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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 기로에 선 韓 소형 모듈原電

한때 세계 최고 기술, 脫원전에 발목… ‘단순 시공사’ 전락 위기감도

글 :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talkto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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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는 소형 원전(SMR) 개발 붐… 630조 시장 ‘불꽃 경쟁’
⊙ 트럭만 한 작은 원전… 안전사고율 10억 년에 한 번
⊙ 文 정부, 부랴부랴 SMR 수출 지원 계획… ‘脫원전 기조는 변함없어’
⊙ 우리나라엔 짓지 말고 수출만 하라? 현장의 한숨
⊙ 韓, 2012년 세계 최초 기술인증 받고도 수출·건설 실적 없는 이유
⊙ 원전 전문가들, “脫원전과 SMR 개발 竝立 못 해… 자가당착”
지난 2019년 4월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 전시된 소형 모듈원자로 스마트(SMART). 실제 크기보다 작은 모형이다. 사진=조선DB
  획기적이었다는 말이 딱 맞다. 지난 2012년. ‘원전(原電) 강국’인 한국은 세계 최초로 소형 원자로를 개발했다. 이름은 SMART(스마트·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Reactor)로 지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수력원자력이 1997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2012년 7월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SDA)를 받았다. 당시 우리나라는 경제적 채산성이 큰 대형 원자로 기술 육성에 집중했던 터라 큰 관심은 못 끌었지만,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그러던 2017년, 탈원전 바람이 분 뒤에는 존재 자체가 묻혔다. 긴 동면(冬眠)에 들어가야 했다. 최초 개발 이후 무려 9년이 지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소형 원전 붐이 일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개발 후발주자들에 선두를 내준 뒤, 우리도 부랴부랴 신발 끈을 다시 묶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쩐지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트럭만 한 ‘작은 원전’… 사고율 10억 년에 1번
 
  소형 모듈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은 말 그대로 작은 원전이다. 작아서(Small) 공장 제작·조립(Modular)이 가능한 원전(Reactor)이라 보면 쉽다. 크기는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1톤 트럭 정도다. 육로, 해로 수송이 가능하며 지하 매설, 선박 탑재 등 활용 형태도 다양하다. 용량은 대형 원전(1000~1500MW)의 10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이다. 세계원자력에너지협회(IAEA)는 300MW급 이하를 소형 원자로, 700MW급 이하를 중형 원자로로 분류한다.
 

  무엇보다 큰 강점은 안전성이다.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냉각기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했다. 자체 냉각이 가능해 원자로가 녹아버리는 ‘멜트다운’ 우려가 없다. 그래서 격납 건물도 필요 없다. 원자로를 아예 지하 거대한 수조 안에 넣어 운영할 수도 있다. 안전사고를 원천 차단하는 구조인 셈이다.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장은 “기존 원전 또한 중대 사고발생률이 10의 마이너스 7승 분의 1 정도로 매우 안전하다”면서 “SMR은 이에 더해 사고발생률을 10의 마이너스 9승 분의 1까지 올린 것”이라고 했다. 중대 사고는 방사성 물질 유출을 뜻한다. 그 확률이 기존 대형 원전은 100만 년에 한 번, SMR은 10억 년에 한 번이라는 거다. 혁신형SMR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한국원자력학회장)는 “SMR의 안전성 레벨에 이르면 수치로 사고율을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면서 “문제 발생 시 자동으로 안전한 상태로 돌아가는 구조로 설계돼 운전을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소형 원전은 더 비싸다?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건설 중지된 경북 울진 신한울원전 3·4호기 예정지. 사진=조선DB
  작고 안전한 차세대 원전. 혹자는 ‘꿈의 원전’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단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비용 문제다. SMR 관련 투자자 등 낙관론자들은 무작정 “작아서 건설비용이 더 싸다”고 한다. 발전용량 1400MW 대형 원전을 짓는 데 드는 비용은 5조원가량이다. 100MW짜리 소형 원전은 1조원 미만으로도 가능하다. 저렴해 보이지만, 크기 대비 단가는 더 높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경제성 문제를 SMR의 한계 중 하나라 지적한다. 원전 업계는 “초기 비용은 안전성을 위해서라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래 모든 신기술은 처음에는 비싸다.
 
  박상덕 서울대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뉴스케일(NuScale·美원자력기업)의 SMR에는 70MW 모듈 12개가, i-SMR(한국에서 개발 중인 SMR)에는 170MW 모듈 4개가 들어간다. 첫 모듈은 비싸지만, 레고 찍어내듯 시스템을 구축하면 단가는 맞춰진다”면서 “원전 업계가 기존 ‘규모의 경제’에서 ‘모듈의 경제’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세계원자력협회는 SMR 보고서를 통해 “특정 SMR 설계에 대한 ‘시리즈 생산 경제’를 달성하면 비용은 더욱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뉴스케일 측은 “인공지능·자동화 작업 등을 통해 일반 원전 건설 단가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했다.
 
  정동욱 교수는 “탄소중립 시대에는 모든 에너지가 비싸질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도 마찬가지”라면서 “모듈 형식인 SMR이 차츰 단가를 맞춰가면 탄소중립 전력시장에서는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고 했다.
 
  임채영 소장은 “SMR이 기존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을 더욱 담보하는 만큼 더 비싼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학적 비용만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임 소장은 “단가가 비싸더라도 호기당 절대적 비용은 적어 자금 조달이 좀 더 용이하고, 기존 대형 원자력보다 사회적 거부감 등이 적으니 리스크에 대한 금리 프리미엄도 낮고 건설 공기(工期)가 짧아 전체적인 이자 부담도 준다”면서 “이 같은 금융비용 절감은 공학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탄소 감축 기여도 및 비용 대비 편익을 산출해보면 충분히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주요 선진국, “탄소중립시대 SMR이 답”
 
  계산기를 두드려본 주요 국가들은 SMR 개발에 속속 뛰어들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 탄소중립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SMR은 각국의 ‘골든 키’로 급부상했다. 데이터 통신 폭증과 전기차 대중화로 전기 수요의 급증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탄소중립도 이뤄야 한다. 결국 원전이 답인데, 대형 원전보다 좀 더 유연한 에너지 대응이 가능하며 훨씬 안전한 소형 원전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IAEA 보고서에 따르면 총 18개 나라(2020년 기준)가 SMR을 개발 중이다. 미국, 캐나다, 영국, 체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한국 등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17기를 개발 중으로 비중이 가장 높다. 러시아는 SMR을 이용해 체르노빌 오명을 극복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이 중 기술 진척도가 가장 앞선 곳은 미국이다. 두산중공업이 지분 투자자와 설비 제작사로 참여하기로 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뉴스케일의 원자로가 대표적이다. SMR 최초로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Nuclear Regulatory Commission)의 설계 인증 심사를 마쳤다. 2029년 이전 미국 내 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투자도 활발하다. 미국 정부는 SMR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미 에너지부는 SMR과 차세대 원자로 지원에 향후 7년간 32억 달러(약 3조6000억원)를 쓰기로 했다.
 
  알레시아 덩컨 미국 에너지부(DOC) 부차관보는 지난 5월 ‘2021 한국원자력 연차대회’에 화상으로 참여해 “SMR은 건설기간이 짧을 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이 없고 전력 안정성 또한 매우 높은데다 다양한 발전원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면서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미국 안보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지난 10월 기후변화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첫 국가 정보 보고서를 통해 SMR을 미래 에너지 기술의 핵심으로 꼽기도 했다.
 
 
  전 세계 시장 규모 630조 예상
 
2021년 8월 원자력살리기 국민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대전 서구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조선DB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도 SMR 건설을 위해 손잡았다.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들여 10년 내 소듐냉각고속로(SFR)를 활용한 소형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게이츠는 그의 저서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원자력으로 죽는 사람보다 자동차 사고나 화석 연료로 죽는 사람이 더 많다”면서 “원전 기술 혁신을 통해 기후재앙을 해결할 것이며 이는 에너지계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세계 3대 우라늄 보유국인 캐나다 또한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SMR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새머스 오레건 캐나다 천연자원부 장관은 지난 5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원자력은 필수”라며 “이번 원자력 기술 투자로 16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했다.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프랑스·영국 등 유럽 국가들도 잇달아 원전 확대로 방향을 틀고 SMR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영국 정부는 항공기 엔진 제작업체인 롤스로이스와 손잡고 2050년까지 약 45조원을 들여 소형 원전 16기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탈원전 기조를 유지했던 프랑스 또한 최근 친원전으로 돌아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2030년까지 SMR 개발을 포함한 원자력 부문에 10억 유로(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영국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5년까지 전 세계에서 SMR 650~850기가 건설될 것이며 시장 규모가 380조~63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는 안 짓고 ‘수출용’ 개발만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우리도 부랴부랴 SMR 투자 계획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월 21일 백악관에서 “원자력발전 산업 공동 참여를 포함해 해외 원전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최고 수준의 원자력 안전·안보·비확산 기준을 유지하겠다”고 합의했다. 양국이 손잡고 해외 원전 수출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회담 이후인 6월 8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SMR 기술 확보에 나서겠다”면서 혁신형 SMR(i-SMR) 개발에 8년간 약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 중인 i-SMR은 지난 2012년 개발한 ‘스마트’에서 업그레이드된 모델이다. 2028년 인허가를 받아 2030년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십조 단위 선진국 투자와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기대감은 실렸다.
 
  그런데 어딘가 의아한 구석이 있다. 이는 SMR을 개발하더라도 우리나라에는 안 짓고 순전히 ‘수출용’으로 쓰겠다는 말이다. 지난 9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i-SMR 개발 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신청하면서 사업 목적에 ‘수출을 위한 개발’이라고 명시했다. 선진국들이 자국 내 전력원으로 SMR을 채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조지 보로바스 세계원자력협회(WNA) 이사는 지난 5월 ‘2021 한국원자력 연차대회’에서 “한국 원전의 수출 경쟁력은 높은데 국내(한국)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해외에만) 판매하겠다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현업 부서 관계자들은 한숨을 쉰다. 앞서 개발한 스마트도 지난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와 수출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2017년쯤이면 성과가 드러났어야 했는데 수년째 공전(空轉) 중이다. 정부 측은 “사우디 내부사정, 혹은 국제유가 하락 및 코로나19 확산 등이 수출 지연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지만 사실상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수출 업무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가 들려준 비화(祕話)다.
 
  “사우디에 수출하려고 무던히 애를 썼는데 쉽지 않았어요. ‘그렇게 좋으면 너희 나라에 먼저 지어보라’고 하는데, 설득할 명분이 없더군요. 국내에서 첫 호기를 지은 다음 수출하는 수순이 일반적이지만 탈원전 기조 아래 정책적 판단이 그렇게 내려질지는 미지수죠.”
 
  정부는 딜레마에 빠진 모양이다. 탈원전 기조를 유지하면서 소형 원전 개발과 수출을 장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10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에서 원전 비율을 6~7%로 줄이며 미래 주요 에너지원에서 제외하는 한편 내년 ‘원전산업 글로벌시장 맞춤형 기술개발(R&D)’ 예산은 올해 대비 143% 늘린 63억1300만원으로 편성해놓은 상태다.
 
 
  딜레마에 빠진 정부, 비효율적 수출
 
  정동욱 교수는 “탈원전과 SMR 개발은 애초에 병립(竝立)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SMR을 개발하고 수출하기까지 앞으로 10년이 걸린다”면서 “10년 동안 공장들이 팔짱 끼고 그걸 기다릴 수 있나. 신한울 3·4호기를 가동해서 인프라를 유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SMR 연구개발(R&D)을 위한 인력과 상용화 후 부품 수급도 문제다. 탈원전 정책으로 더 이상 원자력 인력이 배출되지 않았고 원전 부품을 공급해온 중소기업은 줄도산하고 있다. 박상덕 연구위원은 “탈원전을 유지하며 SMR을 개발한다는 것은 애당초 모순”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대통령의 행보도 자꾸 엇박자가 난다. 11월 초 유럽을 순방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각국 정상을 만나 이른바 ‘원전 세일즈’를 이어나갔다. 문 대통령은 순방 당시 한-비셰그라드(폴란드·체코·헝가리·슬로바키아 협의체) 정상회의에서 양국의 협력이 방산과 인프라, 원전 등으로 확장되어 더욱더 굳건한 관계를 맺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앞서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나란히 수출하자’고 손잡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각자도생이었다. 때문에 한국·미국·프랑스가 수주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체코와 이미 미국과 ‘원전 미래 패키지’ 파트너십을 체결한 폴란드는 세일즈에 더욱 공을 들여야 했다.
 
  이 때문에 잠깐 탈원전 기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는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다. 청와대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문 대통령이 순방 중이던 11월 4일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탈원전 기조는 흔들림 없이 그대로 간다”면서 “한국의 원전 기술이 한국과 외국 모두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은 것뿐”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국내에 신규 원전을 짓지 않으면서 해외 원전 건설에 참여하는 것은 ‘윈윈(win win)’이라는 입장이다.
 
  물론 국내에 소형 원전을 짓지 않는다고 수출을 못 하는 건 아니다. 다만 그 과정이 비효율적일 뿐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의 말이다.
 
  “수출용 개발이니 국내 실증(實證)에 대해서는 일단 ‘공백’으로 둔 상태입니다. 이 제약이 계속된다 해도 방법은 있어요. 내년 예타 통과 후 공식적으로 사업에 착수하면 i-SMR을 짓겠다는 다른 국가를 찾는 겁니다. 실제로 미국, 캐나다처럼 땅이 넓은 나라들은 실증을 위한 부지를 빌려주거든요. 이후 관심 있는 기업을 모아서 펀딩도 하고요. 물론 국내에 지은 다음 가져가는 것보다는 협상에서 하위에 있게 되겠죠. 그 나라 입장에서는 첫 호기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니까 조건을 많이 달 거고요.”
 
  ‘조건’이란 뭘까. 정동욱 교수의 말이다.
 
  “첫 호기 실증을 해외에서 한다면 예컨대 ‘너희 돈으로 다 짓고 리스크도 너희가 감수한 후, 나오는 전기는 우리한테 더 싸게 팔라’는 식의 조건이 달릴 수도 있어요. 그럴 경우 우리 입장에서는 이득을 보기란 쉽지 않겠죠.”
 
 
  국내 도입은 불가능? SMR의 미래
 
  한 시민단체는 지속적으로 포럼을 열어 SMR을 ‘아직 시제품도 없는 허상(虛像)’이라고 주장한다. 임채영 소장은 “원자력 포함 모든 기술은 아무리 설계가 마무리됐다 해도 실제로 지어서 보여주는 게 관건”이라면서 “국내에서 여의치 않다고 하면 향후 5년 내 외국에서는 속속 실현될 텐데, 그때는 그 기술이 시장에서 통하는지, 통하지 않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원전 기업 관계자는 “뉴스케일 프로젝트도 미국 정부와 규제 기관이 나서서 SMR 규제 프로세스를 세워 간소화된 심사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법제화를 지원해서 가능했다”면서 “우리는 정부가 국내에 실증할 토대를 마련해주지도 않은 상태에서 탈원전 정책과 결을 함께하는 시민단체 등의 ‘실체가 없는 기술’이라는 공격만 받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 가운데 “국내 SMR 건설은 지을 데가 없어서 안 된다”는 말도 나온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지난 6월 한 포럼에서 SMR 수출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SMR을 도입할 경우 국내 각 지역에서 반대가 심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원전 전문가들은 발전 용수가 적게 들어 해안이 아닌 내륙에도 건설이 가능한 점, 비상시 주민 대피 반경이 작은 점 등 안전성을 들어 도심에도 얼마든지 지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형 원전의 비상계획구역 반경은 16km지만 SMR는 230m이며, 대형 원전처럼 반경 내 공항·댐 등이 있으면 안 된다는 제약 조건도 없다는 설명이다.
 
  박상덕 위원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도심에 짓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가장 실현 가능한 방법은 탈석탄·탈탄소로 점차 문을 닫을 석탄발전소 부지에 짓는 것”이라면서 “석탄발전소는 부지가 넓고, 해안가에 있는 만큼 건설자재·장치 운반도 쉬운데다 송전선도 깔려 있어 인프라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빌게이츠 또한 미국 와이오밍주의 노후화된 석탄발전소 부지 안에 SMR을 짓기로 했다.
 
  국내 도입은 불가능한 걸까. 한 원전 전문가는 “현재로서는 앞뒤가 꽉 막힌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살펴보면 SMR의 미래가 보인다”면서 “그런데 현재까지 나온 시나리오는 기준점이고 뭐고 따져볼 근거가 하나도 없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한다면서 실현가능한 계획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상과학소설 같은 탄소중립 시나리오
 
지난 2017년 6월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가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조선DB
  지난해 기준 석탄발전소는 40.4%, LNG(액화천연가스)는 25.6%로 집계됐다. 탄소중립은 석탄·가스에 해당하는 66% 에너지 공급 비율이 0%에 수렴해야 한다. 10년마다 22% 줄여야 한다. 정부는 이를 모두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원전 전문가는 “마치 공상과학소설과도 같은 얘기다.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6.5%에 불과하다. 애초에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탈원전한다는 나라도 우리밖에 없다”고 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석탄·가스에 해당하는 비율을 전기로 대체하는 겁니다. 지금 원전의 두 배만큼 더 지어야 한다는 계산인데, 이때 선택지는 몇 개가 있어요. 가동 중단을 선언한 기존 원전을 연장해 쓰는 방법. 이 정부 들어 짓지 않기로 한 신한울 3·4호기를 짓는 것. SMR을 도입하는 것, 혹은 셋을 적절히 섞는 거죠. 정부 말대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약 70%로 유지한다면, 간헐적인 재생에너지 특성상 유연한 출력 조절이 가능한 SMR을 도입하는 게 유리합니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해 분산형 전원을 구축할 수도 있거든요. 그 밖에도 폐기물 처리 문제, 부지 선정 문제에 대한 액션플랜까지 다 마련해놓고 있는데, 정부에서 애초에 이 조합들을 고려하지를 않아요. 앞뒤가 꽉 막힌 형국이죠. 입구도, 출구도 없어요, 지금은.”
 
  한 원전 기업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소형 원전 기술에서 우위에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뒤처진다는 게 업계 중론”이라며 “이 상태로는 수출 시장에 진출한다고 해도 패권 경쟁에 밀려 (국내 기업들이) 단순 시공사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위기감도 있다”고 했다.
 
  원전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그럼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정책만 따라주면 우리나라 또한 2030년 초반 국내에서 SMR 첫 호기를 충분히 지을 수 있어요. 정부에서 원전에 드라이브를 걸어준다면 현재 과기부·산업부의 i-SMR 개발 프로젝트를 수출용 표준설계인가가 아닌, 건설 프로젝트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2030년 초반 실제로 전기가 나오는 SMR을 볼 수가 있는 거죠.”
 
  정동욱 교수는 “현재 원전 업계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여파는 다음 정권에서 여실히 드러날 겁니다. 현재까지는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로 간신히 먹고살 수 있었어요. 만일 차기 정부에서도 탈원전 기조를 이어간다? 그땐 숟가락을 아예 내려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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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ginusweb@gmail.com    (2021-12-13) 찬성 : 0   반대 : 0
그저 도그베이비라고 말할 수밖에...
  silkroad22c@gmail.com    (2021-12-13) 찬성 : 0   반대 : 0
어차피 문과 패거리들은 래년이면 격리될것. 원전 업계는 걱정말고 실험 연구 건설에 몰두 하시요.
  twobeef@naver.com    (2021-12-12) 찬성 : 0   반대 : 0
대통령이 바뀔때마다 공약을 지킨다는 핑계로
임기내에 산업자체를 바꾸려는 것은 자제하거나
검증과 책임도 물려야한다
  sngdkim@hanmail.net    (2021-12-11) 찬성 : 1   반대 : 0
선무당의 휘두르는 칼춤에 애매한 사람 잡는다는 식으로 어설픈 정치가의 엉뚱한 결정에 우리의 미래가 거덜나게 생겼다. 원자력 포기 결정과정이나 그 진행을 보면 참으로 별나고 이상하고 잘못된 것이 분명한데...도대체 수정하려고 하지 않으니그래서 이 정권의 교체가 절대 필요하다.
  김재원    (2021-12-11) 찬성 : 1   반대 : 0
정은이의 하명이 아니고는 문재인 정권이 탈원전을 고집하는 이유를 못 찾겠다. 이재명이 탈원전 정택을 버리겠다고 선언하면 지지율이 크게 오를 것이다. 물론 존경하는 박근혜 대둉령이라 말하고 존경한다니 존경하는 줄 알더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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