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관 성균관大 철학과 교수
성균관大 철학과·독일 트리어大 대학원 졸업. 現 성균관大 철학과 BK21사업팀장, 한국현상학회 편집이사, 철학연구회 이사. 저서 「위대한 철학자들」(공역), 「과학에서 에로스까지」 등.
[진행·정리]
李相欣 월간조선 기자〈hanal@chosun.com〉
李相姬 월간조선 조사요원〈gwiwon27@chosun.com〉
논술고사는 수험생들이 대학 교육과정을 창조적으로 수학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자료 및 정보활용 능력, 지식의 종합 능력, 지식의 현실 응용력 등의 영역 등이 복합적으로 평가되고, 문제도 이에 상응하는 형식으로 출제된다. 성균관大 논술고사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고교 교육과정에서 수험생들이 학습한 여러 교과목을 아우르며 위의 평가요소를 함축하는 형태로 출제되었다. 성균관大 철학과·독일 트리어大 대학원 졸업. 現 성균관大 철학과 BK21사업팀장, 한국현상학회 편집이사, 철학연구회 이사. 저서 「위대한 철학자들」(공역), 「과학에서 에로스까지」 등.
[진행·정리]
李相欣 월간조선 기자〈hanal@chosun.com〉
李相姬 월간조선 조사요원〈gwiwon27@chosun.com〉
요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소위 「통합교과형」 논술이다. 그 특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자료활용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여러 출처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자료가 선택된다. 그리고 고교 교과과정과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등학교 여러 교과내용을 담고 있는 자료들이 제시된다.
인문사회 계열의 경우 문학·사회·사상, 그리고 외국어 영역에서 자료나 제시문들이 주로 선택되는 영역이다. 여기서 문학과 사상은 주로 우리말로 된 소설이나 논설문이 선택되지만, 외국어 자료의 활용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자료 중 일부는 영어 에세이가 제시된다. 또 사회과 영역에서 통계자료의 활용을 통한 사회현상 분석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통계표가 제시되고 있다.
지식의 종합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출처와 상이한 형태의 자료들로부터 연관성을 파악할 것이 요구된다. 물론 이를 위해 출제자들은 자료를 제시할 때 그 자료들이 서로 어떤 맥락을 형성하도록 치밀하게 계산하여 윤곽을 그려 놓는다. 그리고 지식의 현실적 응용력을 평가하기 위해서 제시문과 자료들은 시사적인 문제, 현재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를 진단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의 모색으로 유도될 수 있도록 발췌, 배치되고 있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2002년 성균관大 정시 논술 시험에서는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조건과 도덕적 가치관을 논의하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2004년 수시 후기에서는 페미니즘의 철학적 배경, 여성의 성의식 변화, 출산율 감소 등을 경제·문화적 맥락에서 쟁점화하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수험자들이 고교 교육과정을 통해 이해하고 있는 인문학 관련 지식과 사회과학적 지식을 종합적으로 적용해야만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 문제였다. 자료문(제시문) 제시 또한 같은 원칙에 의거하여 이루어진다. 자료문은 논제와 관련 있는 인문 사회과학 영역을 가로지르는 방식으로 선택되는데 동·서양 고전 그리고 현대문, 신문 기사 및 사설 등에서 3~4개의 지문을 발췌하여 제시하고, 그 내용을 답안 작성 시 활용하도록 한다.

아마도 수험생들이 가장 관심이 있는 부분은 채점자가 주안점을 두는 평가 포인트와 관련된 사항일 것이다. 이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문제의 의도와 출제 요구사항을 충실하게 담아 내고 있는가
성균관大의 경우 논술 문제는 위에서 언급된 영역의 평가를 위해 적어도 4개의 문항으로 출제된다. 영문으로 된 제시문의 내용을 요약하라는 요구사항은 제시문의 논지와 함께 외국어 자료의 활용 능력을 동시에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표나 그래프를 앞의 영문 제시문과 연결하여 해석하라는 요구사항은 표를 해석하고, 그 해석된 내용을 앞의 제시문과 연결시킬 수 있는 종합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둘째, 수험생들이 작성한 답안의 내용이 논리적 체계성을 갖추고 있는가
즉, 문제가 요구하는 사항들을 어떤 비중으로, 어떤 순서에 따라 서술하고 있는가에 따라 답안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문제의 요구사항은 균형 있는 비중으로 논술되어야 한다.
일부 수험생들의 경우 제시문의 논리적 요지를 요약하는 부분을 과도하게 간략히 취급하고 자기 주장만을 장황하게 늘어놓거나, 아니면 그 반대로 자기 주장은 거의 없이 제시문의 내용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다. 답안은 제시된 자료와 문항들의 상호 연관성을 잘 파악하고, 그 연관성을 논리적으로 체계화된 순서에 따라 서술해야 한다.
셋째, 어떤 논거에 의해 자기 주장을 정당화시키고 있는가
이는 실로 논술고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학생들의 답안 중에는 막연히 자신의 사적(私的) 경험,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 또는 자신의 느낌을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견된다. 이러한 답안은 논술이 자기 주장을 증명하는 글 쓰기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불리한 평가를 받게 된다.
넷째, 답안의 독창성이다
이는 수험생들의 창의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상투적이고 정형화된 주장보다는 독특한 시각을 담고 있는 주장이 좀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독창성은 앞서 언급된 세 가지 요소와 잘 결합되어 있어야만 한다. 예컨대, 기발한 아이디어를 담고 있는 답안이라 할지라도 답안의 논리적 체계성, 논거의 정당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끝으로 수험생들에게 한 가지만 충고하고자 한다. 논술고사는 학생들이 지식의 종합을 통해 자신의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또 그러한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따라서 논술고사에 대비하는 최선의 방법은 시험의 요령을 숙지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과 자신이 속해 있는 공동체의 문제와 연결지어 반성해 보는 것, 그리고 그것을 글로 정리하는 지성적 태도를 습관화하는 것, 이것이 바로 논술고사에서 성공하는 최고의 비기(秘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