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미중(美中) 패권 경쟁을 연구하는 지정학자들 가운데는 러시아를 미국의 대중(對中) 포위망의 한 축으로 상정하는 이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지금 푸틴의 러시아와 시진핑의 중국은 미국에 맞서는 ‘권위주의 국가 연대(連帶)’를 구축하고 있다. 도대체 중국과 러시아는 어떤 관계일까?
이 책은 러시아가 시베리아로 진출하면서 청나라와 조우했던 17세기 초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오늘날에 이르는 400년간의 중·러 관계사를 12개의 장면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정리하고 있다. 중국을 처음 방문한 러시아 사절단이 베이징의 번화한 모습을 보며 감탄하는 장면이 중국의 성세(盛世)를 잘 보여준다면, 1858년 러시아가 아이훈조약으로 연해주를 탈취한 것이나 1900년 러시아가 블라고베센스크에서 중국인 수천 명을 학살하고 의화단 사건의 와중에 사실상 만주를 점령한 것은 중국인들이 말하는 ‘백년국치(百年國恥)’를 상기시킨다. 1921년 중국 공산당 창당과 그 이후의 1차 국공합작은 러시아의 공산혁명을 따라 배우려던 중국인들의 의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스탈린은 1950년 모스크바를 방문한 마오쩌둥을 박대했고, 이로 인한 앙금은 흐루쇼프의 스탈린 격하운동 이후 중소분쟁으로 이어진다. 이후 양국은 과거의 갈등들을 점차 해소했고, 오늘날에는 상하이협력기구 등을 통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관계가 대등하지는 않다. 러시아가 중국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양국 관계는 한쪽이 제3자에게 모욕당하거나 패배하거나 무시당했을 때 더욱 밀착했다”면서 “과거에도 지금도 중·러의 목적 중심 동맹관계는 공통의 권력적 이해관계와 공동의 적에서 비롯되며, 이 관계에서 통합의 경험과 서로를 이어주는 규범은 예외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러시아가 시베리아로 진출하면서 청나라와 조우했던 17세기 초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오늘날에 이르는 400년간의 중·러 관계사를 12개의 장면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정리하고 있다. 중국을 처음 방문한 러시아 사절단이 베이징의 번화한 모습을 보며 감탄하는 장면이 중국의 성세(盛世)를 잘 보여준다면, 1858년 러시아가 아이훈조약으로 연해주를 탈취한 것이나 1900년 러시아가 블라고베센스크에서 중국인 수천 명을 학살하고 의화단 사건의 와중에 사실상 만주를 점령한 것은 중국인들이 말하는 ‘백년국치(百年國恥)’를 상기시킨다. 1921년 중국 공산당 창당과 그 이후의 1차 국공합작은 러시아의 공산혁명을 따라 배우려던 중국인들의 의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스탈린은 1950년 모스크바를 방문한 마오쩌둥을 박대했고, 이로 인한 앙금은 흐루쇼프의 스탈린 격하운동 이후 중소분쟁으로 이어진다. 이후 양국은 과거의 갈등들을 점차 해소했고, 오늘날에는 상하이협력기구 등을 통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관계가 대등하지는 않다. 러시아가 중국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양국 관계는 한쪽이 제3자에게 모욕당하거나 패배하거나 무시당했을 때 더욱 밀착했다”면서 “과거에도 지금도 중·러의 목적 중심 동맹관계는 공통의 권력적 이해관계와 공동의 적에서 비롯되며, 이 관계에서 통합의 경험과 서로를 이어주는 규범은 예외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