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흔들기 관점에서 양승태·김명수 전 대법원장과 비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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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의 잇단 사법부 흔들기가 사법부 독립성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219에 위치한 대법원 건물. 사진=조선DB

국회와 여야, 정부 인사들이 여론을 동원해 대법원장에게 책임을 묻거나 사퇴·개혁을 요구하는 사례가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되고 있다.

 

6·3 대선을 앞둔 지난 5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유죄 취지)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정부 여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국회 법사위원장의 대법원장 사퇴 요구, 정상일까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은 14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무슨 염치로 사법부 독립을 주장하는가라며 세계사적으로 부끄러운 검찰 쿠데타 체제에서 사법부가 제대로 역할을 한 적이 있었나라고 주장,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윤석열 장모의 요양 병원 보조금 횡령 비리도 1심 유죄를 뒤엎고 2심은 무죄를 안겨줬다“(법원은) 내란 세력에 번번이 면죄부를 주고 법을 이용해 죄를 빨아 준 사법 세탁소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책임은 조 대법원장에게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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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일부에서는 국회 법사위원장의 대법원장 자진 사퇴 요구와 정상을 벗어난 망신 주기라는 반응이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전 회장 9명은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특별검사법 발의와 청문회 개최, 탄핵 추진 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들은 삼권분립을 위협하는 사법부 흔들기라고 했다.

 

그러나 법사위원장의 대법원장 사퇴 요구는 전례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81219일 당시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자유한국당)이 판사 출신 동료 의원들과 함께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 촉구 성명에 이름을 올린 적은 있다. 그렇다고 추미애 위원장처럼 노골적이고 강압적이진 않았다.


사법부 일각에서는 대법원장 사퇴 요구가 사법부 독립의 원칙을 훼손할 소지가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헌법상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하며, 판사의 법관으로서의 독립, 사법 행정의 중립성 등이 어떤 경우든 보장되어야 한다. 국회나 일부 친여 시민단체의 여론이 판사 판결에 대해 사퇴 등을 요구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성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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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지난 2019년 2월 11일 검찰 기소가 이뤄진 지 1811일 만에 나온 1심 판단이었다. 사진=조선DB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20119~20179)

 

2017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작성된 사법행정권 남용 문건이 공개되면서 청와대와의 재판 거래 의혹, 판사 인사 불이익 계획, 재판 개입 정황 등이 불거졌다.

 

사법 농단’ ‘재판 거래 의혹으로 불린 각종 사건은 문재인 정권 5년 내내 사법부를 정치권력에 의한 사법 장악 실험장으로 만들었다.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을 비롯해 100명 가까운 전·현직 판사가 수사를 받았고, 검찰은 법관 14명을 기소하며 혐의 47개를 씌웠다.

 

2024126,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5-1부 등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고영한 전 처장(전 대법관)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47개 혐의 전체에 대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내렸다. 1심 무죄 판결 이후 검찰은 항소했고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항소심 판결은 오는 1126일로 예고돼 있다.

 

이외에도 5년간의 재판 끝에 법관 11명에게 무죄 선고가 났다. 3명이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쳤다. 문재인 정권 내내 떠들썩했던 논란치고는 용두사미에 가까운 판결이었고 사법부 독립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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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시절, 대법정(大法廷) 법대에 앉은 김명수 대법원장 모습이다. 사진=조선DB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20179~20239)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 인사(특히 법관 인사)에는 코드 인사논란이 뜨거운 이슈였다.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대법원장 혹은 법원행정처 쪽의 이념 내지 정치적 성향 등을 기준으로 법관들을 중용하거나 우대하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예를 들어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이 법원장, 지원장,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 주요 보직을 차지했다. 이러한 배치가 인사 관행이나 원칙(근무 기간, 전보 기준, 승진 기준 등)을 벗어난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경우도 있었다. 지방 지원장 직을 거쳐 곧바로 서울중앙지법으로 전보되는 경우, 법원장 보직은 2년 근무가 관행인데도, 우리법·국제인권법 출신 인사들이 3년 근무 등 예외적인 연임을 하거나 관행에서 벗어나는 연장이 있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도 거셌다. 익명 게시판이나 법원 내부망(코트넷) 등을 통해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특히 전직 대법관 5명, 전직 헌법재판관 1명 등 변호사 200여명이 당시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한 일도 있었다. 전직 대법관을 비롯한 사법계 원로들이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사법사상 유례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조 대법원장만큼 노골적이고 집요한 사퇴 압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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