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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진의 여의도 포커스

더불어민주당, 새천년민주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 이어 세 번째 分黨 가능성

잇단 선거 패배 원인 놓고 격렬한 내분… 2015년 분당 상황과 흡사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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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과 지선 패배 원인 놓고 친이재명계(親明)-반이재명계(反明) 갈등 갈수록 격화
⊙ 내분은 물론 팬덤정치 부작용에 정치 훌리건까지, 5년간 꽃길 걷던 더불어민주당 출범 후 최대 위기
⊙ 2003년 새천년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국민의당 빠져나갈 때와 유사한 상황
⊙ 2015년 분당의 원인은 선거 連敗로 인한 책임 소재 공방… 현재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
⊙ “이재명 당대표 되면 2014~2015년 문재인 당대표 시절과 비슷한 현상 벌어질 것”(민주당 전직 의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6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당내 갈등이 심상치 않다. 3·9 대통령 선거와 6·1 전국 지방선거 패배 이후 선거 패배 책임을 놓고 친이재명계와 반이재명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민주당계 정당이 세 번째 분당(分黨) 사태를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2003년 새천년민주당의 열린우리당 분당,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의 국민의당 분당에 이은 세 번째 분당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대립 중인 계파인 친문(친문재인)과 친명(친이재명)이 모두 유례없는 ‘팬덤(fandom·열성적인 지지) 정치’의 주인공인 만큼 갈등이 더욱 격화되면서 당이 쪼개질 것이라는 예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의 상황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국민의당이 빠져나오는 분당 당시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계 거대 정당의 분당은 두 차례 있었다. 2003년 1차 분당은 DJ계와 친노무현계의 갈등, 2015년 2차 분당은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의 갈등 때문이었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친이재명과 반이재명의 갈등이 진행 중으로, 잇단 선거 패배로 전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와 비판이 맞서고 있다는 점에서 2015년과 비슷한 상황이다.
 
 
  위태로운 우상호 비대위
 
대선과 지선 패배 원인을 두고 충돌한 비명계 이원욱 의원(왼쪽)과 친명계 김남국 의원. 사진=조선DB
  6월 10일 더불어민주당의 ‘우상호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6·1 지방선거 참패로 윤호중·박지현 공동위원장 체제의 비대위가 총사퇴한 지 8일 만이다. 우상호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구성된 비대위는 8월 전당대회 전까지 두 달간 당을 이끌게 된다. 비대위 구성원은 박홍근 원내대표와 3선 대표 한정애 의원, 재선 대표 박재호 의원, 초선 대표 이용우 의원과 원외 대표로 김현정 원외위원장 협의회장, 청년 및 여성 대표로 서난이 전북도의원 당선인이다.
 
  우 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됐다. 다선(4선) 중진이면서 계파색이 옅고 당내 인사들과 두루 친해 화합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당내에서 받는 우 위원장은 현재진행형인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 차기 총선을 이끌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우 위원장은 우선 당내 갈등 봉합을 위해 강한 경고를 날렸다. 그는 취임 이틀 후인 12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는 분들은 가만히 안 두겠다”고 했다. 수박은 겉은 초록색이지만 속은 빨간, 즉 겉과 달리 속은 여당에 가까운 사람을 비판하는 은어로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은 비명계를 향해 수박이라고 비꼬고 있다.
 

  우 위원장이 ‘수박’을 언급한 이유는 비명계와 친명계 의원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박을 언급하며 격한 감정싸움에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비명계 3선 이원욱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재명 의원에게 있다고 언급했다가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로부터 수박이라는 비판글과 문자 공격에 시달렸다. 이원욱 의원은 이에 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박 사진을 올리고 “여름엔 수박이 최고”라며 “민주당에서 최소한의 발언이라도 하는 수박이 되겠다”고 했다. 다음 날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에게 시비 걸듯이 조롱과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려서 일부러 화를 유발한다”며 “국민을 무시하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친문 윤영찬 의원과 비문 강경파로 친명계로 불리는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의 대립도 눈에 띈다. 이수진 의원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낙연 대표와 가까운 청와대 출신 의원이 언론개혁을 반대했다. 울면서. 본인들이 다 망쳐놓고”라고 했고, 해당 인사로 지목된 윤 의원은 전화와 블로그를 통해 문자 및 댓글 공격에 시달렸다. 윤 의원은 “이런 분들과 같은 당으로 정치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허탈하다”고 이수진 의원을 공개 비판했다. 윤 의원은 본인과 친문 의원들이 지방선거 당시 “수박들 나가라”라는 문자와 팩스를 수백 차례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대선 후 친명계 의원들과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이 대선 패배 책임 논란과 관련해 지나치게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의견이 대세다. 친문계 한 초선 의원의 얘기다. “과거 강성 친문 지지자들이 반대 의견을 가진 의원들을 향해 문자폭탄을 날려 비판을 받은 사실이 있다. 한데 친명계의 화력(火力)은 더 강력해 보인다. 많은 친문 및 이낙연계 의원들이 문자폭탄과 팩스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친문이 이재명 후보에게 ‘전적으로 후보 때문에 졌다’고 책임을 전가한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친명계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이낙연 전 대표와 친문들에게 덮어씌우려 하고 극단적인 공격을 하는지 솔직히 이해할 수가 없다. 총선을 앞두고 당 주도권을 잡으려는 뜻은 이해하지만 정도를 벗어난 것 같다.”
 
親明과 反明, 왜 싸우나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다양한 계파가 있지만 크게 친명계와 반명계, 제3세력으로 구분된다. 친명계는 이재명 의원의 측근으로 대선 레이스 내내 이 의원을 도운 의원 그룹 ‘7인회’(정성호·김영진·김병욱·김남국·문진석·임종성)를 중심으로 당내 강경파 비문 모임인 ‘처럼회’ 구성원인 최강욱·이수진·김용민 등 의원들, 과거 박원순계 등이 해당된다. 비명계는 기존 친노-친문 세력,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내각 출신, 이낙연계 등이 포함된다. 제3세력은 중립적인 입장의 정세균계와 86그룹, 이해찬계, 과거 민주당에 쓴소리를 하던 내부 세력인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로 불렸던 조응천·박용진 의원 등이 있다.
 
  친명계와 반명계는 대선과 지선 패배의 원인을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당대표를 차지하기 위한 전당대회 룰 관련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등 지도부를 선출한다. 당대표 임기는 2년으로 2024년 4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을 갖게 된다. 우상호 비대위는 1호 과제로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구성을 내걸었다. 전준위에서 일찌감치 전당대회 룰을 확정해 불필요한 불협화음을 조기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전당대회 룰, 즉 ▲단일지도체제냐 집단지도체제냐 ▲선거인단 구성 비율 및 기준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매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논란이 돼왔다. 친이재명계는 당대표가 대표권을 갖는 단일지도체제를, 반이재명 측은 집단지도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대선 후보였으며 보궐 선거를 통해 원내에 진출한 이재명 의원이 당권 레이스에서 유리한 상황이라는 판단하에서다. 이 의원이 대표에 당선될 경우 친명 측은 대표가 주도권을 갖길 바라고, 반명계는 대표가 전권을 휘두르는 상황을 저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양쪽의 명분도 뚜렷하다. ‘강력한 야당’(친명계)과 ‘민심을 반영하는 통합형 야당’(반명계)이라는 명분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선거인단 구성 비율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현행 전당대회 지도부 선출 투표 비율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10%, 일반당원 5%다. 친명계는 대의원 비율을 낮추고 권리당원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현재 입당 후 6개월간 당비를 납부해야 권리당원 자격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3개월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3월 대선 이후 입당한 당원들의 목소리도 반영돼야 한다는 것으로,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이른바 ‘개딸’들을 중심으로 권리당원 자격 변경 의견이 이어진다.
 
  그러나 친문계는 전당대회를 두 달 앞두고 룰을 바꾸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대의원 비중을 축소할 이유도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우상호 위원장은 현재 전당대회 룰 제정 당시에 비해 당원 수가 크게 늘어난 상태여서 투표 비율 조정의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전당대회 룰 변경을 하려면 출마자들이 합의를 갖든지 당내 구성원 60%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고 언급해 룰 변경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두 차례의 分黨 겪은 민주당
 
  물론 반론도 적지 않다.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친문, 86그룹, 호남 등 민주당의 구(舊)주류로는 위기의 민주당을 구할 수 없다”며 “야당에 가장 중요한 것은 대여 전투력이고, 대선에서 절반에 가까운 지지를 얻은 이재명 의원이 당을 이끌어야 거대 야당의 힘을 보여주면서 의회 주도권을 뺏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인사들의 원색적인 막말이 이어지면서 과거 민주당의 분당 사태 때와 유사하다며 위기감을 표현하는 당내 인사들도 늘고 있다. 민주당 한 전직 의원의 얘기다.
 
  “(2003년 열린우리당 분당 당시) 양측 갈등이 격해지면서 당무회의에서 흥분한 여성 당원이 여성 의원 머리채를 잡아채 온 국민이 충격을 받은 사건이 있지 않았나. 결국 분당으로 이어졌는데 지금도 비슷한 사건 하나만 있으면 폭발할 것 같아 조마조마하다.”
 
  민주당계 정당은 2000년 이후 두 차례의 유의미한 분당 사태를 겪었다. 1차 분당은 2003년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에서 친노무현계가 탈당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일이다. 2차 분당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반노-반문계가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한 일이다. 두 번 모두 탈당해서 신당을 창당한 세력은 직후 선거에서 성공을 거뒀다. 열린우리당과 국민의당이 민심을 흡수했던 이 같은 역사 때문에 현재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분당설이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의 앞날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 두 차례 분당의 원인과 상황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2003년 첫 번째 분당
 
2003년 새천년민주당 분당의 결정적 계기가 된 사진. 구주류와 신주류의 몸싸움이 그대로 보도되면서 민주당 분당은 현실화됐다. 사진=한겨레 캡쳐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정권을 잡은 새천년민주당은 집권여당이 됐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소장파 및 영남파, 즉 친노계와 동교동계, 호남 세력을 중심으로 한 DJ계의 사이는 더 벌어졌다. 또 호남계이면서 쇄신파인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이 친노의 편을 들어 쇄신을 주장하면서 당내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2004년 총선을 위해 당을 대폭 쇄신하고 재창당까지 해야 한다는 친노계의 주장과 민주당의 정통성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동교동계의 주장은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
 
  분당의 결정적 계기가 된 사건은 ‘머리채 사건’이다. 개혁과 신당 창당을 주장하던 신주류와 이에 반대하는 구주류의 갈등이 격화되던 2003년 9월 4일, 당무회의장에서는 양쪽 당직자들의 욕설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구주류의 한 여성 시의원이 신주류인 이미경 의원의 머리채를 휘어잡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사진이 신문 1면에 실리면서 민주당이 사실상 갈라졌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날 친노계 민주당 의원 31명이 탈당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이들이 창당한 열린우리당에 동참하면서 열린우리당은 ‘미니 여당’이 됐다.
 
  열린우리당이 빠져나가고 난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하며 대통령을 압박했지만 탄핵이 기각되면서 실패했고 2004년 4월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수를 차지해 원내 제1당이 된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정부의 레임덕이 찾아오면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했고,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탈당이 이어지면서 결국 소멸됐다. 과거 민주당 인사들은 다시 민주통합당으로 모였다.
 
 
  2015년 두 번째 분당
 
2015년 말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를 나눈 뒤 뒤돌아서고 있다. 사진=조선DB
  민주통합당은 2012년 대선에 문재인 후보를 내세웠지만 패배했고 2014년 3월 안철수의 새정치연합과 합당,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다. 민주당 출신이 아닌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당을 이끌어나가게 되면서 당 쇄신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같은 해 6월 전국 지방선거, 7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15곳) 등 전국 단위 선거에서 참패했다. 그 후 안철수-김한길 지도부가 물러나고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박영선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은 오래가지 못했고 2015년 2월 전당대회에서 초선의 문재인 의원이 당대표에 선출됐다.
 
  그러나 4·29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또 패배한다. 당시 성완종 게이트 등으로 박근혜 정권 심판론이 대두되는 등 야당에 유리한 판세였지만 전략 부족, 공천 실패 등으로 패배하면서 문재인 지도부는 위기를 맞게 됐고 당내 비노무현계는 문재인 대표 사퇴를 언급하고 나섰다. ‘친노 패권주의’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동교동계와 호남 지역 의원들은 문재인 대표와 친노가 민주당의 뿌리와도 같은 호남을 홀대한다고 비판했고, 안철수계는 민주당이 혁신할 뜻이 없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비노계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의 최재성 사무총장 내정 등 독단적인 인선을 비판하며 당무를 거부하고 나섰다. 당내 중진급 거의 모두가 갈등에 휩싸이면서 당내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문재인 대표는 김상곤 혁신위원장을 내세워 국면 전환에 나섰지만 비노계의 분노를 달래지 못했다. 호남 의원들과 원로들은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가 민주당의 뿌리인 호남을 머슴 취급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친노 패권주의가 당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남계인 한 전직 의원은 “호남 사람들에겐 때리는 영남 정권보다 더 미운 게 영남이 당권을 쥔 야당”이라며 호남인들의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기도 했다.
 
  결국 천정배, 박주선, 안철수, 김한길 등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인사들이 통합해 2016년 초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20대 총선에서 호남 의석의 80% 이상을 석권하며 38석을 획득했다. 원내 제3당이 된 것은 물론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의 대선 패배 후 당세가 크게 줄었고 의원들의 탈당과 이합집산을 거치며 바른미래당으로 이어졌지만 결국 소멸했다. 안철수 대표는 ‘2016년 국민의당’ 맥을 이어 2020년 새롭게 국민의당을 창당했지만 과거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연결고리는 사실상 끊어졌다. 국민의당은 20대 대선 후 국민의힘과 합당했다.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 누가 있나
 
  더불어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후보군으로는 이재명 의원 외에도 친문계, 이낙연계, 86그룹 등 각 계파에서 10명에 가까운 인사들이 거론된다. 이재명 의원은 아직 출마 의사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당내에서는 이 의원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보궐 선거 당선 후 6월 7일 국회로 첫 출근을 했고, 당분간은 국회 업무에 집중하며 당권 도전 여부 선언은 최대한 늦출 것으로 보인다.
 
  친문 진영에서는 전해철 의원과 홍영표 의원의 출마가 예상된다. 각각 행안부 장관과 원내대표를 지낸 중진 의원이다.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계 좌장 격이었던 설훈 의원도 당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친명계와 비명계 양쪽 모두와 거리를 두고 있는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 학생운동권 출신)에서는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인영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있다. 이인영 의원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의원의 6·1 선거 출마에 의문을 제기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당내 소장파인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도 대표 주자를 내세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970년대 초반생인 강병원 의원과 강훈식 의원, 박주민 의원 등이 거론된다. 1971년생인 재선 강병원 의원은 최근 “1970~1980년대생 의원들이 당을 이끌어갈 수 있는 새 리더십을 세우자는 의견을 모았다”고 밝혀 97세대에서 당대표 후보가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통합형 및 중도형 당대표로 김부겸 전 총리가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선거 출마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다면 친이재명계에서는 우원식 의원이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 의원이 출마할 경우 친문과 이낙연계, 86세대 등 기존 당내 주류 세력은 ‘반이재명 연대’를 결성해 후보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 출범 5년 만에 최대 위기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만난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의원. 두 사람은 손을 맞잡았지만 각자를 지지하는 세력의 대립은 여전하다. 사진=조선DB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의당 인사들이 탈당한 후 2015년 말 더불어민주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더불어민주당은 2016년 4월 20대 총선에서 제1당을 차지했고, 2017년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21대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는 등 이른바 ‘꽃길’을 걸었다. 즉 당내 갈등이 생길 겨를이 없었다. 특히 21대 총선 이후에는 여당이면서 국회에서도 180석이 넘는 의석을 차지해 무소불위의 정당이 됐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실패로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내리 패배하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논란,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용 논란 등 후보 개인적인 사유로 지지율이 하락한 사실이 패배로 이어지면서 반이재명계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어 6월 1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한 가운데 이 의원이 당선되자 당내에서 이 의원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그러나 친명계 역시 친문계 및 친문계가 대선 경선에서 지지했던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비판에 나섰고, 양 진영의 감정싸움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특히 현재 민주당은 지나친 팬덤정치와 ‘정치 훌리건(폭력적인 지지자)’이라는 유례없는 악성 정치 행태가 만연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출신 원로의 얘기다.
 
  “최근 몇 년간 민주당에서 양념, 좌표, 문자폭탄 같은 바람직하지 못한 정치 행태가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반감을 샀는데, 이젠 문재인-이재명 팬덤 대립에 ‘개딸’에 정치 훌리건이라는 품위 없는 단어들이 난무한다. 민주당이 왜 이렇게 됐나. 당내에서 계파싸움에만 정신이 팔려 있으니 지지자들도 격해지는 것 아닌가. 지방선거 직전에도 젊은 비대위원장(박지현) 한 명을 두고 당 지도부라는 사람들이 고성을 지르고 압박을 하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대선에 이어 지선까지 지고 반성해야 할 지금 다음 총선을 앞두고 당대표를 차지하겠다고 대립하고 싸우는 모습을 보면 답답하기만 하다. 원내 제1당 지위를 내줘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분당 이뤄진다면 전당대회 이후
 
  또 다른 전직 야당 의원은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정치 경력이 짧은 초선 당대표로서 거대 야당을 이끌어갈 리더십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고, 문재인 당대표 시절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2015년 분당 사태는 외부 세력(안철수-김한길)과 결합했다가 다시 분리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지만 지금은 순수하게 민주당으로 정치를 시작한 사람들끼리 싸우는 형국이어서 분당 사태가 벌어지면 그 상처가 더 크다”고 했다.
 
  그는 “당 분열을 원치 않지만 과거를 돌이켜볼 때 우려가 크다”며 이런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되고, 당 내부에서는 초선 당대표를 끊임없이 흔들 것이고, 당내 갈등이 격화되면서 당대표를 끌어내리는 데 실패한 강성 친문계가 탈당을 주도하리라는 시나리오다. 그는 또 “현재 국민의힘에는 차기 대권 주자가 많지만 민주당에는 이재명이 강력한 경쟁자가 없는 ‘원톱’이며, 이는 2015년 당시 문재인 대표가 민주당 내 차기 대권 주자 원톱이었던 상황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친문계 일각에서는 이미 분당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친문 등 반명계가 분당설을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을 저지하는 협상 카드로 내밀 수는 있지만, 전당대회 전 분당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명계의 설득과 공격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고 당선까지 된다면 2015년 문재인 대표 시절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강성 친문계, 호남 세력, 이낙연계 등이 분당을 도모할 공산이 커진다. 일부 정치 원로들은 더불어민주당 내홍이 국민의힘 내부 갈등과 맞물려 개혁파 제3세력이 등장해 정계 개편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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