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이 생긴 이유는 이 나라 때문?

달력 바꾼 프랑스 왕이 만든 ‘바보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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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일 만우절을 맞아 부산 국립부경대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매년 4월 1일, 전 세계 사람들은 거짓말을 주고받는다. 공휴일도 아니고 법정 기념일도 아니지만, 수백 년째 이어진 관습이다. 이날을 만우절(萬愚節), 영어로는 ‘April Fools’ Day’라고 한다. 한자 뜻을 풀면 ‘수많은 사람이 바보가 되는 날’이다.


가장 유력한 유래는 16세기 프랑스에서 찾는다. 당시 유럽은 부활절을 기준으로 한 해의 시작을 정했는데, 날짜가 3월 25일에서 4월 20일 사이를 오갔다. 1564년 프랑스 샤를 9세는 1월 1일을 새해로 선포했다. 그러나 정보 전달이 느렸던 시대였다. 달력이 바뀐 줄 모르거나 기존 전통을 고집한 사람들이 4월 1일에 여전히 새해 인사를 건넸다. 이를 알고 있던 사람들이 가짜 선물을 보내거나 파티에 초대해 놓고 바람맞히는 장난을 쳤다. ‘4월의 바보(April Fool)’라는 말은 그렇게 탄생했다.


다만 이 이론에는 허점이 있다. 벨기에 시인 에두아르트 드 데네가 1561년, 즉 달력 개정보다 3년 앞서 4월 1일 바보 심부름에 관한 시를 남겼기 때문이다. 기원은 여전히 논쟁 중이다.


만우절을 지내는 방식은 나라마다 다르다. 프랑스에서는 만우절을 ‘푸아송 다브릴(Poisson d'avril)’, ‘4월의 물고기’라고 한다. 4월에 물고기가 잘 낚인다는 데서 유래했다. 아이들은 종이 물고기를 몰래 친구 등에 붙인 뒤 “푸아송 다브릴!”이라고 외친다. 이 시기 프랑스 제과점에는 물고기 모양 초콜릿이 진열된다.


영국과 호주, 캐나다에서는 정오까지만 장난이 허용된다. 오후에도 장난을 치면 오히려 본인이 바보 취급을 받는다.


스코틀랜드는 이틀 연속 만우절이다. 4월 1일은 ‘헌트 더 고크 데이(Hunt the Gowk Day)’로, 사람들에게 헛심부름을 시킨다. 4월 2일은 ‘테일리 데이(Taily Day)’로, ‘날 차세요(Kick Me)’ 표지를 등에 몰래 붙이는 풍습의 기원으로 알려졌다.


북유럽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에서는 언론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주요 신문이 4월 1일 조간에 허구 기사를 1건씩 싣고, 독자들은 어떤 기사가 가짜인지 맞힌다.


포르투갈은 4월 1일이 아닌 사순절 직전 일요일과 월요일에 이 행사를 치른다. 길을 지나는 사람에게 밀가루를 뿌리는 방식이다. 스페인은 12월 28일 ‘이노센테스의 날(Día de los Santos Inocentes)’에 장난을 친다.


한국에서 만우절은 서양에서 유입된 풍습이다. 특별한 전통 의식은 없지만, 학교와 또래 집단을 중심으로 고유한 문화가 자리 잡았다. 가장 대표적인 장난은 고교를 갓 졸업한 대학생이 교복을 다시 입고 모교를 찾아가는 것이다. 학생들끼리 서로 교실을 바꾸거나, 책상을 뒤집어 칠판을 등지고 앉기도 한다.

16세기 프랑스 국왕의 달력 개정이 낳은 이 ‘바보의 날’은 460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에서 매년 4월 1일을 특별한 날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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