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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AG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불굴의 부상 투혼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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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지난 10월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을 치르던 안세영(21)은 상대 선수의 공격을 받아내다가 오른쪽 무릎을 코트에 찍었다. 안세영은 1세트에서 18대16으로 앞서나가고 있었다. 안세영은 무릎 통증으로 의료 처치를 받고 1세트를 이겼다.
 
  2세트 경기에서 안세영은 절뚝거리며 코트 위에 올랐고, 움직임은 급격히 떨어졌다. 이때 이미 안세영의 오른쪽 무릎 근처 힘줄은 일부 파열된 상태였다. 그의 경기를 지켜보던 어머니는 “기권해도 된다”고 외쳤다. 하지만 안세영은 3세트에서 상대를 몰아쳐 기적 같은 승리를 거머쥐었다. 승리가 확정되고 안세영은 코트 위에 그대로 누워버렸다.
 

  이로써 안세영은 여자 배드민턴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2관왕에 올랐다.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당시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거둔 쾌거다.
 
  안세영은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 최고의 히로인이다. 안세영의 개인 결승전은 남자 축구 한일전과 같은 시간대에 치러졌다. 전통적으로 남자 축구 한일전은 가장 많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그러모으는 빅 이벤트이지만, 이날은 안세영 경기와 축구를 동시에 보느라 채널을 여러 번 돌렸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만큼 안세영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뜨거웠고, 그가 경기 중 입은 부상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당연히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배드민턴 여제(女帝)’ 안세영에게 방송과 광고 출연 제의가 쏟아졌다. 안세영은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려 이렇게 답했다.
 
  “이번에 잘 마치고 들어오면서 정말 많은 방송 출연, 인터뷰, 광고 등 많이 들어왔습니다.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이 아는 안세영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저 평범한 운동선수 안세영입니다. 메달 하나로 특별한 연예인이 된 것도 아니고 오늘 하루 잘 이겨나가며 묵묵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선수들과 같은, 선수 안세영입니다.
 
  저의 소식, 저의 모든 것들이 궁금하시어 모든 시간에 함께해드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몸은 하나고 마음은 아직 여리어 이 모든 걸 하기에는 힘이 들기도 합니다. 제가 건방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으시겠지만 저는 앞으로 도달해야 할 목표가 있으니 묵묵히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려고 합니다.”
 
  2002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난 안세영은 배드민턴 동호회를 하던 부모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1학년 때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셔틀콕의 천재’라고 불리면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방수현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안세영은 170cm의 장신이 뿜어내는 완벽에 가까운 수비 능력에 강한 체력, 승부욕, 공격 기술을 갖췄다. 고등학교 1학년 때인 2018년 세계 랭킹 1335위로 출발한 안세영은 차근차근 성장하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全英)오픈 등 5개 국제 대회를 모두 휩쓸었고, 8월에는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그는 실력이 급상승한 비결로 초등학생 때부터 계속 써오는 ‘훈련 일지’를 꼽았다.
 
  세계 최고 자리에 올랐지만 안세영은 여전히 승리에 목말라 있다. 재활에 2~5주가 걸릴 것으로 보이는 그는 “지금은 온전히 치료하고, 휴식을 취하겠다. 그리고 더 강해져서 코트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안세영 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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