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佑光
⊙ 59세. 중앙대 통계학과 졸업, 日도쿄대 경제학부 박사과정 수료.
⊙ 삼성경제연구소 일본연구팀장, 해외연구실장 역임.
관측사상 최대인 규모 9.0의 거대 지진이 도호쿠(東北)지방을 엄습한 일본은 지금 국가 비상사태이다. ⊙ 59세. 중앙대 통계학과 졸업, 日도쿄대 경제학부 박사과정 수료.
⊙ 삼성경제연구소 일본연구팀장, 해외연구실장 역임.
이번 지진으로 인한 정확한 피해상황이 파악되지 않는 상태에서 경제적 손실이나 파급효과를 추정하는 것은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다. 1995년에 발생한 고베(神戶) 지진의 피해와 비교해 봄으로써 가늠할 뿐이다.
규모 7.3이었던 고베 지진은 이번 지진보다 훨씬 약했고, 쓰나미에 의한 피해도 별로 없었다. 고베 지진은 인구나 산업시설이 밀집되어 있어 피해가 컸던 반면에, 도호쿠 지방은 인구밀집 지역이나 공업지대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한정적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도호쿠 지방이 일본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 공업생산 비중이 6% 정도이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볼 수는 없다. 또 피해범위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경제적 피해는 고베 지진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렇다면 고베 지진의 경제적 피해는 얼마였을까? 일반적으로 지진에 대한 피해는 직접(stock)피해와 간접(flow)피해로 구분한다. 효고현(兵庫縣) 추계에 따르면 고베 지진의 경우, 건축물·항만·고속도로·공업시설 등의 파괴에 따른 직접피해액은 9조9268억 엔이었다. 이 중 주택의 전파(全破) 1만500동(棟), 반파(半破) 14만4000동의 피해액이 5조8000억 엔으로 비중이 제일 크다. 이하 항만 1조 엔, 상공관계 6300억 엔, 고속도로 5500억 엔의 순이다. 여기에다 산업부문 직접피해액을 추가하면 13조2682억 엔으로 높아진다.
또 산업부문의 기회손실·거래선 상실·도로사정·소비위축 등을 감안한 1년간의 간접피해액은 7조2300억 엔이다. 따라서 고베 지진으로 인한 직간접 피해액은 20조 엔을 넘는다. 여기에다 지진발생 당시에는 피해가 경미했으나 이후 교통·물류(物流) 등에 의한 2년간의 피해액은 1조8288억 엔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고베 지진으로 인한 피해액은 직접피해액 약 10조 엔, 간접피해액 10조 엔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GDP의 약 4%에 달하는 수치이다.
고베 지진 이듬해 2.8% 성장
그렇다면 이번 지진의 피해는 어떠할까? 고베보다 광범위한 지역에서 주택·도로·항만 등이 파손되었기 때문에 직접피해액은 고베 때보다 더 클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산업시설 등은 고베보다 적기 때문에 피해액은 낮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간접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 고베는 오사카(大板)·오카야마(岡山) 등에 접해 있어 물류나 복구도 비교적 쉬운 편이었다. 도호쿠 지방은 이와는 다르다. 도시간 거리가 먼 데다 계속되는 여진(餘震)과 쓰나미 우려로 뱃길도 쉽지 않아 복구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전력(電力)부족 문제까지 겹치고 있다. 전력부족 문제는 도호쿠 지방 이외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도쿄 지역을 중심으로 ‘계획정전(計劃停電)’에 들어갔기 때문에 교통·물류는 물론 생산에도 피해가 예상된다.
여기에다 피해복구를 위한 재정부담도 작지 않다. 1995년 당시는 일본의 재정상황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지만 지금은 국가부채가 GDP의 200%를 능가하는 상황에서 일본재정의 신용이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적 피해가 크다고 향후 일본의 경제상황이 반드시 악화되는 것만은 아니다. 고베 지진이 일어난 1995년에 일본의 GDP는 2.3% 성장했고 이듬해에는 2.8% 성장했다. 일시적으로 소비위축 상황은 발생하겠지만, 소위 말하는 ‘재정출동(財政出動)’에 의한 경기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금융변수도 반드시 부정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주가(株價)는 당분간 조정이 예상되지만, 혼란이 정리되고 복구가 본격화되면 조정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엔 환율은 일본인들의 국내 송금(送金)에 따른 엔화 수요 증대와 일본은행에 의한 유동성(流動性) 확대로 등락(登落)을 거듭할 것이다. 고베 지진 직후인 1995년 4월에는 엔/달러 환율이 사상 최고치인 1달러=79.75엔을 기록한 것을 보면 금융시장 동향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또 환율이나 주가와 같은 금융변수는 일본 독자적 요인보다는 국제 금융시장의 영향도 크기 때문에 향후의 움직임엔 불확실성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