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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청와대에 보고한 류경식당 집단 탈북 비밀문건

김정은, 식당 종업원 13명 탈북 후 南이 北 종업원을 유인·납치하는 것으로 보이는 조작 영상 제작 지시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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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예쁜 여자들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충격에 1주일 이상 광기 부린 김정은. 김정은의 행동과 지시는 사실상 종업원 집단 탈북이 자발적이라는 것 인정한 셈

⊙ 북한식당 방문하는 남측 사람을 채증장비가 설치된 방으로 유인, 南이 北 종업원들을 유인 납치하는 것을 믿게 하는 동영상 만들라 명령
⊙ 김정은, 집단 귀순 직후 정찰총국 在中 요원들에게 “특수부문을 총동원하여 적들에게 보복하라”고 지침
⊙ 지배인 허강일씨와 여종업원들은 애초 2018년 탈북 계획했다가 북에 들키자 2년 앞당겨 결행. 그가 말을 바꾸는 이유는?
⊙ “지금 국정원 기획 탈북 주장하는 지배인 허강일씨는 국정원이 협박 안 해도 탈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박근혜 정부 청와대 핵심 관계자)
⊙ 眞意 왜곡된 방송 보도에 여종업원들 “언제 테러당할지 몰라 겁먹어”
⊙ 류경식당 관련한 첩보·정보·공작기록 모두 확인한 국정원 개혁委와 산하 적폐청산 TF는 왜 아무 말 없을까
  2016년 4월에 있었던 중국 저장성(浙江省) 닝보(寧波)의 북한 류경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갈래다. ‘김정은 체제’에 염증을 느낀 이들의 자발적 탈북이란 당시 정부 발표가 힘을 얻고 있지만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일각에서는 기획 탈북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도 “전대미문의 유인·납치 행위”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국가정보원(국정원)의 ‘류경식당 집단 탈북 문건’에 따르면 여종업원 탈북 직후 북한 김정은은 ‘우리(남측)가 식당 종업원을 유인·납치했다고 판단할 만한 조작 영상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여종업원 탈북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는 사안이다. 김정은의 조작 영상 제작 명령 자체가 여종업원 탈북이 우리의 기획이 아닌 ‘김정은 체제’에 염증을 느낀 이들의 자발적 판단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납치, 기획이 사실이라면 우리에게 덮어씌울 조작 영상을 만들 이유가 없다. 문건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보위부는 해외 우리 국민들이 북한식당 종업원 이탈을 유도하는 모습을 은밀 촬영, 폭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음.
 
  ① 남측 사람들이 북한식당을 방문하면 교육받은 종업원을 이용, 채증장비가 설치된 방으로 안내.
 
  ② 이들이 종업원을 유인하려는 징후가 보이면 적극 맞장구쳐서 유인을 확실히 하도록 유도, 이를 몰래 녹음·촬영해서 증거 확보.
 
  ③ 확보된 증거들을 내외에 폭로함으로써 남측이 실제로 우리(北) 종업원들을 유인·납치한다는 것을 믿도록 적극 선전.〉
 
  국정원은 2016년 6월 주중(駐中) 보위부 요원 등으로부터 확보한 증언을 근거로 문건을 작성했다. 문건에는 이런 이유로 우리 국민 대상 ‘해외 북한식당 이용금지’ 계도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류경식당 집단 탈북 문건’은 A4용지 7장 분량으로 통일부가 ‘중국 저장성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여종업원 12명, 남성 지배인 1명)의 집단 탈북 사실’을 발표한 2016년 4월 8일과 4월 12일, 4월 22일, 6월 21일, 8월 16일 작성됐다. 탈북 경위, 조치 계획, 북한 동향, 김정은 반응 등이 담겼으며 작성 즉시 박근혜 대통령과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에게 보고됐다. 김정은이 조작 영상을 만들라는 지시를 보위부에 내렸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은 6월 21일 만든 것이다.
 
 
  김정은, 적(南)들에게 보복하라
 

  4월 22일 문건에 따르면 식당 종업원의 집단 귀순 직후 김정은은 정찰총국 재중(在中) 요원들에게 “특수부문을 총동원하여 적들에게 보복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최근 대남 공작기관이 김정은 지시로 우리에 대한 보복 조치를 모색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했음. 한 정찰총국 요원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선교사를 납치하거나, 한국 어선을 나포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
 
  이 사건을 계기로 북한 보위부는 재중 인원 감시 강화를 위한 상주(常駐) 대표부 신설을 검토했다. 이와 함께 해외 공관에서는 ‘인터넷·스마트폰 사용 통제’ 특별교육을 했다.
 
  특별교육 내용은 대략 이랬다.
 
  〈요즘 해외 체류 젊은이들이 인터넷 접속 후 한국의 현실에 파묻혀 부모와 조국을 버리고 도주하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음. 대사관 내 공관원 자녀의 스마트폰 소지 및 인터넷 무단 사용 시 반국가 범죄 등으로 가차없이 처벌하겠음.〉
 
  문건에 따르면 북한은 식당 종업원의 집단 탈북을 비밀에 부쳤다. 우리가 기획하고 납치한 것이라면 주민에게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북한 열차 승무원은 “평양 시민 상당수가 식당 종업원 13명이 남한으로 이탈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 시민 다수가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승무원·무역상을 통해 종업원들이 스스로 자유를 찾아 탈북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정은, 여종업원 집단 탈북에 히스테리 반응
 
2016년 8월 16일 작성된 국정원 문건에는 김정은이 ‘여종업원 집단 탈북’에 젊고 예쁜 여자들이 자기를 배신했다며 히스테리 반응을 보였다는 내용이 있었다. 다음은 김정은이 북한군 여성방사포병사격대회를 현지지도하는 모습. 사진=조선DB
  8월 16일 작성된 문건에는 김정은이 ‘여종업원 집단 탈북’에 히스테리 반응을 보인다는 내용이 있었다. 국정원은 최근 북한 당(黨) 고위간부로부터 “김정은이 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에 큰 충격을 받고 광기를 부렸다”는 내용을 득문(得聞)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 최근 김정은을 가장 괴롭혔던 사건은 여종업원 집단 탈북 문제였음.
 
  ○ 김정은이 1주일 이상을 정신이 나갈 정도로 광기를 부리는 바람에 탈북을 막지 못한 국가안전보위상 김원홍이 죽을 지경이었음.
 
  ○ 이는 젊고 예쁜 여자들이 자기를 배신했다고 그러는 것으로, 엘리트나 군인이 집단 탈북해도 그렇게까지 반응하지는 않았을 것임.〉
 
  국정원은 “식당 종업원 탈북에 대해 북한이 과도하게 반발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북한은 여종업원 탈북 직후 말도 안 되는 거짓을 퍼트리며 반발했다. 2016년 4월 12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 사건을 ‘괴뢰 정보원 깡패들이 조작한 전대미문의 유인·납치’로 규정하고 종업원들의 즉각 송환을 요구했다.
 
  4월 28일 북의 대남 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우리 여성 공민들은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 어린 처녀들은 실신 상태에 빠져 생사 기로에 놓여 있다”고 했다. 5월 9일 북한이 직영하는 인터넷 매체인 ‘메아리’는 “남한으로 납치된 해외 여성 종업원 중 한 명인 서경아가 북한으로 송환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하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여종업원 중 단식투쟁으로 실신하거나 죽은 사람은 없다.
 
  4월 8일 만든 문건에는 식당 종업원들이 집단 귀순을 결심한 동기와 실행 경위가 나오는데,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바로 여종업원들과 함께 탈북한 지배인 허강일씨가 탈북 날짜를 2년이나 앞당긴 이유다. 원래 이들이 계획한 탈북 연도는 올해(2018년)였다. 만약 2018년에 탈북했다면 그들이 어떤 대접을 받았을지 의문이다. 2017년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탈북자들을 ‘통일의 걸림돌’으로 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차치(且置)하고, 문건에 따르면 허강일씨는 2013년부터 여종업원 22명과 중국-북한 접경지역인 지린(吉林)성 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에 있는 한 식당에서 지배인으로 일을 시작했다. 중국 유학파로 개방 성향이었던 그는 종업원들에게 인터넷 사용을 허용했다. 이를 통해 한국영화 등을 접한 여종업원들은 한국 실상을 인지했다.
 
 
  지배인 허강일은 왜 말을 바꾸나?
 
  2015년 허씨는 여종업원들에게 2018년경 한국 동반 귀순을 제안했다. 당시 여종업원들은 전원 동의했다. (훗날 밝혀진 바로는 총 19명의 여종업원 중 5명은 탈북 과정에서 변심, 2명은 교통사고로 탈북에 실패해 북한으로 돌아갔다) 탈북 계획을 2년이나 앞당긴 것은 중국인 사업 파트너 때문이었다.
 
  문건 내용이다.
 
  〈금년 초 ‘허’에 불만을 품은 중국인 사업 파트너가 ‘집단 귀순 계획’ 녹음파일을 北 보위부에 제보, 소환명령이 내려지자 처벌을 우려해 조기 귀순 실행.〉
 
  이와 관련, 허씨는 2018년 8월 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으로 연 10만 달러(약 1억1200만원)를 송금하는 임무를 맡은 나에게는 북한에서 나온 감시 요원들이 따라붙었다. 감시 요원들이 자꾸 뇌물을 요구하고, 북한에 숙청 바람이 불어 남한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2014년 식당 단골이던 조선족에게 남한 정보기관 인사를 소개받았다. 2016년 정보기관 인사에게 ‘나를 한국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그런데 정보기관 인사를 소개해 준 조선족이 이를 빌미로 협박하고 금전(10만 달러)을 요구했다.”
 
  전체 맥락은 비슷하나 세세한 부분에 차이가 있다. 북한으로부터 소환명령을 받았는지 여부다. 국정원은 허씨에게서 북한으로부터 소환명령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그는 이후 NYT·연합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내용은 쏙 뺀 채로 “정보기관 인사가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여종업원 19명도 모두 데리고 오라. 그러지 않으면 너의 행동을 북한 대사관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탈북을 감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박근혜 정권 핵심 관계자의 이야기다.
 
  “허씨는 이미 소환명령을 받은 상태라, 북한에 가면 숙청당할 게 분명했다. (우리가) 협박하지 않아도 탈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허씨의 탈북 계획을 중국인 사업 파트너가 이미 보위부에 제보해서 다 알고 있는데, 우리가 여종업원 19명을 모두 데려오지 않으면 너의 행동을 북한에 알리겠다고 협박한다는 게 앞뒤가 안 맞지 않은가.”
 
 
  허씨, 함께 탈북하지 못한 부인 신변안전 요청
 
탈출한 13인이 일했던 저장성 류경식당. 사진=조선DB
  허씨는 NYT·연합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들어올 때 입국 사실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전혀 얘기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했다. 그 사실에 매우 격분했고, 공개하는 바람에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피해를 봤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4월 12일 작성된 문건을 보면 그는 “한국행을 결심할 때부터 언론보도는 각오하고 있었다”며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허씨는 언론보도로 인해 여종업원들이 동요하자 “너희는 12명으로만 나왔지만 나는 남자 지배인이라고 못 박아 보도됐다. 죽더라도 내가 죽을 테니 걱정하지 마라”고 다독이기도 했다. 문건에 따르면 허씨는 “제일 걱정되는 것이 중국에 남아 있는 2명의 안전 여부인데 이들이 잘못되면 큰일 나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안전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탈북 과정에서의 교통사고로 함께하지 못한 2명을 보호해 달란 것인데, 2명 중 한 명이 그의 부인(김윤○)이었다고 한다. 국정원은 허씨의 요구를 들어줬다. 2명의 신병에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이후 이 두 사람은 변심(變心)으로 탈북하지 않은 5명과 함께 북한으로 들어갔다.
 
  박근혜 정부는 총선을 닷새 앞두고 이들의 입국 사실을 사진과 함께 언론에 공개했다. 정부가 늘 강조해 온 것처럼 당사자와 북한 내 가족의 안전과 인권을 먼저 생각했다면 처음부터 공개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로 인해 허씨를 제외한 여종업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 “우리들의 한국행이 너무 빨리 공개된 것 아니냐”, “행불된 것과 한국행이 확인되는 것은 다르다”며 계속되는 보도에 대해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음.
 
  ○ 식당 현장 취재 보도를 접하자 “이러다가 우리 이름까지 공개되는 것 아닌가, 자꾸 보도되면 가족들이 더 위험해질 것이다”며 보도 내용에 민감하게 반응.
 
  ○ 일부는 “더는 TV를 보고 싶지도 않다”며 독서로 소일하는 등 자포자기 식으로 체념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음.〉
 
  이에 국정원은 “현재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쳇’에서 식당 개업(2015년 10월) 당시 홍보 차원에서 촬영, 인터넷에 게재한 북한 종업원들의 여권, 단체사진과 류경식당 관련 정보 등이 유포되고 있는 중”이라며 “국정원 2차장이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를 방문,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위로의 말을 전달했다”고 했다.
 
  〈○ 귀순자들은 “높으신 분이 직접 말씀을 해 주시니 믿음이 생기고 큰 위안이 된다”는 반응을 보임.
 
  ○ 화장품·잠옷·피자 등 요청 물품을 즉각 지원.
 
  ○ 건강 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하나 일부 인원이 두통과 불면증 등 호소.〉
 
 
  與, “종업원 집단 탈북에 엄격한 조사 필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년 전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북에 대해 ‘엄격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탈북이 자의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국정원 등의 ‘공작’에 의한 것인지 가려 보자는 것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5월 15일 당 회의에서 “이 사건은 지난 2016년 4월 총선을 불과 엿새 남겨 놓고 중국에서 근무하는 북한 여종업원이 대규모로 탈북한 사건”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엄격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과 검찰 등 공안 당국 일부가 결탁해서 공안 사건을 기획하고 선거 또는 정치에 활용했던 사례가 매우 많았다”며 “필요하다면 검찰 조사는 물론이고 국회 차원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공안 기획 사건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여권이 국정조사 필요성까지 언급하게 된 데에는, 그동안 북의 세습 왕조나 북한 정치범 수용소 현실에 대해선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는 민변의 역할이 컸다. 민변은 2016년 4월 중국의 북한식당 종업원들이 국내에 들어온 뒤부터 줄곧 ‘기획 탈북’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들은 중국 칭화대 초빙교수인 친북 인사 정기열씨를 통해 종업원들 가족의 위임장을 받아 같은 해 5월 국정원에 종업원들에 대한 변호인 접견을 신청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당사자들이 원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정기열씨는 김일성 일가를 선전한 공로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다.
 
  민변은 법원에도 종업원들이 자발적으로 입국했는지 의문을 풀어야 한다며 인신 보호 청구를 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들이 자유에 제한을 받고 있다고 볼 자료나 정황이 없다”며 청구를 각하했다. 민변이 별다른 근거 없이 종업원들이 강제로 수용돼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 판단은 2017년 3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러나 대법원의 결정에도 물러나지 않았다. 민변의 일부 변호사들은 5월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호 국정원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한 류경식당에서 지배인으로 일했던 허강일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종편 방송 jtbc가 5월 10일 2016년 4월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 13명(남 1명, 여 12명)의 탈북이 본인들의 자유의사가 아니었다고 보도한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허씨는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여종업원 12명은 남한으로 가는 줄 모르고 식당을 떠났다’고 했고, 일부 여종업원도 ‘남한행을 몰랐다’고 했다. 방송은 이 탈북이 국정원의 ‘기획 탈북’이라고 주장했다.
 
 
  민변 뜻대로 자체 조사하기로 한 국가인권위원회
 
2018년 5월 28일 오전 ‘여성의 소리’란 이름의 단체 회원들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탈북 여종업원들의 북송을 주장하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jtbc 방송 직후 일부 탈북 종업원은 방송 내용이 자신들의 발언 취지와는 다르게 편집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 종업원을 만난 NGO 관계자는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고 했다. “탈북자들이 ‘고향에도 가고 싶고 부모도 보고 싶다’는 일반적 얘기를 했는데 ‘기획 탈북이니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 것처럼 보도됐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탈북자들 상당수는 남한행도 알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북에 있는 가족들의 안위 때문에 이런 말을 외부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탈북 종업원들은 jtbc가 자신들 주거지를 알아냈다는 것에도 매우 놀랐다고 한다. NGO 관계자는 “언제 테러를 당할지도 몰라 겁을 먹고 있다”고 했다. 방송에 출연하지 않은 동료 종업원 출신 탈북 여성들도 비슷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통일부 관계자는 “탈북자들의 주거지는 철저한 보안 사항인데 어떻게 기자들이 알고 갔는지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8년 7월 29일 민변의 뜻대로 2016년 4월 중국 닝보의 북·중 합작 식당을 집단 탈출해 한국에 들어온 북한 출신 지배인 허모씨와 여종업원 12명에 대해 자체 조사를 하기로 했다. 자기 의사로 탈출한 것인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박근혜·문재인 정부 모두 이들에 대해 “자유의사에 따라 탈북했다”고 했었다. 하지만 탈출 2년3개월이 지난 시점에 정부 기관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선 것이다.
 
  인권위는 이를 위해 조사관 6명을 투입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민변이 낸 진정과 관련해 일부 여종업원의 이야기만 들었는데 앞으로는 여종업원 전원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들의 탈출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정보원, 통일부 이외에 국방부 정보사령부, 외교부도 조사 대상이다. 이번에 직권 조사 결정을 내린 침해구제 제2위원회는 정문자 상임위원, 김기중 위원, 한수웅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3명 모두 직권 조사에 찬성했다고 한다. 이 중 김기중 위원은 민변 언론위원장 출신이다. 인권위가 “일부 종업원은 자유의사로 탈북했다”고 확인할 경우 북한에 남은 가족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이들은 현재 북한에서 강제 납치 피해자 가족으로 대우받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이미 한국에 온 종업원에게 탈북이 자의였는지, 북한으로 돌아갈 것인지 물을 경우 결론이 뭐가 됐든 위험에 처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며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조사 결과를 공개 발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여종업원들 北 가족 피해 걱정에 인권委 간부 ‘그런 것까지 신경 못 쓴다’
 
탈북자 지성호씨가 7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북 여종업원 집단 탈북 문제 관련 인권위의 직권조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조선DB
  인권위와 탈북단체는 2016년 집단 귀순한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한국 입국 경위를 조사하겠다는 ‘침해구제 제2위원회’의 결정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인권위가 ‘여종업원 가족 피해는 신경 쓸 문제가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8년 8월 7일 북한 인권 단체 나우(NHAU) 대표인 탈북민 지성호씨는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월 6일 조영선 인권위 사무총장을 만나 참담한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지씨는 “면담 때 ‘종업원들이 자신의 대답에 따라 북에 있는 가족들이 정치적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두려워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자 조 총장은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수 없다. 여종업원들의 가족은 그들이 신경 쓸 문제다’고 발언했다”고 했다.
 
  지씨는 “인권위가 인권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며 “인권위가 최근 KAL기 납치 진정에는 ‘고도의 정치적 사안’이라는 이유로 조사를 각하했는데, 여종업원 직권 조사는 ‘고도의 정치적 사안’이 아닌가”라고 했다.
 
  지씨의 주장이 논란이 되자 인권위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조영선 사무총장이 ‘여종업원들 가족 처우는 그들이 신경 쓸 문제’라고 발언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인권위는 “조 총장은 조사를 거부하는 종업원들이 갖게 될 정신적 고통이나 북의 가족들이 보복을 당할 수도 있어 두려워한다는 지성호 대표 의견에 공감을 표했다”며 “그러면서 ‘피해자들의 의사를 존중해 강제적으로 조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어떠한 예단이나 결론을 가지고 조사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여종업원들, 하나원 12주 교육 안 받아
 
  인권위 관계자는 ‘직권 조사를 결정한 직접적 계기’를 “유엔 특별보고관의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2일 탈북 종업원들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방한한 토머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여종업원 중 일부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한국에 오게 됐다. 이들이 자신들의 의사에 반해 납치됐다면 이는 범죄이다. 철저하고 독립적인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여기서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킨타나 특별보좌관에게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 상태로 한국에 오게 됐다고 말한 여종업원이 정확히 몇 명인지다. 원래부터 여종업원 중 1~2명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길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수의 종업원 외에 북한으로 돌아가려 하는 인원이 몇 명인지는 중요한 문제다.
 
  전직 정보 당국 관계자의 이야기다.
 
  “이들은 이례적으로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사무소(하나원)’의 12주 교육 없이, 4개월의 유관기관 합동조사만 받고 한국 사회에 정착했다. 이러다 보니 3만명이 넘는 탈북자 사회에도 합류하지 못하고 있고 남쪽 사회에도 합류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큰 기대와 희망을 가졌을 텐데,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파악하기에는 이들은 현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다. 정부 지원 월 47만원을 받으며 대학을 다니고 있고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번다고 한다. 여종업원들은 부모가 대부분 출신 성분이 좋은 평양 주민이고, 본인들도 명문학교를 졸업한 재원들이었다. 이들 입장에서는 차라리 북한이 더 나을 수 있다. 그렇다 보니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에게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 상태로 한국에 오게 됐다’고 말한 것 같다.”
 
 
  北 금수저였던 여종업원, 기초생활보장 수급 생활 힘들어 거짓말했을 가능성
 
  탈북민의 월평균 소득은 2011년 121만3000원에서 2016년 162만9000원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그런데도 전체 탈북민의 24.6%가 기초생활 수급 대상인 것으로 통일부는 파악하고 있다. 4명 중 1명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셈이다. 2015년도 탈북민 적응실태 조사에서도 한국 생활에 불만족한 부분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워서’(61.1%)가 1위로 꼽혔다. 탈북민 대다수는 정규직이 아닌 일용직 근무를 한다. 상당수 탈북민은 “한국은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며 “배고프고 자유가 없더라도 경쟁할 필요가 없는 북한 생활이 그리울 때가 있다”고 말한다. 일부 여종업원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아직 20대 중반의 그녀들에게 어려운 경제 사정과 늦깎이 공부, 취업 등은 부담과 불안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란 이야기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탈북민들은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는데 우리 사회는 이들을 관리·통제의 대상으로 보고, 때로는 차별한다”며 “이들이 ‘탈북민 꼬리표’를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더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문건 존재 자체 부정할 수도
 
  아마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 편향’이 강한 이들은 《월간조선》이 보도한 문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할 것이다. 그러나 2017년 11월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개혁위)와 산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팀은 북한 종업원 13명이 탈출한 사건에 관한 비밀 문건을 확인했다. 2017년 11월 23일 자 《중앙일보》는 “TF팀이 개혁위의 요청에 따라 ‘류경식당’ 등 키워드를 국정원 메인 서버 전산 직원에게 제시하고 그들이 관련된 첩보·정보·공작 기록들을 모두 뽑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개혁위와 TF팀은 류경식당 종업원 집단 탈출 때 국정원이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 확인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열어 본 북한 종업원 관련 문건에는 《월간조선》이 보도한 문건도 있었을 것이다. 국정원 개혁위와 TF팀은 ‘류경식당’ 문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 만약 ‘국정원 문건’에 기획탈북의 흔적이 있었다면 당연히 공개했을 것이다. 국정원 메인 서버를 탈탈 털어 확보한 기밀문건과 회계장부를 근거로 전(前)정권 전전(前前)정권 국정원 핵심 관계자들을 재판대에 서게 한 정부 아닌가. 특히 국정원 개혁위 위원장인 성공회대 정해구 교수는 진보 학술단체인 ‘한국정치연구회’ 창립 멤버이며 오래된 친노(親盧) 인사다. 문건에서 기획 탈북이라는 증거가 나왔는데 그냥 넘어갔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허위로 작성했을 가능성은?
 
  국정원이 허위로 문건을 작성했다는 주장도 나올 것이다. 하지만 실제 기획이자 공작이었다면 대통령에게 직보되는 보고서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이 있어야 한다. ‘국정원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기획 탈북을 지시했다?’ 이런 관측도 현실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임기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북한이 우리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신경을 썼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도 북한이 갖가지 핑계를 대며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한국인들을 볼모로 잡을 것을 우려한 결정이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당시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어설프게 북한의 심기를 건드릴 경우, 우리 국민에게 보복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뒀다. 국정원장들도 다 알고 있었는데, 보고하지 않고 기획 탈북 작전을 실행할 수 있겠나.”
 
  박 전 대통령은 서울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2017년 4월 삼성에서 433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 18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현재까지는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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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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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갑지    (2018-09-07)     수정   삭제 찬성 : 1   반대 : 2
닭과 닭의 일당이 지난 총선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으려는
기획탈북이 맞다...본인들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한국에서 살던
북한으로 가던 선텍하게 해라..
  시리우스    (2018-08-25)     수정   삭제 찬성 : 3   반대 : 12
지배인 허강일한테 정보기관에서 탈북댓가로 3990만원을 줬다고 이미 기사화 돼서 13명 모두 자발적인 탈북은 아님(중국에서 부터 알고 지낸 탈북종업원 지인에 따르면 한두 명만 한국행을 원했고 몇 명 정도는 협박을 받았고 나머지는 그냥 휩쓸려서 왔다고 함)
  김개똥    (2018-08-21)     수정   삭제 찬성 : 8   반대 : 3
자유는 좋고 돈도 많이 주고 경쟁은 안하고 편히 살면 좋지만 그런세상 어디있나. 억압 받고 생활총화하고 인민반장에의 통제속에 사는게 좋으면 몰래 가라. 누가 오래 했어. 목숨걸고 왔으면 열심히 살아. 세상에 꽁짜가 어딧나?
  nagoya    (2018-08-20)     수정   삭제 찬성 : 87   반대 : 3
그럼..뭐여지난달에 허 뭐라는 사람이 강제로 기획남북된거라고 주장했다는 통일부의 발표도 결국은 위원장동지의 심기를 거스리지 않기위한 헛짓거리란 얘긴데...이게 나라인지 동네 반상회를 하는건지..아무리 다음 대통령후보가 김정은이라해도 이건 좀 너무한거 아닌가?
  박혜연    (2018-08-20)     수정   삭제 찬성 : 12   반대 : 30
여기 대한민국의 부유한사람들만 가정꾸리는걸 정상으로 여기고 류경식당 종업원 12명과 허강일의 북한가족들은 가족도 아닌 생판 유령보다 못한존재이기를 바라냐?
  박혜연    (2018-08-20)     수정   삭제 찬성 : 4   반대 : 91
월간좇선 니가 사람이냐? 분명히 말하는건데 니가싫어하는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얘네들 허강일따라 무조건 가야했던거 이미 탈북종업원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다아는사실인데....!!!!

20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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