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적이나 반대파의 티끌 같은 잘못은 들보로 보고, 내 편이나 가족의 들보같은 잘못은 티끌로 봐서야 되겠는가?”
⊙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 ‘안중근 의사가 대통령 윤석열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윤석열 비판
⊙ “김재규 부장의 행업을 안중근 의사 의거의 빛 속에서 재해석한다”(함세웅)
⊙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 ‘안중근 의사가 대통령 윤석열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윤석열 비판
⊙ “김재규 부장의 행업을 안중근 의사 의거의 빛 속에서 재해석한다”(함세웅)

- 2022년 3월 26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안중근 의사 묘소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순국 112주년 추모식에서 함세웅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3월 26일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가 ‘안중근 의사 순국 113주년 추모식’을 열고 낭독한 글이다. 제목은 〈안중근 의사가 대통령 윤석열에게 보내는 편지〉. 이 단체는 지난 2018년 천안함 폭침 사건의 재조사를 요구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가 안중근 의사의 이름을 빌려 자작(自作)한 편지의 내용이다.
“최근 자네의 언행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하느님의 특은(特恩)을 받아 효창원 이곳 빈 무덤 추모 현장을 찾아왔네. (중략) 지금 대한민국에서 검찰은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비겁하고 졸렬한 집단, 권력의 개로 묘사되더군. 검찰 출신인 자네는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더욱 깊이 반성해야 하네. 무엇보다 자네의 처와 장모 등 가족의 잘못을 다시 들여다보게. 정적이나 반대파의 티끌 같은 잘못은 들보로 보고, 내 편이나 가족의 들보 같은 잘못은 티끌로 봐서야 되겠는가?”
‘천안함 진실 규명’도 요구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는 2018년 3월 ‘천안함 사건 진실규명 범시민사회공동대책협의회(천진협)’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엔 김원웅 전 광복회장(당시 전직 국회의원),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등이 동참했다. 이때 천진협이 낸 출범 선언문 일부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미북) 간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온 겨레가 또다시 설레는 마음으로 벅찬 희망감에 한껏 부풀어 있는 이 중차대한 시기에 민족의 화합과 평화에 최대 걸림돌로 자리 잡고 있는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없이 어떻게 남과 북이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이계성 천주교 평신도 모임 대표는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인 함세웅 신부는 안중근 의사의 업적을 더럽히려 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의 얘기다.
“함 신부는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한 김재규를 ‘우리 국민 모두의 은인’이라고 했어요. 불경스럽게도, 그는 김재규를 슬그머니 안중근 의사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으려는 사람입니다. 함 신부는 ‘박정희는 이등박문(伊藤博文·이토 히로부미)의 아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사람이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이라니요?”
함세웅 신부는 2012년 《껍데기는 가라》는 책을 내고 김재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10월 26일은 또 안중근 의사 의거일이 아닙니까. 저는 강신옥 변호사(김재규의 변호인)님과 함께 김재규 부장의 행업을 안중근 의사 의거의 빛 속에서 재해석합니다. 생각해보세요.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침략자 이등박문을 하얼빈에서 사살했어요. 그런데 그로부터 만 70년인 1979년 10월 26일, 바로 같은 날에 김재규 부장이 유신독재 박정희를 제거했어요. 70년, 70은 성서에서 완성과 완결의 숫자입니다. 저는 이 점이 신학적으로 매우 뜻있다고 생각하며 묵상하고 있습니다.”
“기념사업회는 임의단체”
함세웅 신부가 이사장으로 있는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는 안중근기념관 운영을 비롯한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을 해온 안중근의사숭모회(이사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는 다른 단체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안중근의사숭모회는 보훈부에 등록이 되어 있는데,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는 보훈부에 등록된 법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안중근의사숭모회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와 혼동되기도 하는 탓에 숭모회가 성명까지 발표하는 일도 있었다. 2004년 3월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는 송두율 교수를 안중근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안중근의사숭모회는 이렇게 밝혔다.
“소위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는 함세웅 등이 만든 임의단체로서, 정부에 정식으로 등록된, 정통성 있는 유일한 합법적 단체인 사단법인 안중근의사숭모회와는 확연히 구분되어야 함에도 국민을 현혹할 수 있는 유사단체명을 쓰고 있다.”
송두율 교수는 2008년 4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2016년 9월 12일 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숭모회 관계자는 함 신부 등이 이끄는 단체의 활동에 대해 “국민에게 존경받는 안중근 의사를 특정한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는 것은 고인을 욕보이는 일”이라고 밝혔다.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은 후손의 도리”
안중근 의사의 유해 봉환에 있어서도 숭모회와 기념사업회는 다른 입장이다. 안중근의사숭모회는 정관 제4조 4항 ‘유해 봉안 및 안장’에 따라 정부의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추진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의 정관 제3조 ‘사업’에는 이러한 내용이 없다.
함세웅 신부는 지난 3월 27일 ‘CPBC(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여순(뤼순)감옥 공동묘지 현장이 지금은 전부 아파트가 건립이 되고 있다”며 “안 의사의 유해를 찾는 것은 이제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18년간 수많은 현장 답사를 통해 안중근 의사 유해가 매장된 곳을 추적해 온 김월배 하얼빈이공대학 교수는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의 당위성은 바로 후손의 도리, 대한민국 국민의 무한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기자는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측에 반론을 구하고자 공식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함세웅 신부와의 인터뷰를 요청했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윤원태 사무총장은 “원로들이 10여 년 전에 ‘《조선일보》 등과는 인터뷰나 원고 청탁, 자료 제공 등을 하지 않기로 선언했다’”며 “제 연락처를 알려드릴 테니 질문을 보내주면 전달하겠다”라고 말했다. 윤 사무총장에게 안중근 의사의 이름으로 행한 정치적 활동 등에 대한 입장 등에 관한 질문을 보냈다. 하지만 읽었다는 표시만 뜰 뿐, 답신은 오지 않았다. 《월간조선》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가 이 기사에 대해 반론을 제기해오면 이를 충분히 반영할 의사가 있음을 밝혀둔다.⊙
| 함세웅 신부는 누구인가? 1942년생으로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1974년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정구사) 창립을 주도한 이래 민주회복국민회의 대변인, 평화방송·평화신문 초대 사장, 정구사 공동대표, 민주개혁국민연합 공동대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을 맡아 활동해왔다. 현재는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 김재규장군명예회복위원회 공동대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소위 재야 원로들과 함께 ‘검찰독재·민생파탄·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전국비상시국회의 추진위원회’ 결성을 이끌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