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인 맹씨 영국 명문 LSE에 다니는 듯… “얼굴 본 사람은 없어”
(LSE 한인 박사 과정 모임 회장)
⊙ 뉴몰든 한인 사회에서도 주신씨 부부는 유령 같은 존재
⊙ 세간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나? 올봄 이후 교회에 안 나와
⊙ 박 시장 가족이라는 사실 철저히 숨긴 듯. 교회 전 집사는 ‘차 태워주면 유자차 대접한
착하고 성실한 부부’로 기억
(LSE 한인 박사 과정 모임 회장)
⊙ 뉴몰든 한인 사회에서도 주신씨 부부는 유령 같은 존재
⊙ 세간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나? 올봄 이후 교회에 안 나와
⊙ 박 시장 가족이라는 사실 철저히 숨긴 듯. 교회 전 집사는 ‘차 태워주면 유자차 대접한
착하고 성실한 부부’로 기억
영국 출장 중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씨를 만나보기로 한 것은 그에게 꼭 묻고 싶은 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월 박 시장의 아들 주신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승오 박사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다른 피고인들에게도 벌금 700만~1500만원을 선고했다. 주신씨의 병역 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은 이들에게 벌금 300만~500만원을 구형(求刑)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더 높였다.
양 박사 등은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신씨가 대리 신검을 통해 불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이 제기한 의혹의 핵심은 주신씨가 2011년 허리디스크로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는데 당시 병무청에 낸 MRI가 다른 사람의 것을 바꿔치기해 냈다는 것이었다.
주신씨는 이 사건이 논란이 됐던 2012년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 촬영을 해 MRI에 찍힌 인물이 본인과 동일인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피고인들은 MRI에 찍힌 척추 부분이 20대 청년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노후했다며 다시 의혹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주신씨의 영상 촬영에 대리인 개입은 없었고 공개 검증 영상도 본인이 찍은 게 명백하다”며 “피고인들이 대리 신검이 기정사실인 양 단정하는 표현을 쓰는 등 죄질이 무겁다”고 했다.
피고인들의 주장은 당초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세브란스병원 공개 촬영엔 줄잡아 10명가량이 참여했다. 검증을 속이려면 이들이 모두 입을 맞춰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법원 판결은 이런 무리한 의혹 제기에 선을 그은 것이다.
피고인 측은 곧장 항소했다. 주신씨가 재판장에 나와 한 번만 재검증을 하면 끝날 일을 하지 않는 것은 뭔가 감추는 게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양 박사의 변론을 맡은 차기환 변호사는 “경찰 및 검찰은 박주신을 고발한 여러 사건에서 단 한 차례도 그를 소환하여 조사하지 않았다”며 “(주신씨를) 소환해서 엑스레이만 찍었어도 문제는 해결될 수 있었다. 이 사건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서는 핵심 증인인 박주신씨에 대한 증인 소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맞다. 이 사건은 주신씨가 한 번만 재검증을 했다면 끝났을 것이다. 주신씨는 증인으로 나오라는 재판부 요청에 끝까지 응하지 않았다. 주신씨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박 시장 측은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은 국가기관 등이 이미 6번이나 확인을 끝낸 사안”이라고 했다. 의혹 해소를 위해 할 만큼 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주신씨의 부친인 박 시장은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다. 주신씨에게 일반인보다 훨씬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주신씨가 법정에 나오지 않는다면 박 시장은 이 사건으로 인해 서울시장 임기 또는 대선 기간 내내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야권의 관계자는 “불필요한 논란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라도 주신씨는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차남은 아버지를 위해 공개 검증에 임했다.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이 전 총리가 청문회를 앞두고 ‘차남 병역 비리 의혹’으로 공격당하자 직접 나서 서울대학병원에서 병역 면제와 관련한 MRI 촬영을 한 것이다. 원래 X선 촬영으로 검증하려고 했는데,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귀가하던 이씨는 다시 돌아와 MRI 촬영을 받았다.
공개 검증 직후 서울대병원 측은 “병역 면제 판정은 병무청 소관이지만, 2005년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상 오른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돼 수술은 100% 필요했다”며 “오늘 촬영한 X레이와 MRI상으로도 재건 수술 사실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씨는 미국 유학 중 십자인대 파열로 2006년 병역이 면제됐다. 부상으로 두 차례 4급 판정을 받았으나 2005년 미국서 재건 수술을 받고 6개월 뒤 5급 면제 판정을 받았다.
주신씨도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그럼에도 법정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LSE에서 들은 이야기
주신씨의 아내 맹○○씨가 영국 명문대학인 런던정치경제대학(LSE)에서 통계학 박사 과정 중이란 단서 하나를 들고 LSE를 찾았다. 이 단서를 그나마 믿을 수 있었던 것은 LSE 홈페이지에 주신씨의 아내 이름을 영문으로 검색하면 그녀가 통계학을 공부하면서 실시한 프로젝트 기록이 나와서다. 그녀가 사용하는 e-mail 주소도 있었다.
동명이인일 수 있지만 흔치 않은 성(맹)에 이름까지 같은 인물이 같은 학과(통계학)에서 공부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 주신씨 부인 맹씨는 한국에서도 통계학을 전공(이화여대 통계학 학사·석사)했다. 주신씨 부인의 이름은 결혼을 앞두고 지인들에게 나눠줬던 청첩장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결혼 후 주신씨 부부는 영국으로 떠났다. 박씨는 영국 비자를 받기 위해 엑스레이를 찍기도 했다.
맹씨가 공부하는 것으로 알려진 1895년 설립된 사회과학 전문대학인 LSE는 세계적 명문(영국 대학평가기관 QS의 2015학년도 사회과학·경영 분야 순위에서 하버드대에 이어 2위)이다.
J.F 케네디, 헤지펀드 업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펀드매니지먼트 회장, 폴 볼커(Paul Adolph Volcker)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장, 2010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Christopher Pissarides) 교수, 로마노 프로디(Romano Prodi) 이탈리아 전 총리 등이 이곳 출신이다. 국내 인물로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있다. 박 시장도 LSE에서 국제법 디플로마(Diploma in International Law)를 취득했다.
세기의 베스트셀러 《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학교처럼 생긴 LSE에 들어가 한인회 사무실을 찾았다. 대부분의 외국 명문대학교에는 같은 나라 학생들끼리 모이는 사랑방 같은 곳이 있다. 그곳 근처에서 정치·철학 석사 과정을 공부하는 한국 여학생을 만났다. 그녀에게 이것저것 물었다.
― 혹시 LSE 통계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공부하는 맹○○씨라고 들어봤나요.
“저는 석사 공부 중이라 그런 이름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 LSE에서 박사 과정을 공부하는 한국인이 많나요.
“한 20명 정도 됩니다.”
― LSE 홈페이지에 영문으로 맹○○ 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던데요. (기자는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그녀에게 보여줬다.)
“그렇네요. 그럼 다니는 건 맞는 것 같은데 맹○○이란 이름은 못 들어봤습니다.”
그녀의 도움을 받아, LSE의 학생부 같은 곳에서 맹씨의 재학 여부를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알려줄 수 없다”였다. 그녀는 “원래 영국이 개인 정보에 굉장히 민감하다. 예상했던 일”이라고 했다. 기자가 낙심하자, LSE에서 박사 학위를 공부하는 한인 모임이 있는데, 그쪽에 알아봐 주겠다고 했다. 그녀를 통해 모임 회장에게 맹씨에 대해 물었다.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박사 학위를 공부하는 한인들은 수가 적습니다. 20명이 조금 넘거나 그럴 거예요. 그래서 서로 모두 잘 알지요. 자주 모임도 가지고요. 그런데 맹씨는 한 번도 모임에 나온 적이 없어요. 한 번 본 적도 없고요.”
― 맹씨가 학교에 다니는 것은 맞나요.
“사실 우리 학교에 서울시장 며느리인 맹씨가 다닌다는 소문이 돌았어요. 저희도 한국 소식은 대부분 보고 듣고 하니까요. 호기심에 찾아봤죠. 그런데 제가 본 적도, 봤다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 학교 홈페이지에 검색하면 나오는 맹씨가 제가 찾는 맹씨가 아닐 수도 있나요.
“그럴 수도 있죠. 다만 알아둬야 할 것은 영국은 교육 시스템이 한국과 매우 다르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의 경우에는 박사 논문을 쓰기 위해 학교도 자주 나오고, 담당교수와 자주 만나 의견도 교환하고 하는데 영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교수가 논문에 일절 관여를 안 하지요. 만나도 한 15분 정도 만날까요. 그것도 몇 달 전부터 만나자고 해서 만나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영국은 학교를 안 나와도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이름은 있는데 얼굴을 본 적이 없어, 그가 누군지 모르는 경우가 충분히 생길 수 있죠. 특히 통계학은 집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압니다.”
뉴몰든으로 향하다
LSE 학생뿐 아니라, 취재 중 만난 타 학교 학생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결국 주신씨와의 만남은 무산되는 것일까. 영국 런던 도심에 있는 뉴몰든(New Malden)으로 향했다. LSE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린 이곳은 한인 밀집 지역이다. 유럽에서 한인 교포가 가장 많이 살아 ‘리틀 코리아’로 불린다. 인터뷰(《월간조선》 10월호)로 인연을 맺은 김주일 국제탈북민연대 사무총장을 찾아 주신씨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박 시장의 아드님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했다.
영국까지 와서 허탕치는 것일까. 묻고 물어 나름 정보가 있다는 한인과 만났다. 임○○씨는 한국 정치권에 몸담았던 인물로, 공부를 위해 영국으로 유학을 왔다. 그도 김 총장과 똑같은 말을 했다.
“박 시장 아들 부부가 영국에서 지낸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습니다. 지금 처음 듣습니다. 참 신기한 게요. 영국 한인 사회가 좁습니다. 유명 축구스타 박지성씨가 부인과 함께 영국 윔블던에서 생활하잖아요. 가만히 있어도 박지성씨가 다닐 때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더라, 어디 식당에 자주 간다더라,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 수 있을 정도지요. 그런데 박주신씨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제 판단이 맞다면 아마, 자신이 박원순 시장 아들이라는 것을 철저히 숨기고 살 겁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베일에 싸여 있을 수가 없지요.”
그는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런던순복음교회에 가면 답을 찾을 수도 있다고 했다.
“영국에서 가장 큰 한인교회입니다. 저도 다니는데 대부분의 정보를 이곳에서 듣지요.”
레인즈 파크(Raynes Park)에 위치한 런던순복음교회는 1980년에 세워졌다. 담임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교회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런던순복음교회는 1980년도에 창립된 이후 지금까지 영국과 유럽에 십자가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과거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선교 수출국이었지만, 지금은 선교사를 필요로 하는 선교 수입국으로 전락했습니다. 저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대학생 사역을 중심으로 사역하다가 1997년도에 런던순복음교회에 선교사로 파송받아 성령운동과 오중복음(五重福音), 삼중축복(三重祝福)을 기반으로 피 묻은 십자가 복음을 전해오고 있습니다.”
희미하지만 희망이 보였다. 주신씨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 때문이다.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은 2015년 주신씨 지인의 글을 실었다. 제목은 ‘교회 선배 박주신 이야기’였다. 당시 게재한 글의 일부다.
〈내가 박주신을 알게 된 건 2011년 2월이다. 당시 그는 27살의 평범한 청년이었다. 교회에서 성경을 공부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당시 성경 공부반 리더로서 나를 지도했던 사람이 박주신이었다. 그는 본인의 가족 중 교회에 다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주신’이라는 이름은 술을 무척이나 좋아하셨던 조부(祖父)가 술 주(酒)자에 착안하여 손자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했다. 반면에 손자 박주신은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술과 담배는 쳐다보지도 않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박주신의 가족들은 비기독교 가정에서 그가 홀로 교회에 출석하는 것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모태신앙인 사람들을 대단히 부러워했고, 가족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그는 예수를 믿지 않는 아버지(박원순 시장)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했다. 박주신은 그의 여자친구를 각별하게 사랑했다. 둘은 교회를 함께 다녔는데 요란하게 교제하지 않고, 각자 교회 사역에 열중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결코 티를 내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눈빛이 달라졌다. 지인들은 이를 두고 “눈에서 하트가 뿅뿅 솟아나온다”고 표현했다. 그가 소란스러운 연애를 하지 않으면서도 항상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랑을 했다는 것은 그를 아는 사람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위에서 언급한 박주신씨의 여자친구는 현재 그의 부인 맹씨다. 맹씨의 부친은 롯데호텔의 임원이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이 두 사람의 결혼을 박 시장과 롯데 측의 정략결혼이라고 단정한다. 항간의 추측과는 달리 박주신과 부인 맹씨는 오랜 연애 끝에 결혼했다. 박주신과 부인 맹씨는 프랑스 여행 중 우연히 만났다. 외국에서 여행 중 만난 두 사람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사랑을 이어갔고, 오랜 기간의 교제 끝에 결혼하게 된 것이다. 짧지 않은 기간 가까이서 지켜봤던 박주신은 독실한 신앙심과 훌륭한 인격을 가진, 이 시대에 보기 드문 20대 청년이었다.〉
전 런던순복음교회 집사가 기억하는 주신씨 부부
뉴몰든에서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레인즈 파크로 발걸음을 옮겼다. 레인즈 파크역에 내려 5분 정도 걸으니 런던 순복음교회가 나왔다. 예배가 없는 날이라 한산했지만, 주말에는 한인들로 북적거린다고 한다. 담당목사를 비롯한 교회 관계자들은 박 시장 아들 질문에 모른다고 했다. 다만 어렵사리 연결된 전 런던순복음교회 집사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박주신씨랑 그 부인이 런던순복음교회를 다녔습니다. 제가 차로 정거장까지 태워주기도 했거든요. 차를 태워주면 다음 주말에 부인이 유자차를 보온병에 담아와 주곤 했어요. 참 착한 분이라고 생각했지요. 이야기하다가 들었는데, 여자분이 통계학을 공부한다고 했어요. 근데 그 부부가 박원순 시장 가족이라는 것은 지금 (기자님께)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몰랐으니, 교회 사람들도 모를 겁니다. 차도 없고, 수수하게 교회만 다니는 부부였으니까요. 참 예의 바르고 착했어요. 제가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차를 태워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 지금도 런던순복음교회에 다니나요.
“마지막 본 게 올해 봄쯤입니다. 이사를 하였는지, 그 이후에는 안 나왔어요.”
올봄은 법원이 주신씨의 병역 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이후다.
출장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제보가 들어왔는데, 주신씨의 영국 거주지 주소였다. 제보자는 “주신씨가 런던에서 월세가 250만원이나 되는 주택에 산다”고 했다. 영국 취재 중에 인연을 맺은 한인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이다.
“만약 그 주소가 주신씨가 사는 곳이 맞다면 비난할 수가 없습니다. 아주 좋지 않은 집이거든요. 영국은 월세가 비쌉니다. 우리 돈으로 대부분 300만원이 넘죠. 제가 여기서 공인중개사 하면서 한국 돈으로 한 600만~700만원 법니다. 수입이 좋구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월세(350만원) 나가고 나면 한국이랑 비슷한 수준이죠. 한국 고위층 자제들은 대부분 런던 시내에서 삽니다. 월세가 한화로 550만~650만원 정도 하죠. 우리나라 타워팰리스 월세랑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36시간 동안 영국에서 파악한 주신씨 부부 정보를 종합하면 첫째, 부인 맹씨는 LSE에서 통계학 박사 과정을 공부할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학교를 나온 모습을 본 학생이 없다. 둘째, 주신씨 부부의 존재는 좁은 한인 사회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만큼 신분을 철저히 숨기고 생활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소박한 생활을 하며 런던순복음교회를 다녔지만 올봄부터는 이사를 하였는지 나오지 않았다였다.
기자는 LSE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e-mail 주소로 맹씨에게 메일을 보냈다.
“주신씨가 법정에 나오지 않아,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음에도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한국에 와서 당당히 의혹을 해소할 생각은 없으신지요.”
메일을 읽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답이 없었다. 메일을 받은 사람이 맹씨와 동명이인이었다면 “나는 그 맹씨가 아니다”란 답문을 보냈을 것이다. 타지생활을 하면서도 주일(主日)을 지킨 주신씨였다. 본인의 의혹을 확실히 풀기 위해 법정에 설 생각은 없을까.⊙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월 박 시장의 아들 주신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승오 박사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다른 피고인들에게도 벌금 700만~1500만원을 선고했다. 주신씨의 병역 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은 이들에게 벌금 300만~500만원을 구형(求刑)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더 높였다.
양 박사 등은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신씨가 대리 신검을 통해 불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이 제기한 의혹의 핵심은 주신씨가 2011년 허리디스크로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는데 당시 병무청에 낸 MRI가 다른 사람의 것을 바꿔치기해 냈다는 것이었다.
주신씨는 이 사건이 논란이 됐던 2012년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 촬영을 해 MRI에 찍힌 인물이 본인과 동일인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피고인들은 MRI에 찍힌 척추 부분이 20대 청년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노후했다며 다시 의혹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주신씨의 영상 촬영에 대리인 개입은 없었고 공개 검증 영상도 본인이 찍은 게 명백하다”며 “피고인들이 대리 신검이 기정사실인 양 단정하는 표현을 쓰는 등 죄질이 무겁다”고 했다.
피고인들의 주장은 당초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세브란스병원 공개 촬영엔 줄잡아 10명가량이 참여했다. 검증을 속이려면 이들이 모두 입을 맞춰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법원 판결은 이런 무리한 의혹 제기에 선을 그은 것이다.
피고인 측은 곧장 항소했다. 주신씨가 재판장에 나와 한 번만 재검증을 하면 끝날 일을 하지 않는 것은 뭔가 감추는 게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양 박사의 변론을 맡은 차기환 변호사는 “경찰 및 검찰은 박주신을 고발한 여러 사건에서 단 한 차례도 그를 소환하여 조사하지 않았다”며 “(주신씨를) 소환해서 엑스레이만 찍었어도 문제는 해결될 수 있었다. 이 사건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서는 핵심 증인인 박주신씨에 대한 증인 소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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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박원순 아들 병역 의혹 공판이 열린 가운데 의혹을 제기한 양승오 박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법원은 이들이 제기한 의혹이 허위사실이라며 양승오 박사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사진=장련성 객원기자 |
하지만 주신씨의 부친인 박 시장은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다. 주신씨에게 일반인보다 훨씬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주신씨가 법정에 나오지 않는다면 박 시장은 이 사건으로 인해 서울시장 임기 또는 대선 기간 내내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야권의 관계자는 “불필요한 논란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라도 주신씨는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차남은 아버지를 위해 공개 검증에 임했다.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이 전 총리가 청문회를 앞두고 ‘차남 병역 비리 의혹’으로 공격당하자 직접 나서 서울대학병원에서 병역 면제와 관련한 MRI 촬영을 한 것이다. 원래 X선 촬영으로 검증하려고 했는데,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귀가하던 이씨는 다시 돌아와 MRI 촬영을 받았다.
공개 검증 직후 서울대병원 측은 “병역 면제 판정은 병무청 소관이지만, 2005년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상 오른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돼 수술은 100% 필요했다”며 “오늘 촬영한 X레이와 MRI상으로도 재건 수술 사실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씨는 미국 유학 중 십자인대 파열로 2006년 병역이 면제됐다. 부상으로 두 차례 4급 판정을 받았으나 2005년 미국서 재건 수술을 받고 6개월 뒤 5급 면제 판정을 받았다.
주신씨도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그럼에도 법정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LSE에서 들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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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신씨의 아내 맹○○씨가 영국 명문대학인 런던정치경제대학(LSE)에서 통계학 박사 과정 중이란 단서 하나를 들고 LSE를 찾았다. |
동명이인일 수 있지만 흔치 않은 성(맹)에 이름까지 같은 인물이 같은 학과(통계학)에서 공부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 주신씨 부인 맹씨는 한국에서도 통계학을 전공(이화여대 통계학 학사·석사)했다. 주신씨 부인의 이름은 결혼을 앞두고 지인들에게 나눠줬던 청첩장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결혼 후 주신씨 부부는 영국으로 떠났다. 박씨는 영국 비자를 받기 위해 엑스레이를 찍기도 했다.
맹씨가 공부하는 것으로 알려진 1895년 설립된 사회과학 전문대학인 LSE는 세계적 명문(영국 대학평가기관 QS의 2015학년도 사회과학·경영 분야 순위에서 하버드대에 이어 2위)이다.
J.F 케네디, 헤지펀드 업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펀드매니지먼트 회장, 폴 볼커(Paul Adolph Volcker)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장, 2010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Christopher Pissarides) 교수, 로마노 프로디(Romano Prodi) 이탈리아 전 총리 등이 이곳 출신이다. 국내 인물로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있다. 박 시장도 LSE에서 국제법 디플로마(Diploma in International Law)를 취득했다.
세기의 베스트셀러 《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학교처럼 생긴 LSE에 들어가 한인회 사무실을 찾았다. 대부분의 외국 명문대학교에는 같은 나라 학생들끼리 모이는 사랑방 같은 곳이 있다. 그곳 근처에서 정치·철학 석사 과정을 공부하는 한국 여학생을 만났다. 그녀에게 이것저것 물었다.
― 혹시 LSE 통계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공부하는 맹○○씨라고 들어봤나요.
“저는 석사 공부 중이라 그런 이름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 LSE에서 박사 과정을 공부하는 한국인이 많나요.
“한 20명 정도 됩니다.”
― LSE 홈페이지에 영문으로 맹○○ 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던데요. (기자는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그녀에게 보여줬다.)
“그렇네요. 그럼 다니는 건 맞는 것 같은데 맹○○이란 이름은 못 들어봤습니다.”
그녀의 도움을 받아, LSE의 학생부 같은 곳에서 맹씨의 재학 여부를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알려줄 수 없다”였다. 그녀는 “원래 영국이 개인 정보에 굉장히 민감하다. 예상했던 일”이라고 했다. 기자가 낙심하자, LSE에서 박사 학위를 공부하는 한인 모임이 있는데, 그쪽에 알아봐 주겠다고 했다. 그녀를 통해 모임 회장에게 맹씨에 대해 물었다.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박사 학위를 공부하는 한인들은 수가 적습니다. 20명이 조금 넘거나 그럴 거예요. 그래서 서로 모두 잘 알지요. 자주 모임도 가지고요. 그런데 맹씨는 한 번도 모임에 나온 적이 없어요. 한 번 본 적도 없고요.”
― 맹씨가 학교에 다니는 것은 맞나요.
“사실 우리 학교에 서울시장 며느리인 맹씨가 다닌다는 소문이 돌았어요. 저희도 한국 소식은 대부분 보고 듣고 하니까요. 호기심에 찾아봤죠. 그런데 제가 본 적도, 봤다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 학교 홈페이지에 검색하면 나오는 맹씨가 제가 찾는 맹씨가 아닐 수도 있나요.
“그럴 수도 있죠. 다만 알아둬야 할 것은 영국은 교육 시스템이 한국과 매우 다르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의 경우에는 박사 논문을 쓰기 위해 학교도 자주 나오고, 담당교수와 자주 만나 의견도 교환하고 하는데 영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교수가 논문에 일절 관여를 안 하지요. 만나도 한 15분 정도 만날까요. 그것도 몇 달 전부터 만나자고 해서 만나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영국은 학교를 안 나와도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이름은 있는데 얼굴을 본 적이 없어, 그가 누군지 모르는 경우가 충분히 생길 수 있죠. 특히 통계학은 집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압니다.”
뉴몰든으로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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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2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관훈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박 시장이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
영국까지 와서 허탕치는 것일까. 묻고 물어 나름 정보가 있다는 한인과 만났다. 임○○씨는 한국 정치권에 몸담았던 인물로, 공부를 위해 영국으로 유학을 왔다. 그도 김 총장과 똑같은 말을 했다.
“박 시장 아들 부부가 영국에서 지낸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습니다. 지금 처음 듣습니다. 참 신기한 게요. 영국 한인 사회가 좁습니다. 유명 축구스타 박지성씨가 부인과 함께 영국 윔블던에서 생활하잖아요. 가만히 있어도 박지성씨가 다닐 때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더라, 어디 식당에 자주 간다더라,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 수 있을 정도지요. 그런데 박주신씨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제 판단이 맞다면 아마, 자신이 박원순 시장 아들이라는 것을 철저히 숨기고 살 겁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베일에 싸여 있을 수가 없지요.”
그는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런던순복음교회에 가면 답을 찾을 수도 있다고 했다.
“영국에서 가장 큰 한인교회입니다. 저도 다니는데 대부분의 정보를 이곳에서 듣지요.”
레인즈 파크(Raynes Park)에 위치한 런던순복음교회는 1980년에 세워졌다. 담임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교회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런던순복음교회는 1980년도에 창립된 이후 지금까지 영국과 유럽에 십자가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과거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선교 수출국이었지만, 지금은 선교사를 필요로 하는 선교 수입국으로 전락했습니다. 저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대학생 사역을 중심으로 사역하다가 1997년도에 런던순복음교회에 선교사로 파송받아 성령운동과 오중복음(五重福音), 삼중축복(三重祝福)을 기반으로 피 묻은 십자가 복음을 전해오고 있습니다.”
희미하지만 희망이 보였다. 주신씨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 때문이다.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은 2015년 주신씨 지인의 글을 실었다. 제목은 ‘교회 선배 박주신 이야기’였다. 당시 게재한 글의 일부다.
〈내가 박주신을 알게 된 건 2011년 2월이다. 당시 그는 27살의 평범한 청년이었다. 교회에서 성경을 공부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당시 성경 공부반 리더로서 나를 지도했던 사람이 박주신이었다. 그는 본인의 가족 중 교회에 다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주신’이라는 이름은 술을 무척이나 좋아하셨던 조부(祖父)가 술 주(酒)자에 착안하여 손자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했다. 반면에 손자 박주신은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술과 담배는 쳐다보지도 않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박주신의 가족들은 비기독교 가정에서 그가 홀로 교회에 출석하는 것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모태신앙인 사람들을 대단히 부러워했고, 가족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그는 예수를 믿지 않는 아버지(박원순 시장)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했다. 박주신은 그의 여자친구를 각별하게 사랑했다. 둘은 교회를 함께 다녔는데 요란하게 교제하지 않고, 각자 교회 사역에 열중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결코 티를 내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눈빛이 달라졌다. 지인들은 이를 두고 “눈에서 하트가 뿅뿅 솟아나온다”고 표현했다. 그가 소란스러운 연애를 하지 않으면서도 항상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랑을 했다는 것은 그를 아는 사람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위에서 언급한 박주신씨의 여자친구는 현재 그의 부인 맹씨다. 맹씨의 부친은 롯데호텔의 임원이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이 두 사람의 결혼을 박 시장과 롯데 측의 정략결혼이라고 단정한다. 항간의 추측과는 달리 박주신과 부인 맹씨는 오랜 연애 끝에 결혼했다. 박주신과 부인 맹씨는 프랑스 여행 중 우연히 만났다. 외국에서 여행 중 만난 두 사람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사랑을 이어갔고, 오랜 기간의 교제 끝에 결혼하게 된 것이다. 짧지 않은 기간 가까이서 지켜봤던 박주신은 독실한 신앙심과 훌륭한 인격을 가진, 이 시대에 보기 드문 20대 청년이었다.〉
전 런던순복음교회 집사가 기억하는 주신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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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순복음교회 집사였던 한 인사는 박씨 부부에 대해 차 태워주면 유자차 대접한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로 기억했다. |
“박주신씨랑 그 부인이 런던순복음교회를 다녔습니다. 제가 차로 정거장까지 태워주기도 했거든요. 차를 태워주면 다음 주말에 부인이 유자차를 보온병에 담아와 주곤 했어요. 참 착한 분이라고 생각했지요. 이야기하다가 들었는데, 여자분이 통계학을 공부한다고 했어요. 근데 그 부부가 박원순 시장 가족이라는 것은 지금 (기자님께)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몰랐으니, 교회 사람들도 모를 겁니다. 차도 없고, 수수하게 교회만 다니는 부부였으니까요. 참 예의 바르고 착했어요. 제가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차를 태워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 지금도 런던순복음교회에 다니나요.
“마지막 본 게 올해 봄쯤입니다. 이사를 하였는지, 그 이후에는 안 나왔어요.”
올봄은 법원이 주신씨의 병역 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이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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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씨가 2012년 2월 2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받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
“만약 그 주소가 주신씨가 사는 곳이 맞다면 비난할 수가 없습니다. 아주 좋지 않은 집이거든요. 영국은 월세가 비쌉니다. 우리 돈으로 대부분 300만원이 넘죠. 제가 여기서 공인중개사 하면서 한국 돈으로 한 600만~700만원 법니다. 수입이 좋구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월세(350만원) 나가고 나면 한국이랑 비슷한 수준이죠. 한국 고위층 자제들은 대부분 런던 시내에서 삽니다. 월세가 한화로 550만~650만원 정도 하죠. 우리나라 타워팰리스 월세랑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36시간 동안 영국에서 파악한 주신씨 부부 정보를 종합하면 첫째, 부인 맹씨는 LSE에서 통계학 박사 과정을 공부할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학교를 나온 모습을 본 학생이 없다. 둘째, 주신씨 부부의 존재는 좁은 한인 사회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만큼 신분을 철저히 숨기고 생활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소박한 생활을 하며 런던순복음교회를 다녔지만 올봄부터는 이사를 하였는지 나오지 않았다였다.
기자는 LSE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e-mail 주소로 맹씨에게 메일을 보냈다.
“주신씨가 법정에 나오지 않아,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음에도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한국에 와서 당당히 의혹을 해소할 생각은 없으신지요.”
메일을 읽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답이 없었다. 메일을 받은 사람이 맹씨와 동명이인이었다면 “나는 그 맹씨가 아니다”란 답문을 보냈을 것이다. 타지생활을 하면서도 주일(主日)을 지킨 주신씨였다. 본인의 의혹을 확실히 풀기 위해 법정에 설 생각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