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권의 책

인천 섬산 20 (신준범 지음 | 조선뉴스프레스 펴냄)

낮은 자세로 다가가면 산이 말을 걸어온다, 그걸 옮겼다

  • 글 : 백재호 월간조선 기자  1oo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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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처음 초등학교에 가는 내게 부모님이 직접 약도를 그려준 적이 있다. ‘횡단보도는 어디에 있고… 여기를 건너면 되고’ 등등 딱 종이 한 장에 의존해 학교를 찾아가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별일도 아니지만 8세의 어린이는 꽤 큰 용기를 내야 했다. 그렇게 부모님이 손수 제작해 주신 종이지도는 돈보다도 소중했던 느낌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후로도 종종 부모님이 종이지도를 그려주실 때면 평범한 길도 특별하게 느껴지곤 했다. 오늘날 ‘지도 앱’을 통해 길을 찾는 것과는 달리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했던 셈이다.
 
  이 책을 쓴 《월간 산》 신준범 취재팀장은 2005년부터 등산 기자로 근무하며 최초로 ‘금북정맥’ ‘한북정맥’ 등고선 지도를 제작하고 백두대간 완주, 스위스 묀히(4107m)를 등정하기도 한 베테랑 등산 전문 기자다. 이 책에는 단지 섬산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해변이 예쁜 명섬’ ‘백패킹하기 좋은 명섬’ 등 명섬들이 세분화돼 소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섬산별 ‘난이도’ ‘소요시간’ ‘맛집’ ‘숙박’ 등 산행길에 오르는 사람들에게 목적에 맞는 ‘맞춤 꿀팁’도 소개한다.
 
  산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도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긴 작가의 ‘산 애호가’ 기질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다.
 

  책을 휘리릭 넘겨보면 각 섬산의 분위기와 매력을 알 수 있는 사진이 풀냄새를 풍기는 듯하다. 책만 읽더라도 산을 다녀온 듯한 생생한 느낌이 든다. ‘그곳에 가면, 정말 작가가 말한 그대로일까’ 하는 설렘도 든다. 책을 읽으면서 날이 풀리면 머리도 식힐 겸 가보고픈 섬산을 두세 군데 찜해 놓았다. 요 며칠 날이 계속 추워서 그런지 책 속 섬산들이 더 따스하게 다가온다. 날이 추운 요즘 가고픈 인천 섬산들을 미리 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작가가 말했듯 ‘산이 말을 거는 경험’을 직접 체험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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