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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 그대로인데 ‘남·북·중·러 경협’ 구상한 통일부 연구용역

“中 ‘일대일로’는 美 중심 지정학 재편 중요 기획… 적극 참여해야”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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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 포기’ 않는 북한 독재정권과의 ‘경제협력’이 가능한가?
⊙ “단기적으로 실행 가능한 경제협력 방안 연구하고, 모델 제안하라”
⊙ ‘과속’하는 이인영… ‘대북제재 흔들기’ 주장 계속
⊙ “개별관광 연계사업 적극 추진해 국제사회 지지 이끌어내야”
⊙ ‘초국경 관광 프로그램’과 ‘남·북·중·러 크루즈 운항’ 제안
⊙ 대북제재 ‘우회’하는 남·북·중 철도 연결 강조
⊙ “김정은 압제에 따른 북한 주민의 고통이나 연구하라”(美 싱크탱크 선임연구원)
사진=뉴시스
  문재인(文在寅) 정부가 국제사회의 불신을 초래할 수도 있는 북한과의 이른바 ‘경제협력(대북지원)’을 기획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통일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수단인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상황, 일부 완화 또는 사실상 해제 수준의 ‘대폭 완화’ 경우를 가정해 북한과 어떤 사업을 할 수 있는지 모색하는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그 보고서 내용을 정책에 ‘참고’했다.
 
  해당 연구용역이 발주된 때는 김연철(金鍊鐵) 통일부 장관 재임 시절인 2020년 3월이다. 용역 결과 보고서가 통일부에 납품된 때는 같은 해 12월이다. 공교롭게도 ▲보건의료협력 ▲민생협력 ▲남북 철도·도로 북한 개별관광에 대한 제재 해제 등 미국과 유럽의 우려와 비판을 자초한 이인영(李仁榮) 통일부 장관의 최근 주장과 해당 보고서 내용은 유사하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 독재정권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핵 폐기(CVID)’ 또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이행하지 않는 한 대북제재를 풀지 않겠다고 누차 얘기해왔다. 북한 김정은은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해체 ▲유사 시 미군 개입 차단 ▲미국 핵우산 제거 등을 의도한 ‘조선반도 비핵화’를 얘기하며 ‘핵 포기’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히려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모두 갖추고, “핵에는 핵”이라며 핵무장의 당위성을 강변한다.
 
 
  중·러 끌어들여 북한 돕겠다는 발상인가?
 
2019년 2월, 미북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은 미국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핵 폐기(CVID)’ 요구를 거부하고, 사실상 ‘핵 포기’ 의사가 없다는 뜻을 드러냈다. 사진=뉴시스
  그런 상황에서 북핵의 ‘제일 피해자’인 우리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는 내용으로 연구용역을 진행한 것은 ‘상식’과 부합한다고 얘기하기 어렵다. 통일부는 대체 왜 국제사회의 불신을 자초할 가능성이 있는 연구용역을 국민 세금으로 추진했을까.
 
  통일부는 2020년 3월 10일, ‘신(新)경제 구상 연계 남북중·남북러 협력모델 개발’이란 주제의 연구용역을 공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북한 비핵화’는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 정부 들어 평화가 성큼 다가왔다”고 자화자찬하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비무장지대(DMZ) 일대의 국제평화지대화 ▲접경 지역 협력 ▲남북 간 철도 및 도로 연결 ▲스포츠 교류 등 5대 협력사업을 제안하고 나서 두 달 뒤의 일이다.
 
  당시 통일부가 내세웠던 용역 계약금은 5000만원이다. ‘신경제 구상’이란, 2017년 대통령 선거 때부터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 주장한 대북 계획을 말한다. ‘문재인 집권’ 이후 국정과제로 채택된 해당 구상은 ‘남북 경제협력’을 골자로 한다. “남북 간 경협 재개와 함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추진해 남북한을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어 경제 활로를 개척하고 경제통일 기반을 구축한다”는 게 그 목표다.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는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금강산, 원산·단천, 청진·나선 개발 후 러시아와 연결) ▲서해안 산업·물류·교통벨트(수도권, 개성공단, 평양·남포, 신의주) ▲DMZ 환경·관광벨트(설악산, 금강산, 원산, 백두산)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남북한 시장을 하나로 묶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남북경협을 재개하고, 남북 접경 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운영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즉 통일부는 이 같은 ‘문재인표 대북지원책’인 ‘신경제 구상’을 바탕으로 가까운 시일 안에 실행 가능한 사업 계획을 ‘개발’하라는 용역을 주문한 셈이다.
 
 
  “능동적 경협 추진 여건 조성 필요”
 
  《월간조선》이 입수한 해당 용역 제안 요청서에 따르면 통일부는 “능동적 경협 추진 여건 조성 필요” “현 제재하 및 부분적 제재 완화 시 즉시 활용 가능한 실행방안을 제시하여 정책수립에 기여”라고 연구 목적을 강조했다. 다음은 통일부가 당시 용역 수행기관에 요구했던 ‘과업 내용’이다.
 
  〈○신경제 구상과 연계하여 단기적으로 실행 가능한 남북중·남북러 경제협력 방안 연구
  -대북제재 등 추진 여건 및 현실 적합성을 고려하여 실행 가능한 협력 방안 발굴·제안
  -경제협력, 민간부문 교류, 남북러 접경 지역 교류협력 등 분야 포함
 
  ○통일부와 연구진 간 협의, 중간보고 및 수정·보완 등 단계를 거쳐 결과물 도출
  -국내외 문헌연구, 국내 및 중국·러시아 현지 전문가 협의 결과를 반영하여 정책 활용도 제고
 
  ○통일부에서 단기적으로 실행 가능한 경제협력 모델 발굴·제안
  -중국, 러시아와 국제행사 계기 협력 실행 방안
  -철도·가스·전력 등 분야 기존 협력사업 실행 방안
  -중국, 러시아 연계 협력 실행 방안 : 관광, 지식공유사업, 국제기구 협력 등
  -중국, 러시아의 대북협력 사업 중 참여 가능한 분야 협력 실행 방안
  -중국, 러시아와 협력 네트워크 구축 방안
  -기타, 경제협력, 문화, 민간부문, 북·중·러 접경지 교류 등 분야 협력 실행 방안〉
 
  해당 용역은 2020년 4월에 시작해 12월에 완료됐다. 그 결과에 대해 통일부는 “정책연구 목적에 부합하여 분야별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면서 “향후 정책 수립 참고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여건 호전 기다릴 수 없어… 비관론 극복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보증’하며 ‘대북제재 완화론’을 주장하고 다녔다. 사진=뉴시스
  ‘신경제 구상 연계 남북중·남북러 협력 모델 개발’ 연구용역 보고서 작성자들은 “최근 북·중 관계, 북·러 관계 강화 추세 및 미·중 전략 경쟁하에서 한국의 지정학·지경학적 가치 제고 등을 활용해 남·북·중, 남·북·러 3각 협력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의 대상이 아니거나, 제재에도 불구하고 추진 명분이 뚜렷한 분야 등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유엔안보리 제재가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리거나, 미국 바이든 정부의 대한반도 정책을 독립변수로 놓고 상응한 정책을 추진하는 수동적 입장에서 벗어나, 한국이 동맹국인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한반도 평화를 관리하고 비핵화의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 남·북·중, 남·북·러 협력이 미국의 한반도와 동북아 정책과 배치되지 않는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기 위해 대내외적 여건이 나아지기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하여 국제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비관론을 극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개별관광 추진에 지속적인 노력 필요”
 
  용역 보고서 작성자들은 ‘남·북·중 3각 협력 방안’ 중 첫 번째로 ‘보건의료 협력’을 언급했다. 말이 ‘협력’이지, 내용을 보면 사실상 ‘대북지원’이다. ▲국제기구를 통한 보건의료 관련 물품 및 의약품 무상 지원 ▲남·북·중 3자 간 감염병 관련 정책 정보 공유 ▲치료·간호·행정 등에 관한 공동연수 ▲중국 경유 ‘3각 무역’ 형태의 물물교환 ▲남·북·중 원격의료 서비스 협력 등이 해당 보고서에 기술된 ‘보건의료 협력’의 세부 내용이다.
 
  ‘관광협력’과 관련해서는 대북제재가 완화될 경우를 대비해 ▲남·북·중 관광포럼 ▲남·북·중 문화관광자원 조사단 구성·운영 ▲남·북·중 문화관광자원 아카이브 구축 등 ‘학계 중심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북제재가 완화되면 ‘백두산 관광(중국)-연해주 카지노 단지(러시아)-집단체조·대동강 맥주 축제·평양 마라톤(북한)’ 식으로 이어지는 ‘초국경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 작성자들은 “지금 상황으로는 개별관광 추진 전망을 장담할 수 없으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북한 개별관광’을 강조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남·북·중 연계 관광상품 개발과 함께 동북아 크루즈 관광 추진도 제안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자루비노·블라디보스토크)-중국(훈춘)-북한(나진·원산)-남한(속초·부산)에 기항하는 ‘환동해 크루즈’와 중국(톈진·다롄·칭다오)-북한(남포)-남한(인천·제주도)에 기항하는 ‘환서해 크루즈’, 환동해와 환서해 루트를 연계하는 ‘U자형 크루즈’를 언급했다.
 
  또 “개별관광 여건 조성사업으로는 볼룬투어리즘(Voluntourism, 기자 주: 자원봉사와 관광 결합) 개념의 협력사업 추진, 북한 관광상품 박람회 개최, 관광분야 학술교류 행사 개최, 국제관광박람회 남북 공동 참가 등이 있고, 개별관광 연계사업으로는 해외 한인 대상 이산가족 개별관광, 사회문화교류협력 경험을 활용한 ‘이벤트 관광’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보고서 작성자들은 “남북 문화관광 교류의 대북제재 예외 인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북제재의 조건을 지키면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유지하는 한편 남북 문화 교류 가운데 대북제재 예외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이나 분야를 설정하여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와 협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고려 사항’에 대해서는 “현재 단계에서도 추진을 도모해볼 만한 관광협력이 존재하는 만큼, 대북제재 완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어 단계적으로 관광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北 철도’ 이용해 ‘中 화물’ 국내 반입… 요금은 현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6~2017년, 북한의 계속되는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김정은 독재정권의 ‘돈줄’을 차단하는 내용의 대북제재 5건을 결의ㆍ시행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한 철도를 연결하고, 이를 다시 중국 철도와 잇는 방식으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를 이루자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이와 관련, 보고서 작성자들은 ‘국제열차 시범운행’을 제안했다. 이는 현재 중국 지린(吉林)성 퉁화(通化)시 소재 이도백하(二道白河)에서 생산되는 농심의 생수 제품 ‘백산수’를 중국 철도와 북한 철도를 통해 국내로 반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대해 보고서 작성자들은 “시범운행의 성공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의 성공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구상이 단지 이상적인 것이 아닌 실질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모델임이 입증되면서 다양한 후속 사업이 가능할 것” “백두산의 물을 중국 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를 통해 이동시킨다는 것은 한반도 협력을 위한 대단히 상징적인 사건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남·북·중 협력을 위한 국내의 여론을 환기시키고 국제적인 주목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남측 화차(기자 주: 화물 수송 철도 차량)가 북으로 들어가는 문제, 북에 대한 요금 정산 문제 등이 모두 제재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남·북·중 철도운송 시험 사업은 사실상 유엔 및 미국의 대북제재가 해제되거나 제재 면제 사업으로 허가되어야 가능하다”면서도 “그렇다면 제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남측 화차의 북한행이 불가능하다면 중국 측 화차를 활용해서 북한 구간을 이동하는 아이디어도 고민해봐야 한다”며 “북한 지불 요금의 경우 현금 등이 아닌 비제재 품목인 현물로 대신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향후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방한은 남·북·중 철도 시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호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은 중국과 북한의 참여를 유도하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협력하에 한반도 경협의 가장 중요한 고리인 철도 연결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일대일로’ 봉쇄 꾀하는데 ‘참여’ 권유?

 
통일부 용역 보고서에는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의 패권주의적 확장 전략인 ‘一帶一路’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사진=뉴시스
  용역 보고서 작성자들은 ‘남·북·중 학술협력’과 관련해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에 참여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시진핑이 2012년 중국공산당 총서기에 선출된 직후, ‘21세기판 중화 질서 재현’을 의미하는 ‘중국몽(中國夢)’을 선언한 뒤 내놓은 실천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일대일로’다. 중국과 동남아를 비롯해 중앙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와 유럽을 ▲도로 ▲철도 ▲해로 등으로 잇는 소위 ‘신(新)실크로드’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유사시 미국과 그 동맹 세력의 ‘대중(對中) 해상 봉쇄’를 무력화하는 한편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또 경제적으로는 ▲중국 중심의 무역로 구축 ▲중국 자본·기업의 신(新)시장 개척 ▲중국 원자재의 소비 시장 확보 ▲중국 인민폐 중심의 경제블록 건설 등을 목표로 한다. 이런 까닭에 ‘일대일로’는 중국의 군사적·경제적 식민지 확장 전략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에 미국과 일본은 ‘자유롭고 열린 태평양’이란 대응책을 내놓고 호주·인도와 함께 ‘4개국 안보 회담(Quad)’을 결성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은 이를 한국 등으로 참여국을 확대하고 ‘군사동맹’ 성격의 ‘인도·태평양 조약기구’로 발족하는 방안까지 계획했다. 그럼에도 해당 보고서 작성자들은 “냉전 이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지구적 지정학의 재편을 기하는 중요한 기획”이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유리하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해당 대목이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2015년 중국이 제기한 메가급 프로젝트 ‘일대일로’가 향후 지구적 지경학의 재편에 미칠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한국은 물론, 북한 역시 이 새롭게 재편되는 동북아 지경학에 주도적·창조적으로 참여하는 경로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일대일로는 유라시아 국가 간 연결성(connectivity)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인적 교류(민심상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학술 분야의 교류는 중국과 참여국 모두가 이익을 얻는 인적 교류로서 남·북·중 교육학술 교류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남·북·러 철도·가스관 연결 실천 방안 제시
 
미국은 ‘一帶一路’ 등을 통해 유라시아와 아프리카로 확장하려는 중국에 맞서 일본·인도·호주와 함께 ‘4개국 안보회담(Quad)’을 결성했다. 사진=뉴시스
  〈‘일대일로’는 중국의 잉여 자본과 노동력을 저개발 국가의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는 경제협력 프로젝트이지만, 깊이 들어가면 냉전 이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지구적 지정학의 재편을 기하는 중요한 기획이다. 일대일로의 추이가 향후 동북아 지정학·지경학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것이다. 남북이 이에 지혜롭게 주시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유리하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일대일로’는 일차적으로 경제 프로젝트이지만, 최근 중국 정부와 학계는 ‘일대일로’에 역사문명적 의미를 발굴하고 확대함으로써 근대 이래 서구의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에 필적하는 새로운 가치체계를 창출하는 데 많은 재원과 인력을 투여하고 있다. 즉 ‘일대일로’는 경제 분야를 넘어, 전 인문적 분야를 망라하는 종합적 학술 아젠다가 되고 있는 만큼, 이 주제에 대한 남·북·중 학술 교류의 범위는 매우 넓다.〉
 
  보고서에는 ‘일대일로 참여’ 또는 ‘학술협력’과 관련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제안해야 할 내용으로 ▲베이징-서울-평양 대학(예: 베이징대-서울대-김일성종합대) 네트워크 ▲항구도시 대학 네트워크(예: 인천대-난카이대-남포사범대) ▲남·북·중 인문학포럼 ▲‘일대일로’에 호응하는 학술 어젠다 등이 제시돼 있다.
 
  이 밖에 ‘남·북·러 3각 협력’에는 ▲현행 제재 유지 ▲일부 완화 ▲(대폭) 완화 등으로 단계를 구분해 ‘남·북·러 가스관·철도’ 연결 사업 등의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北核’ 외면한 ‘경협’ 추진은 제재 와해 속셈?

 
  용역 보고서 작성자들은 상기 주장을 하면서도 이런 주문을 덧붙였다. 남북중·남북러 ‘3각 협력’에 대해서는 “이것이 미국의 배제로 인식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메시지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협력의 아이템은 제재 대상이 아니거나, 제재 면제의 명분이 분명한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관광협력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 확보가 선행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철도 연결과 관련해서는 “제재 상황에서 사업 추진은 국제적 문제와 갈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중국, 북한, 러시아 등 관련국과의 협의를 통해서 추진해야 한다. 이런 협의 절차 없이 무리한 추진은 금물이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보고서 작성자들은 사실상 대북지원이라고 할 수 있는 사업들에 대해 “현 국면에서 남북중·남북러 협력 모델을 부분적 또는 전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미국을 설득할 필요가 있고, 또한 그것을 위한 적절한 논리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조건부 추진’을 권했다.
 
  하지만 보고서 내용을 보면, 미국은 물론 국내 여론의 공감조차 쉽게 얻기 어려운 대목들이 눈에 띈다. 더구나 김정은이 끊임없이 ‘핵무장’을 외치는 와중에 우리가 “대북제재를 완화·해제하자!”며 내세울 만한 ‘적절한 논리’란 있을 수 없다. 또 ‘북한 비핵화’를 유도 또는 촉진하는 것과 거리가 먼 ‘남북경협’ 명목의 각종 움직임은 대북공조 체계를 무력화하는 ‘단초’로 작용할 위험이 크다.
 
  우리 안보의 중심축을 형성하는 ‘혈맹’ 미국은 동북아 전략의 핵심으로 한·미·일 3각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새로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주의 ▲인권 등의 ‘가치’에 기반한 ‘동맹 연대’를 강조하며, 중국 패권주의를 견제하는 한편 북한에 대한 ‘핵 포기’ 압박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북한과 소위 ‘경제협력’을 하겠다는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 있을까. 반발과 우려, 불신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 ‘주문’과 유사한 이인영의 최근 주장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올해 들어 ‘대북제재 무용론’으로 해석될 수 있는 주장을 하면서 용역 보고서 내용과 유사한 계획을 밝힌다. 사진=뉴시스
  실제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올해 들어 용역 보고서 내용과 유사한 주장들을 내놨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일제히 비판적으로 대응했다.
 
  이 장관은 지난 1월 25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정세 변화를 관망하고 기다리기보다는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그 ‘다짐’대로 연이어 논란이 된 발언을 했다.
 
  이 장관은 2월 3일, “정부는 상황을 관망하기보다는 남북 관계 발전의 기회를 발굴해 주도적으로 변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대북제재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게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이 1월에 열린 북한 노동당 대회에서 전술핵무기, 핵 추진 잠수함 등의 개발을 공식 언급한 데 이어 핵·미사일 개발을 통한 국방력 강화를 강조한 상태에서 대북제재를 완화하자는 주장을 내놓은 셈이다.
 
  이 장관은 또 2월 20일, “유엔이 제재를 적용하고 있는 비상업용 공공인프라 영역 정도는 제재를 풀어주는 데 국제사회가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남북 철도·도로 협력을 예로 들었다. 또 “인도주의 문제는 대북제재 대상에서 주저 없이 제외돼야 한다” “금강산에 가보고 싶어 하는 우리 국민이 많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완화되면 북한 금강산 개별관광 재개부터 준비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주장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2월 22일, “미국의 중대 관심사항은 북한의 도발과 무력 사용을 막고, 북한이 가장 위험한 무기 프로그램을 손에 넣지 못하도록 제한하며, 미국인과 동맹국들의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집중해야 할 분야는 ‘북한 비핵화’지 ‘대북제재 완화·해제’가 아니란 점을 못 박은 셈이다.
 
  미국의 전문가들도 이 장관 주장을 비판했다. 윌리엄 뉴컴 전 국제연합(UN)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위원은 “금강산 관광은 인도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 “남북철도·도로 사업은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 장관은 2월 26일 공개된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제재의 목적이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삶이 어려워졌다면 분명히 평가하고 짚고 넘어가야 할 시점은 된 것 같다”며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비상업용 공공 인프라와 같은 분야로 조금 더 제재의 유연성이 확대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국 국무부는 “국제항공과 선박에 대한 봉쇄 조치를 비롯해 북한이 코로나19에 극도로 엄격한 대응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국제연합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신속한 제재 면제를 받은 인도주의 단체·기관과 국가들의 대북 물자 전달 노력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대북제재 완화론’ 외치는 ‘문재인 보유국’
 
  지난 3월 1일에는 나빌라 마스랄리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담당 대변인이 “북한 취약계층이 직면한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의 주된 책임은 북한 당국의 정책에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 장관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를 해제하고 김정은 정권의 어떤 악의적 행동과 불법 행위를 공개적으로 용납하려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이 장관은 북한인들에게 미치는 제재의 영향을 재검토하는 대신 김정은의 정책이 주민들의 고통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도록 주문해야 한다. 한반도의 모든 문제는 김씨 정권의 사악한 본질과 압제 시스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 그 밖에 문재인 정권 인사들이 그렇게 국내외에 선전하고 다닌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는 이미 ‘사기’라고 결론 난 지 오래됐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이 CVID 또는 FFVD를 이행하지 않는 한 대북제재를 풀 생각이 전혀 없다.
 
  결국 김정은이 ‘비핵화’하지 않는다면, 대북제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독재정권은 오히려 핵무장을 강화하고, 이를 자랑하고 있다. 이제는 ‘전술핵’을 개발하라고 공개 지시까지 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핵의 목적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2004년 10월 6일)”이라고 주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핵과 미사일을 외부의 위협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억제수단이라고 하는 북한 주장에 일리 있는 측면이 있다(2004년 11월 13일)”고 북핵 옹호성 발언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북한의 핵개발은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것(2017년 9월 14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소망과 달리 김정은은 이제 핵은 미국에 대한 자위력 확보 차원이라고 선전해온 기존 입장을 뛰어넘어 ‘전술핵’으로 우리를 위협하겠다는 속셈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그런데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대북제재 완화론’을 주장하고 있다. 통일부는 제재 유지, 제재 완화 상황을 가정해 단계별로 추진할 수 있는 북한과의 소위 ‘경제협력’ 실천 방안을 마련하는 데 국민 세금 5000만원을 썼다. 그 용역 결과를 정책에 ‘참고’하겠다고 했는데, 실제 국제사회의 비판을 자초한 이 장관의 발언은 보고서 내용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사실상 동맹과 우방으로부터 이탈해 중국·러시아·북한과 ‘협력’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해당 보고서 내용이 공개됐을 때 미국과 국제사회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과연 ‘문재인 보유국’을 ‘정상 국가’로 인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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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익선    (2021-04-03) 찬성 : 1   반대 : 0
요지음 TV체널을 돌리다 보면,옛날 전쟁 영화를 혹 볼 수 있는데,과거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친쏘련적,친중공적 영화들을 보면서,세상 살다보니,이 따위 영화를 다 보게끔 되였는가고 생각이 깊어짐에 다시 한번,현 좌파 정부의 각계 각층에 깊이 침투된 용공 좌경 골 깊은 사상에 뼈 깊은 우려를 보네는 바이다!얼마나 골 깊은 좌경 붉은 사사에 젓어 있기에 이렇게 까지 변질된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잇다른 골 깊은 좌경 붉은 무리들의 사상전쟁에 까지 침투된 사상 심리전에 진절머리가 날 지경!본인은 71년전의 북괴 남침 전쟁의 살상을 체험한 세대로써,어찌 이 따위 정치인들이 판을 칠 정도까지 이 정치 판도는 변화가 되였단 말인가? 이찌 이렇게 까지 변질이 되어도 어찌 괜찮단 말인가? 무슨 놈의 정부가 이 모양,이 꼴아지 까지로 변질이 될 수가 있을까고 고개 숙여 반성해 봅니다!하늘이시여! 이 어찌 하란 말씀인가요? 어디 까지 허용이 되는 겁니까? 진정 대한민국이 붉은 무리화 되기를 바라 십니까? 하늘이시여!이들에게 벼락을 내리 쳐서 벌하여 주시옵서소! 간절하게 비옵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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