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기 이만기의 국어나라 대표
[진행·정리]
李相欣 월간조선 기자〈hanal@chosun.com〉
李相姬 월간조선 조사요원〈gwiwon27@chosun.com〉
<문제> 다음 제시문에서 드러난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바탕으로 과외의 기능과 효과를 고찰하고 「과외 없는 나라」가 되기 위한 우리나라 학교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시오. (문제 제공 : 늘품 미디어)[진행·정리]
李相欣 월간조선 기자〈hanal@chosun.com〉
李相姬 월간조선 조사요원〈gwiwon27@chosun.com〉
(가) 아직 겨우 20세가 된 설리반은 인내심이 강하고 애정이 깊고 그리고 신앙심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녀가 처음으로 본 헬렌 켈러는 이미 6세가 되었는데도 아무런 교육이 되어 있지 않았고 손으로 음식을 먹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닥치는 대로 주위의 물건을 집어던지는 야수(野獸) 그 자체였다.
그날부터 설리반과 눈이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고, 말도 하지 못하는 3중의 고통을 가진 소녀와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얼굴을 씻는 것도 머리카락을 빗는 것도, 나이프와 포크로 식사를 하는 것도 헬렌과 격투를 하면서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단지 울어 대는 것과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의사를 표현해 왔던 헬렌은 엄격한 교육에 전신으로 반항했다.
설리반은 신중하고 끈기 있게 단 하나 남아 있는 인식(認識)의 창구인 촉각(觸覺)을 통해서 암흑에 갇힌 영혼을 향해서 자극을 준 것이다. 그때까지 갇혀 있던 헬렌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열리기 시작한 것은 지화법(指話法)에 의해서 「인형」이란 말을 헬렌이 알게 된 때였다.
헬렌의 기억력과 상상력은 다행스럽게도 무척 강했다.
처음에는 신기한 것 같았지만 반복해서 가르치는 중에 「인형」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자 마치 둑이 터진 것처럼 헬렌의 지식욕은 넘쳐 났던 것이다. 아는 기쁨, 그것이 암흑의 세계로부터 세상 속으로 끌어내었던 것이다. 헬렌의 잠자고 있던 마음은 눈뜨기 시작하고 폭발적인 격렬함으로 언어를 흡수했던 것이다. 모든 사물에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헬렌의 놀람은 그녀를 육체적으로 쇠약하게 할 정도였다고 한다. -「헬렌 켈러」
(나) 「딥스」의 지은이 버지니아 M. 액슬린 박사는 어린이와 부모의 관계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임상 심리학자이다. 일반적인 발달 단계보다 뒤떨어지거나 이상 행동을 보이는 어린이들을 상담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명백한 신체적 손상인 경우를 제외하면 아이들의 문제는 대부분 심리적인 문제, 특히 가정적인 문제이기 쉽다는 것이 그녀의 소신이다.
그녀가 한 유치원으로부터 어떤 소년의 치료를 의뢰받았다. 소년의 이름은 딥스. 유명한 과학자 아빠와 전직 외과 의사인 엄마 밑에서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며 자라는 다섯 살 아이였다. 정신 지체로 의심될 정도로 발달이 느린 언어 능력, 비정상적인 행동들, 사람들과의 원만치 못한 관계…. 딥스는 자신이 만든 감옥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세상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 같았다.
액슬린 박사는 딥스의 치료를 맡는다. 그녀는 딥스가 지능적인 문제가 아닌 정서적인 상처 때문에 혼란스러워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외부로부터 어떤 방식을 강요하기보다는 내부로부터 자유롭게 터져 나오는 유(有)·무언(無言)의 언어들을 들어 줌으로써 자아(自我)를 찾아 나가도록 하는 「놀이 치료」 방식을 사용한다. 딥스는 치료 과정에서 부모, 특히 아빠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아빠로 지정한 인형은 모래산 아래에 묻어 버렸고,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는 도시 설계 놀이에서도 아빠만은 신호등에 가로막혀 집으로 가지 못했다. 아빠를 불난 집에 가두고 나오지 못하게 하기도 하고, 그와 같은 자신의 행동에 심한 죄책감을 가진다. 그러나 딥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다. 오직 자신만이 부수고 나올 수 있는 마음속의 감옥을 하나씩 차례로 부수고 세상 속으로 걸어 나온다. 마음속의 미움과 두려움이 사랑과 자신감으로 바뀔 때, 딥스는 진정으로 자유로운 자아(自我)를 찾았다. -「딥스」
<유의사항>
① 제시문을 그대로 인용하지 마시오.
② 어문 규정과 원고지 작성법을 따르시오.
③ 글의 길이는 1200자 내외(±120자)로 하시오.
▣ 해설
1. 출제 의도를 파악한다
2002년부터 시작된 7차 교육과정은 수준별 학습을 통해 학생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개별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학교 교육이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교육을 수행함으로써 학교 교육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여전히 과외나 학원을 통한 사교육이 성행하고 있다.
사교육의 대표적인 유형인 「과외」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고찰해 보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보는 것은 교육을 전공하고 교사의 길을 걸어 나가려는 학생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2. 논제를 분석한다
논제는 제시문의 독해 방향을 제시하는 기준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문제의 기본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그것을 제시문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한 후 자신의 논리로 엮어 내는 일을 무척 어려워한다. 이는 논술시험에서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일이다.
출제자는 논제와 유의사항을 통해 보통 두 가지 혹은 세 가지의 요구사항을 제시한다. 출제자의 요구사항 혹은 논제는 제시문 분석하기, 의의와 한계 논술하기, 어떤 특성에 대한 자신의 견해 논술하기, 문제점 및 해결 방안 논술하기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문제의 요구사항이 몇 가지인지에 따라 본론의 문단을 몇 개로 구성해야 하는지가 대체로 결정된다. 논술문의 본론에서는 문제의 요구사항마다 최소한 하나 이상의 단락을 설정하여 구체적으로 해명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논술 문제에는 특정한 방향으로 논의를 집중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통일된 채점 기준을 세워 공정하게 채점하기 위해서 유의사항이나 논제의 배경 설명을 통해 논제의 범위나 방향을 제한하는 조건이나 전제, 또는 가정을 제시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이러한 논의의 제한 조건을 반드시 지켜야 하며, 또한 논제를 구체화하는 데 이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 문제의 경우, 수험생은 먼저 제시문에 드러난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파악하고, 둘째 과외의 기능과 효과를 고찰하며, 셋째 「과외 없는 나라」가 되기 위한 우리나라 학교 교육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3. 제시문을 분석한다
제시문 (가)는 맹인(盲人)이며 농아(聾兒)인 헬렌 켈러와 그의 선생이었던 애니 설리반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고 있는 글이다. 이 둘의 관계는 학교 교육만으로는 정상적으로 필요한 수준의 교육 내용을 습득할 수 없는 학생이 자신의 능력과 수준에 맞게 지도해 줄 수 있는 개인 교사를 만나 지도받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제시문 (나)는 이상 발달을 보이는 아동이 놀이 치료를 통해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내면적인 문제를 해결해 낸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 글이다. 이는 학교 교육이 다양하고 많은 교육 내용을 학생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라도 학생 개개인의 지적(知的) 능력과 호기심을 만족시킬 수 있는 형태로 맞추어 주지 못한다면 학생을 올바르게 이끌어 줄 수 없다는 주장으로 연결지을 수 있을 것이다.
4. 문제를 해결한다
●제시문에 나타난 교사의 역할과 학업 성취도에 대해 분석한다
제시문 (가)에서는 학교 교육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학업을 포기해 버리는 수많은 학생들이 교사의 관심과 격려 아래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훌륭하게 학업을 성취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제시문 (나) 역시 학교 교육의 체계가 완벽하고 학생들에게 최상의 교육과 지식을 전달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할지라도 그러한 환경이 맞지 않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학생이 있을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교사의 관심과 이해가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외(課外)의 역할과 효과에 대해 객관적으로 분석한다
과외는 학생과 교사의 비율이 현저히 낮고 학생의 수준과 능력에 맞는 수업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학습 효과가 좋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학교에서도 교사와 학생 비율을 낮추고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수준별 학습 및 개별 학습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과외나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학원이나 과외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 수업을 소홀히 하고 학교 교육 자체를 불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외 없는 나라」를 만드는 것은 그런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어야 한다.
●과외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학교 교육의 방향을 제안한다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이 한 학급에서 같이 수업을 받고 있는 평준화된 학교 제도에서는 수준별 학습이 쉽게 이루어지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게 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학교 수업을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학교 수업이 끝난 오후 시간에 학생들이 학원이나 과외를 통하지 않고도 학교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제도를 운영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특별히 사교육비를 지불하지 않고도 학교에서 필요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사교육을 통한 교육의 불평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과외 자체를 부정하는 것보다는 학교 교육의 질적(質的) 향상을 도모(圖謀)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과외와 같은 사교육의 필요성을 낮추는 쪽이 합리적이다.
5. 예시 개요를 작성한다
● 주제문: 사교육비의 부담 없이 교사가 학생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 서론: 사교육 시장의 팽배로 공교육의 정상화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 본론
① 교사 대 학생의 비율이 낮을수록 학생에게 더 관심을 갖고 교육할 수 있을 것이다.
② 과외는 한 교사가 적은 수의 학생을 지도해 학습 효과가 높을 가능성이 크다.
③ 과외를 부정하고 금지하는 것보다 사교육비의 부담 없이 학교가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 결론: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수준과 능력에 맞는 학습을 통해 공교육의 정상화를 이루어야 한다.
6. 예시 답안을 작성한다
대학이 취업이나 사회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좀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학교 교육 이외의 사교육이 많이 행해지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학교에서 배워야 할 것을 미리 배워 놓고 학교 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오후에는 내내 학원이나 과외에 매달려 있다 보니 정상적인 학교 수업은 오히려 불필요하고 귀찮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학생의 수준이나 능력은 천차만별이다. 두 제시문에서 볼 수 있듯이 교사가 한 학생에 대해 애정을 갖고 그 학생의 능력이나 수준, 문제점 등을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수업을 할 수 있다면, 헬렌 켈러나 딥스처럼 훌륭한 교육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교사가 담당해야 하는 학생의 수가 적으면 교사는 한 학생에게 좀더 관심을 갖고 학생의 특성이나 문제점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질적으로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과외를 비롯한 여러 가지 사교육 열풍으로 공교육이 정상적으로 운행되지 못하게 되자 교육부는 과외를 통한 선행 학습이 학생들의 올바른 학습을 망친다고 주장하면서 과외가 필요없는 입시 제도를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교사가 학생과 더 가까이 하면서 교육을 행하는 것이 학습 효과도 없고, 학업 성취도를 높이지도 못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학교 현장에서도 교사 대 학생의 비율을 낮추고 학생들의 수준에 맞춘 수업을 하고자 하며, 과외의 효과를 부정하는 입시나 교육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외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과외를 금지시키고 과외의 효과를 없애는 입시 제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교육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사교육의 장점을 도입할 수 있는 방향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학교는 평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이 한 학급에 섞여 있어서 모든 학생들에게 적절한 수업을 할 수 없으므로 학교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과 수준에 맞게 수업을 선택하고, 정규 수업 시간 이외에 필요한 부분을 학습할 때 과외를 하는 대신 학교에서 보충 수업을 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과외를 비롯한 사교육이 공교육을 위협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렇지만 사교육을 부정하고 금지시키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공교육의 질을 높여 학생들의 수준과 능력에 맞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공교육의 정상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