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AI시대가 되면 기자나 변호사는 뭘 해 먹고살아야 하나’ 하는 걱정은 오히려 한가해 보인다. 어쩌면 1993년 미국의 SF 작가 버너 번지가 경고했던 것처럼 초인적 지능(superhuman intelligence)이 창조되고, 인류의 일부만이 생존해서 초인적 지능의 노예가 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저자는 그보다 더 실존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우리의 삶과 세계관은 사람이 지구 생태계에서 가장 뛰어난 지능을 지녔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사람보다 더 뛰어난 지능을 지닌 존재가 나타나면, 인류의 삶과 생태계에서의 위치는 근본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고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결국 인간과 인공지능은 공생(共生)을 통해서 협력하고 조화를 이루면서 진화할 것이며, 언젠가는 초인간적 지능이 출현해서 공생을 이끌어 지구 문명을 보다 높은 경지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낙관한다. 저자는 이를 ‘제4차 공생’이라고 표현한다[제1차 공생은 원핵(原核)생물의 공생을 통한 진핵(眞核)생물의 진화, 제2차 공생은 동물과 미생물의 공생, 제3차 공생은 인류와 가축·작물 사이의 공생을 말한다].
지극히 낙관적인 저자를 따라 문학, 진화생물학, 컴퓨터과학, 천체물리학, 철학 등을 넘나들면서 아득한 시평(時平) 밖을 여행하다 보면, 오늘 하루 먹고사는 문제나 국내정치적 문제들을 놓고 아웅다웅하는 것이 다 작은 일로만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