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일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는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 사진=고기정 기자
삼천당제약이 최근 기업을 향해 제기된 각종 의혹과 관련하여 정면 대응에 나섰다. 모든 의혹을 해소하는 목적으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한 것이다.
6일은 삼천당제약에게 ‘역사적인’ 날이다. 기존 공시했던 2500억원 규모 블록딜 계획을 오전 중 취소하고,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직접 간담회를 진행했다. 당일 이뤄진 간담회는 삼천당제약이 창립된 이래 첫 간담회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PPT 발표 자료와 대본 모두 전 대표가 직접 제작, 작성한 것이다.
전 대표는 블록딜 계획 전면 취소를 공개하는 것으로 간담회의 서문을 열었다. 그는 블록딜이 예정대로 실행됐을 시 내야 했던 세금 규모(약 2335억 수준)를 공개하며 “개인 문제보다 회사와 주주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블록딜 계획을 전면 취소하는 대신 추가적인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그의 호소는 충분히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기자 간담회가 시작된 지 약 30분 정도 지났을 무렵, 전 대표의 발언은 점차 감정이 실리는 양상을 보였다. 그는 삼천당제약에 대한 외부 인식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에서도 삼천당제약을 들어보지 못한 곳이 있고, 이름만으로는 제약사로 인식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처음에 우리를 어떻게 보았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빵집’ ‘듣보잡’ ‘한의학’ 등 다소 강한 표현이 사용되면서, 대표이사가 스스로 회사를 낮춰 비유하는 듯한 인상을 준 점은 현장에서 적지 않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머릿속에서 민희진 전 대표(현 오케이레코즈 대표)가 어도어 대표를 사임하던 날 연 기자회견이 스쳐 지나갔다.
이날 간담회의 핵심은 기술력에 대한 해명에 더해 소통 부족에 대한 전격 사과였다. 전 대표는 “지난 10년간 기술 개발과 글로벌 시장 개척에 집중하면서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점은 명백한 제 불찰”이라며 “앞으로는 투명한 정보 공유와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정작 전 대표 대신 질의응답에 나선 담당자 정보는 공개하지 않아 기자들의 원성을 샀다. ‘기밀’로 시작된 의혹이 주가가 반토막을 낸 상황에서, 대표 대신 질의응답 세션을 약 40여분 간 진행하던 담당자는 끝내 익명을 요구한 채 자리를 떴다.
질의응답을 할 때 보통의 기업은 ‘OO 파트의 OO 직무를 맡고 있는 OOO입니다’로 답변을 시작한다. 이는 답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함이며, 언론에서도 답변자의 실명을 공개하여 기사를 작성할 때 더욱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게 된다. 바꾸어 말하면, 발언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면 답변 내용을 기사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처음 전인석 대표 대신 질의응답에 나선 A씨는 ‘성함과 직급이 무엇이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세션이 끝나면 대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질의응답이 모두 끝난 직후, 다시금 직책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IR에 나중에 문의하시라”는 말과 함께 황급히 자리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A씨가 과거에 신분을 밝혔다가 여러 메일을 받아서 신분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로 표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전 대표보다 많은 질문에 답변을 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기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삼천당제약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기밀 유지 중심의 대응이 주주 신뢰에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향후 언론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문제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장 주주들을 대신해 질의에 나선 기자들의 질문에 상당 부분 답변을 맡았던 A씨의 신원조차 공개되지 않는 등, 여전히 ‘비공개’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주들이 어떤 기준으로 회사를 신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해외 연구소의 위치나 인력 규모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어느 수준까지 설명이 가능할지 역시 향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베일에 싸인 삼천당제약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한층 더 열린 소통에 나설지 주목된다.
글=고기정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