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聖 基 배우
1952년 서울 출생. 한국외국어大 베트남어과 졸업. 「황혼열차」로 데뷔, 이후 兒役 배우로 활동. 영화 「만다라」, 「꼬방동네 사람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무사」 등 출연.
1952년 서울 출생. 한국외국어大 베트남어과 졸업. 「황혼열차」로 데뷔, 이후 兒役 배우로 활동. 영화 「만다라」, 「꼬방동네 사람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무사」 등 출연.
커피 광고에 수십 년간 나서다 보니 사람들은 우리 식구가 모두 커피 마니아인 것으로 추측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마니아 수준은 아니지만 하루에도 10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내는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면 잠이 잘 안 온다』면서 가능한 한 피하는 편이다.
나에게 커피는 慣性(관성)에 의해 마시는 뗄 수 없는 존재다. 촬영 현장에서 잠시 휴식시간이 주어지면 내 손에는 당연히 커피 한 잔이 자리잡는다. 물론 내가 마시는 커피는 커피 메이커로 점잖게 끓여 마시는 원두 커피가 아니라 자판기에서 뽑거나 커피 믹스를 종이컵에 탄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날씨가 추운 날 야외에서 영화 촬영이 이어질 때 종이컵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를 홀짝거리며 마실 때는 세상 부러운 것이 없는 기분이 든다.
커피를 끓일 만한 마땅한 기구도 없고 순식간에 빨리 만들어 마셔야 하는 촬영 현장의 분위기 때문에 커피, 설탕, 프림이 한꺼번에 들어 있는 커피 믹스가 내가 주로 마시는 종류다. 물론 집에 있을 때는 아내가 끓여 주는 향이 가득한 원두 커피를 마시는 豪奢(호사)도 누리지만 나의 기억 속의 커피란 커피 믹스일 수밖에 없다.
커피의 본고장이라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곳으로 여행 가면 나는 커피하우스를 열심히 드나들며 맛을 본다.
그러나 왜 그리도 쓰고 왜 그리도 맹맹한지 영 체질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그럴 때 숙소로 돌아가서는 내가 가지고 간 커피 믹스를 타 마셔야 속이 풀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커피를 마셔야 최고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저 자신이 주어진 상황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