 표현이다.
 
Check Check!
논술은 논리 싸움을 하는 과정이지 말싸움이나 감정 대립을 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감정을 담고 있는 문장, 객관적이지 못한 문장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설사 감정이 개입될 수 있는 상황이더라도 반드시 차가운 이성의 힘으로 억누르고 문장을 쓸 수 있어야 한다.

 
  ◎ 모호한 입장
 
  추측을 나타내는 표현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있다.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지나치게 단정적인 표현은 금물이지만, 때로는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범죄는 매우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위 문장은 단정적인 어조로 표현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일반적인 통계상, 사회적으로 널리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같아, -듯하다, -ㄹ 것이다, -일지도 모른다, -하지 않을까 한다’와 같은 구문으로 문장을 종결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Check Check!
몇 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이 단락의 문장들은 모두 논술문을 작성하는 사람의 감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내용의 성격상 필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더라도 감정이 개입된 문장은 주장의 타당성과 설득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만다. 왜냐하면 감정을 앞세우면 자신의 주장은 당연히 옳은 것으로 생각하기 쉬워서, 주장에 따른 뒷받침 논거에 대한 생각은 하지 못해 주장만 있고, 근거는 없는 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좋은 논술문을 작성하는 방법으로 상대방의 주장이나 논거를 적절히 반박하는 방식이 있다. 상대방 논리의 허점을 반박하면, 자신의 주장을 자연스럽게 강조할 수 있고, 논리적 힘도 강화될 수 있다. 그러나 반박과 매도는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 상대방 주장은 반박의 대상은 될 수 있지만, 매도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 생략법과 도치법을 활용한 표현
 
  생략법과 도치법을 사용하는 표현도 금물이라는 점을 알아 두자. 자기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도치법을 이용해 자기 주장을 강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논술문에서 미묘한 감정이란 있을 수 없다. 정확하고 명료한 자기 주장만이 요구된다.
 
  ㆍ이제야 정치 부패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았다, 국회는.
  ㆍ대일 무역 역조 현상이 이러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니…….

 
 
  ◎ 최상급의 표현의 사용
 
  영어의 ‘best’에 해당하는 표현을 사용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논술문에서는 이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인문·사회적인 현상에서 절대적으로 옳거나 바른 것은 존재하기 어렵다. 과학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가장 ~한 것 중의 하나’라는 표현은 우리말 어법에 맞지 않는다.
 
  우리말의 ‘가장’은 최상(最上), 또는 ‘으뜸’의 뜻으로 ‘오직 하나’ 또는 ‘유일함’을 내포하고 있는 말이다. 따라서 ‘가장 ~한 것 중의 하나’라는 표현을 풀어 보면 ‘오직 하나 중의 하나’와 같은 논리적 모순에 부딪히고 만다. 최상급은 객관적이지 못한 논술문을 쓰게 되는 원인이 되고, 우리말 어법에도 어긋날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실업 문제는 현재 우리가 당면한 가장 염려스러운 일 가운데 하나이다.
 
 
  ◎ 가치 판단 어휘의 사용
 
  ㆍ무조건 새로운 이론을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무모하다.
  ㆍ아주 위험한 이론이 나온다 하더라도 그 이론을 중립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ㆍ선거구제나 내각 책임제와 같은 안건은 국민의 이익보다는 당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ㆍ시민 단체는 시민을 위해 자신들의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
  ㆍ인간은 물질적인 충족만으로는 살 수 없다. 따라서 소비 욕구에 그대로 따르는 것은 옳지 못하다.
  ㆍ청소년들의 무례함은 현대 사회가 올바른 예절을 가르치지는 않고 오직 출세를 위한 공부만을 가르친 데서 온 현상으로 나쁜 것이다.

 
  위 문장에서 ‘매우’와 ‘아주’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오히려 논리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과장된 표현으로 논술 작성자의 의견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또한 모호한 서술어를 사용하는 문장도 금물이다. 의견을 낼 때는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수필이나 감상문에서 사용함직한 표현은 유보적인 태도를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것 역시 개인의 감정이나 가치관을 드러낸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옳다’, ‘좋다’, ‘나쁘다’ 따위와 같이 막연하게 가치 판단을 내리는 표현도 논술 문장으로는 금물이다. 오직 논리로만 상대방에게 그러한 느낌을 갖도록 설득해야 하는 것이 논술문의 특징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Check Check!
논술문과 같이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표현이 중심이 되는 글에는 글쓴이의 생각이 개입될 수 있는 수식어는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 논리가 흐트러지고 감성에 얽매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수식어를 여과 없이 사용하는 문장들을 별 고민 없이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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