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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탐구

‘뒤끝 없는 리더십’의 윤석열, 大選 후보 되기까지

10번의 위기 극복한 尹의 용인술, 최후에 꺼내 든 ‘권성동 카드’ 주효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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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저격수였던 장제원 의원 보며 혼자 몇 명의 역할을 하는구나 판단
⊙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당시 미안해서 윤석열 얼굴 못 쳐다보겠다던 측근들
⊙ “혼내고 나면 마음 약해져 밥 먹으러 가자고 전화하는 사람이 尹”
⊙ 경선 토론 당시 측근 걱정에 북한 김여정 관련 질문에 답 제대로 못 해
⊙ 권성동의 수평적 리더십에 캠프 분위기 바뀌어
⊙ 윤석열보다 ‘대통령 윤석열’ 만들기에 더 열심인 사람들이 존재한 이유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정치 참여를 마음먹은 것은 대략 지난 2월 말이라고 한다. 윤 후보는 3월 1일 《국민일보》와 생애 최초 ‘대담형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보도 후 사실상 잠룡 1호의 ‘정치 개시’ 선언이란 평가가 나왔다. 물론 윤 후보는 정치의 ‘ㅈ’도 꺼내지 않았다. 인터뷰 내용도 ‘직’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 여권 강경파들이 추진하는 ‘검찰개혁 시즌2’를 막겠다는 것이었다.
 
  ‘시즌2’는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법 개정이다.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에 남아 있는 6대 범죄 수사권마저 모두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이란 새로운 조직에 넘긴다는 게 골자다. 이렇게 되면 검찰에는 기소권만 남게 된다.
 
  “수사·기소 분리는 중대범죄를 응징할 수 있는 역량을 약화시킨다. 그럴 경우 중대범죄자(사회적 강자)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지 못하며, 그 피해는 국민 몫이 된다.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 정신의 파괴다. 직(자리)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 100번이라도 걸겠다. 그런다고 될 일이 아니다. 국민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셔야 한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해온 검찰을 해체하고 법치 시스템을 파괴하려 한다고 봤다. 석간·조간신문 대부분은 윤 후보의 인터뷰 내용을 대서특필했다. 윤 후보는 3월 4일 사퇴했다. 윤 후보 측근 인사들의 말이다.
 
  “윤 후보가 일주일 전쯤 사퇴 결심을 굳혔다. 그래서 인터뷰도 한 것이다. 여권의 수사청 강행이 가장 컸다.”
 
  서두에 윤 후보가 정치 참여를 마음먹은 게 대략 2월 말이라고 적시한 이유다.
 
  2020년 1년 동안 시행한 모든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야권의 대통령 후보군 중에서 압도적인 선두 주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당장 본격적인 대권 후보로서의 활동을 시작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윤 후보의 사퇴 후 첫 행보는 101세 철학자와의 만남이었다. 윤 후보는 3월 19일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자택을 찾아 만났다. 1920년생으로 ‘101세 철학자’로 불리는 김 교수는 《백년을 살아보니》 등의 저서를 냈다. 김 교수는 윤 후보의 부친인 윤기중(90) 연세대 명예교수와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평소 김 교수 칼럼과 저서를 챙겨 보던 윤 후보가 부친을 통해 김 교수에게 이날 연락했고, 김 교수가 “지금 바로 보자”고 해 당일 바로 만났다고 한다. 김 교수는 윤 후보에게 “중요한 건 한 사람의 유능한 인재가 아니라 함께 일할 줄 아는 사람들을 모으는 것” 등의 조언을 했다고 한다.
 
 
  “非정치인들로 한번 해보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월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후 윤 후보는 민심에 귀를 기울였다. 사실 비(非)정치인 출신 제3의 후보들은 대개 정치 혐오증이 있는데 윤 후보도 그랬다. 윤 후보는 이 시기 서울대 법대 시절부터 가깝게 지낸 선배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비정치인으로도 캠프를 잘 이끌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윤 후보는 6월 28일 서울 광화문 인근 이마빌딩에 마련한 캠프 사무실을 공식 가동했다. 윤 후보가 캠프를 마련한 이마빌딩 9층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총재가 대선 캠프를 차렸던 곳이다.
 
  윤 후보는 권영세 의원에게 말했던 대로 정치인이라고 볼 수 없는 인물들로 캠프를 꾸렸다. 6월 29일 윤 후보는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지 약 4개월 만이었다.
 
  “4년 전 문재인 정권은 국민 기대와 여망으로 출범했지만, 내 편 네 편을 갈라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국민을 좌절과 분노에 빠지게 했다. 이 정권은 이권(利權) 카르텔로 권력을 사유화하고 집권을 연장해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法治),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
 
  윤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후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제3지대에 머물렀다. 중도 확장에 공을 들였다. 7월 12일 진보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만난 데 이어 19일에는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했다. 그런데 지지율은 답보 상태였다. 아니 오히려 하락했다. 출마 선언 ‘컨벤션 효과’는 없었다.
 
 
  초반 캠프의 미숙함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비정치인으로 꾸려진 캠프의 언론·소셜미디어 대응에 대한 미숙함이 여러 번 드러났다. 지난 7월 5일에 있었던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과의 만남이 대표적이다. 윤 후보는 이날 유 전 총장과 만찬이 예정되어 있었다. 유 전 총장이 비공개 만남을 원해 사전에 공지되진 않았지만,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고 기사가 보도돼버렸다. 만찬 소식이 보도되고 문의가 쏟아지자 ‘윤 캠프’에서는 단체 채팅방에 공지 글을 올렸다.
 
  ▷2021년 7월 5일 오후 04:47
 
  〈[알려드립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윤석열 전 총장이 평소 존경하는 분이지만, 금일(7월 5일) 만찬은 예정돼 있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오늘 두 사람은 만나지 않습니다.
 
  대변인실 올림.〉
 
  ‘윤 캠프’의 공지에 따르면 유 전 총장과의 만찬은 계획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주일 뒤인 7월 13일 유인태 전 총장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게 여기에서도 또 거짓말할 수 없으니까. (웃음) 예정에 있었죠. 그런데 내가 또 이런저런 구설이 싫어서 조용히 비공개로 보자고 그랬는데 그쪽의 누가 실수해서 이게 흘러나가는 통에 ‘그러면 나중에 보자’라고 그렇게 됐던 거죠.”
 
  7월 19일에는 “윤 후보가 도쿄올림픽 출전 국가대표 선수단을 환송하려 개인적으로 인천공항을 찾았다”고 전했지만 2시간 만에 “개인적으로 인천공항을 다녀오려고 했으나, 현장 상황상 안 가는 게 낫다고 판단해 인천공항은 가지 않았다”고 이를 번복했다.
 
  비정치인으로 볼 수 있는 캠프 구성원의 미숙함이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치 10단도 혼자 다 할 수는 없다”
 
  고민하는 윤 후보에게 권영세 의원이 이야기했다.
 
  “캠프에는 자신의 알터 에고(alter ego·제2의 자아)가 필요합니다. 비정치인이 곧바로 캠프에 들어와서 정치를 잘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줬다.
 
  “나도 당신이랑 똑같이 검사 출신으로 정치를 시작할 때 기존 정치인에 대해 그리 좋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다르더군요. 반드시 정치인을 부정적으로만 볼 건 아니란 이야기입니다. 나쁜 정치인도 있지만 좋은 정치인도 있고, 무능한 정치인도 있지만 유능한 정치인도 있으니 잘 구별해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선거를 아는 정치인들이 캠프에서 일정·메시지·기획·홍보·조직 영역을 잘 조정해줘야 합니다. 후보는 정신이 없잖아요. 정치 9단이 아니라 10단이라도 혼자 다 할 수는 없습니다.”
 
  비정치인만으로 캠프를 꾸려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윤 후보의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저격수를 자신의 편으로
 
2021년 7월 30일 오후 윤석열 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 장제원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선DB
  윤 후보는 이 문제로 죽마고우인 권성동 의원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권 의원은 저녁 자리를 만들었다. 정진석·장제원·윤한홍 의원이 함께했다.
 
  윤 후보가 장제원 의원을 보자마자 말했다.
 
  “우리 장 의원 같은 분이 저를 꼭 좀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예상 외의 말이었다. 장 의원 본인도 놀랐다고 한다. 윤 후보에게 장 의원이 어떤 인물이었던가.
 
  잠깐 시계추를 2018년 10월 19일로 돌려보자. 이날 오전 서울고검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렸다. 장제원 의원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 후보가, 장모가 연루된 사기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설전이 벌어졌다.
 
  ○장제원-“윤 지검장 장모의 대리인은 구속돼 징역을 사는데 주범인 장모는 처벌 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윤 지검장이 배후에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윤석열-“국감장에서 이런 말씀하는 게 적절한가 싶은데, 서울중앙지검에는 저와 관련한 사건이 없다. 고소가 들어온 게 있는지 여기 검사들이 와 있으니까 여쭤봐 달라. 그 사건이 계류된 검찰청 담당자에게 여쭤보라.”
 
  ○장제원-“피해자가 있으니 국감장에서 따지는 것이다. 중앙지검장 가족 일이 회자하고 있는데 수사 주체의 도덕성 문제는 국회의원이 따져야 하는 것 아니냐. 장모가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다는 것도 법원에서 밝혀졌다.”
 
  ○윤석열-“피해자가 고소하면 되지 않겠나. 아무리 국감장이지만 너무 하는 것 아니냐. 그게 어떻게 제 도덕성 문제냐.”
 
  두 사람의 언쟁으로 장내가 소란스러워졌다. 당시 법사위원장이었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여상규 의원이 중재했지만, 장 의원은 “피감 직원이 국회의원 발언 콘텐츠를 문제 삼고 있다. 굉장히 오만불손한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시 윤석열 후보는 장제원 의원이 국회의원 몇 명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후 이른바 추-윤 갈등(검찰개혁을 둘러싼 수사지휘권 발동, 징계 문제 등으로 윤 후보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충돌) 과정에서 장 의원이 추미애 전 장관을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며 직감은 확신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에게 손을 내민 이유가 다 있었던 것이다.
 
 
  “경선 캠프 인사는 권성동 의원님이 좀 도와주세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후보 비서실장인 권성동 의원. 사진=권성동 의원실 제공
  식사 자리가 마무리되고, 윤 후보가 권성동 의원에게 말했다.
 
  “캠프 인사는 의원님이 좀 도와주세요. 제가 정치인도 아니고 잘 모르지 않습니까.”
 
  권 의원은 장제원 의원에게 “후보가 당신한테 꼭 도와달라고 했으니, 캠프에서 일할 분들 좀 추천해달라”고 했다. 며칠 뒤 장제원 의원은 캠프 조직도를 작성해 권성동 의원에게 줬다.
 
  권성동 의원의 이야기다.
 
  “캠프 총괄상황실장 자리에 본인 이름을 넣어 왔더라.(웃음) 그대로 후보께 보고했다.”
 
 
  사라진 입당 효과
 
  지난 7월 30일 오후 1시50분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해 입당했다. 기습 입당이라는 말이 나왔다. 전날까지만 해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입당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었기 때문이다. 윤 후보 측은 이날 오전 11시쯤 국민의힘 측에 당사를 방문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전까지 국민의힘 측에서는 아무도 윤 후보의 입당 결심 사실을 몰랐다.
 
  당 투톱인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는 모두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전남 여수·순천을 찾아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과 간담회를 하고 있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여름휴가를 떠난 상태였다.
 
  8월 2일 이 대표는 자신이 지방 일정을 소화하던 날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에 전격 합류한 데 대해 “저랑 원래 상의가 있었다”며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후 두 사람은 한 달 가까이 집안싸움을 벌였다. 이 대표는 애초 경선준비위원회를 이끌었던 서병수 의원을 선관위원장으로 검토했다. 하지만 경선준비위가 추진한 대선 주자 13인 봉사활동과 토론회를 두고 윤 후보 등 일부 주자 측이 공정성 시비를 제기해 갈등을 빚었다.
 
  봉사활동에 윤 후보 등 일부 주자가 불참했고 토론회도 결국 정견 발표회로 바뀌었다. 8월 20일에는 윤 후보 캠프가 이 대표를 밀어내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양측의 신경전은 더 고조됐다.
 
  이날 보도된 한 주간지 기사가 발단이 됐다. ‘윤석열 캠프가 공정성을 의심받는 이 대표 체제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보고 비대위 출범에 필요한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준석 대표는 8월 21일 이 보도와 관련 “의아하다”고 밝혀 논란이 커졌다.
 
  그러자 윤 후보는 8월 22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비대위라는 건 임기가 보장된 대표를 끌어내린다는 의미인데, 그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황당무계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보도를 가지고 정치 공세를 펴는 것 역시 상식에 반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날 윤석열 캠프의 민영삼 국민통합 특보는 이 대표를 향해 “사퇴 후 유승민 캠프로 가서 하고 싶은 말 하든지 대선 때까지 묵언 수행하든지”라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논란이 되자 민 특보는 5시간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표는 “비대위 검토설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윤 석열 캠프에서 나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 짐작이 간다”고 했다. 윤석열 캠프가 자기를 흔들어 온 것은 사실이라는 주장이었다.
 
  두 사람의 갈등에 윤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졌다. 윤 후보가 전격적으로 입당한 데에는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당 밖에서 세력을 규합하겠다는 계획이 성공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3지대에서 반문(反文) 결집을 통한 중도 확장에 주력한다는 독자 행보가 야권의 기반인 보수층에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입당을 선택했는데,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으로 ‘입당 효과’를 전혀 못 본 것이다. 두 번째 위기였다.
 
 
  “미안해서 윤석열 얼굴을 못 쳐다보겠더라”
 
  윤석열 후보에게 입당을 강력하게 권유한 현역 의원은 “우리 당이 솔직히 윤석열이 나오기 전까지 ‘정권 교체’란 꿈을 꿀 수 있었나. 거의 자포자기 상태까지 가지 않았느냐. 윤 후보가 입당해줘서 정권 교체를 꿈꿀 수 있게 됐는데, 어처구니없는 오해로 공격을 받으니 입당을 권유한 내가 미안해서 윤 후보 얼굴을 못 쳐다보겠더라”고 했다.
 
  결국 이준석 대표는 대선 경선 준비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분란에 대해 사과하고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으로 당 밖 인사인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선임했다. 윤 후보 측도 이 대표 사퇴 촉구 집회를 열려는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며 진화에 나섰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서로 한발 더 나갔다가는 공멸이라는 위기의식 아래 갈등의 큰불을 잡고 전열 정비에 들어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두 사람의 갈등은 봉합됐지만 하락한 지지율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윤 후보가 ‘120시간 노동’ ‘부정식품’ 발언 등으로 논란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또 말할 때 고개를 좌우로 지나치게 돌리는 일명 ‘도리도리’ 버릇과 다리를 벌리고 앉는 일명 ‘쩍벌’ 자세도 구설에 올랐다.
 
  윤 후보는 위기 돌파를 위해 유튜브 채널에 지난 7월 했던 언론 인터뷰 영상 두 건을 올렸다. 말실수 논란이 불거진 ‘120시간 노동’ ‘부정식품’ 발언이 포함된 인터뷰 영상이었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인터뷰를 하면서 영상을 촬영한 매체의 동의를 얻어 윤 후보 발언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며 “윤 후보 발언 일부가 편집된 게 아닌 전체 발언이 담겨 전체 맥락과 취지를 제대로 알리려는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전문가 도움을 받아 발성과 자세 교정에 나서기도 했다.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후 사의 표명한 의원들 잡은 尹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당원배가운동’에서 큰 성과를 냈다. 전국 1위를 기록, 표창장을 받았다. 윤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이다. 사진=뉴시스
  8월 24일 국민권익위원회는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국민의힘 의원 12명이 △농지법 위반(6건) △토지보상법·건축법·공공주택특별법 등 위반(4건) △편법 증여 등 세금 탈루(2건) △부동산 명의신탁(1건)에 연루됐다고 발표했다.
 
  12명 중 5명(송석준·안병길·이철규·정찬민·한무경 의원)이 윤 후보 캠프 인사였다. 모두 사의를 표명했는데, 윤 후보는 “모두를 믿는다”며 충분한 소명을 해 억울함을 풀라고 했다고 한다.
 
  특히 이철규 의원에게 ‘이 의원님이 이거밖에 안 됩니까. 저는 걱정하지 마시고 계속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끝내 사의를 표명했지만, ‘당원배가운동’에서 큰 성과를 냈다. 전국 1위를 기록, 표창장을 받았다.
 
  표창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위 시당은 대한민국을 살려낼 정권 교체와 지방선거 승리의 핵심 역량이 될 책임당원 배가에 있어 혼신의 노력을 다하여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의힘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공헌한 바가 크므로 당원들의 마음을 모아 표창함.〉
 
  윤 후보 캠프의 조직본부장이었던 이 의원이 모은 당원들은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를 지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당 관계자는 “경쟁 캠프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로 이 의원의 조직 결집 역량이 탁월했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의 경우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발표 이후 탈당 요구를 받았지만, 이 처분이 최근 취소됐다. 수사기관 조사 결과 불입건 처리됐기 때문이다.
 
 
  “그게 김만배씨 친누나였어?”
 
  9월, 여전히 논란 중인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터졌다. 불똥이 윤 후보에게 튀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친누나가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집을 매입했다고 친여(親與) 성향 인터넷 매체 ‘열린공감TV’가 보도한 것이다.
 
  열린공감TV는 ‘뇌물’ 의혹,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 등을 제기했다. 해당 주택이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로 등록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했다.
 
  측근이 이 사실을 알리자 윤 후보는 “그래? 그게 김만배씨 친누나였어? 우린 싸게 팔았는데. 뇌물이라면 비싸게 팔아야 하는 것 아닌가. 걱정 마라. 한 치의 의혹도 없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의혹을 반박하기 위해 매매계약서와 은행 통장 사본도 공개했다. 부동산중개업소 소개 없이 김씨와 윤 교수가 직거래로 매매했다는 의혹에 매매계약서를 제시했으며,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에 은행 통장 사본을 공개, 19억원이 순차적으로 입금됐다고 밝혔다.
 
  김씨의 누나도 “계약 당시에만 해도 윤 후보 아버지 집이란 걸 몰랐다”고 했다.
 
 
  한 건 한 장제원
 
  이젠 좀 조용해질까 했는데 곧장 ‘고발 사주’ 의혹이 터졌다.
 
  사건의 발단은 21대 총선 기간인 2020년 4월로 돌아간다. 당시 대검찰청의 수사정보정책관인 손준성 검사가 지난해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의 국회의원 후보였던 김웅에게 여권 인사 11명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하였으며 이후 김웅 후보가 4월 3일, 4월 8일 양일에 걸쳐 당시 미래통합당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인 조성은씨에게 해당 고발장을 전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그러고 1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조성은씨는 인터넷 언론매체인 ‘뉴스버스’에 해당 내용을 ‘공익제보’ 했다.
 
  뉴스버스는 9월 2일 손 검사가 윤 후보의 측근일 가능성이 크다며 손 검사가 윤 후보의 지시를 받고 ‘고발 사주’를 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때 캠프 총괄상황실장이었던 장제원 의원이 소위 ‘한 건’ 한다.
 
  9월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장 의원은 윤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을 제기한 뉴스버스가 전달자로 지목한 김웅 의원과의 통화 내용 일부를 의도적으로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이 공개한 통화 내용에는 “윤 전 총장과 전혀 상관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해당 매체와 김웅 의원은 전날인 9월 1일 최초로 통화했지만, 이 통화 내용은 의도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회의실 내 화면에 9월 1일 통화 녹취록을 띄웠다.
 
  장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으로는 뉴스버스 기자는 “윤석열 총장에게 요청받고 그러신 거냐(고발장을 전달했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아니다. 윤 총장하고 전혀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또 김 의원은 “검찰 쪽에서 제가 받은 것은 아니다”라며 “준성이(손준성 검사)와 이야기했는데 그거(고발장) 제가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뉴스버스 기사에는 등장하지 않는 내용이다. 반론 차원에서도 통화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 장 의원은 “왜 뉴스버스는 이런 9월 1일 통화는 보도하지 않고, 다음 날 유도신문을 해서 이렇게 왜곡·날조·공작 보도를 하냐”며 “그러니까 공작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장제원 의원의 의혹 제기가 있고 이틀 뒤인 9월 8일 윤 후보는 기자회견을 자청 “뉴스버스는 김웅 의원과의 첫 번째 통화에서 ‘윤석열 총장과는 관련이 없다’는 김 의원의 말을 보도하지 않았다. 이 내용을 누락하고 감췄다.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김웅 의원은 뉴스버스 기자와의 첫 번째 통화에서 윤 전 총장과는 관계없다는 말까지 했는데도 완전히 ‘윤석열 검찰’이 고발 사주를 했다고 단정하는 식으로 보도했다. 그러면 안 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윤 후보의 최측근은 “장 의원이 빠르게 녹취록을 입수해 사실을 밝혀준 덕분에 윤 후보가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윤 후보의 기자회견 뒤인 9월 12일 장제원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의혹을 인터넷 뉴스 매체에 제보했던 조성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선대위 부위원장을 박지원 국정원장의 ‘정치적 수양딸’이라고 지칭하며 “박 원장과 조씨가 대한민국의 대선에서 유력 야당 주자를 제거하고자 꾸민 정치 공작 사건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자식이 잘못한 것을 아비가 전부 책임지는 게 맞는가?”
 
  9월 19일 장제원 의원의 아들인 래퍼 장용준(예명 노엘·21)씨가 음주 측정을 요구한 경찰관을 밀치는 등 폭행한 순간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SBS는 이날, 9월 18일 밤 10시30분쯤 발생한 장씨의 접촉사고 현장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 운전석에 앉으려던 장씨를 경찰관이 말리자, 장씨가 경찰관의 팔과 가슴팍 등을 밀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또 이 과정에서 장씨가 살짝 비틀거리는 모습도 찍혔다.
 
  한 목격자는 “(장씨가) 소리를 지르고 경찰을 밀치고 앉았다가 다시 끌려 나왔다가 머리로 들이받았다”며 “취해 보였다. 누가 봐도 ‘저 사람 약 아니면 술에 취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2019년 9월에도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장제원 의원은 캠프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지만, 윤 후보는 장 의원의 사의 의사를 반려했다.
 
  9월 26일 열린 3차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바로 전날(25일) 김여정이 ‘군사적 균형을 깨지 말라’고 말한 사실을 잘 모르는 것처럼 보여 논란이 일었다.
 
  경쟁자 홍준표 의원은 윤 후보에게 “(지난 25일 담화에서) 김여정이 ‘군사적 균형을 깨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있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해 “누가요? 김정은이?”라며 “제가 잠깐 못 들었다. 누가 이야기했냐”고 되물었다. 홍 의원은 “북한 김여정이 ‘군사적 균형을 깨지 말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했다”고 다시 기회를 줬지만, 윤 전 총장은 “언제 했냐? 이번에?”라고 되물었다. 이에 홍 의원은 “모르면 넘어가겠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가 머뭇거린 모습을 보인 데는 이유가 있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의 증언이다.
 
  “토론 시작하기 직전 대기실에서 갑자기 윤 후보가 ‘아니, 아들이 잘못했다고 아버지가 다 책임지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거 아닌가’라고 참모들에게 물었습니다. 아들 문제로 장 의원이 위기에 몰린 것을 안타까워했죠. 당시 불똥이 후보에게 튀는 상황이었는데도 장 의원만 걱정했습니다. 장 의원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하구나라고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토론회에서 실수가 나왔죠.”
 
  정작 장제원 의원은 자신 때문에 윤 후보가 피해를 보는 것을 가슴 아파했다. 실제 캠프 인사들 사이에서는 윤 후보가 장 의원을 재신임한 것에 대해 ‘장제원 리스크’를 방치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캠프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캠프 내부에서도 큰 상황”이라며 “1차 경선 후보 컷오프에서 간신히 1위를 한 건 결코 좋은 성적이 아닌데 이대로 가도 괜찮을 것이라 판단하는 건 안일한 것 아니냐”고 했다.
 
 
  “형님 저 결단했습니다”
 
  장제원 의원은 권성동 의원에게 “형님, 저 결단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권 의원이 “후보한테 이야기했느냐”라고 묻자, “허락 안 해주실 것 같아 일단 저지르고 봤다”고 했다.
 
  장 의원은 9월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죄송하고 송구스럽지만, 후보의 허락을 득하지 못하고 윤석열 캠프 총괄실장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단 1분도 버티기 힘들었다. 국민께 면목이 없고, 윤석열 후보께 죄송한 마음 가눌 길이 없었다”며 심경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권성동 의원 등 측근들에게 장 의원 사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측근들은 “다시 함께할 날이 올 것”이라고 위로했다. 윤 후보는 자신을 돕는 사람을 끝까지 믿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들은 “윤 후보가 장제원 의원을 상당히 아꼈다”며 “캠프에서 특정 이슈에 대해 논란이 벌어지면 다른 참모들은 ‘그건 안 됩니다’며 넘어가는데 장 의원만은 대안을 서너 개씩 갖고 와 윤 후보가 생각을 정리할 환경을 만들어줬다. 노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니 윤 후보가 안 좋아할 수 있었겠나”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제원 의원이 캠프 내 조율을 상당히 잘했다고 했다.
 
  “캠프에 전·현직 의원들이 많이 모였지 않습니까. 서로 자존심 싸움을 하기도 했는데 장 의원이 중재 역할을 상당히 잘했습니다. 예를 들어 A, B가 캠프에 꼭 필요한 인재인데 서로 사이가 안 좋아 티격태격하면 장 의원이 A, B 모두 이야기를 끝까지 다 들어주고, 기분을 풀어줬습니다. 캠프 내 약간의 알력다툼이 잘 해결된 것은 장 의원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불필요한 회의 없앤 권성동
 
  장제원 의원이 사퇴하고 나서 캠프는 조타수를 잃은 것처럼 휘청거렸다. 이때 윤 후보가 신속한 결정을 내렸다. 9월 29일 죽마고우 권성동 의원에게 종합지원본부장을 맡긴 것이다. 원래 권 의원은 최대한 전면에 나서지 않으려 했다. 친구인 자신이 전권을 쥔 ‘실세(實勢)’로 비치면 윤 후보에게 피해가 갈 것이란 우려에서였다.
 
  권 의원은 초반 경선 캠프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후보가 잘되는 것(대통령 당선)이 자신이 잘되는 것”이라며 “괜히 나 때문에 공격당할 수 있다”고 했었다. 최고의 위기 상황에 윤 후보는 결단을 내렸고, 권 의원은 받아들였다.
 
  권 의원은 “윤 후보가 중요한 문제, 특히 토론 준비는 장 의원과 상의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장 의원이 있는 동안에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권성동 의원이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은 후 캠프 내 불필요한 회의가 사라졌다고 한다. 또 캠프 내부에서 논의되는 각종 사안을 경중에 따라 권 의원이 직접 결정·승인, 일 처리가 신속해졌다.
 
  “국회의원 4선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권 의원 지시로 윤한홍 의원이 회의를 주재했는데, 매우 간결해져서 캠프 돌아가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권 의원은 캠프 내 직책의 높고 낮음을 떠나 모두를 공평하게 대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행사에서 캠프 특정부서의 인물들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한 명이 빠졌다. 당사자로서는 서운했을 것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권 의원은 해당 인물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위로를 전했다.
 
  권성동 의원의 말이다.
 
  “윤 후보 승리가 가장 중요하잖아요. 한 분 한 분이 한 표라도 더 모으기 위해 애쓰는데. 얼마나 소중한 표입니까. 사소한 것에 더욱 서운해할 수 있는 게 사람 아닙니까. 당연히 도와주시는 한 분 한 분 신경 써야죠.”
 
 
  잘못 지적하고 미안한 마음에 밥 먹자고 하는 게 尹
 
  또 다른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권성동 의원의 자율성 부여가 구성원들에게 책임감을 갖고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명분을 줬다고 했다.
 
  “권 의원은 일을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었다. 큰 틀에서만 평가했지, 지엽적인 문제는 지적하지 않았다. 캠프 구성원들 사이에서 ‘종합지원본부장’이 나를 믿어주는구나라는 여론이 형성됐다. 일들을 더 열심히 했다. 그렇다 보니 성과도 더 났던 것 같다.”
 
  권성동 의원이 종합지원본부장을 맡고 윤 후보에게 최대 위기가 닥쳤다. ‘전두환 발언’과 ‘개 사과’ 논란으로 한때 경선서 홍준표 의원에게 역전당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윤 후보와 권 의원은 신속한 사과로 논란을 차단하려 애썼다. 윤 후보는 권 의원 등 캠프 사람들의 ‘직언’을 거의 수용했다고 한다.
 
  “윤 후보가 뒤끝이 전혀 없는 스타일입니다. 캠프 내에서 어떤 사람에게 마음에 안 드는 점을 지적한 날이면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밥 먹었나, 냉면 한 그릇 하자’라고 말하는 분이죠. 밖에서는 검찰총장이었으니, ‘독단적일 것이다’라고 보는 시각도 있던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직책이 낮은 사람의 의견일지라도 똑같이 귀를 기울이고 받아줬습니다.”
 
  또 다른 측근은 “윤 후보가 정치 선언 전 사람을 만나는데, 편한 복장으로 나왔기에 ‘편한 이미지’는 좋지만, 행여나 만나는 사람이 자기를 ‘무시하나’라고 오해할 수도 있다고 했더니 그다음부터는 쉬는 날에도 정장을 입고 나오더라”라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경선 승리 직후 가장 처음 권성동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윤 후보는 정치 참여 선언 4개월여 만에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면서 한국 정당사의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됐다. 여기까지 오는 길에 많은 위기가 있었다. 대략 손에 꼽자면 9~10가지 정도 된다. 그럼에도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윤 후보 특유의 용인술과 윤석열보다 ‘대통령 윤석열’ 만들기에 더 열심인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경선 승리로 윤석열 후보는 출발선에 설 자격을 얻었다. 이제 시작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절반을 훨씬 넘는 국민이 정권 교체를 바라고 있다. 이 민심을 담아내지 못하면 윤 후보는 물론이고 야당은 존재 의미 자체를 상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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