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환경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는 서강大 崔昌燮(최창섭ㆍ60) 대학원장의 여행에 대한 단상이다. 사단법인 맑은물 되찾기운동 연합회 총재로, 독도 되찾기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는 崔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여행 마니아. 하지만 그는 단순 여행을 즐기는 차원을 넘어 인간 삶의 바탕인 「자연과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유독 강조하는 입장이다. 자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연과 더불어 사는 방식을 배우러 다니는 게 바로 「여행」이라는 것이다.
崔昌燮 원장이 여행에 눈을 뜨게 된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강원도 양양 하조대에서 맛본 탁 트인 동해의 청량감이 너무 강하게 남아 대학시절 무작정 떠나기를 즐겼고, 유학생활과 교수로 재직하며 본격 여행 마니아로서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그간 국내 주요 명소는 산간-도서지역까지 거의 둘러본 편이고, 40~50개국의 아름다운 여행지도 가슴속에 선명하게 담아두고 있다.
맘 먹고 떠나는 여행이 일년이면 서너 차례. 「여행인 클럽」 회원들과 두어 번, 그리고 부인 등 가족 나들이도 자주 떠나려 애쓰는 편이다. 특히 세계 유수의 미디어 관련 조직 아시아지역 회장과 각종 언론 학회를 이끌고 있는 인연으로 지난 30여 년 동안 해외 각지를 더 많이 찾을 수 있었다.
崔원장은 「여행」의 유익함을 「독서」의 그것에 곧잘 빗댄다. 思惟(사유)의 근거를 제공하는 독서야말로 삶의 철학을 세우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듯이 「여행」 또한 인간에게 유사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헝클어진 이삿짐을 방안 가득 부려 놓고 나면 어찌 다 들어갈 공간이 있을까 싶지만 하나하나 정돈하다보면 신기하리만치 제 자리를 찾게 되듯, 인간의 사고를 精製(정제)시켜 주는 게 바로 「여행」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여행은 한가한 사람들의 유희가 아닌 건강한 삶을 위한 기초 자양분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여행 중 잠을 충분히 자라』崔昌燮 원장은 결코 화려한 여행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천하의 「미식가」로 통하는 그는 여행지의 特味(특미)만큼은 반드시 챙긴다. 숙소에도 신경을 쓰는 편. 高품격보다는 깔끔한 곳을 찾고 있다.
대체로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편이라는 崔원장은 1987년 공산 크메르루즈 지역 여행 중 겪은 고생을 잊을 수 없다. 당시 MBC 특집 다큐멘터리 「킬링필드를 가다」 인터뷰어로 취재에 나서 국내 최초의 훈센 총리 인터뷰로 凱歌(개가)를 올리기도 했지만, 孤立無援(고립무원) 사회주의 국가에서 예측불허의 숱한 고난도 함께 겪어야 했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접한다는 희열과 일에 대한 열정은 눈앞에 닥친 시련을 능히 극복하게 해주었단다.
崔昌燮 원장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었으면 하고 진한 아쉬움을 가졌던 장소」로 미국 뉴욕 북부 핑거레이크 호수의 한 아름다운 산장을 꼽았다. 당시 유학시절 애인도 없는 처지에서 친구 부부와 함께 환상적 풍광을 만나게 되자 그처럼 아쉬울 때가 없더라고 말한다.
崔원장은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이것만은 지켜보자」며 세 가지 사항을 제안했다. 첫째가 여행 중 잠을 충분히 자라는 것이다. 밤새 술 마시다가 정작 낮에는 졸린 눈으로 허겁지겁 눈도장 찍는 모습만큼은 삼가자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무절제한 쇼핑」을 자제할 것을 강조했다. 다분히 즉흥적인 쇼핑으로 별 소용 없는 천덕꾸러기를 잔뜩 안게 되는 것이야말로 대표적인 낭비라는 것이다.
아울러 「급행료를 내지 말자」고 했다. 해외 여행 중 조금만 일이 안 풀려도 슬그머니 급행료를 내는 한국 여행자가 많다 보니, 웬만한 나라에서는 한국 여행객을 완전 「봉」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崔원장은 여행 중 사진 촬영 등 취재를 꼼꼼히 하는 편으로 그간 촬영한 필름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러나 워낙 바쁜 일정으로 지금껏 여행 관련 著書(저서)를 낼 겨를은 없었다. 하지만 이 다음에 시간이 난다면 여행자를 위한 지침서 정도는 낼 의향도 갖고 있다고 했다.
崔昌燮 원장은 그 누구보다도 우리 땅을 사랑하고 있노라고 자부하는 인물이다. 때문에 제주도, 우도, 울릉도, 백령도 등 국내 사람의 발길이 닿을 수 있는 곳이라면 열심히 돌아 다녔다고 한다. 그도 모자라 물속 환경까지 지키고자 그는 스킨스쿠버 동호회 활동에도 열심히 동참하고 있다.
『인간과 자연의 단절된 관계 회복을 위해 더 열심히 여행하며, 우리 땅을, 지구촌을 굳건히 지켜 나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