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민-최우석의 유쾌한 직설 ⑪ 李基宇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

“정치적 계산하면 聯政 할 수 없어”

  • 글 : 임재민 방송인  
  •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 사진 : 서경리 月刊朝鮮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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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 추천권 중 사용한 것은 3개뿐”
⊙ 시책추진비 권한 나누지 않으면 진정한 聯政 할 수 없어
⊙ “시책추진비 사용, 사회통합부지사와 적극적으로 합의할 것”(남경필 경기도지사)
⊙ “15년 전 남경필과 지금의 남경필은 경륜과 성숙도가 완전히 다르다”
⊙ 남 지사와 함께 평양 방문하려 했지만 무산

李基宇
⊙ 49세. 성균관대 금속학과 졸업. 성균관대 총학생회 회장,
    제5대 경기도의회 도의원(국민회의·경기 수원),
    제16대 대통령선거 노무현 후보 수원권선 선대위원장,
    17대 국회의원(열린우리당·경기 수원권선) 現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

임재민
⊙ 이화여대 교육학과 졸업.
⊙ MBC 공채MC 출신으로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 진행·출연 경력.
연정(聯政)의 사전적 의미는 ‘의원내각제에서 다수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다른 정당과 협력해서 구성한 정부’다. 한국 정치에서는 낯설다. 남경필(南景弼) 경기도지사는 지난 2014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6월 4일) 승리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통합부지사(기존 정무부지사격)’를 신설해 야당에 적절한 인사를 추천받을 것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한국 정치가 가보지 않은 낯선 길을 걷기로 결심한 것이다.
 
  남 지사의 파격은 당장 자기 이념과 정책에 따라 자기 사람을 써서 도정을 운영하고 그 책임을 온전하게 진다는 책임정치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또 대권가도를 향한 ‘이미지 정치’라거나 노회한 ‘정치적 노림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이유로 지난 2014년 8월 새정치연합 경기도의회 의원들은 남 지사가 제안한 사회통합부지사 수용 여부를 놓고 투표를 시행해 찬성 25, 반대 41로 부결시켰다. 남 지사는 자신의 연정 제안의 진정성을 꾸준히 알렸고, 두 달 뒤인 10월 27일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의회 의원들은 연정의 핵심인 야당 몫 ‘사회통합부지사’를 파견하기로 입장을 바꿨다(찬성 36, 반대 18). 남 지사의 파격적인 연정 실험이 본궤도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1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국내에선 처음으로 소속 정당이 다른 도지사와 부지사가 함께 도정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잘 돌아가고 있을까. 과연 경기도 연정은 한국 정치의 구각(舊殼)을 깨고 통합과 상생의 새로운 정치모델을 만드는 서막이 될 수 있을까. 새정치민주연합이 추천한 이기우(李基宇)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인사 추천권 제대로 사용 못 해
 
  ―지난해 12월 4일 취임했으니 벌써 1년이 다 돼 가네요. 연정 해보니까 어떻습니까.
 
  “힘들죠. 답안이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래도 단순히 자리를 주는 게 아니고 생활정치 영역에 우리 당의 정책을 반영하는 건 보람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복지·여성·환경·대외협력 등 3국 17과에 대한 인사권과 예산편성권, 경기복지재단 경기의료원 등 산하 6개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 추천권을 갖고 있는데요. 실제로 원하는 인사를 임명할 수 있나요.
 
  “제가 일방적으로 할 수는 없어요. 다만 후보군이 2배수로 압축이 됐을 때는 제가 연정에 맞는 사람인지, 업무에 적합한 인물이지 판단해서 추천합니다.”
 
  사회통합부지사는 3개국(보건복지·환경·여성가족)과 대외협력담당관에 대한 인사권 및 예산편성권과 경기복지재단·경기의료원 등 6개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 추천권을 가진다. 사회통합부지사가 관할하는 3개국은 전체 도청 공무원 수의 10%에 불과하지만, 예산으로 따지면 연간 4조2300억원으로 경기도 전체 예산의 약 4분의 1을 집행한다.
 
  ―추천하면 100% 다 받아들여지나요.
 
  “그렇죠. 합의한 사안이라 지사가 거절할 수 없지요.”
 
  ―실제 권력을 나눴다고 볼 수 있네요.
 
  “합의한 사안이 지켜지지 않으면 연정의 의미가 없잖아요. 외국의 경우를 봐도 합의한 사안에 대해서는 절대 터치(Touch)하지 않거든요.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합니다.”
 
  ―아쉬운 부분이라니요.
 
  “합의에 따라 제가 임명할 수 있는 공공기관장이 6명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임명되고 보니까 기존에 계시던 분들이 일괄적으로 사퇴하지 않았더라고요. ‘6개 공공기관장은 야당 몫의 사회통합부지사가 임명한다’고 합의를 했으면 기존에 있던 분들은 사퇴해야 맞거든요. 정리가 잘 됐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은 점이 아쉬웠습니다.”
 
  ―결론적으로 6개 공공기관장의 인사 추천권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네요.
 
  “제가 왔을 때 이미 한 곳은 인사를 한 상태였으니까, 총 5개 공공기관장의 인사 추천권이 있었던 셈인데, 이 중 두 곳의 공공기관장은 임기가 남아 있는 상태였어요. 저한테 해임 권한이 없으니까 ‘나가라’고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결론적으로 3개 공공기관장의 인사 추천권만 사용한 것이죠. 조금 전에도 언급했지만 사실 합의 정신을 제대로 살리려면 이런 문제를 사전에 정리해 줬어야 합니다. 아마 연정이 처음이다 보니 디테일(Detail)한 합의가 안 됐을 겁니다.”
 
  여야 국회의원과 도의원으로 구성한 ‘경기도 연합정치 실현을 위한 정책협의회(경기 연정 정책협의회)’는 지난 2014년 8월 5일 ▲생활임금조례, 급식시설 방사성 물질 차단에 관한 조례 등 4개 조례 취지에 공감 ▲사회통합부지사는 정책조정기구의 위원장도 맡는다 등 20개 사항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했다.
 
 
  “한국 정치 한 단계 발전시키는 디딤돌 되겠다”
 
지난 5월 22일 경기도청을 방문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남경필 경기지사,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와 함께 경기도의회로 향하고 있다.
  ―다른 문제는 없습니까.
 
  “솔직히 말해 복지·여성·환경·대외협력 등 제가 맡은 분야도 잘 되면 결국 ‘공’은 지사에게 가지 않습니까. 지금 구조가 그렇지 않습니까. 연정 초기 참여했던 분 중에는 이에 대한 불만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맡은 분야에 대해서는 ‘우리(새정치민주연합)의 성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연정의 정신인데, 모든 공이 지사에게 간다면 들러리 서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죠. 경기도의회 의석분포는 여대야소가 아닌 여소야대잖아요. 여기서는 다수당이 야당이고 집행부는 겨우 이긴 도지사니까, 이런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죠.”
 
  그가 말을 이었다.
 
  “야당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남 지사 지지도가 올라가는 것을 놔둘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런 것을 정치적으로 계산하면 연정을 할 수 없어요. 남 지사님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연정이란 것이 위기관리가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위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연정이 깨질 수 있다는 이야기로 들리네요.
 
  “서로 삐걱거리면 연정이 깨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는 게 사실이지요. 삐걱거리는 것을 피해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사회통합부지사의 파워는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다수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도의원의 지원을 받는 만큼 무시 못 할 것 같은데요.
 
  “그렇지요. 그런데 제가 맡은 부서(복지·여성·환경·대외협력 등 3국 17과)는 잘하면 당연하고,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큰 비판을 받는 곳입니다. 도정의 핵심과 떨어져 있기도 하고요.”
 
  ―이런 이야기를 남 지사에게 한 적이 있나요.
 
  “제가 논할 자격이 없는 게 이렇게 합의한 것을 전제로 (사회통합부지사) 공모에 참여했기 때문에….”
 
  ―사회통합부지사 공모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공모시기가 지역위원장 공모시기와 겹쳤습니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제가 경기도에서 도의원(경기 수원)과 국회의원(경기 수원권선)을 했습니다. 정치적 단계를 밟아나가면서 가진 저의 정치적 비전이 남 지사가 제안하는 연정과 맞아떨어졌습니다. 경기도 연정이 성공한다면 한국 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디딤돌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목받는 자리라 공모에 응한 건 아닌가요.
 
  “제가 학생운동을 했는데 출세를 위해 한 게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이 부지사는 대표적인 386 운동권 인사이다. 제5대 경기도의원을 거쳐 17대 열린우리당(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4년 경기도의회 투표에서 8대 1의 경쟁을 뚫고 부지사에 당선됐다. 이 부지사 외에 이인재 전 파주시장, 이상락 전 국회의원, 정형만·이성근·임한수 전 도의원, 김경호 전 도의회 의장, 김한정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공모했다.
 
 
  일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 줘야
 
지난 2006년 10월 23일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질문을 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남 지사의 경기도 연정 실험에 대해서는 결국 대권가도를 위한 이미지 정치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남 지사가 연정을 대권 혹은 내각제 총리로 뜨기 위한 디딤돌로 이용할 것이란 의심이다. 언론이 남 지사에게 ‘여소야대(與小野大) 의회가 아니었어도 연정을 제안했겠느냐’는 질문을 수없이 던진 것도 그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김문수(金文洙) 전 경기도지사는 여소야대 4년 내내 도의회와 힘겨루기를 했다.
 
  ―경기도 연정이 남 지사의 ‘대권 프로젝트’라는 비판이 있는데요.
 
  “개인 정치인 남경필이 (대통령) 하고 싶을 수는 있겠지요. 이 질문을 제가 많이 받았는데, 저는 이 연정이 꼭 남 지사의 대권 프로젝트로 보지는 않습니다.”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중앙의 국회의원들은 어떻습니까. 요구가 많을 것 같은데요.
 
  “민원이 많지요. 이런 걸 왜 합의해 줬느냐고 지적하는 분들도 계시고. ‘연정만 하면 되지 사람까지 보낼 이유가 있느냐, 너무 보여주기 식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는 분도 많습니다.”
 
  ―야당 부지사 한 명을 도정에 참여시켜 놓고, 연정이라고 하는 게 억지라는 지적이네요.
 
  “정책 연정만 하면 되지, 사람까지 보내면서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지요. 그래서 ‘저쪽(남 지사)으로만 공이 간다’는 정치적 판단을 불식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시급한 겁니다.”
 
  ―불식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무엇입니까.
 
  “예를 들어 예산입니다. 제가 맡은 사회정책 쪽과 관련해서는 민원이 제게 쏠리거든요. 해결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시책추진비는 법적으로 도지사만 지출할 수 있습니다. 이 비용을 협의해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기도민 80%가 연정에 찬성하지만, 이들 모두가 남 지사의 지지자는 아니지 않습니까.”
 
  ―사회통합부지사의 권한도 상당한 것 같은데, 시책추진비까지 나눠 집행하자는 것은 욕심 아닙니까.
 
  “도에 들어와 일하다 보니, ‘나에게 이러이러한 권한이 있으면 훨씬 효율적이겠다’는 생각이 든 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합의한 사안이 아닌데 왜 욕심내느냐고들 합니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연정’을 왜 했습니까. 만약 못 받아들인다면 연정의 의지가 퇴색할 수 있습니다. 남 지사 입장에서는 정무적으로 큰 결심을 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저는 (지사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말을 이었다.
 
  “도에는 기획조정실, 지사정책실, 비서실 등 지사 위주로 돼 있는 라인이 꽤 있습니다. 그런데 저한테는 그런 팀이 없습니다. 기획기능 부서만 있지, 비서실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좀 동등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강득구(姜得求) 새정치연합 경기도의회 의장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부지사가 일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경기도가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남 지사가) 연정 할 때 인사권과 예산 편성권을 준다고 했는데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이 부지사와의 인터뷰 이후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2015년 10월 2일)에서 남 지사는 시책추진비와 관련 “10월 중 도지사 시책추진비 2000억원에 대한 구체적 사용 정책을 마련할 계획인데 이때 사회통합부지사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도민 모두에게 좋은 프로젝트에 예산을 투입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부지사의 제안을 어느 정도 받아들인 셈이다.
 
  남 지사는 사회통합부지사의 권한에 대해서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다 보니 6개 분야 이외 인사도 이 부지사와 협의하게 되더라. 도 공무원 인사는 내가 거의 관여 안 한다. 3명의 부지사와 기조실장·자치행정국장이 합의하면 받아들인다”고 했다.
 
 
  訪北 무산
 
  ―중요한 결정은 남 지사와 3명의 부지사가 회의를 거쳐 결정한다고 하는데, 혹시 소외감을 느낀 적은 없나요. 나머지 2명의 부지사는 남 지사가 임명하는 만큼, 남 지사 입장을 대변할 것 같은데요.
 
  “어떠한 쟁점으로 부딪친 일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의견이 엇갈린다면 정책적인 일이 아니라 정무적인 일일 텐데, 중요한 정무적인 일은 남 지사가 저에게 의견을 구합니다.”
 
  ―예를 든다면요.
 
  “지난 2015년 8월 21일 경기도 유소년 축구 대표팀이 평양에서 열린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남 지사가 평양에 가려고 했어요. 경기도는 연례행사처럼 하는 축구대회를 남북을 연결할 수 있는 끈으로 생각하거든요. 남 지사가 제 의향을 묻더군요. 자기는 갈 건데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요. 저도 좋다고 했어요. 엄밀하게 말해서 행정2부지사 업무지만 남북교류라면 연정 부지사가 함께 가는 것이 더욱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일 테니까요. 가려고 준비했는데 청와대에서 승인을 안 해서 못 갔습니다. 저를 ‘소외’시켰다면 남 지사가 제게 이런 제안을 하지 않았겠지요.”
 
  ―청와대에서는 무슨 이유로 방북을 허락하지 않았습니까.
 
  “남 지사와 저를 정치인으로 본 것이죠. 혹시 정치적인 발언을 하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 같아요.”
 
  ―남 지사와 정책적인 부분에서는 이견이 없습니까.
 
  “지사 입장이 강하면 제가 한발 슬쩍 비켜주고 하니까요. 남 지사도 제 말에 귀를 잘 기울여 주거든요.”
 
  ―언제 한발 비켜줬습니까.
 
  “올해 초 경기도에서 아동 폭행 사건이 일어났잖아요. 그때 남 지사가 KT와 손잡고 사물인터넷 기술로 ‘아이는 안전하고 부모는 안심하는’ 어린이집 구현 사업을 추진하려고 했습니다.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고, 찍힌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특정 업체와 손잡고 하는 게 맘에 걸렸어요. 특혜 의혹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남 지사가 강하게 밀어붙여서 KT와 같이 사업을 하긴 하는데, 회의를 통해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은 모두 뺐습니다.”
 
  ―시행착오는 있는 것 같지만, 보여주기식 연정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남 지사에게 보고되는 정책과제들도 제가 사전에 공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비록 지금은 회의 때 자료를 공유하는데, 이 단계까지 온 것도 상당한 결과로 봅니다. 여기서 더 발전시킨다면 대단히 수준 있는 연정이 되겠지요. 연정으로 정치가 안정되면 기업이 투자하고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세금도 더 걷히고, 복지도 더 탄탄해지는 ‘경제선순환’이 될 것입니다. 경기도에서 태동한 연정을 통해 정치가 대화와 타협의 예술이라는 본보기를 만들어 타 지자체와 중앙까지 변화와 바람을 일으키길 소망합니다.”
 
 
  南景弼 지사와의 인연
 
  ―17대 국회의원을 했는데 그때 남 지사와 호흡을 맞춘 적이 있습니까.
 
  “공교롭게도 같은 상임위를 한 적은 없습니다.”
 
  ―1998년 경기도 의원을 할 때 남 지사는 국회의원이었습니다. 그때 기회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직접적으로는 없었죠. 다만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니까 ‘저분은 어떤 생각을 하는 정치인이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때는 있었지요.”
 
  ―어떤 생각을 하는 정치인이라고 느꼈습니까.
 
  “선수가 높아지면서 경륜과 성숙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남 지사와 걸어온 길이 상반되지 않습니까. 첫인상은 어땠나요.
 
  “동안이고, 귀티가 많이 났어요. 또 우리처럼 밑에서 대중활동, 조직활동을 통해서 트레이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고가 상당히 유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의견을 잘 정리해서 결론 내는 것이 남 지사의 큰 장점이라고 봅니다.”
 
  남 지사는 14·15대 의원을 지낸 남평우씨의 아들이자 유학파 ‘도련님’ 이미지지만 이 부지사는 386 운동권 출신이다.
 
  ―단점은 없나요.
 
  “너무 유연한 게 단점일 수 있죠. 왜냐면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하는 열린 자세가 장점이 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간다는 확신을 주기는 어려우니까요.”
 
  ―김문수 전 지사와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지요.
 
  “김문수 전 지사 같은 경우에는 의회하고 충돌이 많았어요. 남 지사의 연정을 받아들인 것도 김 전 지사 때 너무 소통이 안 됐기 때문이라는 말을 사석에서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김 전 지사와) 같이 일해본 적이 없어서 정확하게 평가할 수는 없지만, 소통 문제가 심각했던 것 같습니다.”
 
  ―남 지사는 소통을 잘하는 편입니까.
 
  “잘하죠. 지금 지사실에는 소파가 없습니다. 응접실도 없어요. 누구나 자유롭게 지사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이죠.”
 
  남 지사는 여소야대 의회가 아니었어도 연정을 제안했을까 하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는 이와 같은 물음에 항상 이같이 답했다.
 
  “연정 제안은 선거결과가 나오기 전 선거 중에 했습니다. 부지사를 야당에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때는 여소야대가 될 줄 몰랐습니다. 여소야대가 되면서 필요성이 더 절박해진 것은 맞지만, 연정의 깊이와 크기가 달라졌을 뿐이지 저는 애초부터 소통하고 화합하는 연정을 꿈꿔 왔습니다.”
 
  같은 질문을 이 부지사에게도 던졌다.
 
  “일단 지방행정, 지방정치라고 하는 것이 한쪽이 모든 걸 다 담당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다수당이었어도 연정을 했을까’는 닥치지 않은 상황이라 확답할 수는 없지만, 문호는 개방해야 한다고 봐요. 문호 개방의 형식이 당과의 정치적인 연정이 될지, 사람에게 문호를 개방한다는 의미가 될지는 따져봐야 하겠지만요. 패배한 정당 입장에서는 연정을 받아들이는 게 낫다고 봅니다. 패한 후보들의 좋은 공약과 패한 당이 가진 가치를 도정에 반영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공정하게 권력을 나눠야 한다는 전제로요.”
 
  ―총선이 다가오는데요. 언론은 출마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보도했더라고요.
 
  “안 나간다는 건 아니고요. 제1차 임기가 내년 6월까지입니다. 총선 출마하려면 내년 1월에 그만둬야 합니다. 정말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그보다 앞서 사표를 내야 합니다. 그러려면 11월이나 12월에 그만둬야 하는데, 제가 마음대로 처신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닙니다. 공모 과정을 통해 들어간 것이니까요.”
 
  사회통합부지사의 임기는 오는 2016년 6월 30일까지이며 연임할 수 있다.
 
  ―그래도 불출마 선언은 안 하네요.
 
  “몇 가지 변수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연정이 깨질 수도 있고, 당에서 저를 차출할 수도 있고 여러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 않습니까. 총선 이야기는 민감합니다. 출마 의사를 밝히는 순간 ‘너는 그럴려고 부지사 공모했느냐’는 비판이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5년이 골든타임
 
  지난 8월 25일 경기도는 일본의 가나가와(神奈川)현과 노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교류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기도의 노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9월 5일 경기도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3년 기준 경기도의 노령화지수는 60.2%로 2005년(33.0%)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아졌다. 노령화지수는 유소년층 인구(0~14세, 2013년 말 198만5000명)에 대한 노인층 인구(65세 이상 인구, 119만6000명)의 비율을 말한다.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생산성 감소 등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도 차원의 강력한 대책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2020년. 앞으로 5년이 (노령화) 문제해결의 골든타임이라고 봅니다. 어르신들의 값진 경험과 기술을 살려 100세 시대에 맞는 지속 가능한 노인 적합형 일자리를 발굴, 육성할 방침입니다. 건강한 노년생활 보장을 위해 어르신 문화즐김센터, 어르신 행복촌, 어르신 일자리 사업, 카네이션 하우스 등 어르신 여가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청년실업 문제도 심각합니다.
 
  “일반 노동시장의 틈새를 보완하는 따뜻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일자리 창출 브레인 역할을 하는 사회적 일자리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청년들의 역량을 고려한 ‘맞춤형 청년일자리 오디션 사업’을 구상 중입니다. 여성의 경제활동 강화를 위해 ▲시간 선택제 일자리 확대 ▲경력단절여성의 사후관리 연계 서비스 강화 ▲여성교육훈련기관을 통한 경력개발 및 유지관리 등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17대 국회의원 당시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보건의료 특위 위원장을 역임했는데요. 역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의료 정책이 있나요.
 
  “경기도형 감염병 관리 종합대응체계를 구축하려 합니다. 우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감염병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건소 중심 대응체계 정비, 지역 재난의료 네트워크 강화, 재난 훈련 강화 등, 도 재난 응급의료 대응체계를 개선할 계획입니다. 또 보호자 없는 병원을 확대할 것입니다.”
 
  ‘보호자 없는 병원’은 포괄간호사 서비스를 말한다. 포괄간호사 서비스는 간호 인력이 간병까지 책임지는 것이다.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간병인과 환자 가족이 병실에서 머무는 한국적 병간호 문화가 꼽히면서 급격히 떠오른 서비스다.
 
  ―메르스 사태에서 경기도형 민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메르스 극복의 모범사례를 만들었는데,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보건의료 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것이 도움됐습니까.
 
  “그렇죠. 감염병 분야는 현장의 신속한 대응과 중앙과의 유기적인 협조가 필수입니다. 국회의원을 하면서 쌓았던 경험과 지식 인적 네트워크가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메르스 사태가 우리 사회에 남긴 과제는 무엇이었나요.
 
  “초기 대응이 왜 미흡했고, 더 심각한 전염병이 왔을 때 신속 대응하고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준비돼 있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향후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이 재발할 경우 이번과 같은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전문가와 현장종사자 의견 청취, 보건의료계 거버넌스 구축 등 보건의료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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