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선 구경도 못 할 음식 얘기도 나온다. 울산 장생포 고래탕과 통영의 ‘볼락 김치’ ‘쑤기미탕’ 같은 음식이다. 고래탕은 고래고기와 무, 콩나물, 대파 등을 넣고 얼큰하게 푹 끓이는 음식이다. 지금은 ‘고래국밥’이란 이름으로 판다. 볼락 김치는 무를 나박하게 썰어 볼락과 젖국을 넣고 담는 김치다. 익히면 발효가 되어 그 맛이 일품이란다. 쑤기미는 삼세기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아귀처럼 해저에서 서식하는 물고기다. 식감이나 맛도 아귀와 비슷하다고 한다. 일본으로 전량 팔려나가기 때문에 현지에서도 보기 힘들다. 쑤기미는 등지느러미에 독이 있다. 쏘이면 통증이 심하다고 한다. 저자는 쑤기미탕을 한 수저 뜨더니, 맹독 속에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부산 영도에서 겨울철 주식으로 먹던 ‘고구마 빼때기죽’ 이야기도 이색적이다. 빼때기는 고구마를 얇게 썰어 바짝 말린 걸 뜻한다. 가난한 집에선 빼때기에 사카린을 넣고, 형편이 좀 나은 집은 팥이나 콩 등 잡곡과 찹쌀을 넣어 빼때기죽을 쑤어 먹었단다. 식재료가 궁한 겨울을 무사히 보낼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음식이다.
음식에 술이 빠질 수 없다. 합천 고가송주(古家松酒)는 ‘은진 송씨’ 종갓집에서 담그는 솔잎술이다. 가마솥에서 직접 만든 메밀묵, 손두부와 함께 먹는 맛이 일품이란다. 저자가 묘사한 음식 맛엔 그 땅에 살아왔던 이들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이제는 서서히 잊히고 있는 귀한 이야기들이 반갑다. 읽다 보면 침이 고이는 게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