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질 논란’과 ‘행정 부실’ 사이…코로나 백신 관리 무엇이 문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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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14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감사원이 2월 23일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실태’ 감사 결과를 계기로 코로나19 백신 관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감사원은 동일 제조번호(로트) 백신 접종 보류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과 품질검사 미실시 백신이 일부 접종됐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은 “실제 위해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감사 이후 정부는 사실관계 설명과 제도 보완 방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정부 “이물 신고 백신은 접종 안 돼”…사실관계 설명


질병관리청은 2월 24일 설명자료를 통해 “이물질이 신고된 1285건의 백신은 모두 별도로 격리·보관됐으며 실제 접종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감사원 보고서에 언급된 1420만 회분은 이물 신고 제품이 아니라 해당 신고 제품과 동일 제조번호를 가진 백신의 전국 누적 접종량이라는 설명이다.


질병청은 “제조사 조사 결과 제조 공정상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이 사안과 관련해 건강 피해가 확인된 사례도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 언론에서 ‘이물질 백신 1420만 회분 접종’이라는 표현이 사용된 데 대해서는 “이물 신고 제품 자체가 접종된 것처럼 오인될 수 있다”며 사실관계 정정을 요청했다.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 2703명 접종, 품질검사 없이 접종된 131만 회분과 관련해서는 “대규모 접종 과정에서 일부 행정상 착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관리 미흡을 인정했다. 다만 “해당 사례가 곧 백신 안전성에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감사 지적 사항을 반영해 감염병 대응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백신 품질 이상 신고가 접수될 경우 식약처 통보 절차를 명확히 하고, 동일 제조번호 물량에 대한 관리 기준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조사 결과 확정 전 접종 여부 판단 기준도 지침에 명문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유효기간 관리와 품질검사 확인 절차를 전산 시스템으로 강화하고, 긴급사용승인 백신이라도 중대한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식약처에 직접 품질조사를 요청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감사를 “위기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제도적 빈틈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 감사원 “절차 미이행은 관리 책임”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백신 이물 신고 시 동일 제조번호 접종을 보류하고 식약처에 통보하도록 한 내부 지침이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감사원의 지적은 실제 위해 발생 여부보다는 안전관리 절차를 준수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까지 감사원은 별도의 추가 발표나 특정 인사에 대한 징계·수사 의뢰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보고서에는 절차 미이행이 관리상 문제였다고 적시돼 있다.


이번 감사 결과를 두고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는 당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정책을 총괄했던 책임자의 설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2021~2023년 백신 접종을 지휘한 인물은 당시 질병관리청장이었던 정은경 현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일각에서는 동일 제조번호 접종 보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경위와 식약처 통보가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 대해 최고 책임자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 측은 “감사 결과는 제도 운영상의 미비를 지적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 쟁점은 ‘위해’보다 ‘신뢰’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를 종합하면 이물질이 신고된 백신이 직접 접종됐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동일 제조번호 전체를 선제적으로 보류하지 않았고, 식약처 통보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점은 감사원이 지적한 사실로 남아 있다. 유효기간 경과 접종과 품질검사 미실시 사례도 행정 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냈다.


결국 이번 논란은 백신의 실제 위험성 여부보다는 국가가 위기 상황에서도 안전 절차를 얼마나 엄격히 준수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 대한 국민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의 문제로 수렴되고 있다. 정부의 제도 개선 조치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지, 정치적 책임 논의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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