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인구 규모 계속 증가… 국내 2위 경제도시 넘어 글로벌 톱10 도시로 도약 중”(유정복 인천시장)
⊙ “인천 시민의 성향은 ‘합리적’… 누가 실질적 도움을 줄 것인지가 가장 중요”(김명주 인천시의원)
⊙ “송도는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 생산량 1위 도시, 정책적으로 R&D 확대해야”(김재춘 인천테크노파크 바이오센터장)
⊙ ‘이부망천·마계도시’는 옛말, 국제도시 송도·청라는 ‘인천의 강남’
⊙ 젊은 세대 많은 신도시에선 정치 성향으로 인한 주민들 사이 마찰도… “입주자 커뮤니티에서 정치적 갈등도”(김영철 검단 주민)
⊙ “인천 시민의 성향은 ‘합리적’… 누가 실질적 도움을 줄 것인지가 가장 중요”(김명주 인천시의원)
⊙ “송도는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 생산량 1위 도시, 정책적으로 R&D 확대해야”(김재춘 인천테크노파크 바이오센터장)
⊙ ‘이부망천·마계도시’는 옛말, 국제도시 송도·청라는 ‘인천의 강남’
⊙ 젊은 세대 많은 신도시에선 정치 성향으로 인한 주민들 사이 마찰도… “입주자 커뮤니티에서 정치적 갈등도”(김영철 검단 주민)

- 인천 경제 성장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경제청
공항철도로 서울과 체감거리 사라져
2월 7일 오전 서울역 공항철도(AREX). 기자가 출퇴근 시 애용하는 교통 수단이다.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일반 열차의 경우 서울역에서 인천공항 2터미널까지 66분이 걸리고 직행 열차를 이용할 경우 51분이면 도착이 가능하다. 기자가 오전 8시 즈음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타자 청라국제도시역까지 딱 35분이 걸렸다.
오전 9시 즈음 인천에서 서울까지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꽤 보였다. 청라동에서 마포로 출퇴근하는 A(37)씨는 평생 인천에서 산 인천 토박이다. 그는 “공항철도 덕분에 정말 편하다”며 “공항철도가 없었다면, 간선버스나 광역버스를 타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직장까지만 편도로 1시간30분 이상 걸리게 된다”고 했다. 또 “지인들을 서울에서 만나도 부담이 덜하다”며 “인천 시민 입장에서는 공항철도 덕분에 인천도 ‘서울 생활권’이 됐다”고 했다. 또 다른 B(22)씨는 “남자친구가 공덕 주변에 살고 본인은 계양구에 사는데 거리가 엄청 멀게 느껴지지는 않는다”며 “공항철도 덕분에 데이트하기가 편하다. 인천 시민이라면 공항철도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검단에 거주 중인 C(32)씨도 기자에게 “인천이면 이제 서울에서 절대 먼 도시가 아니다”라며 “공항철도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이제는 교통 자체가 편리해져 이동에 큰 부담이 없다”고 했다. 또 “조금 과한 표현일 수 있지만 서울에 살지 않아도 (인천 시민은) 이제 서울 시민과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다만 인천과 서울의 거리가 사실상 없을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점은 인천에는 장점이면서 단점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인천에 머무는 시간이 적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강구(51) 인천광역시의회 의원(국민의힘, 연수구)은 “‘마계인천’이라는 멸칭 대신 ‘글로벌 인(in) 게이트(gate)’라는 명칭으로 불러줬음 좋겠다”라고 했다. 기자가 뜻을 물으니 “인천은 공항과 항만이 있어 수많은 사람과 물류가 오가는 입구(in)이자 문(gate)”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인천이 바이오 중심 도시, 금융 허브(hub) 도시로도 불리고 있지만 ‘관광 중심 도시’로 불리길 희망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 인천도 관광 산업이 유망하지 않습니까.
“제가 말하는 기준은 ‘글로벌’이에요.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가장 가까운 바다가 ‘인천바다’ 아닙니까. 생각해 보세요. 인천공항 주변에는 무의도, 장봉도, 신시모도 등 주변 해변들도 많습니다. 다 관광 유치 상품이라고 봐요. 하지만 대다수의 외국인 관람객은 공항버스나 공항철도를 타고 바로 서울로 가지 않습니까. 너무 아쉽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밟는 땅이 인천인데 정작 인천을 모른다고 생각하니….”
― 인천만의 글로벌 이미지를 원하는군요.
“그렇죠. 달튼외국인학교(청라), 체드윅국제학교(송도) 등 인천광역시가 추진하는 글로벌 교육은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았는데, 우리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의 시선에 와닿는 ‘인천의 이미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죠. 저는 그게 바다라고 보고요. 또 인천에는 섬도 많지 않습니까. 단순 개수만 따져도 168개예요. 저는 인천 섬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봐요. ‘하롱베이(베트남)’ 같은 휴양지로 조성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인천의 강남’ 송도와 청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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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 전경. 사진=백재호 |
― 청라동에 오래 계셨나요.
“여기 산 지 20년 됐죠. ‘청라지구(지금의 청라국제도시)’로 불렸을 때부터 있었으니까요.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청라국제도시 명칭을 사용했죠. 2008년부터 일부 주거단지 분양이 시작됐고요. 지금은 정말 살기 좋은 동네가 됐지요. 70년대에는 여기가 아예 바다였잖아요. 80년대 당시 ‘동아건설’이 간척했고요. 그래서 한동안 청라동은 ‘동아 매립지’라고 불리기도 했어요. 이제는 다 옛날 얘기지만요.”
― 청라와 송도를 ‘인천의 강남’이라 하더군요.
“둘 다 인천의 자부심이고 살기 좋은 동네죠. 아무래도 청라는 주거 중심으로 개발되다 보니 교육, 금융, 여가 쪽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어요. 당장 요 앞만 봐도 학원이 즐비합니다. 또 조금만 걸으면 청라호수공원이 나옵니다. 2027년에는 근방에 대형쇼핑몰 청라스타필드도 들어설 예정입니다. 또 하나금융타운도 곧 입주 예정이고요. 지역 주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만합니다. 송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포스코ICT 등 연구단지 중심으로 조성되나 보니 자연스럽게 ‘바이오·ICT 클러스터’로 묶이게 됐죠. 인천은 이제 지역별 강점이 뚜렷한 도시가 됐습니다.”
― 영종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영종 하면 명실상부 ‘종합 물류 산업’이죠.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중심으로 2022년 기준으로 인천공항에서 처리되는 한 해 ‘항공화물 물동량’만 300만t이에요. 국제공항협의회(ACI) 기준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세계 3위 항공화물 공항입니다. 또 인천항을 오가는 컨테이너 물동량(TEU)만 2023년 기준으로 350만이 넘습니다. 인천항 추가 확장 공사도 이미 한창이고요.”
송도, 바이오 생산량 글로벌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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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춘 인천테크노파크 바이오센터장. 사진=백재호 |
― 송도 하면 바이오죠.
“감사한 표현이네요. 하지만 역사가 그렇게 긴 편은 아닙니다. 그렇게 불리게 된 건 이제 5~6년 정도 됐어요. 인천시의 노력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의 기업이 송도의 앵커 기업(anchor business·선도기업)이 된 덕분에 지금의 바이오 클러스터(cluster) 시장이 형성됐지요. 송도가 ‘단일도시’로는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 생산량 1등입니다.”(김재춘 센터장)
― 생산량 1위인데 그렇다면 R&D(연구개발) 분야는 어떻습니까.
“솔직히 좀 더 많은 인력과 예산이 필요합니다. 말 그대로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은 우수합니다. 이제는 순수 자국 기술력으로 바이오 제품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입니다.”(F 책임연구원)
― R&D 연구 현황이 ‘약점’인 건가요.
“약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봐요. 단시간 내에 송도가 바이오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조·생산 분야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바이오 클러스터 시장이 형성된 만큼 본질적인 연구·개발에 집중할 시점이라는 거죠. 모든 과정이 순수 국산의 기술력으로 이뤄지는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김재춘 센터장)
― 그러려면 바이오 산업 기조가 정치와 무관해야 할 텐데요.
“바이오 산업의 경우 여야 모두 ‘미래 먹거리’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적 영향을 덜 받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R&D 분야 예산 삭감이 있었지만 유관기관보다도 학계에 영향이 더 컸습니다. 저희도 일부 대동소이(大同小異)한 예산 삭감이 있었습니다만 ‘산업 자체가 흔들릴 정도의 타격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정치계의 꾸준한 관심과 예산만 주어진다면 문제없다 생각합니다. 바이오 분야 종사자들의 표심은 혁신적 지원이 아닌 꾸준하고 지속가능한 정책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G 책임연구원)
김 센터장은 “인천시의 경우 바이오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만큼 전담 인력과 조직을 강화해야 한다”며 “타 시도의 경우 ‘바이오 산업’과 ‘바이오 기업 육성’ 분야가 나뉘어 있어 조금이나마 여건이 낫다”고 했다. 또 “송도가 바이오 클러스터 산업의 핵심 지역인 만큼 전담 인력 확보 등을 통해 정체 없는 바이오 혁신을 이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라 말했다.
“인천, 지역균형개발 시급”
기자는 청라국제도시와 송도를 오갈 때 택시를 이용했다. 기자와 송도까지 함께한 임명섭(62) 택시운전기사는 “경기도 성남 태생이지만 고교 시절 럭비를 해 인천으로 스카우트됐고 이후 인천에 정착하게 됐다”고 했다. 럭비 얘기를 잠시 나누는데 시사 라디오 방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기자가 임 운전기사에게 정치에 관심이 많은지 묻자 그는 곧바로 현 시국 사태에 대해 의견을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잘못했다고 보지만 일부 책임은 이재명 대표에게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또 “국민들이 계엄령 자체뿐만 아니라 그 배경도 보고 폭넓게 판단했으면 한다”고 했다. 임 운전기사는 “기자 양반 나도 호남 사람이지만 이 대표를 무턱대고 지지하지 않고, 이게 바로 인천 시민이다. 뚝심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인천 민심은 단순 당이 아닌 정책으로 움직인다”며 “인천은 유동 인구와 외지(外地) 유입 인구가 많아 그렇다”고 했다.
― 이 부분에 있어 인천이 단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나쁜 게 아니죠. 단결이라는 것은 좋게 말하면 원동력이지만 과한 편향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잖아요. 전 긍정의 부분이 더 크다고 봐요. 단순 당만 앞세우고 정책이 허술한 정치인들은 이곳에서 살아남지 못합니다. 인천은 진보와 보수가 공존하는 곳이에요. 오죽하면 지역선거 축소판이 인천이라는 말이 있겠어요.”
― 그래도 모두가 공감하는 ‘민심’은 있지 않겠습니까.
“지역편차가 좀 심해요. 청라와 송도를 제외한 지역 주민들은 자기가 소외된 기분도 들 수 있을 거 같아요. 물론 상징 지역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사실 우리 같은 소시민들은 속상하죠. 부평 한번 가보세요. 건물도 노후화되어 있고 빌라와 단독주택이 빽빽하게 밀집되어 있어요. 너무 비교되잖아요. 인천은 균등한 지역 개발이 시급해요.”
임 운전기사는 택시를 청라국제도시역에 세우며 말했다. “인천은 예전과 같이 낙후된 지역이 더 이상 아니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청라와 송도가 전부인 도시도 아닙니다. 우리 세대에는 기존 인천 이미지가 좀 있더라도 이후 세대에게는 인천 하면 정말 ‘국제도시’라는 이름과 명성에 걸맞은 환경과 인프라가 곳곳에 균등하게 구축되었으면 좋겠어요. 기성세대다 보니 편견일 수 있지만 저는 ‘교육’이 미래일 것 같아요. 교육 정책을 잘 펼치는 정치인이 인천 시민의 마음을 얻을 것이라고 봅니다.”
‘영 리치(young rich)’ 세대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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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전경. 사진=고기정 |
신도시 중에서도 검단은 특히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곳이다. 2020년 15만6945명이었던 인구는 지난해 22만5150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의 비율이 26.7% 안팎으로 유지되며, 젊은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2월 초 찾은 검단은 늘어선 높은 아파트에 거리가 깨끗했고 계양천과 매천을 따라 정갈하게 조성된 산책로는 이곳 주민들의 여유로운 일상을 연상케 했다. 골목마다 깔끔하게 정돈된 풍경은 계획된 도시만이 가질 수 있는 질서를 보여줬다.
송도 역시 비슷했다. 고층 빌딩 숲 사이로 흐르는 센트럴파크의 물길을 보고 있노라니 뉴욕의 센트럴파크가 떠올랐다. 강을 따라 공원이 조성돼 있었는데 영하의 날씨에도 유모차를 밀며 산책하는 부모와 가벼운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체드윅송도국제학교와 연세대 송도캠퍼스가 자리해 교육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공원에서 만난 한 시민은 “깨끗한 공원이 집 앞에 있어서 매일이 즐겁다. 아이 키우기도 좋은 동네다. 앞으로도 계속 송도에 거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누군가는 인천의 신도시에 대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잠만 자는 곳”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만큼 새로운 문제들도 생겨나고 있다. 신도시 주민은 상당수가 지역 토박이가 아니라 외부에서 이사 온 사람들이다. 집값이 비싸다 보니 경제적으로 자리 잡고 활발하게 활동 중인 중장년층은 물론, 새롭게 부(富)를 쌓았거나 부를 물려받은 ‘영 리치(young rich)’ 세대도 많다. 어린 아이가 많고 출생률도 높은 이유다. 이렇다 보니 주민들 사이에서 마찰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신도시 개발되면서 진보 성향 세대 유입”
2년째 검단에 거주 중인 김영철(49)씨는 “젊은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입주자 커뮤니티에서 마찰이 생길 때가 있다”며 “신도시에서 가장 빈번하게 벌어지는 갈등은 정치적 성향 차이”라고 했다.
“입주자 커뮤니티에서 발언하는 대부분이 친민주당 성향을 띠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도 ‘윤석열이 제정신이냐’는 글이 올라왔어요.”
―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갈등은 없나요.
“보수적인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죠.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순간 이상한 소문이 돌 수도 있으니까요. 특히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더욱 조심합니다. 보수가 소수인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출했다가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 신도시 지역은 민주당 지지가 강한 편이군요.
“인천은 원래 정치적으로 균형 잡힌 지역이었어요. 그런데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30~40대 초반 인구가 대거 유입됐죠. 이 연령대는 비교적 진보 성향이 강한 세대입니다. 자연히 인천의 정치적 색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죠.”
그렇다면 젊은 세대의 생각은 어떨까. 충청도에서 나고 자라 인천국제공항에 취업하면서 영종도로 거처를 옮긴 이윤서(26)씨는 인천 사람들의 기질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애향심이 강한 지역은 아니라는 느낌이었어요. 충청도의 경우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인천은 그런 정서가 덜한 것 같아요. 논란이 됐던 ‘이부망천’ 발언도 사람들은 그 내용 자체보다 ‘왜 방송에서 그런 말을 하느냐’는 반응이 더 많았죠.”
― 정치적 특색이 뚜렷하다고 느끼시나요.
“제 또래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다들 ‘이 지역에 도움이 되는 사람’을 그때그때 뽑는다는 분위기죠.”
개항 당시의 흔적 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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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광역시 중구 선린동과 북성동 일대에 있는 차이나타운.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고 이듬해 청나라 조계지가 설치되면서 중국인들이 현 선린동 일대에 이민, 정착하여 그들만의 생활문화를 형성한 곳이다. 사진=고기정 |
부평역 지하상가는 1986년 개장한 이후 부평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방공호로 설계된 구조 탓에 출구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외지인들에게는 ‘던전(지하감옥이란 의미)’이라 불린다.
“부평 사람들은 횡단보도를 잘 안 써요. 지하통로가 더 익숙하죠.”
한 시민이 길을 헤매는 기자에게 웃으며 말했다. 실제로 부평에는 횡단보도가 부족해 무단횡단이 많았고, 뒤늦게 여러 횡단보도가 설치됐지만 주민들의 발길을 잡지는 못했다.
차이나타운으로 이동하자, 붉은 가로등이 늘어선 거리와 함께 ‘중화가(中華街)’라고 적힌 패루가 눈에 띄었다. 한국어와 중국어가 섞여 들리는 거리, 중국인 종업원들, 특유의 음식 냄새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니 일본식 목조건물이 서 있었다. 일본 제1은행 지점으로 쓰였던 건물인데 현재는 인천개항박물관으로 바뀌어, 개항 당시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버스를 타고 미추홀구 숭의동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한때 ‘옐로우하우스’라 불리던 성매매 집결지가 있던 자리다. 2008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18년 보상이 완료되었고,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달라지는 변화 속에서도, 구도심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었다.
인천은 대표적인 대학도시이기도 하다. 구도심에는 인하대와 인천대가 자리하고 있으며, 많은 청년이 타 지역에서 유학을 오고 있다. 인천에 거주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는 인하대 박영민(24)씨와 인천대 이재영(22)씨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구도심과 신도심 차이 체감
― 인천 사람들의 특징이 있나요.
“인천 사람들은 특유의 사투리를 씁니다. 예를 들어 걸레를 ‘마포’라고 부르더라고요. 또 항구도시라서 그런지 개방적이고 타 지역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박영민)
― 체감되는 구도심과 신도심의 차이가 있나요.
“네, 확실히 있습니다. 인하대가 있는 용현동이 구도심인데, 거리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반면에 청라나 송도 같은 신도시에 가면 훨씬 깨끗하다는 걸 실감합니다.”(박영민)
“치안 차이도 큽니다. 인천대 근처는 어두운 지역이 많아 늦게 귀가할 때면 두려움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반면 신도시는 건물이 많아 조명이 밝고 치안이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이재영)
― 친구들끼리 정치적인 견해를 나누기도 하나요.
“지난해 12월 계엄령 논란 이후 친구들끼리 정치 얘기를 종종 합니다. 탄핵에는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지만,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승리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편이에요.”(박영민)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좀 더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다들 정치 성향이 확고하다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분위기입니다.”(이재영)
두 사람은 “인천에서 생활하다 보니 정이 들어서 졸업 후에도 이곳에서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년 인구의 유입은 도시 성장의 중요한 요소다. 앞으로 인천이 청년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도시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구도심·신도심 아우르는 가장 큰 문제는 ‘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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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주 인천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
― 인천 신도심과 구도심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인천에서는 청년층이 신도심으로 빠져나가면서 구도심은 인구 고령화와 상권 위축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부평의 경우 주거 환경이 노후화되어 젊은 세대가 떠나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부평에서는 유모차를 끌고 갈 만한 곳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죠. 또한 구도심의 교통 문제도 심각합니다. 신도시 위주로 교통이 발전하다 보니, 구도심은 상대적으로 홀대받습니다.”(이단비)
“신도시는 계획적으로 조성된 만큼 깔끔하지만, 교통과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검단 지역만 해도 학교 수가 부족해 학생들이 먼 곳까지 배정되고 있고, 광역 교통망이 원활하지 않아 출퇴근 불편이 큽니다.”(김명주)
―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무엇이 있는지요.
“국민의힘은 구도심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용적률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통시장뿐만 아니라 침체된 상권을 지원하는 ‘상권활성화지역’ 제도를 확대해 상권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령화된 지역에는 노인복지센터나 파크골프장 등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이단비)
“교통 문제가 가장 시급한 만큼, 신도시의 교통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인천 1호선 검단 연장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고, 인천발 KTX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대기업 유치를 통해 신도심의 자족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김명주)
― 신도심과 구도심 간의 갈등을 줄이고 상생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현재 인천시와 군·구 간 예산 배분 방식에 문제가 있습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구도심은 시의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구조인데, 매칭 비율을 조정해 재정 상황에 맞게 예산을 배분해야 합니다.”(이단비)
“구도심과 신도심 주민 모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도시 주민들의 불편 사항을 듣고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례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또 신도시가 단순한 베드타운이 되지 않도록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노력 중에 있습니다.”(김명주)
“정책과 인물에 따라 표심 움직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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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단비 인천시의회 의원(국민의힘). |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민주당이 소폭 우세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정당에 대한 고정 지지보다는 정책과 인물에 따라 표심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합니다.”(이단비)
“신도심의 경우 젊은 층이 많아 특정 정당을 뚜렷하게 지지하기보다는 ‘누가 우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신도심의 표심을 얻는 것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김명주)
― 각 정당이 인천 민심을 얻기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일까요.
“국민의힘은 정책에서 지역적 공정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수도권이 불리한 정책이 나오면 민심이 돌아설 수밖에 없습니다. TK(대구·경북) 등 전통적 보수층도 중요하지만, 수도권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일 잘하는 중앙 정치인의 역할이 필요합니다.”(이단비)
“인천 시민들은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를 중시합니다. 인천발 KTX와 같은 교통망 확충, 신도시에 부족한 생활 인프라 조성이 핵심 과제입니다. 대기업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도 중요한 요소입니다.”(김명주)
“신·구도심 간 교통 흐름 단절”
인천 지역의 교통 문제는 인천 토박이인 허우범 작가(인하대 융합고고학 박사)도 지적한 문제다. 그는 “신도심 위주로 교통이 발달하면서 구도심과의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구도심과 신도심 간 교통 흐름이 단절되면서 경제력과 교육 수준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이는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구도심과 신도심이 잘 연결되어 있는 일본처럼, 인천 역시 교통망을 개선하여 신도심과 구도심 간 이동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며 “인천공항과 항만을 단순한 물류 거점이 아니라, 천 년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지로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인천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인천이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