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년 7월 4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민생회복 지원금 사용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당시 정부는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원안과 6000억원 규모의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등이 포함된 추경안을 편성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약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전국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잇따라 민생지원금 지급에 나서면서 정책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남 영광군이 1인당 연 100만 원 지급을 결정한 데 이어, 올해 설 명절을 전후해 충북·경북은 물론 전북 지역 지자체들까지 수십만 원 규모의 지원금을 속속 도입하면서 경제 효과와 정치적 의도를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전남 영광군은 지난해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비교적 높은 수준인 1인당 연 100만 원의 민생경제회복지원금을 지급했다. 설과 추석 명절을 앞두고 각각 50만 원씩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영광군은 지역 경기 침체 완화와 주민 생활 안정을 정책 취지로 내세웠지만,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뒤따랐다. 특히 지급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인근 지자체들에 정책적 압박으로 작용하며 유사 정책 확산의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충북·경북 이어 전북까지…전국으로 확산
영광군 사례 이후 민생지원금 지급은 빠르게 확산됐다. 충북 보은군은 1인당 60만 원을 두 차례에 나눠 지급하기로 했고, 경북 군위군은 1인당 54만 원을 신청과 동시에 지급했다. 충북 괴산군과 영동군도 각각 50만 원씩을 설 이전 집행했다.
최근에는 추가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경북 울진군은 2월 초 군의회에서 첫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키고, 군민에게 1인당 30만 원(기초·차상위계층 40만 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기로 했다.
전북 정읍시는 지난 2월 9일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5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2026년 소상공인 안정지원금’ 지급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올 한 해 1000억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계획도 포함돼 있다. 앞서 정읍시는 지난해도 소상공인 4172명에게 총 20억8600만원을 지원했고, 올 1월에는 전 시민을 대상으로 1인당 30만원 상당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상품권으로 지급했었다.
이밖에 전북 임실군, 전북 남원시, 전남 보성군, 전남 순천시, 전남 강진군, 충북 단양군 등지에서 현금과 지역화폐를 동원해 민생지원금을 나눠주고 있다. 이들 지자체들은 상시·정기 지급이라는 점에서, 또한 ‘민생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다는 점에서 명절·선거 시 지급과는 결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다만 지방선거를 불과 몇 개월 앞둔 시점에 지급 결정이 집중됐다는 점에서 정책 시점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쟁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일부는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 ‘기본소득형 정책’의 확산을 지목한다. 충북 옥천군은 올해부터 모든 군민에게 매달 15만 원씩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실험을 시작했는데, 이 같은 정책이 주변 지자체들의 현금성 지원 도입에 자극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북 영양군도 이번 달부터 매달 20만원어치의 지역화폐가 '농어촌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지급된다. 영양군은 전국 10개 지역에서 정부가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지역 중 한 곳이다. 의성군 주민들 역시 올해 1인당 30만원의 '재난 기본소득 지원금'을 받는다.
경제 효과 놓고 엇갈린 평가
민생지원금의 경제 효과를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지역화폐나 선불카드 방식으로 지급해 관내 소비를 유도하는 만큼, 단기적인 소비 진작 효과는 분명하다는 분석이 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에서는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매출이 일시적으로 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인구 감소, 일자리 부족, 고령화 등 구조적인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일회성 현금 지원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재정 여건이 넉넉하지 않은 지방 소도시의 경우 수십억~수백억 원의 예산을 단기간에 투입하는 것이 중장기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지방선거를 앞두면 주민 체감도가 높은 현금성 정책이 반복적으로 등장해 왔다”며 “선거 이후 정책의 지속성과 재정 건전성이 함께 담보되지 않을 경우, 지방 재정과 정책 신뢰도 모두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