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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년 9월호

「논술만점 가이드」④ 논술고사 출제경향 분석 | 서울大

창의적 사고력을 중시
한자(漢字) 혼용 제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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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정리]
李相欣 월간조선 기자〈hanal@chosun.com〉
李相姬 월간조선 조사요원〈gwiwon27@chosun.com〉
  서울大 논술 문제는 이제까지 형식과 내용 면에서 세 번에 걸쳐 변화하였다.
 
  첫째 시기(1994~1998학년도)는 논제를 「사회적 문제의 원인과 해결」에 초점을 맞추어 출제하였다. 논술 주제 면에서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문제점과 그 원인 ▲과거·현재·미래의 유기적 연결성과 오늘날 우리가 할 일 등이 출제되었다.
 
  특히, 1997년과 1998년에는 문학 작품의 글 일부를 비교적 길게 주고 그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문제와 연결지어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이끌어 내도록 하는 문제가 2년 연속 출제되었다.
 
  이런 문제 형식은 글의 논지 이해와 문학 작품의 해석을 서로 연결지음으로써 논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형식으로 변형하여 언제든지 다시 출제될 수 있다.
 
  둘째 시기(1999~2001학년도)는 문학 작품 대신에 현대 사회의 핵심 쟁점이 담긴 고전문과 현대문이 제시문으로 주어졌다.
 
  논술 주제로는 ▲공동체에서 개체의 헌신이 지니는 의의와 문제점 ▲도덕성을 갖춘 이성적 인간의 형성 방법 ▲양심적이고 인간적인 삶의 자세들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 ▲동물과 다른 개인의 지적·정서적 차이와 그 의미가 출제되었다. 각 단과대의 전공 특성에 맞는 논술 문제가 전공 계열별로 그와 관련된 배경 지식이 있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형식과 방법으로 출제되었다. 이때 선보였던 다양한 형식과 출제 방식은 2008학년도 논술고사를 출제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되어 다양한 형태로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시기(2005학년도~)는 글의 분량을 1600~2500자로 대폭 늘리고 창의적 사고력을 강조했다.
 
  「한국의 지식인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탐구 자세, 사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 방법」이라는 논술 주제에는 「올바른 인식의 조건과 참다운 의사 소통의 조건은 무엇이고, 그 조건을 규정하는 인식 주체와 언어, 사회적 환경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기본적인 문제 의식이 흐르고 있다. 모의 논술고사에서 선보인 「산업혁명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기계의 발전이 인간의 사회적 관계와 문화적 양식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으며, 이러한 변화가 지니는 의미가 무엇인지 논술하라」는 문제 유형도 앞으로 언제든지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창의적 사고력 중시
 
  서울大에서 발표한 자료를 종합해 보면, 논술고사의 기본 방향을 「제시문을 충실히 읽고 다각적으로 분석한 뒤, 지정된 논제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심층적으로 접근하여 해결 과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것」으로 설정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고력은 기발하고 엉뚱하고 특이한 생각을 해내는 능력이 아니다. 그것은 논제에 대한 자기 나름의 생각을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접근과 논의를 통하여 설득력 있게 정당화하는 능력이다. 서울大에서 제시한 창의력의 평가 기준은 다음과 같다.
 
  ● 심층적인 논의 전개
 
  -본인의 주장이나 논거에 대해 스스로 가능한 반론들의 고려
 
  -본인의 논의가 지니는 더 나아간 함축이나 귀결들에 대해 고려
 
  -논의가 전개되고 있는 맥락이나 배경 상황에 대한 적절한 고려
 
  -묵시적인 가정이나 생략된 전제에 대한 더 나아간 고찰
 
 
  ● 다각적인 논의 전개
 
  -발상이나 관점 전환을 시도
 
  -가능한 대안들에 대한 고려
 
  -여러 개념들의 종합
 
  -암묵적으로 가정된 전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독창적인 논의 전개
 
  -주장이나 논거에 새로움
 
  -문제를 통찰함에 있어 특이함
 
  -관점이나 논의 지평에 참신함
 
 
  예를 들어, 2005학년도 수시 논술에서는 「한국 지식인의 탐구 자세를 모색해 보라」는 논제를 출제하였다. 이에 대한 참고 자료로 두 글이 제시됐다. 「가치와 의미를 배제하는 실증과학을 비판하고, 인간의 역사성과 존재 의미를 다루는 정신과학의 필요성을 옹호」하는 후설의 저서를 발췌한 것과, 「서양인들의 동양 이해가 서양 우월적으로 동양을 체계적으로 왜곡하고 재구성함으로써 동양 나름의 정합성을 지닌 문화 주체임을 인정하지 않게 된다」는 사이드 저서의 한 부분이다.
 
  가치와 의미를 배제하는 실증주의적 관점과 서구 중심주의적 관점이 지배적인 오늘날의 학문 세계에서 「한국의 지식인으로서 어떤 탐구 자세가 필요한지」, 또는 「어떻게 우리 학문의 길이 가능한지」를 구체적으로 모색하라는 문제인 것이다.
 
 
  제시문의 특징
 
  정시 논술의 쟁점은 「사물에 대한 참된 인식이나 지식은 어떻게 가능한가」이고, 핵심 논점은 「인간이 사물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식의 주관성이나 부분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이다.
 
  제시문 (1)은 「일야구도하기」의 한 부분으로서, 사람의 마음 상태나 감각에 따라 동일한 사물도 다르게 인식된다는 내용인데, 이때 감각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해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주제다.
 
  제시문 (2)는 무지의 상태에서 몇 단계의 경험을 거치면서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확대해 가는 과정을 「우물 안의 네 마리 개구리」의 우화를 통해 비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두 제시문의 공통점은 「감각 경험과 순간적이고 단편적인 관찰이 사물에 대한 참된 인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참된 인식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제시문 (1)의 감각에 빠지지 않는 평정심 유지, 제시문 (2)의 대화와 협동을 통해서 진짜 세계의 모습 발견이라는 실마리를 해결의 출발점으로 삼아, 감각적 경험들의 오류를 극복하면서 감각 경험의 부분들을 어떻게 체계화하고 조직화할 수 있는지를 논의해야 한다.
 
  이 논술 문제는 앞으로 학생들이 논술고사를 대비하는 데 여러 모로 많은 단서를 제공한다.
 
  정시 논술에서 漢字 혼용 제시문을 출제하여 漢字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수시 논술에서는 다른 대학과 달리 영문 제시문이 출제되지 않았다. 정시논술 제시문의 성격을 보면 삶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담긴 에세이와 비교적 길이가 긴 우화의 교훈이나 시사점을 통합적으로 사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것은 앞으로 정서적인 글의 이해와 논리적인 글의 논지를 연결시켜 해석하는 논리적이고 통합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다양한 방식으로 출제될 가능성을 보여 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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