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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년 9월호

「논술만점 가이드」⑥ 논술 채점 교수들이 말하는 채점 포인트 | 연세大

글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당당한 자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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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연세大 철학과 교수
1955년 부산 출생. 연세大 철학과·美 시카고大 대학원 졸업. 연세大 철학과 학과장, 연세大 교무처 차장 역임. 現 연세大 철학연구소 소장, 계간 「전통과 현대」 편집위원, 한국기업윤리회 회장. 저서 「환경윤리학」, 「한국사회의 도덕개혁」 등.

[진행·정리]
李相欣 월간조선 기자〈hanal@chosun.com〉
李相姬 월간조선 조사요원〈gwiwon27@chosun.com〉
  논술의 목적은 합리적인 근거 대기를 통해서 타인에게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다. 21세기의 지도자는 무조건 자신의 주장을 늘어놓는 사람이 아니라, 타인과 자신의 입장 차이를 인정하고, 그것을 조율한 후에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상호 협조하는 사람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논술이 학업 능력과 인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나는 논술을 통해 학생의 능력을 상당 부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첫째,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가? 둘째, 얼마나 많은 글을 써 보았는가? 셋째, 얼마나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발표했는가? 넷째, 얼마나 다른 사람의 의견을 귀기울여 들었는가?
 
  좋은 논술을 판별하기 위하여 나는 학생들의 글을 읽을 때 다음의 관점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 자신의 주장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는가?
 
  어떤 주제에 대하여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동성애를 찬성하는가, 아니면 반대하는가」라는 주제를 예로 들어보자. 동성애를 찬성한다는 것의 의미는 단순히 길에서 동성끼리 애정표현하는 것을 참고 견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와 동일한 권리를 모든 사회생활에서 누릴 것을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요구하는 것이다.
 
  결혼인정·양자입양·직업선택 등에서 조금도 차별받지 말아야 할 것인지, 아니면 부분적인 제약이 불가피한지, 아니면 전면적 금지인지를 분명하게 드러내야 한다. 주장의 내용에 대하여 배경지식이 요구됨은 물론이고, 표현방식에서 문법과 맞춤법, 그리고 문장표현의 명료성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는 중요한 점이다.
 
 
  ●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가?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더라도, 그 논리에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일관성과 획일성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일관성은 다양한 관점을 취하면서도 하나의 논리로 통일된 논변을 제시하는 것이다. 공자가 「논어」에서 올바른 인간관계에 대하여 일관되게 주장하는 논변은 다양한 관점과 측면에 대한 고려를 하고 있지만, 핵심적으로 「인(仁)」, 즉 「차별적 사랑」인 것과 같은 이치다. 주장의 내용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다양성을 보여 주면서 동시에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다양한 예를 들고 있으면서 일관된 가치를 배경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창의력이 돋보이는가?
 
  창의력은 남들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을 펼치는 것만이 아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실제로 생각하고 있는 것에서도 창의력은 발휘될 수 있다. 기존의 아이디어가 새롭게 연결될 때, 창의성은 나오는 것이다. 한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원칙이 다른 분야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를 밝혀 낸다면, 그것 역시 대단한 창의력의 발휘다. 예를 들어, 물리학의 법칙이 인간의 사회경제 생활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창의적인 것이다. 창의력은 스스로에게 「왜 그런가?」, 「왜 그러 해야만 하는가?」, 「왜 그 반대는 아닌가?」와 같은 질문을 통해서 드러나게 마련이다.
 
 
  ●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가?
 
  논술은 단순한 형태의 지식을 많이 암기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다. 화석 형태의 죽어 있는 지식의 양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객관식 형태의 시험이 오히려 더욱 적절할 것이다. 이미 객관적으로 주어진 문항의 틀 속에서 자신의 해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문제로서 인식하고 그 원인을 파악해, 가능한 대안을 강구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능력을 보고자 한다. 여기에는 상상력과 전략적 사고력을 측정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 상상력은 불가능만을 꿈꾸는 것만이 아니라, 가능성의 한계를 시험하면서 모든 대안을 발굴하는 작업을 말한다. 전략적 사고력은 현실적 제약의 범위 내에서 최상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 종합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를 조화시키고 있는가?
 
  특정 주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제대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사물과 현상을 종합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현실 세계는 원래 복합적인 형태로 존재한다. 우리 자신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분석을 하는 것이지, 세계 자체가 분석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분석을 통하여 개별 현상과 사물에 대한 이해를 철저하게 한 다음에는 반드시 그 연관관계에 주목해야 한다. 사물 자체와 관계에 대한 복합적 사고는 종합적 사고를 가능케 한다. 예를 들어, 도시계획 문제를 바라볼 때, 빈민가에 대한 경제적 조치, 노인들의 복지에 대한 사회적 배려, 문화 생활의 다양성에 대한 정치적 고려 등과 같은 복합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가?
 
  자신의 입장을 전개해 나가는 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글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자세이다.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게 펴고, 그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기대하고, 그 결과에 대해 겸허하고 진솔되게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하다. 오늘날 현실 정치에서 보여지는 무책임한 발언과 현란한 수사학의 잔치 속에서 우리가 공허함과 씁쓸함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신의 말과 글에 대하여 책임지려는 자세, 즉 정정당당한 자신감을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주장의 설득력을 권위에 호소하거나, 애매모호하게 위장할 때 우리는 그 글에서 자신감을 느낄 수 없다.
 
 
  좋은 논술을 쓰기 위해서는 첫째, 많이 읽고, 둘째, 많이 쓰고, 셋째, 많이 듣고, 넷째 많이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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