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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책’ 오디오북의 미래

길을 걷거나 운전하며 딱딱한 古典을 귀로 독파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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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책, 전자책 매출의 정체를 감안하면, 오디오북은 출판업계의 새 활로
⊙ 최민식, 이병헌, 구혜선 등 인기 연예인이 오디오북 낭독자로 참여
⊙ “지니, 〈콩쥐팥쥐〉 동화 읽어줘!”… AI 스피커 판매 작년 300만 대→올해 800만 대 전망
눈으로 읽는 대신 귀로 들을 수 있게 제작한 디지털 콘텐츠가 오디오북이다. 전자책의 매출 하락을 오디오북이 상쇄하고 있다.
  2002년 7월 31일은 국내 오디오북이 등장한 역사적인 날이다. 한일 월드컵 함성이 뜨겁던 무렵이다. ‘한국 단편소설 100선 Audio Book’이란 타이틀로 무려 CD 80장과 해설집 1권, 장식장을 더해 36만원에 판매됐다.
 
  KBS 성우 출신 서혜정씨의 목소리가 담긴 이 오디오북의 판매 광고는 이랬다.
 
  〈…읽는 것보다는 듣는 데에 익숙한 어린 세대와 논술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략) 소설을 접할 기회가 전혀 없는 시각장애우 여러분과 눈이 어두워 더는 글을 읽으실 수 없는 노인들께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002년 7월 출시된 ‘한국 단편소설 100선 Audio Book’. 고급스런 디자인에 장식장까지 갖췄다. 사진=예스24
  고급스러운 디자인에다 장식장까지 갖춘 이 육중한 오디오북은 얼마나 팔렸을까.
 
  성우 서혜정씨는 “당시 48평 아파트 한 채가 날아가버렸다”고 했다. 자신이 투자해 시작한 오디오북 사업이 망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금도 YES24 등에서 한국 단편소설 100선 시리즈가 3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디오북 미래를 앞당기려 했던 서씨의 바람은 17년 여가 지난 오늘에서야 현실화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뜨겁다. 전자책 e북 시장이 정체되거나 매출 감소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답답한 출판업계에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오디오북은 눈으로 읽는 대신 귀로 들을 수 있게 제작한 디지털 콘텐츠다. 테이프, CD 등 물리적 저장 매체뿐만 아니라 다운로드가 가능한 MP3 파일 등 디지털 음원이나 인터넷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한다. 전문 성우나 한류 스타, 유명 연예인, 혹은 책 저자가 직접 낭독하며 오디오북 몸집을 키우고 있다.
 
  서혜정씨가 처음 시도했던 CD형 오디오북 시대와 지금은 접근 방식부터 다르다. 스마트폰 보급 덕이다. 길을 걷거나 운전을 하면서 평소 읽기 어려운 고전(古典)을 한두 시간 만에 완독한다. 심지어 노동을 하면서 사람들은 ‘듣는 책’을 읽는다. 오디오북 보급 방식도 다양하다. 스마트폰 앱 형태의 가입형 오디오북이 등장해 디지털 음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대형서점인 교보문고의 컨텐츠사업단 류영호 차장은 “책을 쓰는 작가뿐만 아니라 책을 읽어주는 성우, 음성 아티스트, 배우 등 유명 연예인이 참여하는 새로운 출판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책을 귀로 읽으면서 다른 일을 하는 ‘멀티 태스킹 독서’가 가능하다는 점이 오디오북의 장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4월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오디오북은 2429종으로 전년 대비 418% 폭풍 성장했다. 성장률만 놓고 보면 귀로 읽는 책, 오디오북은 이미 전자책을 넘어섰다는 시각이 강하다. 기존 출판업계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IT 업체 또한 오디오 콘텐츠 시장 선점에 뛰어들었다.”
 
 
  오디오북에 꽂히면 e북 사서 읽거나 종이책 사보게 만들어
 
교보문고의 오디오북 제작 스튜디오 모습이다. 사진=교보문고
  전자책 전문 해외 사이트인 굿이리더닷컴(GoodEReader.com)은 전 세계 오디오북 시장이 2013년 20억 달러(2조3890억여원)에서 2017년 25억 달러(2조9862억여원)로 매년 꾸준하게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오디오북출판협회(the Audiobook Publishers Association, 이하 APA)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26%가 2017년 한 해 동안 오디오북을 경험했다. 4명 중 1명꼴이다.
 
  오디오북이 늘어난다는 의미는 돈이 된다는 의미다. 작년 미국의 전자책 판매는 전년 대비 3.6%가 줄었지만 오디오북 판매(다운로드 방식)는 37.1%나 성장했다. 미국 출판 메이커인 하퍼콜린스(HarperCollins), 하체트(Hachette), 사이먼&슈스터(Simon & Schuster), 펭귄 랜덤 하우스(Penguin Random House) 등은 모두 전자책 판매가 약 5% 감소했다. 그러나 오디오북만큼은 연평균 두 자리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다. 이 빅4 출판사의 경우 판매도서 10부 중 1부 정도는 오디오북이 차지한다. 전자책의 매출 하락을 오디오북이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펭귄 랜덤 하우스는 모든 신간을 오디오북과 병행 출시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오디오북은 누가 많이 들을까. 국내에는 관련 통계가 없어 미국 APA 자료를 찾아보았다.
 
  2017년 한 해 동안 청취자의 34%가 34세 미만이었다. 전체 오디오북 이용자의 3명 중 1명꼴이다. 더 세분해서 보자면 25~34세가 20%, 18~24세가 14%였다.
 
  다른 연령대는 어떨까. 중년 나이인 45~54세가 19%, 비교적 경제력을 갖춘 35~44세는 18%였다. 젊은 층이 많은 편이나 전 연령층에서 오디오북에 호감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디서 많이 들을까. 오디오북 청취 장소로는 1위가 집(71%)이다. 자동차(52%), 비행기(50%) 순인데 오디오 업계는 ‘젊은 층을 한번 사로잡으면 평생을 충성고객으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디오북 제작 경험이 있는 출판평론가 이우석씨는 “오디오북에 익숙한 독자 대부분이 ‘오디오북이 더 많은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동의한다”고 했다. 책 많이 읽는 사람이 오디오북을 더 찾는다는 얘기다.
 
  “미국의 경우 20~30대 오디오북 유경험자가 2017년 평균 15권의 듣는 책(오디오북)을 읽었다. 해외 출판사들은 더 많은 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외국어 번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국은 미국보다 더 많이 오디오북을 듣는다. 영국의 도서판매는 지난해 9억5000만 파운드(3조7464억여원)로 2014년 이후 지속된 성장이 멈췄다. 2017년 31억1000만 파운드(4조5691억여원)에 비해 5.4% 감소한 것이다.
 
  영국출판협회는 종이책 판매가 줄어든 여러 이유로 오디오북을 꼽는다. 오디오북 판매량이 지난해 43%나 급증해 6900만 파운드(1013억여원)의 수익을 올렸다. 눈으로 종이책을 읽던 사람이 듣는 책으로 옮아갔다는 의미다. 책의 자기잠식 현상이랄까. 이우석씨는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종이책과 전자책의 상호경쟁 관계와 달리 오디오북과 e북은 서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두 가지 형태의 책 판매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디오북은 독자들을 독서 시장으로 유인하는 효과를 지닌다. 오디오북에 꽂히면 e북을 사서 읽거나 종이책을 사보게 만든다.”
 
 
  샘플로 듣고 구매할 수 있어. 월 요금제 인기
 
구글 플레이어에서 판매되고 있는 소설 오디오북.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오디오북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본격적인 개화(開花)는 작년부터다.
 
  과거 국내 오디오북 시장은 B2B (Business-to-Business·기업 간 거래)나 정액권을 판매하는 형태였다. 그러다 작년부터 직접 고객을 상대하는 B2C(Business-to-Customer·기업과 고객 간 거래) 판매 형태로 신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가 가장 앞서 있고 오디오북 플랫폼인 윌라, 팟빵 등이 뒤쫓고 있다. 국내 최대 오디오북 제작·유통업체 오디언소리(서비스명 오디언)에 따르면 2018년 2분기(4〜6월) 현재 오디오북 유료이용 회원 수는 35만1428명. 전년도 같은 기간(7만4552명) 대비 377%가 늘었다. 주요 오디오북 업체별 특징은 이렇다.
 
  구글은 지난해 1월 구글플레이에서 오디오북을 판매 중이다. 기자는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손평원 작가의 소설 〈아몬드〉를 들어보았다. 전체 오디오북의 녹음시간은 5시간17분. 전체 분량의 10%를 맛보기로 들을 수 있다. 일단 들어보고 내키면 구매하면 된다. 현재 1만4040원에 판매한다.
 
  소설 〈아몬드〉는 e북으로도 판매한다. 오디오북을 듣다가 눈으로 읽고 싶으면 바로 e북을 클릭할 수 있게 별도의 링크가 있다. e북 가격은 7560원. e북 역시 맛보기 기능이 있다.
 
  현재 구글 오디오북에서 판매되는 인기 소설은 〈아몬드〉를 비롯해 구병모의 〈위저드 베이커리〉, 유대인의 고전 〈탈무드〉, 안네 프랑크가 쓴 〈안네의 일기〉,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소설가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이다. 〈안네의 일기〉 같은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책은 1800원, 〈두근두근 내 인생〉 같은 신작은 2만790원에 팔리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지난해 12월부터 오디오북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디오 클립(audioclip.naver.com) 서비스 중 하나인 오디오북 구매 가격은 권당 3000~6000원, 대여료는 1500~3000원이다.
 
  네이버의 ‘주간 베스트 오디오북 10’ 중에서 배우 최민식이 읽는 이범선의 소설 〈오발탄〉이 요즘 제일 잘 나간다. 전체 녹음시간은 1시간32분. 처음 녹음한 2016년 8월부터 지금까지 2만7591번 재생되었다. 가격은 3300원.
 
  배우 한지민이 읽은 법륜 스님의 〈행복〉도 인기가 높다. 완독본은 아니고 요약본 형태다. 약 1시간4분 분량인데, 지금까지 19만575번 재생됐다. 〈행복〉의 90일 대여료는 2000원, 영구 소장은 3600원이다.
 
 
  국내 최초 ‘출간 전’ 오디오북 등장
 
  오디오북이 출판업계의 새로운 매출 카테고리로 인식되면서 책 저자 역시 오디오북까지 신경 쓰고 있다. 과거엔 종이책 판매에만 저자들이 관심을 기울였지만 이제는 오디오북 제작에도 직접 참여한다. 한 콘텐츠로 종이책, e북, 오디오북의 세 갈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다.
 
  〈태백산맥〉 작가 조정래의 새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은 지난 5월 13일부터 오디오북으로 연재했다. 국내 최초 ‘출간 전’ 오디오북 연재였다. 30만명 이상의 네티즌이 들었다고 한다. 당시 전문 성우들이 낭독한 오디오북이 하루 1편씩 매일 업로드됐는데, 연재 후 오디오북과 종이책, 전자책으로 동시 출간했다. 현재 오디오북 〈천년의 질문〉은 총 3권. 90일 대여료가 권당 5900원, 영구 소장은 1만1800원. 종이책은 각 권당 1만4800원, e북은 8000원이다.
 
  소설가 김영하는 자신의 책 〈살인자의 기억법〉을 직접 낭독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책은 지금은 눈으로 읽는 매체이지만 인류는 오랫동안 이야기를 귀로 들어왔다”며 “듣기 역시 독서의 다양한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디오북 〈살인자의 기억법〉의 대여는 5000원, 구매는 9000원이다. 전체 재생 시간은 2시간43분이고, 샘플로 소설 앞부분을 들을 수 있다. 한 이용자는 “오디오 재생 속도를 1.2배속으로 들었는데 훨씬 긴장감이 느껴지더라. 출퇴근길 이틀 만에 책 한 권을 완독했다. 생각보다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오디오북의 매력”이라는 후기를 올렸다.
 
 
  ASMR의 바스락 소리…
 
  국내 대형서점 교보문고의 오디오북 사업은 지난해 6월 베스트셀러 〈언어의 온도〉를 쓴 이기주 작가가 직접 녹음에 참여한 오디오북을 출간하면서부터다. 교보문고의 오디오북은 발췌요약형 오디오북 형태다. 또 전자책의 뷰어 내 오디오 파일을 다운로드해 재생하는 방식이다. 평균 러닝타임은 2~3시간. 교보문고의 한 관계자는 “작년 중순부터 원스토어와 함께 공동제작하면서 오디오북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교보가 다른 오디오북 업체와 달리 오프라인 서점인 점을 감안해 오디오북이 e북과 종이책 판매를 견인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고 했다.
 
  독서 애플리케이션 ‘밀리의 서재’는 지난해 7월부터 오디오북을 선보였다. 월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첫 달은 무료이고 이후부터 월 9900원이다. 1년 정기구독을 하면 8250원이다. 밀리 측은 “무제한으로 고전에서 신간까지 3만여 권을 읽을 수 있다”고 선전한다. 낱권으로 팔지 않고 다수 가입자에게 월 요금을 받는 비즈니스 모델로 가입자 수 70만명을 2년 만에 넘겼다. 지난해에는 100억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밀리는 다른 전자책 앱이나 독서 앱과 달리 리딩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오디오북과 e북을 결합한 콘텐츠 형태를 말한다.
 
  오디오북 플랫폼 ‘윌라’의 오디오 북클럽은 현재 월 9900원에 이용 가능하다. 첫 달은 무료다. 명강의를 들을 수 있는 윌라 클래스 멤버스 역시 9900원이고, 윌라 프리미엄 올패스는 월 1만3500원에 판매 중이다. 각종 오디오북, 명강의를 들을 수 있다고 선전한다.
 
  윌라 유료 고객에게 지난해와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오디오북은 기시미 이치로 등이 쓴 〈미움받을 용기〉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오디오북 베스트셀러는 〈미움받을 용기〉, KBS 〈명견만리〉 제작팀이 쓴 〈명견만리〉, 유시민이 쓴 〈청춘의 독서〉, 김주환의 〈회복탄력성〉, 애덤 그랜트의 〈오리지널스〉 순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미움받을 용기〉 〈청춘의 독서〉, 유현준의 〈어디서 살 것인가〉 〈명견만리〉, 조원재의 〈방구석 미술관〉 순으로 집계됐다. 문학이나 경제·경영 서적보다 인문학 비중이 높았는데 윌라 측에 따르면 실제 판매율도 인문 42.6%, 경제·경영 20.7%, 소설 15.7%, 시·에세이 8.9%였다. 오디오북 독자들은 문학보다 인문 서적을 즐긴다는 얘기다.
 
  유튜브에 ‘오디오북’이라는 검색어를 넣어보았다. 개인 유튜버들이 양서(良書)를 읽고 책 내용과 문장을 소개하는 채널이 많았다. 기자 눈에 띈 것은 소설류인데 국내 소설은 물론 해외 소설도 많았다. 흥미롭게도 몇 해 전 EBS FM 라디오에서 방송한 〈EBS 라디오 문학관〉을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었다. 세계문학 단편 50편과 한국문학 100편을 성우들의 음성과 완벽한 배경 사운드로 완성했다는 평가다.
 
  동영상을 중심으로 한 국내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이미 유튜브가 장악한 상태다. 그런 이점을 활용한 ASMR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자율감각 쾌락반응) 콘텐츠가 유튜브에 등장하고 있다. 과자를 맛있게 먹는 소리, 속삭이는 소리, 사각사각 연필로 글쓰는 소리, 바스락대는 소리, 길 걷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 등 스트레스를 줄이고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되는 자연의 소리를 들려준다.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콘텐츠인 ASMR은 점점 인기를 더해가며 사람들을 흡인하고 있다.
 
 
  AI 스피커의 진화: 사람 음성처럼?
 
국내 오디오북 콘텐츠 유통사 현황.
  그렇다고 장점만 가득하지는 않다. 명암(明暗)이 공존한다. 예컨대 배우 이병헌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어 대박이 났다. 지난해 11월 초 〈사피엔스〉를 일주일 만에 1만5000명이 들었다고 한다. 배우 문소리·송일국·안재욱·변요한·구혜선, 아이돌 그룹 EXID의 하니, 갓세븐(GOT7)의 진영 등도 오디오북 낭독에 참여했다. 그러나 유명인을 쓰면 제작비가 오른다. 스타급일수록 더 비싸다.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사들의 배만 불린다.
 
  보통 오디오북은 성우와 녹음 엔지니어, 총괄 프로듀서의 협업으로 제작된다. 국내 오디오북 제작비는 300~400쪽 분량의 단행본 도서를 기준으로 평균 600만~1000만원이다. 전자책 제작 단가가 고작 몇만 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매우 비싸다.
 
  보통 책 한 권당 300쪽을 읽는다고 가정할 때 낭독에 10시간 이상이 걸린다. 목소리의 리듬을 잃거나 실수하면 다시 낭독해야 한다. 책 한 권을 다 읽으려면 보통 스튜디오를 20시간 정도 빌려야 한다. 스튜디오 대여료는 60만~100만원 수준이다. 유명 연예인의 목소리를 담으려면 작업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어느 정도 제작비를 회수하려면 수천, 수만 권의 오디오북을 팔아야 한다.
 
  오디오북 출판사의 한 관계자는 “이런 식이면 보통의 출판사들은 제작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종이책이 그렇듯 결국 대형업체가 오디오북 시장까지 잠식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종이책과 e북을 만들고 있는 김승열 한송온라인리걸&컨설팅센터 대표는 “전자책 제작비는 오디오북의 10분의 1 수준이다. 오디오북 제작비의 70~80%를 차지하는 내레이터(성우) 비용을 업계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교보문고 컨텐츠사업단 류영호 차장의 말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이 유명 배우의 목소리를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일종의 로봇 음성을 개발할 수 있는 단계다. 윤리적 문제나 저작권이 걸림돌이지만 인간의 목소리와 닮은 인공지능 목소리가 등장하면 제작비를 줄일 수 있다.”
 
  이런 우려에도 오디오북 장래는 밝아 보인다. 기술적 구현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요즘은 AI 스피커에서 오디오북 콘텐츠가 인기다. “지니, 〈콩쥐팥쥐〉 동화 읽어줘!”라고 명령을 내리면 AI 스피커가 알아서 동화를 들려준다. AI 스피커의 판매량도 치솟고 있다. 지난해 300만 대 판매에서 올해 8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AI 스피커가 더 진화하면 기계음이 진짜 사람 음성을 흉내낼지 모른다. 조금은 오싹하다. 김승열 대표의 계속된 말이다.
 
  “오디오북은 전자북의 또 다른 변형 업그레이드 형태, 유튜브에 대응하는 새로운 트렌드다. 유튜브에 식상한 고전적 책 마니아가 의외로 선호하는 장르가 오디오북이 아닐까. 텍스트에서 비주얼로 나아가는 추세지만 의외로 오디오북이라는 틈새시장이 소비자에게 어필한다. IT 기술의 진화는 무궁무진하다. 오디오북의 미래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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