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관악구 신림동의 삼성산 순교성지를 찾은 신도가 십자가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한국 순교자들의 신앙과 삶을 기리는 ‘순교자(殉敎者) 성월(聖月)’을 맞아 서울 시내 천주교 성지(聖地)와 기념 성당을 잇는 순례길을 개발했다.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가 한국의 순교자 103위를 시성(諡聖·죽은 후에 성인품으로 올리는 일)함에 따라, 한국 교회는 주교회의 상임위원회의 결정을 거쳐 공식적으로 매년 9월 ‘순교자 성월’을 지내고 있다.
서울대교구가 이번에 조성한 성지 순례길은 말씀의 길과 생명의 길, 일치의 길 등 총 3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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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구 이촌동의 천주교 새남터 순교성지. 새남터는 조선시대 국사범을 처형하던 곳으로, 1846년 병오박해(丙午迫害) 때 순교한 한국인 첫 사제 김대건(안드레아) 성인을 비롯한 14명의 성직자가 이곳에서 순교했다. 총 3층의 기와건물로 국내에서 생산한 자재로만 지은 성당이다. 종탑의 종은 파리 외방전교회 순교 성인의 후손들이 기증했다. |
천주교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말씀의 길’은 명동 종로 일대를 걸을 수 있는 코스로,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 교정 성당을 출발해 광희문과 종로성당·좌포도청 터·이벽의 집터·명례방 등을 거쳐 명동대성당에 이르는 총 7.9km 길이다.
감옥 터를 중심으로 구성된 ‘생명의 길’은 가회동 성당에서 의금부 터·전옥서 터·우포도청 터 등을 거쳐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와 중림동 약현성당을 들르고 나서 경기감영 터에서 끝나는 총 6km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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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2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염수정 대주교와 교구 내 성지담당 사제가 자리한 가운데 ‘서울대교구 성지 순례길’ 선포식을 열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한국 가톨릭의 과거와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일치의 길’은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당고개와 새남터 성지를 거쳐 삼성산에 이르는 33.5km의 코스다.
이번 성지 순례길 선포와 관련해 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한국 최대의 순교지인 서소문 순교성지에는 아직 기념비만 세워져 있는 것이 현실이며, 서울시내 여러 곳에도 순교 사적지들의 표석만 있을 뿐”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순례길 조성을 통해 우리 자신의 신앙을 되돌아보고 순교 성인들을 따라 우리도 충실한 신앙의 순례자가 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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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3가 옛 단성사 자리에 있는 좌포도청 터에 도착한 염수정 대주교와 사제들이 순교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포도청은 조선 중종 때인 16세기 초 서울과 인근 지역의 포도와 순라를 담당하도록 설치한 기관으로, 천주교 신자들을 색출하는 일을 맡았다. 최경환(프란치스코), 유대철(베드로), 허임(바오로) 등 22명이 포도청에서 순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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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구 인의동의 종로성당. 종로성당은 좌·우포도청에서 일어났던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적인 사건과 의미를 일깨우기 위해 ‘포도청(옥터) 순교자 현양관’을 조성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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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중림동 약현성당은 1891년 11월 명동성당에서 분리 건립된 서울 시내 두 번째 성당이다. 한국 최초의 고딕식 건물로, 1892년 11월 완공해 1893년 4월 뮈텔 주교 집전으로 봉헌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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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에 자리 잡은 절두산 순교성지. 1956년 본격적으로 조성된 한국 천주교회의 대표적 순교 사적지다. 1866년 병인박해(丙寅迫害) 동안 수많은 신자가 이곳에서 처형됐다. 성지는 순례성당과 순교 성인 27위와 1위 무명 순교자의 성해를 모신 지하묘소, 한국 교회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와 유물들이 있는 전시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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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구 원효로 부근에 있는 당고개 순교성지. 서소문 밖 네거리, 새남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성인을 탄생시킨 성지다. 1840년 기해박해의 마지막 처형이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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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구 이촌동의 새남터 순교성지 본당 내부. 제단의 십자가 뒤로 한국을 의미하는 태극마크 부조가 있고, 그 주변으로는 복음이 4면 8방으로 전해지라는 의미의 빗장무늬가 그려져 있다. 제대는 임금님의 수라상 모양을 통 돌로 만들었다. 새남터에는 김대건(안드레아) 신부, 앵베르 주교, 모방 신부, 샤스탕 신부 등 9분의 성인 유해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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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구 용산동의 왜고개 순교지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 글라스. 병인박해 때 새남터에서 순교한 7명의 순교자와 서소문 밖에서 순교한 2명의 순교자가 매장되었던 유서 깊은 교회 사적지다. 또한 김대건 신부의 시신이 잠시 모셔졌던 곳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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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두산 순교성지를 찾은 신도들이 한국인 첫 번째 주교인 노기남 대주교 기념관을 둘러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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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의주로의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 서소문 시민공원으로 단장한 이곳 광장은 조선시대 공식 사형 집행지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이가 이곳에서 순교했다. 그중 성인품에 오른 이만도 103위 성인 중 44명이나 된다. 광장 가운데에는 순교자 현양탑이 세워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