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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년 7월호

「2007 만점논술」대학별 논술 고사 경향과 대책 / 서울대 2008학년도 논술고사 예시문항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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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평
(종로 논술 연구소 유레카 연구실장)
  서울대가 지난 해 선보인 2008학년도 통합교과형 논술은 서울대의 상징성으로 인해 다른 대학 논술고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8학년도 입시에서는 내신과 수능의 변별력이 낮아지고 대학별고사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서울대에서 발표한 통합교과형 논술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서울대에 따르면, 통합교과형의 개념은 단순히 교과와 교과의 통합이 아닌,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통하여 길러지는 사고력의 통합을 의미한다. 이러한 통합적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하여 서울대는 특정 교과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문제를 예시문제에서 출제했으며, 인문계열 문제에서도 수리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를 추가하였다.
 
  인문계열 문제를 보면, 2500자의 장문을 요구했던 기존과는 다르게 네 개의 문항에 문항당 300~1600자 분량으로 문제를 구성하였다. 문항에 따라 단수 혹은 복수의 제시문과 세 개의 논제가 출제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논술 비중이 높아지면서, 문항별로 채점을 세분화하여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이번 서울대의 2008학년도 예시문항의 주요한 특징은 인문계열 논술에 수리 문항이 추가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수리 문항이 인문, 사회과학 지문과 직접 연계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크게 부담스러워할 필요는 없다. 또한 고등학교 교과서 지문과 주제를 적극 활용 했으며 교육부의 논술 가이드라인을 따라 영어 지문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서울대가 일선 고교의 학교교육 내실화 요구와 교육부의 의견을 일정 정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문항별 분석
 
  문항 1번은 존 로크의 ‘통치론’과 고등학교 『도덕』 교과서의 지문, 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의 내용 등 3개 지문을 제시한 뒤 ‘가’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다’에 대한 학생의 입장 등을 물었다. 이 문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보의 소유권과 고전을 연결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논제1에서 저자의 생각을 기술하라는 출제자의 요구는 요약하라는 말이다. 요약은 제시문에 대한 엄밀한 분석과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또한 교과서 지문을 직접 활용했다는 것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수리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항 2번은 지문에 풀이 과정과 답안을 제시한 뒤 원리와 개념이 만들어지고 적용되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서술할 것을 요구하였다. 서울대는 인문계열 수리 문항은 주어진 통계나 조건 등의 자료를 해석, 응용, 평가하여 논제를 해결하는 문항도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학생의 다각적인 능력을 평가하려는 통합교과형 논술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문계열 학생들에게 수리적 사고를 물을 것이다. 이는 비단 서울대 뿐 아니라 대부분 대학의 통합논술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문항 3번은 시장의 자율성과 정부 개입의 필요성과 관련된 주제이다. 네 개의 지문 중 세 개는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출제되었고, 하나는 미국의 경제학자 칼 폴라니(Karl Polanyi)의 주저인『거대한 변환』에서 발췌했다. 논제는 각 제시문의 입장을 2개 그룹으로 나누고, 그 이유를 설명할 것과 시장경제의 문제점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 대하여 학생의 견해를 물었다. 제시문을 입장에 따라 분류할 것을 요구한 논제 1의 경우, 고려대 논술에서 많이 출제되었던 제시문 간의 연관관계를 밝히는 문제와 유사하다. 제시문 간의 연관관계 분석을 요구한 것은 주어진 제시문에 대한 학생의 이해력과 분석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문항 4번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혼 문제를 다룬 지문이 출제되었다. 그렇지만 이것을 사회현상으로 이혼에 대한 원인과 대책을 묻는 문제라기보다는 이혼율 산정 방식과 관련된 문제이다. 제시된 이혼율 산정 방식의 논리적 오류를 지적하고, 타당한 방식을 논증해 내는 것이 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계자료나 도표에 대한 분석 능력을 높여야 하며,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를 응용하여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훈련을 쌓아야 한다.
 
 
  통합논술 대책
 
  2500자의 장문을 요구하던 서울대 논술이 여러 문항과 문항당 300~1600자 분량으로 변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대비가 필요하다. 글 쓰는 분량이 적어졌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짧은 글을 쓰는 것이 더 곤혹스러울 수도 있다.
 
  적은 분량의 글에선 논점을 잘못 잡는 것은 물론이고, 중언부언하는 작은 실수도 큰 감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글을 쓸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 문항이 많아지는 것은 앞서 얘기했던 대로 채점이 좀 더 세분화된다는 것이다. 세분화된 만큼 평가도 엄밀해질 것이다. 따라서 논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제시문을 꼼꼼히 읽고 분석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또한 문제에서 특정 제시문을 요약하거나 제시문 간 연관관계를 묻는 문제 유형이 출제된 것을 감안해, 평소 요약 훈련과 더불어 여러 제시문을 비교 분석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끝으로, 서울대가 통합교과형 논술을 시행하며 분명히 밝힌 것은 “고등학교 교과과정에 제시된 내용을 토대로 주어진 상황을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사고로 재구성하여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능력을 측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통합논술에 대비하려면 평소 꾸준한 독서와 토론을 통해 독해력을 높이고 깊이 있는 사고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점이다. 더불어 인문계열 학생들도 생태, 생명, 과학 등 과학적 소양을 쌓아두어야 한다.
 
 
  2 자연계열
 
 
조종규
(종로 논술 연구소 / 유레카 수리 대표강사)

  서울대는 작년 2005년 6월 27일에 “2008학년도 서울대학교 입학전형 기본 방향”을 통하여 정원의 약 30%를 선발하는 정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11월 28일에 인문계열과 자연계열로 나누어 각각 논술고사 예시문항을 발표하였다.
 
  서울대의 입장은 통합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논술고사를 통해 암기된 지식이 아니라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측정하고, 교육과정의 정상적인 운영을 통한 공교육의 질적인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통합교과형 논술은 지식기반사회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중심은 암기하고 있는 지식의 양보다 습득한 정보와 지식을 통합하여 주어진 문제의 상황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능력, 즉 비판적·창의적 사고력에 바탕을 둔 문제해결 능력에 있음을 강조하고, 교과 지식의 단순 반복 학습과 암기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탐구하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독서·토론을 통한 사고능력의 배양을 지향함으로써 이른바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왜곡되어 있는 중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논술고사 예시문항을 보면, 인문계열은 총 4문항 중 두 문항이 수리논술문제이고, 자연계열은 수리논술 2문항과 과학논술 3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인문계열 문항 2는 염색체와 관련된 확률문제인데, 문제의 풀이 과정을 제시한 뒤 원리와 개념이 만들어지고 적용되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문제였다. 순열과 관련된 경우의 수와 독립시행을 잘 결합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문제이다. 문항 4는 혼인과 관련된 자료와 이 자료로부터 이혼율 산정 방식을 여러 가지 소개하는 제시문을 주고서 주어진 통계나 조건 등의 자료를 해석, 응용, 평가하여 논제를 해결하는 문항이었다. 주어진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잘 이해하고 분석하여 나름대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이다.
 
  한편, 자연계열에서는 단순 지식의 암기가 아니라 수리적, 과학적 사고력을 묻는 문항을 출제하였는데, 문항에 따라 필요한 관련된 공식이나 참고 자료를 제시하였다. 첫 번째 문항은 잘 알려져 있는 악수(handshaking) 문제였는데, 기본 개념과 원리 간의 상호관련성, 현상을 관찰하여 얻어낸 원리를 확인하고 일반화하는 수리적 추론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였다. 주어진 상황을 이해하고 자신의 주장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두 번째 문항은 중학교에서 배운 기본 작도 문제였는데, 필요한 지식을 제공하고 주어진 상황을 순서에 맞춰 체계적으로, 또는 창의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실생활 문제이다.
 
  서울대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고등학교 전과정의 교과서가 논술 준비의 가장 기본적인 교재이며, 교과서의 내용을 단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교과서가 다루는 주제와 관련된 독서를 통해 다양한 시각과 깊이 있는 사고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생들은 책을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하는 과정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교사는 그 과정이 보다 다각적이고 심층적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논술을 준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통합교과형의 개념은 교과 간의 단순한 통합이 아닌,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통하여 학생의 내면에서 길러지는 사고력의 통합을 의미한다. 따라서 통합교과형 논술을 대비하기 위한 별도의 교과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개별 교과가 제안하는 여러 학습활동을 자기주도적으로 충실히 수행하는 것 자체가 논술을 준비하는 바람직한 방법임을 항상 유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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