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 오를 만하면 이어지는 청문회, 국정감사, 이번엔 국정조사까지
⊙ “國政調査는 쌍용차를 죽이겠다는 것”
⊙ “지금껏 우리 목소리를 들어 준 民主黨 議員은 1명도 없었다”
⊙ 쌍용차 직원 全無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 “海外資本 ‘먹튀 방지’ 立法이 國會議員의 本分”
⊙ “國政調査는 쌍용차를 죽이겠다는 것”
⊙ “지금껏 우리 목소리를 들어 준 民主黨 議員은 1명도 없었다”
⊙ 쌍용차 직원 全無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 “海外資本 ‘먹튀 방지’ 立法이 國會議員의 本分”
이번 발표는 쌍용차 경영상황이 호전될수록 희망퇴직자 1904명, 정리해고자 159명의 재고용도 이뤄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줬다. 쌍용차 노사 합의에 대해 정부와 새누리당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권(野圈)의 반응은 달랐다. 이들은 복직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쌍용차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논평을 냈다. 지난해 9월 문재인(文在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처음 언급한 쌍용차 국정조사를 정치쟁점화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근로자 殘業 없애고 휴직자 복직 결정
개별기업에 대한 국정조사는 사상 유례가 없다. 그럼에도 야권이 국정조사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향신문》은 “야권이 대선 패배 후 사회적 의제로 떠오른 쌍용차 문제를 대여 전선의 맨 앞줄에 세우면서 야권 정비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정치권의 움직임을 보며 ‘무급휴직자 복직 결정’ 당사자인 쌍용차 노동조합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1월 12일 오전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쌍용차 김규한(45) 노조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1994년 쌍용차 입사 이래 20여 년을 노조와 함께했다. 입사 이듬해부터 노조 활동을 시작해 대의원, 정치간부, 부위원장, 위원장 직무대행을 거쳐 2009년부터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김 위원장은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 결정’에 대해 “그동안 무급휴직자 복직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걸 자각하고 사회적·도의적 책임에서 전개한 것”이라며 “현실적으로는 생산물량에 따라 복직 절차를 밟아야겠지만, 무급휴직자의 조기 복직을 위해 노사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아직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 사태’가 있었던 2009년 이후 매년 판매실적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2011년 1570억원, 2012년 1200억원(추정치)의 적자를 기록했다. 장부만 놓고 보면 ‘복직’은 시기상조란 얘기다.
생산물량도 마찬가지다. 쌍용차는 경영정상화 시점을 연간 차량 생산 대수 16만대로 잡았지만, 지난해 12만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황도 녹록지만은 않다.
결국 무급휴직자의 복직은 기존 근로자가 잔업을 하지 않는 조건에서 이뤄졌다. 이는 자신의 월급을 쪼개 옛 동료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현재 쌍용차 근로자들의 사정도 좋은 편은 아니다.
1월 8일 쌍용차 근로자 류모(50)씨는 A4용지 6장 분량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했다. 그는 유서에서 “구조조정으로 월급이 줄어 생활이 궁핍해지고 고통스럽다. 쌀이 떨어져 아이들에게 라면을 먹인 게 한두 번이 아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김 위원장도 지난해 9월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3년간 여기 남은 사람들의 생활도 처참했다”고 밝혔었다. 그는 “입사 20년째인 내가 초과근무수당까지 합해도 230만원을 받는다”며 “여기서 세금을 뗀 170만원으로 우리 가족이 생활한다”고 말했다. 그의 직장 생활 20년을 ‘정산’한 결과는 “생활비 부족으로 과거 들었던 적금, 보험도 모두 해약해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노조가 일부만 받으려는 使側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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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7월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정문에서 공장을 점거한 노조원들이 쇠파이프와 화염병을 들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사측과의 협상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사측은 필요인원만 받기로 했습니다만, 노조가 ‘그건 휴직자들에게 제2의 상처를 줄 수 있으므로 우리가 양보하겠다’고 설득했습니다. 사측도 무급휴직자 복직이란 약속을 지키려고 양보해 전원이 들어오는 걸로 정리됐습니다.”
—내부동의가 있었어도 막상 무급휴직자들이 작업라인에 투입되면 기존 근로자들과 갈등이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놀고 계셨던 분들이 바로 현장에 투입되는 건 아닙니다. 조립이야 1주일이면 가능하지만, 차체와 도장은 바로 되는 게 아니거든요. 몸을 만드는 교육은 그 기간이 2~3주 정도인데, 그때 우리 조합원들이 먼저 마음을 열고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해 줘야지요. 복직한 분들이 따귀를 때리겠다면, 제가 대신 가서 맞을 생각입니다.”
—무급휴직자들은 사측에도 불만이 많을 텐데요.
“먼저 사과해야죠. 그동안 사측이 조기 복귀를 시키지 못한 잘못을 인정하고 가라고 얘기했습니다. 잘못을 숨기려고 거짓을 말하면 또 다른 불신이 생기니까요.”
이 같은 부작용을 감수하고 무급휴직자 복직 결정을 내렸지만 삐딱한 시각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시위하는 쌍용차 해고자 모임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국정조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무급휴직자 복직 합의를 이뤘다는 건 국정조사 무용론을 주장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서의 활용이 아닌가 싶다”며 “(이번 노사합의는) 부당한 정리해고 문제를 무급휴직자 문제로 비켜 가려는 꼼수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2009년 무급휴직, 분사, 희망퇴직 등의 노사 합의를 거부하고 해고된 3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민주당, “우리 첫 임무는 쌍용차 국정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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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가 1월 4일 대한문 앞 쌍용차 분향소를 방문하고서 적은 방명록. |
“이번 결정을 두고 ‘국정조사를 회피하려는 꼼수’라고 하는 건 쌍용차 직원 전체를 모독한 겁니다. 455명이 복직하면 추가비용이 얼마인데 국정조사 무섭다고 그들을 전원 다 받겠습니까. 그분들이 들어오게 됐을 때 내부 조합원들의 고충 등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하고 우리 스스로 내린 결정입니다.”
쌍용차노조 문제형 수석부위원장에 따르면 현 노조집행부 정책실은 지난해 5월부터 ‘무급휴직자 복직’을 논의하고 9월 집행부 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번 결정은 국정조사와는 별개로 오래전부터 논의한 사안이란 얘기다. 따라서 노조의 노력과 ‘선의의 희생’을 깎아내리는 이들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반감은 강했다. “국정조사를 관철하겠다”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 대한 불만도 컸다.
1월 초 박기춘(朴奇春) 민주당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서울 덕수궁 앞에서 농성 중인 쌍용차 해고자들을 찾아 “2013년도에 우리 국회의 첫째 업무는 쌍용자동차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라고 말했다. 쌍용차의 복직 결정이 난 1월 10일 이후에도 국정조사를 주장했다.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도 같은 입장이었다.
반면 새누리당은 1월 5일 이한구(李漢久) 원내대표가 쌍용차 평택공장을 찾아 노조와 철탑 농성 중인 해고자들을 만난 다음 국정조사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이후에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규한 위원장은 “지금 주장하는 국정조사가 누구를 벌주기 위한 건지 몰라도 우리가 잘못했다면 얼마든지 벌을 받겠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정조사를 하든 안 하든 높으신 분들의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청문회, 국정감사도 겪어 봐서 무섭지 않습니다. 단 쌍용차 문제는 조합원 3500명, 비조합원 근로자 1500명, 협력업체 종사자 11만명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는 걸 알아 줬으면 합니다.”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로 출발한 쌍용자동차는 1986년 쌍용그룹, 1998년 대우그룹으로 넘어갔다가 1999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약정)에 들어갔다. 2005년에는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됐지만 ‘유동성 부족’과 ‘신차 실패’로 곧 경영난에 빠졌다. 2009년 상하이차는 쌍용차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중국으로 철수했다. 국내에서는 상하이차의 ‘부실 경영’과 ‘기술 먹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법정관리를 받던 쌍용차는 2009년 4월 기업회생을 위해 2646명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쌍용차 노조는 5월 21일 파업을 선언하고, 다음날부터 평택공장을 점거했다. 옥쇄파업은 77일 동안 이어졌다. 사측은 열흘 뒤인 31일 ‘직장폐쇄’ 결정을 내렸다. 이후 노사간 협상이 계속 결렬되면서 경찰이 개입했다. 경찰은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 8월 6일 협상 타결 직전까지 농성장을 떠나지 않은 노조 집행부를 포함해 수십 명을 구속했다. 또 1904명이 희망퇴직하고, 159명이 정리해고당했다. 83명은 전직 또는 분사했다. 이후 퇴직·해고자와 그 가족 23명이 자살하거나 숨져 ‘쌍용차 사태’ 후유증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현재 민주노총 소속인 쌍용차 정리해고자들은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과 쌍용차 평택공장 철탑 고공 농성 등을 벌이며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쌍용차 매각 과정에 관한 국정조사를 주장하는 중이다. |
“회사 무너지면 복직할 곳도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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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11월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차 해고자들을 찾고, 분향소에 헌화하고 있다. 그는 같은 해 9월 쌍용차 국정조사를 해고자들에게 약속했다. |
“지난해 청문회를 하는 동안 매출이 떨어졌습니다. 이후 회복할 만하니까 국정감사를 받아 또 판매고가 줄었습니다. 지금 우리 회사는 코란도C 덕분에 생산 물량이 늘어나 이제 살아나려고 합니다. 그런데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건 어떻게 보면 우리를 죽이겠다는 겁니다. 정치권이 우리를 계속 흔들어 대면 소비자들이 우리 회사와 제품을 신뢰하겠습니까?”
이어지는 그의 하소연이다.
“그간 노력한 결과 이제 첫걸음을 떼기 시작한 이 회사가 무너지면 희망퇴직자, 해고자들이 복직할 곳이 없어지는 겁니다. 그런데도 국정조사를 주장하는 민주통합당을 보면 저들이 뭘 원하는 건지 의문스럽습니다. 우리가 파업하고 망하길 원하는 겁니까. 그렇다면 지난 3년간 우리가 ‘쌍용차를 살려 달라’ ‘신차 만들 돈을 지원해 달라’고 했을 때는 왜 가만히 있었습니까.”
김 위원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질문 40개를 준비했지만, 그는 물어볼 틈을 주지 않았다. 그동안 쌓였던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다시 이어지는 김 위원장의 얘기다.
“얼마 전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철탑 농성장에 잠깐 있다 갔다고 민주당이 새누리당을 욕하는데, 그들은 그럴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민주당 의원이 한 번이라도 이곳에 와서 우리 얘기를 들어 줬다면 억울하지도 않습니다.”
—한 명도 없었습니까.
”1초라도 이곳에 와서 우리 목소리를 들어 보신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이 있다면 그분 말이 맞습니다. 단 1초라도…. 국회의원이면 국민의 의견을 균형 있게 청취해야 하잖아요. 우리도 국민입니다. 설사 우리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얘기를 들어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심지어 민주당 소속인 평택시장도 여기에 온 적이 없습니다.”
—평택시 지역경제에서 쌍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한 번도 안 왔겠습니까.
“당선 인사는 한 번 왔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서 온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시장으로서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 노조에 물은 적이 없습니다.”
—민주당에 대한 감정이 안 좋겠군요.
“사실 민주당은 쌍용차가 이렇게 되는 데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 회사가 상하이차로 넘어갔을 때 그렇게 반대했는데, 왜 강제로 넘겼습니까. 그런데 이제 와서 민주당은 현 정부를 욕하고 있습니다. 자기들 잘못은 밝히지 않고 결말만을 논의하는 건 동의할 수 없습니다.”
“쌍용차 사태 원인 제공자는 (盧武鉉 정부) 집권당”
—쌍용차가 중국 상하이차에 매각될 당시 파업에 참여했습니까.
“2004년 중국으로 넘어가고, 2005년부터 제가 노조 부위원장을 했습니다. 중국 애들이 2006년에도 먹튀를 시도했는데 그땐 제가 위원장 직무대행이었습니다. 옥쇄파업을 해서 어떻게든 막아 냈지만 결국 2년 뒤에 그들이 철수한 겁니다. 그럼 쌍용차 문제의 원인 제공자는 누구입니까? 당시 집권당(현 민주통합당)입니다.”
앞서 말한 류씨의 유서에도 김 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노무현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다. 다음은 그중 일부다.
<정권이 바뀌고 국정조사도 한다는데 그 이전에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전 정부(노무현 정부)와 정치권에서 책임을 지고 지원과 회사 장래를 약속받게 되는 게 우선인 것 같습니다.>
김규한 위원장은 “국정조사 해서 과거 일이 잘못됐다며 경영자 몇 명 처벌한다고 해서 퇴직자, 해고자 복직이 이뤄지는 게 아니지 않으냐”며 “야권이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쌍용차를 지원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권의 입장은 확고하다. 지난 1월 11일 국회 환경노동위 민주당 의원(신계륜, 홍영표, 은수미, 한명숙, 김경협, 한정애, 장하나)들은 성명서를 통해 “국정조사는 MB(이명박) 정부 아래서 이루어진 고의부도, 회계조작, 기획된 정리해고, 유도된 파업과 공권력의 폭력진압 의혹을 규명하여 그 책임자를 밝히고 차기 정부가 쌍용차에 대한 지원에 나서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국정조사를 통해 마힌드라의 투자계획을 확인하고 국회가 이를 담보한다면 정부의 쌍용차에 대한 지원 역시 보다 쉬워진다”고 강조했다. 인도 마힌드라 그룹은 2011년 3월 총 5225억원을 투자해 쌍용차 지분 70%를 인수했다.
“마힌드라 그룹, 야당 정치인 때문에 투자하는 것 아니다”
민주당 주장에 대한 김 위원장의 생각을 물었다. 그는 “쌍용차 문제는 국회에서 감 놔라 배 놔라 할 문제가 아니다”며 이렇게 답했다.
“그런 문제에 대한 진위가 밝혀지지 않았다면 법원에서 법리적 판단을 해야 할 일이지만, 민주당이 주장한 것들은 이미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내림으로써 저는 일정 부분 정리가 됐다고 보거든요. 그런데도 국정조사를 주장하니까 자기들이 맞을 때까지 그걸 하자는 건지 궁금합니다.”
—민주당의 주장 중 마힌드라 투자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동의합니까.
“법정관리 당시 판사가 사장이었습니다. 쌍용차를 매각할 때는 정부가 매수자를 공모했습니다. 정부의 보증이 있었고, 법원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서 마힌드라가 산 겁니다. 그런데 아무 상관이 없는 과거 문제를 가지고 국정조사를 하자고 하니까 얘네들도 당황이 되는 거예요.”
—마힌드라가 실제로 쌍용차에 대한 투자를 꺼립니까.
“지금 마힌드라를 두고 투자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얘네들이 들어온 지 1년 반 조금 넘었습니다. 쌍용차에서 중국, 인도와 모두 교섭해 본 사람은 저밖에 없습니다. 제가 느낀 점은 중국 상하이차와 인도 마힌드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인도 마힌드라 그룹은 향후 4〜5년 내 쌍용차에 약 9억 달러(약 95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신차 3종과 엔진 6종 개발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힌드라의 투자계획 발표가 있었던 걸로 아는데요.
“3~4월에 1000억원이 들어올 겁니다. 그런데 투자 발표가 나니까 야당 국회의원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내가 얘기해서 1000억원 줬다’고 하는데 천만에 말씀입니다. 그거 얘기했다고 1000억원이 들어옵니까.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돌겠습니다. 통화 내용을 녹음해서 언론에 뿌리고 싶어요. 이 투자 건은 우리 노조가 인도까지 가서 마힌드라와 협상한 끝에 얻은 결과물입니다.”
—이번 무급휴직자 복직과 관련해 정치권의 생색내기는 없었습니까.
“우리가 힘든 상황에서 결정한 걸 마치 그들이 억지를 부려서, 정치권의 압력에 억눌려 하는 것처럼 보여서 분했습니다.”
노조 내부에서 ‘民主黨 당사 앞 천막 시위’ 얘기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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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3월 평택공장에서 90km를 걸어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 도착해 조속한 지원을 요청하는 쌍용차 노조. |
지난해 9월 재선에 성공한 김규한 위원장은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에게 노조 명의로 공문을 발송했다. 그는 공문에서 협약서에 따른 투자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마힌드라 그룹의 정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투자 방법과 시점 등에 대한 노조위원장과의 직접 교섭도 제안했다. 마힌드라 회장은 이를 수용했다.
같은 해 11월 쌍용차노조 위원장과 마힌드라 그룹 회장의 직접교섭이 인도 마힌드라 본사에서 성사됐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투자이행을 촉구했다. 무급휴직자 복직 문제도 피력했다.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30년 동안 마힌드라 그룹을 이끈 경험으로 쌍용차를 비상시키겠다”며 ‘2013년 상반기 내 신규투자’를 골자로 한 8가지 항목을 약속했다. 이번 마힌드라의 투자계획 발표는 이 합의에 따른 것이다. 노조는 마힌드라 그룹의 신규 투자 약속을 바탕으로 사측과 무급휴직자 복직 문제를 처리했다.
인터뷰에 배석한 이규백 쌍용차노조 교육선전실장은 “민주당이 계속 국정조사 실시를 주장하니까 어제 노조 집행부 사이에서 ‘민주당 당사 앞에 천막을 치고 시위하자’는 등의 얘기가 진지하게 오고 갔다”고 전했다.
“좌파·야권 단체들 쌍용차 문제에 개입 말아야”
김 위원장은 “이 사회가 철탑(농성)을 원한다면 우리도 올라가자고 했다”면서 사무실 벽면에 걸린 파업 사진을 바라봤다. 잠시 후 그는 “2006년 옥쇄파업 당시 18일 동안 조합원 5000명을 데리고 있었다. 안 해서 그렇지 파업이라면 누구보다도 잘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저도 쇼 잘할 수 있습니다. 우리 조합원 3500명이 민주당사 앞으로 몰려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거기서 죽치고 있어 봐요. 저는 그 앞에 한복 입고 앉아 있는 거예요. 선동교육의 첫 번째가 눈물입니다. 울면서 얘기하는 거죠. 모든 시선이 우리에게 오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게 누구에게 도움이 됩니까. 아무한테도 도움이 안 돼요. 세상을 그렇게 바꾸려고 하면 안 됩니다. 같이 죽으니까. 제가 저 사진을 보며 ‘하면 안 돼’라고 다짐합니다.”
—예전에 “팔뚝질 수억 번 해도 고용은 지켜지지 않는다”라고 표현한 걸 봤습니다.
“팔뚝질하고 파업가 불러서 고용이 지켜진다면 제가 매일 하죠. 파업가 백 번 불러 봐요. 고용이 지켜집니까? 팔뚝질해서 될 거면 대한민국에 해고자는 없어야죠. 저 노동운동 18년 하는 동안 별거 다 해 봤습니다. 그런 걸로 고용이 지켜지는 게 아닙니다.”
—2009년 쌍용차 사태에서 큰 교훈을 얻은 것 같네요.
“당시 옥쇄파업할 때 저도 이 안에 30일 있었습니다. 나중에 한상균 지부장과의 생각 차이로 나가긴 했지만, 그분도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저도 옥쇄파업을 주도해 봐서 얼마나 그 기간이 외롭고 힘든 시간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 지금도 많이 힘들어할 겁니다. 자책감도 상당할 거고요. 개인적으로 친한데, 부디 몸 상하지 않고 빨리 내려왔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우리를 갈라놓은 게 우리 스스로인지, 다른 사람들인지 의문입니다.”
—2010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파업 반성 및 지원 호소’ 편지에서 외부세력에 대해 비판했었는데요. 지금도 같은 생각인가요.
“변함없습니다. 쌍용차가 홀로서기를 하려면 사회단체, 좌파들, 야권 단체들이 개입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게끔 해 줘야 합니다. 그 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 쌍용차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
—해고자들로 구성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의 활동은 어떻게 봅니까.
“일단 그들은 쌍용차 해고자 조합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쌍용차는 대한민국에 한 곳뿐이며, 우리는 그 노조원의 투표를 거쳐 교섭권과 체결권을 갖고 있습니다. 저들 중 쌍용차 직원이 한 명이라도 있습니까?”
쌍용차 직원 全無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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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옥쇄파업을 주도했던 한상균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을 비롯한 해고자들은 평택공장 인근 송전탑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언론에선 쌍용차노조, 쌍용차지부라고 하는데 사실 국민들이 금속노조, 기업노조가 뭔지 모르지 않습니까. 어제는 사측과 무급휴직자 복직에 합의했다고 뉴스에 나왔는데 오늘은 박근혜 당선자에게 가서 국정조사를 요구하니, 국민들 입장에서는 쟤네들은 뭐 하는 놈들이냐고 욕할 수밖에요.”
—과거 동료였던 해고자들이 신차 발표회 같은 행사를 방해하는 걸 보면 마음이 편치 않겠네요.
“뭐만 하면 오니까 심적으로는 좋지 않지만, 그걸로 뭐라고 할 수는 없었어요. 해고자들은 그만큼 절실하니까. 그런데 자중하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다 쌍용차가 무너지면 …. 이걸 무너뜨리려고 하는 건지, 발전시키려고 하는 건지 의문스러워요. 1대라도 더 팔아야 한 명이라도, 하루라도 더 빨리 들어올 수 있습니다. 쌍용차가 힘들어지면 돌아오는 날은 더 멀어지는 겁니다.”
2009년 법정관리 때부터 노조위원장을 맡은 김규한 위원장은 회사가 있어야 내 가정도 지킬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회사가 조기에 정상화돼야 과거 동료가 빨리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에 과거 투쟁 일변도에서 탈피해 ‘노사 상생’을 강조했다.
그 결과 쌍용차는 2010년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사파트너십’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 3년간 임금동결, 복지제도 대폭 축소, 상여금 반납을 결정하고 쟁의를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외부에선 ‘어용 노조’라는 비판이 있기도 한다.
“파업하면 민주 노조이고, 안 하면 어용 노조입니까. 이제 협상 때 때려 부수는 건 먹히지 않습니다. 억지와 고집으로는 설득할 수 없어요. 공부하고 명분과 데이터를 가지고 사측과 협상해야 합니다. 파이프 들고 부순다고 도움이 되는지 반문하고 싶어요. 그렇게 해 봤자 남는 건 뭔지 아십니까? 전과기록입니다.”
김 위원장은 현재 ‘전과 5범’이다. 모두 쟁의를 하면서 얻게 된 ‘훈장’이지만, 기록엔 ‘폭력 전과’로 올라갈 뿐이다. 그렇다고 그가 이를 후회하는 건 아니다. “‘민주 노조’의 투쟁 방식을 폄하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자로서 자존심은 지키되 운동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때려 부순다고 정리해고 안 됐습니까. 언제까지 그렇게 할 겁니까. 그렇다고 되는 세상이면 다 때려 부수면 돼죠. 그러면 저 당장 내일부터라도 ‘민주 노조’ 할 수 있습니다. 머리 깎고 ‘민주 노조’ 외치면 돼요. 중요한 건 민주, 어용이 아니라 누가 더 조합원을 챙기고 불안 요소를 없애느냐입니다.”
‘제2의 쌍용차 사태’ 언제든 일어날 수 있어
김 위원장은 “지금 국회의원들이 정말 해야 할 일은 ‘제2의 쌍용차’가 생기지 않도록 해외 ‘먹튀’ 자본을 통제하는 법을 만드는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지금 국내 완성차업체 중 현대, 기아차를 빼면 모두 외국 자본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다른 업체에도 우리와 같은 문제가 일어날 소지가 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외국 자본이 기업을 버리고 떠나지 못하게 지금이라도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입법을 통해 먹튀 재발을 방지하는 게 국회의원들의 의무 아닙니까.”
—‘먹튀’를 막는 입법 활동이 없었습니까.
“론스타 사건이 일어난 지 10여 년이 다 됐는데도 관련 법안을 만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행 외국인투자법에 따르면 현금이 들어오는 게 힘듭니다. 나가는 건 막 나가는데, 더 투자를 한다고 해도 들여올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이런 법들을 만들고 고쳐 주는 게 중요합니다.”
—향후 쌍용차 노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할 계획입니까.
“가장 먼저 3년7개월 동안 복직을 기다렸던 분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죠. 두 번째는 물량 확보를 해야 합니다.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자동차 공장이 현재는 주간만 일합니다. 어느 노조 위원장이 불 꺼진 공장을 보는 마음이 좋겠습니까. 물량이 확보돼 다른 분들이 조속한 시일 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도 쌍용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묻어 주시길 바랍니다. 품질은 우리가 책임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