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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포커스

윤석열 후보 선출 이후의 大選 政局 시나리오

제3지대 후보의 파괴력이 大選 좌우할 것

글 : 김형준  명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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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國政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34%… 미국에서는 국정 방향 공감도가 35% 이하로 떨어지면 정권 교체
⊙ 김종인·이준석과 안철수의 惡緣이 정권 교체의 걸림돌이 될 수도
⊙ 국민통합 기치로 ‘국민의힘(보수)+국민의당(중도)+정의당(진보)’ 시나리오도 가능
⊙ ‘정의당(심상정)+국민의당(안철수)+새로운물결(김동연)’ 1차 단일화 후 국민의힘이나 민주당과 2단계 후보 단일화도 생각해볼 수 있어
⊙ ‘이재명 對 윤석열’ 아니라 ‘심상정 對 안철수’가 될 수도

金亨俊
1957년생.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졸업, 미국 아이오와대학 계량정치학 박사 / 前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한국선거학회장·한국정치학회 부회장 역임 / 現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한국정책과학연구원(KPSI) 원장 / 저서 《젠더 폴리시스》
심상정 후보가 윤석열 후보와 연대하는 대담한 실험이 가능할까? 11월 10일 한 행사장에서 인사를 나누는 윤석열·이재명·심상정 후보. 사진=조선DB
  윤석열(尹錫悅) 전 검찰총장이 11월 5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윤 후보는 당원투표 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방식으로 치러진 경선에서 최종 환산 득표수 30만7963표(득표율 47.9%)를 얻어 후보가 됐다. 2위인 홍준표 후보는 30만1786표(41.5%)를 얻었다.
 
  윤석열 후보는 여론조사에선 졌지만 당심(黨心)에서 크게 앞서 이겼다. 윤 후보는 당원투표에서 21만34표(57.8%)를 얻어 12만6519표를 득표한 홍 의원(34.8%)보다 약 8만 표(23%p) 정도 앞섰다. 하지만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37.9%)가 홍 후보(48.2%)에게 10%p 이상 뒤졌다. 여론조사 환산 득표수로 보면 홍 후보(17만5267표)가 윤 후보(13만7929표)에게 3만8000표 정도 이겼다.
 

  윤 후보는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지 불과 4개월여 만에 제1야당 대선(大選) 후보가 됐다. 참으로 놀라운 결과다. 윤 후보가 그동안 경선 과정에서 보였던 실언(失言)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문재인(文在寅) 정권에 대한 반감과 ‘반(反)문재인 대표 주자’라는 상징성 덕분에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黨心이 윤석열 선택한 이유
 
  이번 국민의힘 경선은 민주당 경선과 비교해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였다.
 
  첫째, 경선(競選) 승복이다. 국민의힘 경선 결과 발표 이후 경쟁자였던 후보 모두 “결과에 승복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李在明) 민주당 후보가 선출된 후 2위 이낙연(李洛淵) 전 민주당 대표가 즉각 승복하지 않았던 것과 대비된다.
 
  둘째, 박빙(薄氷)의 승부였다. 민주당 경선은 이재명 후보의 독주(獨走)로 별로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경선은 막판까지 윤석열과 홍준표 후보 간 누가 이길지 모르는 박빙의 승부로 국민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홍준표 후보가 패배 인사말에서 “이번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는 것이 제 역할이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셋째, 민심(民心)과 당심의 괴리(乖離)다. 이번 국민의힘 경선은 한국 대선 경선에서 민심에서 이긴 후보가 당심 때문에 진 최초의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윤석열 후보를 향해 “민심이라는 거대한 바다가 아닌 ‘동네 저수지’에서 뽑힌 선수”라고 혹평했다.
 
  왜 국민의힘 경선에서 당심이 민심과 거꾸로 간 것일까? 일각에선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의 70% 정도가 윤석열 후보를 지지할 정도로 홍준표 후보가 조직 경쟁에서의 열세(劣勢)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더 냉정하게 분석해보면 국민의힘 당원들은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는 ‘회고적(retrospective) 투표’를, 윤석열 후보에게는 ‘전망적(prospective) 투표’를 한 것 같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로 선거를 총괄했지만 참패(慘敗)했다.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2곳(대구·경북)에서만 승리했고, 6석을 잃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64석, 광역의회 의원 선거에서는 무려 279석을 빼앗겼다. 수도권의 경우는 더 참담했다. 수도권 기초 단체장 총 66석 중 겨우 4석, 289개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12석만을 얻었다.
 
  이번 국민의힘 당원 경선에서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투표수가 가장 많았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당원들은 과거에 참패한 경력이 있는 홍준표 후보보다는 윤석열이라는 새로운 인물을 선택, 대선은 물론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하려는 욕구가 강했던 것 같다. 또한 홍준표 후보(24.0%)가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41.1%) 후보에게 역대 최다인 약 557만 표 차이로 패배한 것도 이탈 요인으로 보인다. 결국 홍준표 후보에 대한 불안감과 윤석열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결합되어 당심과 민심이 괴리된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2030의 윤석열 지지도 상승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후보는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후보가 선출되어 여야(與野) 대선 후보가 모두 확정된 직후 쏟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이재명 후보와 비교해 10%p 넘는 격차로 앞서고 있다고 조사됐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다자(多者) 대결 구도에서 그동안 20~30%대 박스권에 갇혔던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40%대를 넘는 결과가 많이 나왔다는 점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TBS 조사 결과, 윤 후보의 지지율은 직전 주보다 10.6%p 뛴 43%를 기록해 이 후보(31.2%)보다 11.8%p나 앞섰다. 선출 전 전주 조사(0.1%p) 대비 크게 벌어졌다.
 
  주목해야 할 것은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던 2030세대의 마음도 이재명 후보보다는 윤석열 후보에게 옮아갔다는 것이다. 18~29세 지지율(34.3%)이 지난주 대비 18.7%p나 뛰었고, 30대(35.5%) 역시 16.1%p 상승했다. 서울에서도 지난주 대비 14.8%p 상승한 47.3%였다.
 
  이런 추세는 리얼미터·YTN 조사에서도 확인되었다. 윤석열 후보가 44.4%, 이재명 후보가 34.6%로 두 후보의 격차(9.8%p)는 오차범위를 넘어섰다. 윤 후보를 지지한 20대는 38.2%로 이 후보(22.2%)에게 크게 앞섰고, 30대도 윤 후보(40.6%) 지지가 이 후보(31.0%)를 압도했다.
 
  SBS·넥스트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11월 6~7일)도, 윤석열 후보 선출 전(10월 12~13일)에 실시한 조사와 비교해보니 윤 후보는 5.9%p 상승한 반면, 이 후보는 0.7%p 오르는 데 그쳤다. 윤석열 후보에 대한 20대와 30대 젊은 층의 이탈은 표면화되지 않았고, 30대에서는 윤 후보에 대한 지지가 13.6%p 상승했다.
 

 
  10명 중 3명, ‘지지 후보 바꿀 수 있다’
 
  중도층의 친(親)윤석열 추세도 감지되었다. 이재명 후보는 이 계층에서 6.5%p 하락한 반면, 윤석열 후보는 7.6%p 상승하면서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를 7.5%p 차이로 벌렸다.
 
  자영업자층에서도 지지율 변화가 크게 나타났다. 윤석열 후보는 15.7%p 상승한 반면, 이재명 후보는 반대로 9.3%p 하락했다. 차이가 1.67배였다. 이런 차이는 이재명 후보의 전국민재난지원금에 맞서 윤석열 후보가 50조원을 투입해 정부의 영업 제한으로 인한 자영업자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상승과 동반해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도도 고공(高空)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조사에서 발표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43.6%를 기록했다. 민주당(29.7%)보다 무려 13.9%p 앞서는 결과다.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지지율 고공 행진은 계속 이어질까? 현재 정권 교체에 대한 높은 욕구와 문재인 대통령, 이재명 후보, 민주당 지지율이 트리플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지지하는 여야 후보들에 대한 지지 강도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가변성(可變性)은 존재한다.
 
  KBS·한국리서치와 SBS·넥스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3명 정도는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더욱이 스윙보터인 20대의 경우 그 비율이 무려 60%를 넘었다. 이들은 이념과 진영(陣營)이 아니라 실용과 실리(實利)에 따라 투표하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이재명 집권도 정권 교체’ 23.2%
 
  내년 대선을 관통하는 핵심 포인트는 과연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가능한지 여부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대선에서는 ‘10년 정권 교체 주기설(10year’s pendulum)’만 존재하고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래 표〉는 정권 교체와 정권 재창출을 촉발하는 요인과 위협하는 요인을 비교·분석했다.
 
  정권 교체를 촉발하는 요인 중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현 정부의 국정(國政) 방향 공감도에 대한 평가이다. 최근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10월 4주(10월 29일~11월 1일) 조사에서 우리나라 국정 방향에 대해 34%만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올바르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53%였다. 그 차이가 약 20%p 정도로 크다. 특히 20세 이하 젊은 세대에서 긍정 평가는 겨우 19%에 불과했다. 미국 대선의 경우, 국정공감도에 대한 긍정 비율이 35% 이하로 떨어지면 현직 대통령의 재선(再選)은 어렵다는 것이 통설(通說)이다. 이 가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에서도 확인되었다.
 
  한국갤럽이 문재인 정부 출범 5년 차 중반을 지나는 시점(2021년 10월 5~7일)에 8개 정책 분야별로 잘하고 있는지, 잘못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복지 분야에서만 긍정 평가가 앞섰고, 그 외는 모두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 특히 부동산 정책, 경제 정책, 인사 정책이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는 겨우 6%에 불과했다. 이런 정책 참사는 정권 교체를 촉발하는 요인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재명의 당선을 정권 교체로 보는 유권자들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KSOI·TBS 조사(11월 5~6일) 결과, 응답자의 23.2%가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정권 교체로 본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가 여당 후보임에도 현 정부와 차별성을 보이기 때문에 정권 교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4명 중 1명꼴인 셈이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51.6%)는 문재인 후보(48.0%)에게 3.6%p 차이로 신승(辛勝)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도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정권 교체로 본다는 비율이 10% 정도 존재했었다.
 

 
  이준석·김종인 리스크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및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악연은 정권 교체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사진=조선DB
  정권 교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정치 경륜 부족, 정치적 언어 구사와 대중과의 소통 미숙 등 윤석열 후보 자신이 갖고 있는 리스크다.
 
  또 후보 단일화의 핵심 상대인 안철수(安哲秀) 국민의당 대표와 이준석(李俊錫) 국민의힘 대표 및 김종인(金鍾仁) 전 비상대책위원장 간의 악연(惡緣)도 리스크다. 이들은 안철수 후보의 파괴력을 별로 인정하지 않고, 최악의 경우, 다자 대결로 가도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반면에 KBS·한국리서치 대선 기획 2차 여론조사(11월 6~7일)에서는 윤석열 후보 지지층의 77.3%가 보수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매머드 선대위’ 구성에 착수했지만, 홍준표 후보는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불편한 감정을 내보였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선대위 구성에 관한 전권(全權)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사적(私的) 감정과 첨예한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한 갈등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정권 교체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
 
 
  이재명, ‘척하고 탓하는 이미지’
 
  반면에 ▲1987년 이후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진 적이 없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여권 후보가 야권 후보보다 능력 및 자질 면에서 다소 앞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여당이 선거 승리를 위해 엄청난 반전(反轉) 카드를 동원할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정권 재창출을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이재명 후보로서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 악재(惡材)다. 그의 이미지는 ‘척하고 탓하는 이미지’로 변화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그동안 유능하고 추진력이 있는 척, 개혁 세력인 척, 시민을 위하는 척했지만 결국 나쁘게 일을 추진하고, 특정 개인에게 이득을 몰아주면서 시민을 약탈했고, 적폐 청산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고착화되고 있다. 윤석열 후보가 후보 수락 연설에서 “부패·약탈 정치 종식”을 외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이 후보는 자신이 대장동 개발을 설계했음에도 책임을 지지 않고 ‘국민의힘 탓, 보수언론 탓, 부패 카르텔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여론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아시아경제·윈지코리아컨설팅 조사(10월 9~10일)에 따르면, 대장동 사태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56.5%였다. 특별검사(특검) 도입 여론도 높다. 앞선 SBS·넥스트리서치 조사에서 ‘특검 도입’에 대해 63.9%가 지지했다.
 
 
  제3지대 후보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 10월 24일 ‘새로운물결(가칭)’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사진=조선DB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윤석열 후보가 10%p 앞서고 국민의힘이 15%p 압도하는 ‘컨벤션 효과’를 극복하기 힘들다. 추가 국민재난지원금, 개발이익 완전 국민 환원제 등 어떤 이슈를 제기해도 국민들은 반응하지 않고 결국 지지율 정체(停滯)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야당에 질질 끌려다닐 것이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그동안 ‘특검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해왔던 이재명 후보는 11월 10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검찰의 수사가 미진할 경우 야권에서 요구하는 특검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윤석열 후보가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 상승세를 타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조건부 특검 수용’이라는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검 수용에 ‘검찰 수사 미진 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과거 부실 수사 의혹 포함’이라는 전제를 달았기 때문에 여야의 특검 협상 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네 번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세 번째, 새로운물결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처음으로 대권 출사표를 던졌다. 이 제3지대 후보들은 모두 ‘승자독식(勝者獨食) 양당(兩黨)체제 청산’을 외치고 있다. 이들은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면서 자신으로 단일화해야만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내년 대선은 일단 다자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 2017년 대선 때처럼 5자 구도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거대 정당 후보들이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경우 연대를 하든 단일화를 하든 제3지대 후보를 품는 세력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선거는 게임이다. 이상하고 극도로 불투명하며 불확실한 대선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경험적으로 입증된 원칙에 대한 이해와 그에 토대를 둔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다. 승리 전략의 최고 핵심은 선거 승리 연합이다. 무엇보다 이질적인 정치 세력 간에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연대(또는 후보 단일화)를 하는 세력은 승리를 담보한다. 1997년 김대중(金大中)·김종필(金鍾泌)의 DJP연대, 2002년 노무현(盧武鉉)・정몽준(鄭夢準) 후보 단일화가 구체적인 사례다.
 
  이번 대선에선 선거 연대와 관련 다양한 시나리오가 존재할 수 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고전적 연대’다. 민주당(이재명)과 정의당(심상정)의 진보 세력이 연대하고, 이에 대항해 국민의힘(윤석열)과 국민의당(안철수)이 중도·보수 연대를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2012년 대선 때와 같이 범(汎)진보 대(對) 범보수의 양자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48(패자) 대 52(승자)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여당발(發) 진보 연대’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연대에 성공하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각자도생(各自圖生)해 3자 구도가 만들어지는 경우다. 중도·보수가 분열되는 것이기 때문에 진보 연대의 승리가 예상된다.
 

 
  정의당이 국민의힘, 국민의당과 連帶한다면?
 
  세 번째 시나리오는 ‘야당발 중도·보수 연대’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연대하고 민주당과 정의당은 각자도생해서 3자 구도가 만들어지는 경우다. 진보가 분열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로 중도·보수 연대의 승리가 점쳐진다.
 
  네 번째 시나리오는 보수인 국민의힘을 고립시키는 진보·중도 대(大)연대다. 2012년 대선(12월 9일)에서 안철수 후보가 11월 23일 민주당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후보직을 사퇴했다.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율과 당선 가능성에서 앞서고 있었으나, 계속된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실패 끝에 이 같은 사퇴 선언을 발표하고 선거 기간 문 후보를 지원했다. 대선 이틀 전에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대선 후보직을 사퇴했다. 시나리오4는 겉으로는 2012년 대선 상황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지만 사퇴가 아닌 연대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다소 결이 다를 수 있다.
 
  다섯 번째 시나리오는 민주당을 배제하는 대연대다. ‘국민의힘(보수)·국민의당(중도)·정의당(진보)’이 ‘국민대통합’을 기치(旗幟)로 연대하는 구도다. 이 구도는 심상정 후보가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밝힌 ‘다원주의(多元主義) 책임 연정’과도 맥을 같이한다.
 
  여섯 번째는 ‘제3지대 대연대’다. 정의당(심상정)·국민의당(안철수)·새로운물결(김동연) 등 제3지대 후보 간 단일화를 우선적으로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그 이후에 상황에 따라 독자 출마해 3자 구도 속에서 선거를 치르거나, 아니면 민주당 또는 국민의힘과 2단계 후보 단일화를 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공동정부가 수립되면 제3지대 모든 정당이 국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안철수·심상정이 관건
 
내년 대선의 관건을 쥐게 된 안철수 후보와 심상정 후보. 2017년 대선 토론회 때의 모습이다. 사진=조선DB
  과연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파괴력이 있을까? 여야 유력 대권 후보들의 의지와 결단에 달려 있다. 현재 민심의 눈에 비치는 후보 단일화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조사(11월 7~8일)에 따르면,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 전망에 대해 ‘단일화할 것’과 ‘단일화하지 않을 것’이 43.0% 대 40.0%로 팽팽했다. 윤석열 지지층에서 ‘단일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61.3%인 반면, 안철수 지지층에서는 34.3%에 불과했다. 한편 이재명·심상정 후보 단일화에 대한 전망은 67.6% 대 18.0%로 ‘단일화하지 않을 것’이 ‘단일화할 것’을 큰 격차로 압도했다. 이재명 후보 지지층과 심상정 후보 지지층에서 ‘단일화할 것’이라는 비율은 각각 19.8%와 18.9%로 비슷했다.
 
  현실적으로 ‘예측 가능하고 쉬운 시나리오’는 시나리오1, 시나리오2, 시나리오3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대선 과정에서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어려운 시나리오’는 시나리오4, 시나리오5, 시나리오6이다. 이 중 시나리오5가 가장 명분도 있고 파괴력이 있다. 그다음은 시나리오6이다.
 
  국민의힘이 진정 정권 교체를 원한다면 정치 지도자들 간에 갖고 있는 사적 감정은 무조건 접고 오직 정권 교체라는 대의와 승리 연합이라는 고도의 전략적 판단만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정치에서 단 한 번도 없었던 시나리오5를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최대 관건(關鍵)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정치실험’
 
10월 24일 열린 김동연 전 부총리 주도의 ‘새로운물결(가칭)’ 창당 발기인 대회에 참석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동연 전 부총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왼쪽부터). 사진=조선DB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확실하게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시나리오4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여기서 최대 관건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다.
 
  일각에선 내년 대선이 ‘이재명 대 윤석열’이 아니라 ‘심상정 대 안철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심상정과 안철수 중 누가 더 많은 지지를 받아 각각 진보와 보수의 표를 잠식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제3지대 후보의 파괴력이 역대급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한국 정치 지형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시나리오6이다. 거대 양당체제를 무너뜨리고 개헌(改憲)을 포함해 대연정을 제도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정치 대변혁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는 생물과도 같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예술이다. 정치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고,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연대를 정치공학적 측면에서만 볼 필요는 없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정치 실험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를 대개조할 수 있다면 큰 의미가 있다. 이제 제3지대 후보들의 정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전략가의 최대 敵은 도그마”
 
  미국 미시간대학의 선거 모델에 따르면, 정당일체감(당파적 태도), 정책에 대한 견해와 함께 후보자 개인의 특성(후보자 이미지)이 투표 결정의 3대 요인이다. 페이지(Page) 교수는 후보자의 특성에 대해 지도력(지식, 경험 및 능력), 온화성, 활동력, 경쟁력, 정직성과 성실성을 지적했다. 마커스(Markus) 교수는 요인 분석을 통해 다양한 후보자의 이미지 특성을 능력(competence)과 성실성(integrity) 두 가지로 집약했다.
 
  결국 여야 유력 후보들의 정치적 판단과 역량에 따라 향후 선거 정국은 요동칠 것이다. 어떤 후보가 설득과 결단의 리더십을 발휘해 자신에게 유리한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대선은 결판이 날 것이다. 천재적인 정치 컨설턴트이자 빌 클린턴을 두 번이나 미국 대통령으로 만든 딕 모리스는 《파워 게임의 법칙》이란 책에서 “당장의 승리를 위해 원칙을 버리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또 “전략가의 최대 적(敵)은 도그마다. 유연한 전술 운영만이 승리를 낚아챈다”고 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위에서 언급한 선거 승리 연대 시나리오를 치밀하게 준비해 행동으로 옮기는 세력이 승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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