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 三 允
1951년 경남 고성 출생. 한국외大 무역학과 졸업. 고대문명 유적지와 세계문화유산 등을 중심으로 60개국을 여행하였으며 200여 곳의 세계문화유산을 답사하였다. 저서: 「두브로브니크는 그날도 눈 부셨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나는 박물관에서 인류의 꿈을 보았다」 등.
出애굽 길을 답사하다 요르단 남쪽의 룸 광야를 지나게 됐다. 이스라엘 백성이 40년 광야 생활 중 무려 38년이나 머물렀다는 곳이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곳으로 가는 버스 속에서 만난 유럽 배낭족들과 어울려 도착하자마자 「캐러밴」을 빌려 타고 바퀴가 푹푹 빠지는 광야의 사막길 이곳저곳을 누볐다. 잔잔한 모래밭, 기기묘묘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곳이라 레스토랑 두어 개를 제외하곤 人工(인공)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바위에 누군가 새겨 놓은 바위 그림도 세월 탓인지 人工物(인공물)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1951년 경남 고성 출생. 한국외大 무역학과 졸업. 고대문명 유적지와 세계문화유산 등을 중심으로 60개국을 여행하였으며 200여 곳의 세계문화유산을 답사하였다. 저서: 「두브로브니크는 그날도 눈 부셨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나는 박물관에서 인류의 꿈을 보았다」 등.
정말 인상적인 것은 뉘엿뉘엿 사라지는 夕陽(석양)과 그 빛을 받아 뿜어나오는 신비로운 色調(색조)였다. 황홀 그 자체였다. 해가 지자 기온은 뚝 떨어졌으나 별만은 총총했다. 나는 2인용 임시 텐트 속으로 들어가 그 별을 헤다 잠이 들었다.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최남단의 아카바까지 갔다가 거기서 다시 「룸 광야」行 버스를 타면 된다(소요시간 1시간30분). 현지에선 캐러밴을 빌려 타고 사막 이곳저곳을 달릴 수가 있으나 숙소만은 2인용 임시 텐트가 유일하다. 그곳에선 식사도 제공된다.
칼릴 지브란의 故鄕, 레바논의 오지마을 브사레레바논은 중동국가인데도 사막이 없고 石油(석유)도 나지 않는다. 대신 사철 내내 흰 눈이 덮인 산이 있고 물도 풍부하다. 舊約 聖書에 자주 등장하는 白香木(백향목)은 이 나라 國木(국목)이다.
세계문화유산 답사차 들르긴 했으나 「예언자」의 詩人이자 畵家인 칼릴 지브란의 고향이 북쪽 어느 산골에 있다 하여 하루 시간을 냈다. 지중해안의 트리폴리에서 산길을 따라 오르자 筆舌(필설)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風光이 펼쳐졌다. 짙푸른 樹木, 雲霧(운무)에 가려진 高峰, 깊게 패인 낭떠러지…. 奧地(오지) 마을 브사레는 詩人이 옅은 물감으로 그린 인물화로 가득한 박물관과 그의 시신을 모셔놓은 지하동굴로 나를 맞았다. 그 답례로 나는 詩人의 墓(묘) 앞에 한동안 서 있었다.
●레바논의 북부도시 트리폴리에서 가까우나 정기 교통편은 없다. 따라서 트리폴리에서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요금은 20달러 전후. 길은 꼬불꼬불하고 1500m가 넘는 高地라 경험 있는 운전기사와 동행하는 게 좋다. 現地에는 먹을 것을 파는 가게가 없으므로 준비를 요한다(레바논 비자는 요르단에서 받을 수 있다).
아스완에서 룩소르까지 나일 크루즈카이로에서 룩소르로, 거기서 다시 아스완으로 이동했다가 결국 아부심벨 神殿(신전)까지 내려갔다. 아부심벨은 아스완에서 당일치기 답사가 가능해 숙소를 아스완에 잡고는 일대를 뒤졌다. 거기서 룩소르로 되돌아올 때에는 아홉 시간 걸리는 버스 대신 2박 3일 소요되는 유람선 「누러(Noor)」를 탔다. 그 날의 승선 인원은 70명 정도.
나는 이탈리아 청년을 벗삼아 갑판 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도·프랑스·영국 여자들과도 어울렸다. 서양 여자들은 날씨가 좋으면 비키니 수영복 차림으로 갑판 위를 거닐어 눈요기까지 선사했다. 그런데 유람선이 강변 근처의 유적을 지나게 될 때쯤 깜깜한 밤중임에도 승객들을 내려 놓았다. 달밤에 異國(이국) 친구들과 古代 이집트의 역사 속을 더듬어보게 했다. 분명 색다른 경험이었다.
●아스완의 강변에 나가면 크고 작은 유람선들이 많다. 그 가운데서 자기의 취향과 주머니 사정에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숙소에서 정보를 구해 미리 살펴보고 나가면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유람선 누르의 경우, 2박3일에 아침 포함 120달러(독방) 정도라 호텔비보다 저렴한 편이다. 단, 점심 저녁은 船內(선내)에서 사먹어야 한다.
인도네시아의 민속마을 타나 토라자타나 토라자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한가운데 있는 작은 민속마을이다. 배(船) 모양으로 생긴 목조가옥 통코난과 물소를 잡아 치르는 성대한 장례식, 屍身(시신)을 바위벽 속에 안치하는 매장 풍습 등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 가려면 발리에서 비행기와 버스를 차례로 갈아타야 한다.
2층 구조의 거대한 통코난은 토라자族의 氣像(기상)을, 검은 물소 몇 마리를 잡아 그 고기를 이웃에게 나눠 주는 장례식은 死後세계에 대한 그들의 확고한 믿음을 보여 주는 듯했다. 그들은 式이 모두 끝나자 구경꾼인 우리에게도 토라자 커피와 떡을 나누어 주었다. 유창한 영어로 『토라자를 좋아하세요』라고 묻는 그곳 여학생의 질문에 나는 주저 없이 『예스』라고 대답했다.
●먼저 술라웨시의 州都(주도) 우중팡당까지 비행기로 가서, 거기서 버스로 갈아탄다. 현지까지는 7시간이 소요된다. 싼 숙소는 많으며, 교외로 나다닐 때에는 가이드를 동행하고 택시를 이용하는 게 좋다. 비싸지도 않은데다 안전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갈릴리 바다의 「베드로 생선」예수가 漁夫(어부) 베드로를 만났다는 이스라엘 북쪽의 갈릴리 바다는 말처럼 바다가 아니라 湖水(호수)다. 그래서 민물고기가 잡힌다. 예루살렘에서 아침 일찍 떠난 「갈릴리 투어」 버스는 먼저 예수가 베드로를 처음 만난 호수邊(변)의 가버나움 유대회당과 五餠二魚(오병이어) 기념교회를 찾았다. 언덕 위의 八福(팔복)교회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고 점심식사를 위해 곧장 인근 최대 도시인 디베라로 달렸다.
호수 변에 즐비한 레스토랑 가운데 한 곳으로 안내된 우리는 밥과 샐러드, 구운 생선이 든 식판을 하나씩 받았다. 생선은 그저 그런 게 아니었다. 이름하여 「베드로 생선」. 유래가 있는 데다 맛도 좋아, 나는 그 뒤로도 그 맛을 잊지 못해 구운 생선을 찾곤 했다. 결코 쉽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은 治安관계로 장거리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버스가 다니지 않는 곳도 많다. 갈릴리 지역도 그 중의 하나다. 「에게(Egge)투어社」가 운영하는 1일짜리 「갈릴리 투어」를 이용하는 게 좋다. 物價가 비싼 나라라 요금도 마찬가지다. 점심은 대개 「베드로 생선」이 나오는 레스토랑에서 들게 되며, 식사 후에는 보트로 갈릴리 바다를 한 바퀴 돌기도 한다(비자는 국경에서 받을 수 있으며, 이때 「페이퍼 비자」, 즉 별지 비자를 받는 게 좋다).
체코의 체스키 크룸로프 맥주中部 유럽에선 中世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혁명과 전쟁 등 大사건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도 중세의 틀이 여전히 살아 있어서이다. 이런 곳 중의 하나가 체코 남부 블타바江을 끼고 있는 체스키 크룸로프다.
붉은 기와 지붕을 이고 있는 4∼5층짜리 건물들 위로 상부가 뾰족한 원통형 탑이 목을 길게 빼고 서 있는 것이 동화 속의 城(성)을 방불케 했다. 거기에다 골목은 왜 그리 좁고 꼬불꼬불한지…. 그래서 발걸음은 더뎌질 수밖에 없었는데, 길가의 CD 가게에선 연신 스메타나(체코 음악가)의 음악이 흘러나왔다.
강에 다다른 나는 성으로 곧장 들어가지 않고, 그 앞 카페의 목 좋은 곳에 앉아 부드바 맥주로 목을 적시며 다시 한번 원통형 탑을 바라보았다. 목구멍에 와닿는 쓰면서도 부드러운 觸感(촉감), 눈으로 느껴지는 美感(미감)이 하나가 되자 몸에서 힘이 솟았다. 이곳은 버드와이저 麥酒(맥주)의 고향이었던 것이다.
●체코 프라하에서 열차나 버스로 먼저 체스케 부데요비체로 갔다가(4시간 소요), 거기서 다시 버스로 갈아탄다. 현지에도 숙소가 많으나 1일 관광을 원한다면 체스케 부데요비체에 숙소를 잡는 게 좋다. 체코 전통 요리에 부드바 맥주를 곁들이면 훌륭한 식사가 될 것이다.
프랑스의 롱상교회프랑스 동부의 국경도시 스트라스부르 인근엔 롱상(Ronchamp)이란 곳이 있다. 20세기 최고 건축가 르 코르비지에가 1955년 세운 「롱상교회」가 서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명성과는 달리 교통은 불편했다. 너무나 외진 곳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고생한 보람은 있었다.
롱상은 숲과 풀밭과 야트막한 언덕으로만 되어 있어 風光이 좋은 데다, 교회의 모습이 배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교회는 모난 곳이라곤 찾을 수 없는, 물 위가 아니라 하늘을 나는 비행접시 같아 보였다. 롱상교회는 현대건축에 대한 내 생각을 바꿔주었다. 교회의 내부 또한 신비스러웠다. 그것도 환희로 가득 찬.
●스위스 국경과 가까운 벨포르(Belfort)와는 그리 멀지 않으나 작은 마을이라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렌터카를 이용하든가 히치하이크로 해결해야 한다. 현지에는 숙소도 없다.
詩人 파블로 네루다가 최후를 보낸 칠레의 이슬라 데 네그라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버스로 2시간 반쯤 걸리는 이슬라 데 네그라(검은 섬이란 뜻)는 섬이 아니라 해변이다. 내가 이곳을 찾은 것은 詩人 파블로 네루다의 마지막 안식처였던 「네루다의 집」 때문이었다. 나무로 지어진 그 집은 험상궂게 생긴 바위들이 드문드문 박혀 있어 詩想(시상)을 가다듬기에 더 없이 좋았다. 집은 모래밭과 파도가 넘실대는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한 곳은 부인 마틸다와 시간을 보냈던 살림집으로 아기자기하게 장식돼 있었고, 다른 한 곳은 모형 범선과 海圖(해도), 나침반, 파이트프 조개껍질 등 온전히 그의 수집품들로 가득했다. 입구의 안내소에는 그의 詩句(시구)가 적힌 액자가, 모래밭과 집 사이의 경사지에는 詩人과 마틸다의 무덤도 있어, 나는 계속 詩人만 생각했다.
●산티아고에서 버스편으로 비냐 델 마르로 갔다가 거기서 다시 갈아타고는 「네루다의 집」(Casa de Neruda)이라고 기사에게 말하면 해산물 레스토랑 앞에 내려 준다. 먼저 그 식당에서 배를 채우면서 분위기를 익힌 다음, 100m 정도 떨어져 있는 네루다의 집을 찾으면 된다. 주위에는 숙소가 없다(칠레는 비자가 필요하다).
영국 런던의 自然史박물관광대 무변한 우주, 다양하기 짝이 없는 지구 생명체들, 유유히 흐르는 시간의 세계, 무한한 인간의 잠재력 등을 내가 분명하게 깨달은 것은 1981년 5월, 런던의 자연사박물관에서였다. 전시관을 가득 채운 수많은 표본은 물론, 녹취해 들려 주는 새들의 울음소리, 다윈과 린네의 像(상) 등을 차례로 보다가 나는 내 몸과 정신을 휘감고 있던 나른함이 갑자기 팽팽한 긴장감으로 바뀌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도 분명해졌다. 그 뒤로 나는 문명과 역사의 궁금증을 푸는 일에 매달리게 됐다.
●런던의 사우스 켄팅턴 지구에 있어 찾기 쉽다.
니스의 샤갈 미술관나는 샤갈을 좋아한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이 땅에 붙박이가 되어 있지 않고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듯해서이다. 南프랑스 니스에 있는 聖書 메시지 미술관에 걸려 있는 성서 連作(연작)들도 물론 그러하다. 그는 이런 등장 인물들을 통해 과연 무엇을 보여 주려 한 것일까? 그리고 아이들이 그린 듯한 붓 놀림과 原色(원색) 사용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데도 그는 그런 그림 아래에 인간의 창조, 낙원, 아담과 이브, 노아의 방주 등의 이름을 붙여 놓았다. 太古(태고)의 이야기들이니 상상을 마음껏 펼쳐보란 듯이. 인근에는 「색채의 마술사」 마티스 미술관도 있었다.
●니스는 南프랑스의 유명한 도시라 비행기, 열차, 버스 등으로 쉽게 연결된다. 샤갈 미술관은 고급 주택가인 독토르 메나르 거리에 있어 토박이에게 물으면 잘 가르쳐 준다.
미국의 산타페500년 前 푸에블로 인디언들이 지은 아도베(흙벽돌) 공동주택이 아직도 건재한 타오스. 그곳으로 가는 길에 산타페를 들르게 됐다. 눈을 시리게 하는 파란 하늘과 코끝에 와 닿는 상큼한 공기, 대문 앞까지 승객을 데려다 주는 공항 리무진의 「도어 투 도어 서비스」, 그 때 차 안에서 훔쳐 본 집 안의 아늑한 풍경, 두터운 아도베로 중무장했으나 그게 장벽이 아니라 추위를 녹여 줄 두툼한 방한복처럼 느껴지는 교회당과 호텔들…. 나는 그 순간, 소설가 D. H. 로렌스가 『산타페는 나를 영원히 바꿔 놓았다』고 한 말의 뜻과, 미국인들이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산타페를 꼽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뉴멕시코의 알부퀘케 공항에서 버스 겸 택시인 리무진으로 연결된다. 호텔도 대부분 아도베(흙벽돌)로 지어진 것이라 값은 비싸지만(미국 물가로는 그리 비싼 편이 아니다), 특이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역사가 묻어 있는 도시, 이란의 이스파한唐草(당초) 문양을 이루는 線들이 매우 율동적이다. 시작도 끝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것들의 끝없는 반복! 중세 이란의 도시 이스파한의 名物 이맘 모스크와 체헬 소툰(40柱宮), 가푸 궁전의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아라베스크 장식은 有限한 地上의 것이 아닌 無限한 天上의 세계를 표현해 내고 있었다.
이맘 모스크와 가푸 궁전이 있는 이맘광장에서 내가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17세기에 축조된 세계 최대 크기의 이맘 광장은 녹색의 잔디가 깔려 있고, 곳곳에서 분수가 물을 내뿜고 있으며, 시민들은 가족들과 함께 한가로운 시간을 보낸다. 행복은 국민소득만으로는 표시될 수 없는가 보다.
●수도 테헤란에서 버스와 비행기로 연결된다. 숙소는 등급별로 있으며, 여유가 있는 편이라면 이 도시 최고인 아바시 호텔을 권하고 싶다. 아라비아 왕자나 공주 같은 대접을 받을 수도 있을 테니까(이란은 비자가 필요하다).
볼리비아의 「태양의 섬」「안데스의 눈물」이 만든 티티카카 호수의 잔잔한 水面 위로 흰눈을 뒤집어 쓴 봉우리들이 비친다. 한 폭의 동양화다. 페루와 볼리비아의 공동 소유인 티티카카 호수는 잉카와 티와나코 문명이 태어난 문명의 텃밭이기도 하다.
호수 가의 작은 볼리비아 도시 코파카바나에서 「티티카카 호」를 타고 2시간 달려 만난 「태양의 섬」은 잉카 왕국의 始祖(시조) 망코 카파크와 그의 아내 마마 오크요가 降臨(강림)한 곳이라 그 일을 기념해 세운 네모난 돌과 성스런 샘이 있었다.
샘은 100여 개의 돌계단으로 이루어진 「잉카계단」을 힘들게 오르고서야 만날 수 있었는데, 샘물을 마시면 영원한 젊음과 福을 누릴 수 있다 하여 여러 잔을 들이켰다. 다른 잉카의 순례자들도 그렇게 했다.
●페루의 쿠스코에서 볼리비아로 넘어가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도시가 코파카바나인데, 거기서 모터보트를 타면 된다. 섬에는 최고급 숙소가 있긴 하나 크루즈 여행자에게만 개방될 뿐 일반 여행자는 받지 않는다. 나머지는 민박인데, 1박에 1~2달러 수준이다. 촛불로 밝힌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식사도 판다(페루는 무비자이나 볼리비아는 필요하다. 그러나 리마에서 받을 수 있다).
이스탄불의 세마하네에서 본 황홀경의 춤 데르비시원통형 모자, 온몸을 휘감을 듯한 넓은 치마, 짧은 幕間(막간)의 반복, 침묵 속의 댄스…. 데르비시(Dervish, 圓舞)는 보는 이를 황홀경으로 빠뜨렸다. 알고 보니 댄서 자신이 그런 세계를 경험하고자 데르비시를 춘다는 것이다. 데르비시의 고향은 아나톨리아 고원의 콘야이나 그곳에선 1년에 딱 일주일, 그것도 12월에 한해 볼 수 있다. 내가 그곳을 찾은 것은 3월. 그런데도 나는 그걸 보았다. 이스탄불의 舊市街에 소재한 세마하네란 곳에서 매월 한 차례 관광객을 상대로 춤판을 벌이기에 볼 수 있었다.
데르비시는 메블라나 敎團(교단)의 수련방식이다. 그들은 눈을 감고 몸을 팽이처럼 빙글빙글 돌리면서 神과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다.
●유럽 및 아시아의 대도시와는 항공편으로 연결된다. 호텔과 레스토랑 역시 무척이나 다양하다. 매월 세 번째 토요일 오후에 데르비시 춤판이 벌어지는 세마하네는 舊시가인 갈라타세라이 지구에 있다.
지브롤터의 꼬리 없는 원숭이짙푸른 地中海와 大西洋이 서로 만나는 좁다란 해협을 더욱 좁게 만드는 지브롤터. 이곳은 이베리아 반도의 남단에 위치한 가파른 바위산으로 현재 英國領(영국령)이다. 지리·지형상 전략 요충지라 영국이 한번 점령한 이래 300년 가까이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곳 바위산에는 희귀동물에 속하는 꼬리 없는 원숭이 「에이프(ape)」가 산다. 그래서 에이프는 지브롤터의 名物이 됐다. 재미있는 것은 이 바위산에 에이프가 살고 있는 한 영국의 지배가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 영국인들의 존재다.
●스페인 남단의 항구도시 알헤시라스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국경을 건너면 시내버스를 탈 수 있다. 호텔과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중심가를 한 바퀴 돈 다음에는 바위산으로 오르는 케이블 카를 타고 섬 전체를 내려다보는 게 좋다.
불교 石刻 예술품, 중국의 大足大足(대족ㆍ중국 重慶 인근 소재) 石刻 유적만큼 불교의 윤회, 열반, 지옥 등의 개념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오른쪽으로 모로 누운 길이 31m의 臥佛(와불), 지옥에서 갖은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인간 群像(군상)들, 커다란 圓(원)을 그린 다음 여러 개의 칸을 만들어 무언가를 새겨 놓은 輪廻圖(윤회도)는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었다면 결코 태어나지 않았을 것임을 현장에서 깨달았다. 이런 걸작이 일반 불교 성도들의 募金(모금)에 의해 축조됐다는 사실을 알고는 다시 한번 놀랐다.
●重慶(중경)에서 대족까지는 버스로 1시간 반, 成都(성도)에선 4시간 정도 걸린다. 석각은 시내에서 20km 정도 떨어진 寶頂山(보정산)과 시내의 北山(북산)에 집중돼 있으며, 보정산까지는 버스가 다닌다. 대족 시내엔 중급 호텔이 여럿 있다(중국은 비자가 필요하다).
세계의 不可思議, 南태평양의 라파누이南태평양의 외딴 섬, 라파누이(일명 이스터섬)엔 앞으로 툭 튀어나온 이마, 매부리코, 긴 턱, 큰 귀를 가진 모아이(인물석상)가 바다를 등지고 서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두 눈을 감고 있다. 두 팔은 겨드랑이에 붙이고 두 손은 배꼽 아래서 서로 만난다. 이 모습은 원주민 라파누이를 닮았다기보다는 백인의 용모에 더 가깝다. 그렇다면 모아이는 도대체 누굴 모델로 했다는 것인가. 전체 길이가 20m나 되는 거대한 石物은 또 어떻게 옮기고 세웠단 말인가. 바퀴를 사용한 흔적은 그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다는데….
●산티아고에서 비행기로 4시간 걸린다. 주 3~4회 운행. 그러나 여름철엔 찾는 사람이 많아 2~3개월 전에 예약해야 자리를 얻을 수 있다. 현지에는 호텔이란 이름의 숙소는 없고 대개는 펜션, 민박 형태다. 식사도 제공된다. 대중 교통수단은 없으므로 렌터카나 가이드 겸 기사가 딸린 차를 구해야 한다(칠레는 비자가 필요하다).
고대문명 유적, 멕시코의 우스말멕시코의 유카탄 반도는 마야人의 땅이었다. 그들이 신전도시로 건설했던 치첸이차와 우스말 유적이 그걸 증명해 준다. 유카탄의 州都(주도) 메리다에 숙소를 정하고 하루는 치첸이차, 다른 하루는 우스말을 찾았다. 하루에도 몇 차례 버스가 다녀 교통은 좋은 편이었다. 우스말行 버스에서 전날 한 번 만난 적이 있는 여성과 다시 만났다.
내리자마자 나는 그녀에게 아는 체를 했다. 우스말은 찾는 이가 많지 않아서인지 레스토랑도 없어 우리는 각자 가져온 빵으로 점심을 때웠다. 마법사가 하룻밤 만에 세웠다는 「마법사의 피라미드」를 둘러보고는 마법에 걸린 사람들처럼 우리는 유적과 밀림 속을 거닐었다. 그 날 그것들은 유적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무대장치」에 지나지 않았다.
●메리다~우스말 간에는 하루 서너 차례 버스가 다닌다. 현장에는 이렇다 할 식당이 없는 데다 유적지가 넓어 요깃거리를 준비해 가는 게 좋다. 메리다에는 다양한 형태의 숙소가 있으며, 먹을 만한 식당도 많다. 볼거리 또한 풍부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