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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개신교 최대 교단 예장 합동 배광식 총회장

“편향된 정책에 의해 자유로운 신앙 활동 침해당해”

글 : 이근미  객원기자  www.root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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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이후 합동 교단 소속 교회 1000여 개, 교인 45만 명 감소…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도 20~30%의 교인은 돌아오지 않을 것”
⊙ “文 정부, 1만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99명, 1000명 수용이 가능한 예배당에 15명, 20명만 들어가라는 식으로 명령”
⊙ 교회가 편의주의 따르는 추세 속에서 전통적인 牧會 지향
⊙ “부흥은 프로그램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본질로 돌아갈 때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
⊙ “교회, 개독교라는 말을 들을 만큼 잘못하지 않았다”

裵廣植
1954년생. 총신대학원·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영국 애버딘대학원 수학, 계명대학교 대학원 Ph.D. / 예장 합동 총회장, 울산 대암교회 담임목사 / 저서 《총회헌법해설서》 《개혁교회 신앙고백서》 외 다수
  지난 4월 1일 극동방송에서 윤석열(尹錫悅)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한 가운데 당선 감사예배가 열렸다. 주요 교단의 총회장을 비롯한 개신교 인사들이 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시작한 예배의 마지막 순서인 축도(祝禱)는 예장(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 배광식(裵廣植·68) 총회장이 맡았다.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대표성이 모호해지면서 개신교 내 최대 교단의 총회장이 축도를 맡은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당선 감사예배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역사의 변곡점(變曲點)마다 민족을 이끈 교회의 역할을 기억한다”며 “막중한 역할을 맡겨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양극화, 저출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사회적 위기 극복과 나라의 번영, 국민통합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당부한 뒤 “성경 말씀과 똑같은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올바로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現 정권, 교회에 대한 제재 많았다”
 
4월1일 극동방송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주요 교단 총회장을 비롯한 개신교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당선 감사예배가 열렸다. 사진=독자 제공
  ― 이번 대선에서 어떤 지도자가 당선되길 원했습니까.
 
  “교회에 대한 편견이 없는 후보를 염원했지요. 현 정권은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교회에 대한 제재가 많았어요. 교회는 모든 방책을 동원하여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 시책에 적극 협조했어요. 교회들은 온라인 예배를 시행했고, 위생과 방역(防疫)에 힘을 쏟았습니다. 그럼에도 전염병 확산의 책임을 교회로 돌리려는 처사는 정당하지도, 형평성에 맞지도 않았어요. 단순히 예배 중단으로 인한 공동체 활동의 위축만 걱정스러운 게 아니라 편향된 정책에 의해 자유로운 신앙 활동과 인권이 침해당하는 사례, 과다한 세금 부과, 교회와 신학에 대한 제약 같은 점이 매우 걱정스러웠습니다.”
 
  ― 여러 교단 총회장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무속(巫俗) 논란과 신천지와의 연관성에 대한 얘기가 있었나요.
 
  “그 질문을 하자 윤석열 당선인은 무속과 신천지에 대한 논란들은 팩트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교단장들이 앞으로 그 부분에 대해 조심하시라고 당선인께 권면했습니다. 당선인과 대화를 나눠보니 기독교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개신교 집안 출신인 데다 당선인 주변 인사들 가운데 그리스도인이 많아 크게 걱정되지 않습니다.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인 김기현 의원도 우리 교회 장로이고, 당선인 비서실장인 장제원 의원도 목사님 자제입니다. 당선인께서 굴절되지 않은 시각을 갖고 계셔서 상당히 신뢰가 갔습니다.”
 
  ― 새 정부에 바라는 바는 무엇인가요.
 
  “당선인께서 건전한 시각을 갖고 계시고, 충분한 공감대가 있어서 잘하시리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바라는 바나 부탁할 건 없습니다.”
 
 
  개신교계 최대 교단
 
배광식 목사는 2021년 9월 106회 예장총회에서 총회장으로 추대됐다.
  예장 합동 교단은 ‘1만2000교회, 163개 노회, 300만 교인’으로 개신교계에서 교세가 가장 큰 교단이다.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 세에덴교회(소강석 목사),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 같은 대형 교회와 유명 목사가 목회하고 있다. 예장 합동 교단은 2005년 개혁 교단과 통합하면서 확고부동한 1위 교단으로서 고신, 합신과 함께 대표적인 보수 교단으로 꼽힌다.
 
  2021년 9월, 106회 총회에서 총회장에 취임한 울산 대암교회 배광식 목사는 총신대와 대신대에서 강의하면서 《총회헌법해설서》 《개혁교회 신앙고백서》 등 여러 권의 책을 집필했다. 총회헌법개정위원장, 총회재판국장 등을 역임해 일찌감치 교단 내에서 신학적 역량을 평가받은 인물이다. 1년의 임기 동안 ‘은혜로운 동행’이란 주제를 정하고, ‘지친 목회자, 기도의 제단이 깨진 교회, 정의를 잃은 사회에 희망을 주는 교단’이라는 목표를 세운 배광식 총회장은 속도감 있게 일을 처리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은퇴한 여자 교역자들을 위한 ‘전국 여교역자 안식관’ 건립을 시작했고, 교역자들이 퇴직한 이후 활용할 수 있는 연기금 활성화를 결정했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총회 건물 리모델링을 확정했으며, 관선 이사들이 들어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던 총신대학교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미자립교회, 농어촌교회를 총회가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취임 당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본소득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목회자들이 노후(老後) 걱정을 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배광식 총회장은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는 기도운동이 가장 의미 있다고 밝혔다.
 
 
  “정부 제안 받아들인 게 교회의 失策”
 
  “코로나19로 인해 예배가 제약을 받으면서 많은 교회가 어려움 속에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합동 교단 소속 교회 1000여 개가 줄었고, 교인은 45만 명 정도 감소했습니다. 비대면 예배로 인해 악화된 상황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실망하고 좌절한 교회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전국을 8개 권역으로 나누어 산하 노회장의 주관 아래 기도회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교단 차원에서 전국적인 기도운동을 벌이는 곳은 우리 교단이 유일합니다. 교회와 나라와 민족이 다시 힘을 얻어 일어서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19 초기에 비대면 예배가 시작됐는데 그로 인해 피해가 커진 건가요.
 
  “비대면 예배는 교회에서 만든 게 아니라 정부에서 만들었습니다. 코로나19 시국에 정부의 제안을 대안(代案)으로 받아들인 게 교회의 실책(失策)이죠. 미어터지는 백화점은 그대로 두고, 마스크 쓰고 예배드리는 교회에만 방역 방침을 내세워 예배를 제한했습니다.”
 

  총회장실에 문재인 대통령이 보내온 난(蘭)이 자리하고 있었다. 청와대에서 난을 가져왔을 때 배광식 총회장은 정부 정책에 대하여 쓴소리를 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왜 정부에서 종교의 자유를 간섭하나, 계속 교회를 압박하면 청와대 앞에 가서 일인시위라도 하겠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어요. 그분이 언제 종교의 자유를 간섭했냐고 묻더군요. ‘예배의 자유가 종교의 자유다. 예배를 간섭하는 게 종교의 자유를 간섭하는 거다. 예배를 간섭하는 건 잘못’이라고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지난해 10월 7일 이정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과 만난 자리에서도 배 총회장은 정부가 한국교회 예배 회복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비대면 예배는 온전한 예배라고 할 수 없는데 오랜 시간 교인들이 교회에 나오지 못해 진정한 예배에 갈급해하고 있다, 정부가 사회통합을 강조하는데 종교를 빼고는 통합이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닌가, 그런 얘기를 하면서 한국교회의 입장을 헤아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정부 방침, 비과학적”

 
  배광식 총회장은 정부의 예배 제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져 교회가 피해를 많이 봤다고 지적했다.
 
  “1만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99명만 입장하고, 1000명 수용이 가능한 예배당에 15명, 20명만 들어가라는 식으로 명령했습니다. 무슨 근거에서 그런 수치를 산출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요. 대단히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처사였습니다. 예배드리는데 관리들이 와서 감시하고, 구청과 시청에서 간섭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교회를 표적 삼는 걸 보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배광식 총회장은 자신이 담임하는 대암교회는 예배를 한 번도 쉰 적이 없다고 했다.
 
  “성가대도 못 하게 규제했는데 우리 교회는 주일은 물론 수요예배와 금요예배까지 다 성가대를 세웠습니다. 교회당 안에 들어오는 숫자를 제한하는 바람에 예배 횟수를 더 늘려서 교인들을 분산해 예배드렸어요. 이런 조치로 우리 교회는 평균 80%의 교인들이 예배에 참석했어요.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예배드린 결과 교회 출석으로 인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
 
  정부에서 예배를 통제함에 따라 많은 사람이 비대면 예배에 익숙해지거나 아예 교회를 떠나버렸다. 배광식 총회장은 “정부에서 모임을 갖지 말라고 지속적인 지침을 내리면서 저절로 교인들이 줄었고,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정부, 총회 개최할 때도 간섭
 
  2021년 9월 13일, 배광식 목사가 총회장에 추대된 106회 총회를 개최할 때도 질병관리청과 울산시청, 울산 남구청의 간섭이 많았다고 했다.
 
  “1912년 9월 평양신학교에서 열린 제1회 총회를 시작으로 106회 총회를 맞았고 전쟁 때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총회를 쉰 적이 없는데 왜 간섭하나. 총회를 못 하게 하면 시청 앞에서 하겠다고 했어요. 원래 우정교회에서 2박 3일간 개최할 예정이었는데 거리 두기 3단계 조치로 인해 대암교회, 우정교회, 태화교회 세 곳을 영상으로 연결하여 6시간 만에 행사를 마쳤습니다.”
 
  총회 장소에 입장할 때 백신접종 확인, PCR 결과 확인, 자가진단키트 검사, 열 체크까지 네 단계를 거치는 꼼꼼한 방역을 실시했다.
 
  “총회를 마치고 시청 국장에게 지켜본 소감을 물었더니 ‘방역을 이렇게 철저하게 할 줄 몰랐다. 그래도 우리 입장에서는 간섭 안 할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일이라 이해는 하지만 다른 곳에 비해 교회가 간섭을 심하게 받는 게 현실입니다. 예배를 중단시키는 행위가 다시 되풀이되면 안 됩니다. 방역을 교회 자율에 맡기고, 모든 판단을 교회가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접종 완료자 기준으로 교회 수용 인원을 수도권 20%, 3단계 지역 30%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내용을 보고 배광식 총회장은 담화문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일상회복 계획 가운데 종교적 역할이나 참여가 배제된 것 같아 보인다’고 지적하며 ‘여전히 종교시설에 대한 지침은 유사한 공연장 등과 형평성에서 차이를 보이고, 과도한 제재 원칙이 고수되고 있다. 월말에 발표될 위드 코로나 지침에서는 종교시설에 대한 별도의 원칙을 적용하지 말고, 최소한 공연장 같은 다중시설과 동일한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형평성 시비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배광식 총회장은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도 20~30%의 교인은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온라인 예배는 진정한 예배가 아니니 돌아오라, 설교 때마다 광고 때마다 얘기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만들고 정부가 만든 방역 대안에 교인들이 익숙해지면 안 되는데 설득할 구체적 대안이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곳이 없어요.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그리스도를 만나면 희망이 생깁니다. 예배의 회복을 통해 많은 사람이 희망을 갖게 되길 기대합니다.”
 
 
  세속화, 포스트모더니즘, 코로나19
 
  종교인 비율은 1984년 44%, 1989년 49%, 1997년 47%, 2004년 54%로 계속 늘어나다가 2004년 이후 하향세(下向勢)로 돌아섰다. 2021년 5월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종교인의 비율은 39%로 줄어들었다. 분포도를 보니 무교(無敎) 61%, 개신교 17%, 불교 16%, 천주교 6% 순이었다. 종교인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청년층의 무관심’에 있다. ‘믿는 종교가 있나’라는 질문에 20대는 22%, 60대 이상은 59%가 ‘그렇다’고 답했다. 젊은 층의 유입이 저조한 가운데 종교인의 노령화(老齡化)가 심각해지고 전체 종교인의 숫자도 줄어드는 추세이다.
 
  배광식 목사는 이 같은 현상은 세속화, 포스트모더니즘과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비 콕스는 《세속도시》에서 ‘시대가 발전할수록 도시화되고, 도시화는 교회의 세속화(世俗化)를 앞당긴다’고 피력했습니다. 힘들 때 교회에서 기도하며 축복을 구했으나 풍요로워지면서 향락을 추구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죠. 편리와 수월성으로 요약되는 포스트모더니즘이 교회로 들어오면서 애쓰고 힘쓰고 헌신할 이유가 없어진 면도 있어요. 예배의 스타일이 바뀌고 편의주의에 따라 예배 시간을 바꾸면서 저녁예배를 없앤 교회들도 있습니다. 모든 종교는 같다는 풍조 속에서 종교다원주의도 생겨났죠. 이러한 현상으로 종교 상황이 악화되던 차에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되면서 교회의 어려움이 커진 겁니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대암교회는 프로그램이 아닌 전통적인 방식으로 개신교 불모지에서 10배 이상 성장했다.
  배광식 총회장은 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아드 폰테스’를 제시했다. 아드 폰테스(Ad Fontes)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의 라틴어이다. 16세기 부패한 종교를 근원으로 돌려놓자는 종교개혁의 구호였다.
 
  “세속화, 포스트모더니즘, 코로나19 같은 문제보다 더 심각한 건 목사들의 열정이 식고 사명감이 약화되고, 헌신하겠다는 의지가 약해진 점입니다. 교회가 외적인 요인만 볼 게 아니라 내적인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인식을 해야 합니다.”
 
  본질로 돌아가기 위해 합동 교단은 4월 10일 3000여 명이 모여 은혜로운동행 기도회를 가진 데 이어 5월 9일부터 12일까지 5000여 명이 모이는 전국목장(목사·장로)기도회를 열어 밤새 진행하는 철야기도회를 가질 예정이다.
 
  울산 대암교회가 크게 성장한 비결도 본질적 사명에 충실한 결과라고 했다. 배광식 목사가 1995년 3월 부임할 당시 이단 문제로 인해 교인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100명 남짓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이후 10배가량 성장하여 장년 1000여 명, 어린이 330명이 출석하고 있다. 불국사, 통도사, 범어사 같은 우리나라 대표 사찰이 자리한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은 대표적으로 기독교인 비율이 낮은 지역이다. 울산 인구의 대부분은 타(他)지역에서 유입된 사람들이며 공업단지 특성상 남성적 성향이 강하다. 3교대 근무로 인해 일요일에 교회 나오기도 쉽지 않은 환경이다. 울산은 소득 수준까지 높아 종교 생활과 멀어질 확률이 더욱 커진 지역이다. 종교사회학자들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 사람들이 점차 대체종교를 찾게 된다고 분석한다. 종교가 줄 수 있는 즐거움을 여가생활과 취미생활 등에서 찾는 것이 대체종교 개념이다.
 
  주일 낮예배를 제외한 다른 예배의 설교를 부교역자들이 담당하는 교회가 늘어나고 있으나 배광식 목사는 모든 예배를 직접 주재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새벽기도를 하지 않는 교회가 많은데 대암교회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꽉꽉 채워 하루 두 번씩 새벽예배가 열린다. 새벽예배, 주일예배, 수요예배, 금요예배의 설교를 모두 배 목사가 맡고 주일 저녁예배만 부교역자들이 담당하고 있다.
 
  “특별한 프로그램 없이 예배, 기도, 전도, 심방(尋訪), 교육 등 전통적인 목회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부흥은 프로그램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본질로 돌아갈 때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부흥 신학의 원리를 목회 현장에서 실천할 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주 주일 밤에 울산 태화동 뒷산의 바위에 올라가서 밤새 철야기도를 하고 있어요. 한국교회는 철야기도, 금식기도, 산기도를 통해 부흥했습니다. 1세대 목사님들은 소나무 뿌리 몇 개를 뽑으며 산에서 기도하신 분들입니다. 그 정신을 본받아 저도 17년째 ‘기도가 죽으면 다 죽는다’는 심정으로 산으로 가는 겁니다. 목사의 열심에서 진정성을 느낀 교인들이 함께 달리면서 교회가 성장한 것 같습니다.”
 
  굳이 다른 교회와의 차별점을 들라면 영국 유학 경험을 살려 일찌감치 영어예배를 신설한 일이다. 주일 4부에 영어예배를 드리고 1998년부터 어린이들을 위한 영어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11년에 영어학교인 ‘대암 인터내셔널스쿨’을 개설해 미국의 초중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일학교 전체를 관리하는 교육 디렉터 체제를 구축해 8개 교육부서를 하나로 통합시키자 어린이 출석이 330명까지 늘어났다. 출생률이 낮은 데다 일요일까지 바쁜 아이들이 교회에 오지 않으면서 유년주일학교를 폐지한 교회가 많아 대암교회가 주목받고 있다.
 
 
 
“교회, 개독교라는 말 들을 만큼 잘못하지 않았다”

 
철야기도를 하는 배광식 목사.
  대암교회는 34군데 국내 교회와 기관을 돕고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도 활발히 펼쳐왔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시외버스터미널에 정차 중인 택시 기사들에게 손수 구운 빵과 커피를 대접하고, 매주 어려운 어르신들을 교회로 초청해 식사와 함께 차비를 전달하는 일, 병원과 가난한 이웃을 직접 방문해 돕는 일을 계속해왔다. 또한 매월 1회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간단한 치료와 약을 제공했다. 전 교인이 전도를 위해 지역을 샅샅이 훑으며 주민들과 친밀하게 지내고 어려운 이웃을 도왔으나 코로나19 이후 봉사활동이 모두 중단되었다. 요즘은 코로나19 약품과 마스크, 간단한 선물을 담아서 집 앞에 놔두고 오는 ‘문고리 방문’을 하고 있다.
 
  ― 개신교를 ‘개독교’라고 질타하는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교회를 폄하하는 이념 세력들에 일부 사람이 편승하면서 나온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에 대해 제대로 안다면 그런 말을 못 할 겁니다. 교회가 우리 사회의 힘들고 어려운 분을 거의 맡아서 돕고 있어요. 각 교회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엄청난 구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다 잘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개독교라는 말을 들을 만큼 잘못하지도 않았습니다. 교회의 선한 활동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합동 교단이 가장 최근에 벌인 활동은 ‘은혜로운동행기도운동’ 기간에 들어온 10억원의 헌금으로 4개 신학대학과 영등포 ‘밥퍼기관’을 도운 것이다. 또한 울진 산불 이재민들을 위해 1억3000만원을 전달했으며, 앞으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모금도 펼칠 예정이라고 한다.
 
 
  “법치국가에서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코로나 통제 속에서도 대암교회는 예배 횟수를 늘려 원하는 교인은 모두 수용하고 성가대도 운영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은 다른 교회에 다니다가 2006년부터 대암교회에 나오기 시작, 2009년에 장로가 되었다. 김 의원은 2014년에 울산시장에 당선되었다가 2018년 울산시장 재선을 앞둔 시점에 김기현 시장이 동생을 내세운 부패 사건에 연루되었다며 언론에서 쉴 새 없이 보도했고 결국 낙선했다. 이후 김기현 시장의 동생이 무죄로 풀려나고 송철호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한 청와대 하명수사가 있었다는 의혹 속에서 송병기 부시장이 구속되었다. 청와대 고위 간부까지 연루되었다는 설이 무성했지만 지금까지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김기현 의원을 옆에서 지켜볼 때 심경이 어떠했습니까.
 
  “민주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이지요. 송병기 부시장 구속 외에 수사가 중단됐잖아요. ‘법치국가에서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정치가 참 비정하구나’ 이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김 장로님은 낙선하고 동생은 구속되었다가 무죄로 풀려나고, 이런 억울한 일이 어디 있습니까. 의식 있는 울산시민들은 다 잘못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이 억울한 일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김기현 의원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었나요.
 
  “참고 기도하면 좋은 때가 올 거라고 격려하며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지요. 저는 그 사건이 김 장로님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연단의 과정 없이 어떻게 단단해지겠습니까. 그 사건을 통해 정치적으로 힘과 내적인 결단력이 생겼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판사 출신인 김 장로님은 무죄 확신을 갖고 부인 권사님과 함께 교회에 빠지지 않고 나왔어요. 힘든 시기를 신앙과 가족의 사랑으로 이겨낸 것이죠.”
 
  2년 후 김기현 의원은 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고 1년 후 국민의힘 원내대표 자리에 올랐다.
 
  “2018년에는 저도 부총회장에 낙선했고 김기현 장로님도 울산시장 선거에서 낙선했는데 2021년에 저도 총회장이 되고 김기현 장로님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되었어요. 김기현 장로님이 힘든 기간 동안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마음을 지켜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여성 목사 가능성 높아져”
 
2021년 7월 13일 대한기독교총연합회와 대구·경북 42곳 시민단체 등은 대구시청 앞에서 평등법안(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 주요 10개 교단 가운데 합동, 합신, 고신 3개 교단만 여성 목사 안수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 언제쯤 여성 목사를 배출할 건가요.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가운데 여성 목사 안수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요. 지금 여성 군목(軍牧) 문제가 강력하게 대두된 상황입니다. 여성 군목의 섬세함이 군대에 꼭 필요합니다. 여성 군인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우리 교단에서도 여성 안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평등법,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습니까.
 
  “절대 반대입니다. 성(性)소수자들의 주장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수자들의 인권 못지않게 다수자의 인권도 소중합니다. 관련 법률을 만드는 분들께 개신교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기 때문에 쉽게 통과시키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진리가 아닌 일에는 다른 교단과 힘을 모아 대처하고, 한국교회가 차별받는 일에는 단호한 목소리를 낼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어떤 대책을 갖고 있습니까.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한기총(한국기독교 총연합회)이 예전처럼 대표성을 가진 건강한 단체가 될 수 있도록 교단 대표들이 노력하는 중입니다.”
 
  배광식 총회장은 코로나19 위기로 우리 사회와 교회 상황이 악화되었지만, 위기는 기회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전환점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목사는 목사답게, 정치인은 정치인답게, 나는 나답게, 모두가 제자리에서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나가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사회 모든 분야가 본질로 돌아가 긍정적인 힘을 발휘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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