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 제동… 민주당 신중론 배경에 김부겸 변수?

TK 통합 ‘속도전’ vs ‘신중론’ 두고 국힘 주호영 송언석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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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 법률안에 대한 입법공청회가 열렸다. 사진=조선DB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4일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심사를 보류하면서 지역 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별법이 사실상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던 터라 파장은 적지 않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막판에 신중 기조로 선회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추대와 지역 여론을 고려한 판단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날 법사위의 선택은 광주·전남 통합 법안 의결과 대구·경북·대전·충남 법안 보류로 갈렸다. 큰 충돌 없이 처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만큼,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통과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강한 유감을 드러낸 쪽은 경북도였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절차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설득 의지를 밝혔다. 이 지사는 “행정통합은 특정 정당의 이해를 넘어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 과제”라며 여야의 협력을 촉구했다.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긴급회의를 소집한 이들은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균형발전 전략”이라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또 국민의힘 대구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들은 “수년간 준비해온 과제가 정치적 셈법에 가로막혔다”며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원칙이 정쟁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여야 협의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공개 설전이 벌어졌다. 대구·경북 통합에 찬성해 온 국회 부의장 주호영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지도부에서 누가 대구·경북 통합에 반대했느냐”고 따졌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에 “제가 반대 입장을 내지 않았다”고 맞받았다.

 

대구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주 의원은 “더 뼈아픈 것은 우리 내부의 모습”이라며 “민주당의 오만한 칼춤에 빌미를 제공한 것은 누구이냐”고 비판했다.  “대구·경북의 전폭적인 지지로 세워진 당 지도부가 우리 지역의 명운이 걸린 법안을 사수하는 데 이토록 무기력해서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송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광역 단체 통합이라는 중대한 국가적 과제를 두고 대통령과 여당 중진 의원까지 나서 야당 탓으로 전가하고, 지역 갈등과 야당 내부 갈등까지 부추기는 이간계를 이어가는 모습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반박했다.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도 한 목소리를 냈다. 대구시의회는 “통합 자체를 반대한 적이 없다. 다만 통합 이후 의원 정수의 비대칭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원론적 찬성 입장을 밝혔고, 경북도의회도 성명을 내고 “대구·경북 통합은 고사 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고 대한민국 제2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시대적 소명이다. 500만 시도민의 기대를 외면한 결정”이라며 재논의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속도 조절의 불가피성을 언급하고 있다. 지역 내 이견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안을 서둘러 처리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진보 성향 야당들도 숙의와 공론화 절차의 필요성을 거듭 밝히고 있다.


지자체 내부에서도 당혹감이 감지된다. 법안 통과를 전제로 시행령 제정과 조직 개편, 인력 재배치 등을 검토해온 대구시와 경북도는 일정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통과를 염두에 두고 준비해왔던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대구시당의 한 원외 관계자는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김부겸 전 총리처럼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인물이 대구시장 후보로 추대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며 “대구·경북 통합시장 후보로 나서는 것보다는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편이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현실적 판단”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 지도부 역시 이런 지역 정치 지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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