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東 鍵 방송인
1939년 황해 사리원 출생. 연세大 교육심리학과 졸업. 前 TBC·KBS 아나운서. 現 한국아나운서클럽 부회장. 삼천리 社外이사. KBS 「가요무대」 진행. 국민훈장 목련장.
1939년 황해 사리원 출생. 연세大 교육심리학과 졸업. 前 TBC·KBS 아나운서. 現 한국아나운서클럽 부회장. 삼천리 社外이사. KBS 「가요무대」 진행. 국민훈장 목련장.
나도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다양한 커피를 마셔 봤는데 브라질 이과수 폭포 근처에 있는 호텔에서 마신 「이과수」 커피가 가장 맛있었다. 아마존 밀림에서 재배된 이과수 커피의 맛과 향을 잊을 수 없다. 브라질 사람들은 조청을 연상케 할 정도의 걸죽한 커피를 즐기는데, 물에 묽게 타서 마시는 이과수 커피는 내 입맛에 딱 맞았다.
각종 커피를 마셔 봤지만, 뭐니뭐니 해도 가장 맛있는 커피는 이른바 한국식 「다방 커피」이다. 인스턴트 커피에 크림과 설탕을 넣고 적당히 휘저어 마시는 우리식 커피가 가장 맛있다.
방송하랴, 사람들 만나랴 늘 바쁘게 지내다 보니 나만의 시간을 갖기 힘들다. 집에 돌아와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 하니 곧바로 쉴 수가 없다.
아내가 잠들면 나는 살며시 일어나 거실로 나간다. 대개 새벽 1시경이다. 매일 한 두 시간 정도 거실에서 홀로 앉아 생각을 정리하고 책을 보는 것이 내 오랜 생활 습관이다. 그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커피이다. 내가 직접 탄 커피를 마시며 창 밖을 내다보면 그 시간에도 차들이 줄지어 달리고 있다. 멋진 야경을 보면서 마시는 커피 한 잔, 그 맛과 여유로움을 나는 사랑한다.
인스턴트 커피를 즐겨 마시다 보니, 외국에 나가도 우리식 다방 커피 생각이 간절하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아내의 화장품 크림통에 커피를 덜어서 갖고 다닌다. 호텔에서 뜨거운 물을 달라고 하여, 크림통에 든 커피를 타서 마신다. 외국 호텔에서 한국식 다방 커피로 고향의 맛을 음미하며 여유를 갖는 것이다.
나는 누구를 만나든 커피를 마신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 열 잔 넘게 마실 때도 있다. 새벽에 커피를 마셔도 잠이 잘 오고, 열 잔 넘게 마셔도 속이 쓰리지 않는 걸 보면, 완전 커피 체질이다. 대학교 때부터 마셨으니, 거의 40년을 마신 셈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