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단독

일산대교 무료통행 강행과 국민연금

국민연금 채권 투자 손실 가능성… 최소 360억에서 최대 1000억 이를 수도

글 : 조동진  조선뉴스프레스 경제 전문 기자  zzang9@chosun.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發 일산대교 공짜통행 포퓰리즘 논란
⊙ 국민 노후 마지막 버팀목 국민연금만 속앓이… 거액의 국민연금 기금 운용 손실 가능성
지난 9월 3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김포시 일산대교 요금소 앞에서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추진 계획 현장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종환 파주시장, 정하영 김포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준 고양시장. 사진=뉴시스
  한강 하구에는 경기도 고양시와 김포시를 잇는 일산대교가 있다. 이 일산대교와 관련해 국민연금관리공단(이하 국민연금)의 대규모 채권 손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일산대교 관련 채권 손실 규모가 자칫 적게 잡아도 360억원대에 이를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25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는 도지사 사퇴 전 자신의 마지막 업무로 ‘일산대교 무료통행 관련 내용을 담은 전자 결재’를 처리했다. 2021년 3월 9일 대선이라는 최대 정치 이슈를 앞두고 나온, ‘대선 후보로 뛰고 있는 정치인의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 아니냐’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도지사로서 마지막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를 토대로 지난 10월 26일, 경기도는 일산대교 주식회사(이하 일산대교(주)로 표기)에 통행료 징수 등 운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공익처분 통지서’를 전달했다. 또 일산대교의 통행료 역시 0원으로 조정했다. 행정력을 동원해 민간사업자에게 보장된 사업권의 효력을 회수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행료 무료를 관철시킨 것이다. 실제 이 조치 다음 날인 10월 27일 낮 12시부터 일산대교의 무료통행이 이뤄지고 있다.
 
 
  10월 27일 정오 일산대교 무료통행 강행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추진 계획 합동브리핑 현장에 등장한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를 주장하는 붉은색 피켓. 사진=뉴시스
  일산대교의 기존 민간사업자이던 일산대교(주) 측은 이 조치에 당연히 반발했다. 즉각 일산대교(주)의 일산대교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한 경기도의 1차 공익처분에 대해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지난 11월 3일 법원은 일산대교(주)의 주장을 받아들여 가처분 제기를 인용, 일산대교(주)의 사업시행자 지위를 회복시켜줬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도가 추진한 일산대교 무료통행 관련 공익처분 조치가 유효해 일산대교(주)의 통행료 징수 등 실제적 운영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일산대교(주) 측은 경기도가 행정력을 동원해 발동한 통행료 징수 금지 관련 2차 공익처분 역시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조만간 법원이 이에 대한 결정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기사를 마감한 11월 11일 현재는 이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법원이 일산대교(주) 측이 제기한 가처분을 기각하면 경기도의 의지대로 최소한 1차 공익처분에 대한 본안소송 판결 때까지 일산대교 무료통행이 이어지게 된다. 물론 이번에도 법원이 1차 공익처분 판결처럼 일산대교(주)의 손을 들어주면 행정력으로 시행된 일산대교 무료통행은 즉시 중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사태는 표면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중심으로 한 경기도 측과 일산대교 통행료 징수 등 운영·사업권을 가진 일산대교(주) 사이 갈등이다. 일산대교 통행료를 놓고 벌어진 양측의 이 충돌에서 가장 큰 손실을 보게 될 대상은 국민연금이다. 특히 국민연금의 대규모 채권 손실 가능성과 관련해 법원이 1차 공익처분 판결과 달리, 경기도의 2차 공익처분에 대해 일산대교(주) 측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게 되면 문제가 매우 심각해지게 된다.
 
 
  일산대교와 사실상 한 몸인 국민연금
 
  일산대교는 지난 2003년 착공, 2008년 1월 완공돼 같은 해 5월 16일 전면 개통한 한강 다리다. 한강을 경계로 경기도 고양시 법곶동(이산포 인터체인지)에서 김포시 걸포동(걸포 인터체인지)에 걸쳐 최대 길이 1840m, 최대 폭 28.5m(교량구간 6차로)에 이른다.
 
  민간 자본이 기반시설을 만들어 소유권을 정부나 지자체 등에 넘기고, 대신 일정기간 운영권(사업권)을 보장받아 수익을 회수하는 BTO(Build Transfer Operation) 방식의 민자(民資) SOC 사업으로 만들었다. 민간투자 사업인 만큼 주무관청은 경기도이지만 유료 사업을 할 수 있는 ‘운영권’은 투자를 한 민간에게 있다. 이 때문에 경기도의 무료화 공익처분 직전까지 일산대교는 한강 다리 중 유일하게 통행료를 받는 유료 교량이었다.
 
  일산대교는 2038년 5월까지 운영권을 갖고 있는 일산대교(주)가 운영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이 바로 일산대교(주)의 주인이다. 일산대교(주)는 2002년 경기도로부터 ‘일산대교 민간투자시설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지정받아 대림산업과 현대건설·대우건설·금호산업 등의 출자로 만들어졌다. 즉 최초 주인은 금호산업과 대우건설 등 금호그룹, 또 단일 최대주주였던 대림산업을 정점으로 현대건설까지 민간 대형 건설사들이었다.
 
  하지만 일산대교는 만들어진 첫해부터 매년 적자에 허덕이며 이들 민간 대형 건설사들의 골치를 썩였다. 또 2000년대 중반 금호그룹 부실 사태까지 터지며 매물로 전락했다. 이것을 2009년 말 국민연금이 지분 100% 전체를 인수했다. 국민연금이 일산대교를 일종의 ‘완전자회사’ 형태로 지배하는 것이다.
 
 
  2038년까지 보장됐던 일산대교 운영권
 
경기도 김포와 고양시를 잇는 총길이 1.84km의 일산대교 모습. 일산대교는 민간투자 사업으로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며 한강 다리들 중 유일하게 통행료가 있다. 사진=뉴시스
  일산대교는 앞서 말한 대로 ‘통행료 수익’을 기반으로 운영·유지된다. 당연히 일산대교의 무료통행이 이뤄지면 일산대교의 통행료 수익은 한 푼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2038년 5월까지 일산대교 운영권을 갖고 있긴 하지만 일산대교(주)는 수익원이 사라져 결국 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문제는 완전자회사 형태로 지배 중인 일산대교(주)가 사업 불능 상태에 빠지면, 그 손실이 지분 100%를 갖고 국민연금으로 바로 전이(轉移)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현재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는 국민연금과 일산대교(주) 측의 2038년까지 통행료 기대 수익 추정액은 7000억원 정도(연 8% 정도 수익 추산)다. 하지만 역시 언론을 통해 경기도와 김포·고양·파주시 등이 추정해 제시한 손실 보상금은 2000억원 정도로 보도되고 있다. 만약 경기도의 의지대로 일산대교 무료화 관련 보상금이 결정된다고 가정하면, 2038년까지의 기대 수익 관련 보상에서 국민연금은 사실상 약 5000억원을 밑지는 셈이다.
 
  이 보상금과 관련한 국민연금의 손실 우려는 사실 자본시장 전문가들과 몇몇 언론을 통해 조금씩이나마 지적돼 온 내용이다. 문제는 보상금 관련 손실 가능성 이외에,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민연금이 또 다른 손실을 보게 될 가능성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국민연금의 일산대교(주) 관련 채권 손실이다. 만약 현재 공익처분이라는 행정력으로 이뤄진 일산대교 무료통행을, 소송 과정에서 법원이 확정해버리면 일산대교(주)의 통행료 수입은 사라진다. 수익원이 사라진 일산대교(주)는 사업 불가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일산대교(주)가 발행한 채권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현재 일산대교(주)는 채권을 발행했고, 그 채권을 보유한 곳은 단 한 곳으로 바로 국민연금이다.
 
  일산대교(주)가 장기차입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채권 전부를 국민연금이 그대로 가져간 것이다. 일산대교(주)가 이 채권을 ‘장기차입금’으로 명시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사실상 국민연금의 자금 지원 성격으로 볼 수 있다. 자세히 말하면 일산대교(주)는 기존에 있던 빚을 갚는 ‘기존 프로젝트 금융 상환 자금’(선순위)과 2009년의 ‘유상 감자액’(후순위) 지급을 위한 용도로 채권을 발행했다. 이를 국민연금이 모두 설정한 것이다.
 
  문제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거액의 일산대교(주) 채권이, 기존 유료통행이었던 일산대교의 무료화 등을 이유로 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거나, 최악의 경우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약정 기간 채권 이자를 제대로 받는 건 고사하고 투자금 원금의 회수가 쉽지 않은 사실상 손실 상황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국민연금,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 회수는 가능할까
 
  2020년 말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일산대교(주) 채권은 선순위 채권 1162억900만원(이자율 8%), 후순위 채권 360억9400만원(이자율 20%) 등 총 1523억300만원에 이른다. 사실 국민연금은 일산대교 선순위·후순위 채권 투자로 꽤 높은 이자 수익을 얻고 있다. 최근 3년 일산대교는 2018년 170억70만원(만원 이하 절사), 2019년 165억5980만원, 2020년 157억4100만원에 이르는 채권 이자를 지급했다. 즉 최근 몇 년 국민연금이 150억~170억원대 이자를 일산대교 채권 투자 수익으로 확보한 것이다.
 
  하지만 이 채권 이자와 관련해 한 번 깊이 분석해야 할 부분이 있다. 기자는 일산대교(주)가 결산을 시작한 2003년부터 가장 최근 결산 자료인 2020년까지, 총 18년 동안의 일산대교(주)의 재무제표를 모두 확인했다. 확인 결과 18년간 일산대교(주)는 한 번도 주주에게 배당을 하지 않았다. 국민연금과 무관했던 2003년부터 2009년(회계연도 기준)은 물론, 2009년 말 국민연금이 인수해 사실상 첫 영업을 시작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단 한 해도 빠짐없이 순손실 상태, 즉 적자에 허덕였다. 그러니 이 기간 배당은 불가능했다. 적지만 흑자로 돌아선 2017~2020년 역시 배당은 없었다. 그간의 누적 적자로 배당을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설명을 한 이유가 있다. 2009년 이후 국민연금은 2038년까지 일산대교 운영권(사업권)을 가진 일산대교(주) 지분(100%) 인수와 자금 지원 성격의 선·후순위 채권까지 2500여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배당은 전혀 받지 못했다. 논리적으로 ‘선순위·후순위 채권 이자’는 국민연금이 그동안 일산대교 투자로 얻은 사실상 유일한 기금 운용 수익인 셈이다.
 
  그러니 최근 3년만 놓고 보면, 국민연금이 일산대교 투자로 얻은 기금 운용 수익률은 2018년 6.8%, 2019년 6.62%, 2020년 6.29% 정도다. 물론 지분 인수 비용을 빼고, 오로지 국민연금의 일산대교 선순위·후순위 채권 수익만 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2020년 말 일산대교 선순위·후순위 채권 투자 총액 1523억300만원을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최근 3년 채권 이자 수익률은 2018년 11.6%, 2019년 10.87%, 2020년 10.33%로 높아진다.
 
  앞서 말했듯 이것은 우리 국민이 자신의 노후를 위해 위탁한 2500여억원의 돈을 일산대교에 투자해 얻은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일 뿐이다. 즉 현재 일산대교(주) 측이 제기한 경기도의 일산대교 무료통행 공익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와 관련해 문제가 심각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일산대교에 투자한 국민연금으로서는 수익원이 사라져 사업이 불가능해질 수 있는 일산대교 상황으로 인해 향후 사실상 이 채권에 약정된 이자 수익마저 얻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몰릴 수 있는 점이다. 더 극단적으로 가정하면 자칫 상당한 규모의 채권 원금 회수에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1523억원대 일산대교 채권은 경기도와 무관한 국민연금과 일산대교 간 거래
 
  경기도 등 관련 지자체가 기존 민간 운영사인 일산대교(주) 수익을 무시한 채 무료통행을 강행하는 것은 아니다. 양측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통행료 등 추정 수익에 대한 보상금을 주겠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이때 받게 될 보상금에서 국민연금이 채권 투자 원금을 회수하면 되지 않을까.
 
  답부터 말하면 이 보상금을 통해 직접적으로 선순위·후순위 채권 투자 원금을 빼내 회수하는 방식은 사실상 힘들다. 일산대교 무료통행 공익처분 조치를 내린 경기도 등 관련 지자체들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약 2000억원대 보상금은 국민연금이 가진 일산대교 채권과는 사실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보상금은 민간사업자인 일산대교(주)가 2038년까지 보장받은 일산대교 운영권과 관련한 것으로, 운영권 회수나 무료통행 확정 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통행료 등 일산대교의 미래 수익을 추정해 보상해주겠다는 성격의 자금이다. 즉 이 보상금 관련 협상 혹은 향후 벌어질 수 있는 소송 주체는 ‘경기도(관련 지자체 포함)와 일산대교(주)’ 또는 ‘경기도와 국민연금’이다.
 

  하지만 선순위·후순위를 합쳐 총 1523억300만원에 이르는 국민연금의 일산대교 채권은 경기도 등 관련 지자체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돈이다. 이 채권은 국민연금이 지분 100%로 지배하는 일산대교(주)에 준 사실상의 자금 지원 성격일 뿐이기 때문이다. 일산대교(주) 역시 국민연금이 보유한 선순위·후순위 채권을 ‘장기차입금’으로 기록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사실상 모(母)기업 국민연금과 완전자회사 일산대교(주), 둘 간 선·후순위 채권을 매개로 1523억300만원대 자본 거래를 한 것일 뿐이다. 경기도 등과는 어떤 연관성도 없는, 오로지 일산대교(주)가 국민연금에 이자를 주고, 약속된 만기에 채권 원금을 모두 상환하면 되는 돈이라는 뜻이다. 국민연금과 일산대교(주) 사이 해결해야 할 돈으로 이것을 경기도민의 세금으로 지급하는 보상금에 포함하게 된다면 자칫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일산대교 미약한 수익·부실한 재무 실태
 
  ‘일산대교의 무료통행과 상관없이 일산대교(주)의 현재 능력으로 채권 만기 때까지 국민연금에 약속한 이자를 주고, 만기에 채권 원금을 상환해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국민연금의 채권 투자 손실, 또는 기금운용 손실 가능성을 거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자의 취재 결과 이 가능성과 상황은 애초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설명했듯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중심으로 경기도와 김포·고양시가 주장하는 무료통행이 법원에서까지 완전히 확정된다면 일산대교(주)의 통행료 수익은 향후 한 푼도 발생하지 않게 된다. 일산대교(주)는 2038년까지 운영권은 있지만 수익원이 사라져 사업이 불가능한 상황에 몰리는 것이다. 돈을 벌지 못하는 상태에서 2020년 기준으로도 150억원대가 훨씬 넘는 이자를 일산대교 측이 감당할 수 없다. 만기 시 상환해야 할 1500억원이 넘는 채권 원금은 더더욱 그러해 보인다.
 
  냉정히 말해 통행료와 MRG라 불리는 정부(지자체) 보조금 외에 돈 벌 방법이 없는 일산대교(주)다. 여기에 2003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14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매년 쌓이기만 한 대규모 적자가 일산대교(주)의 재무 여력을 말라붙게 만들었다.
 
  일산대교(주)의 재무 실태를 확인해 봤다. 2020년 말 기준 하나은행 등에 예치된 단기금융상품 153억2813만원을 포함해 일산대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53억4923만원이다. 더 후하게 봐줘서, 받아야 하지만 아직 못 받은 돈인 통행료 미수금 11억2050만원과 장기금융상품 전부를 더해도 일산대교(주)의 현금성 자산은 164억8000여만원뿐이다.
 
  이런 상황인데 2020년 말 기준 (미처리) 결손금 규모가 무려 566억1022만원이 넘는 것을 확인했다. 이것저것 다 포함해 후하게 봐준 현금성 자산과 비교조차 안 될 만큼 결손금이 많다.
 
  물론 일산대교 측은 무형자산에 해당하는 1218억7200만원대 관리운영권이 있다. 하지만 일산대교 관리운영권은 경기도 등 관련 지자체가 실제로 운영권을 회수하게 되면 주는 보상금으로 상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일산대교(주)의 재무 능력으로는 만약, 법원까지 일산대교 무료통행을 확정해 사업 능력을 사실상 상실하게 되면 향후 국민연금이 가진 채권 이자의 정상 지급은 고사하고 원금 상환도 사실상 어려워지는 상태에 몰릴 수 있다는 뜻이다.
 
 
  361억 육박 후순위 채권 특히 문제
 
지난 10월 10일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경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후보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빚을 갚는 순서상 가장 마지막인 360억9400만원대 일산대교(주) 후순위 채권의 회수에 국민연금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162억900만원 규모의 선순위 채권도 고민스럽긴 마찬가지다. 일산대교(주) 측은 선순위 채권에 대해 2021년 88억원, 2022년 95억원 이상 채권 원금을 상환하고 2023년 이후 남은 978억2150만원의 선순위 채권을 모두 상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런데 2021년 10월 27일 정오 시작된 일산대교 무료통행이 법원에 의해 확정돼버리면 논리적으로 결손금 규모와 현금성 자산, 수익 실태를 분석했을 때 재무상 이 계획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경우 결국 경기도 등 지자체가 일산대교 무료통행과 관련해 주겠다는 보상금 중 일부를 빼내, 이를 채권 원금 상환 자금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선순위 채권 역시 전액 회수가 쉽지 않은 상태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국민연금 측은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갖고 있을까. 기자는 이 이슈가 고조되던 9월 말 국민연금 측에 “일산대교 무료통행 확정 시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일산대교 선순위·후순위 채권 회수가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그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최소화하거나 막기 위한 방안이나 대안이 있는지”를 물어봤다. 9월 말 당시 국민연금 관계자는 “경기도 등 관련 지자체로부터 공문으로 명확히 확인되고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며 “진행 중인 사안이기에 명확한 답을 주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했다.
 
  경기도의 공익처분으로 일산대교 무료통행이 진행 중이고, 이에 반발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11월 현재 국민연금의 입장은 어떨까. 지난 11월 10일 기자는 다시 국민연금 측에 동일한 내용을 질의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일산대교 무료통행과 관련해 법원에서 사안이 진행 중이기에 명쾌한 답을 내놓기 힘든 내용”이라며 “(국민연금이 보유한 일산대교) 채권과 관련해서 어떤 대책이나 방안과 관련해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국민연금의 이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기금 재정 안정을 위해 기금 운영을 고민하고 노력할 수밖에 없는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선순위·후순위 채권을 갚아야 할 당사자인 일산대교(주) 측에는 지난 10월 “일산대교 무료통행이 진행돼, 수익이 사라졌을 때 국민연금에 이 채권의 이자와 원금을 정상적으로 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당시 일산대교(주) 관계자는 “(경기도가 주장하는) ‘공익처분이 불합리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관련 내용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공익처분 자체가 안 되는 것을 전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때 일산대교(주) 관계자는 “(선순위·후순위 채권에 대해) 국민연금으로부터도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을 제시받은 게 없고, 특별히 검토한 게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사례가 이전에 없었기에 현재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민자사업으로 민간이 운영권을 갖고 있는 일산대교를 두고 대권을 향해 뛰고 있는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와 경기도, 또 김포·고양 등 일부 지자체가 ‘공익처분’을 통해 무료화를 진행했다. 이 조치를 두고 대선을 앞둔 포퓰리즘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국민의 이동권 보장이 필요하고 공공재의 민간 수익사업을 되짚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주장과 비판, 그리고 그 논란과 혼란 속에 국민의 마지막 노후 버팀목이자 우리 국민이 피땀 흘려 벌어 맡겨놓은 국민연금의 투자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 특히 정치권과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한 진짜 공익이 과연 무엇인지’ 깊이 또 곰곰이 고민해봐야 할 때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2207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북스토어
프리미엄결제
2020년4월부록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