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잠원동에 주소지 둔 A 갤러리, 다혜씨와 연관
⊙ 가보니 엉뚱하게도 ‘건설회사 사무실’이…
⊙ 본지 반론 요청 후 ‘케이아트 셰어링’ 홈페이지서 다혜씨 갤러리 정보 삭제
⊙ 2019년 서울 양평동에 본인 명의 다가구 건물 매입… 9억~10억원 안팎으로 추정(2020년 기준)
⊙ 올해 1월 주식회사 설립해 대표이사에 오른 다혜씨
⊙ 주식회사의 사업 목적 중 하나는 ‘인터넷 신문 발행’
⊙ 회사 사내이사 세 명 모두 요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 某 요가 관련 매체에 筆名으로 기사도 쓰는 ‘기자’ 다혜씨
⊙ 다혜씨 입장 “대통령 딸 신분으로 지내는 것도 1년 여 남짓…”
⊙ 가보니 엉뚱하게도 ‘건설회사 사무실’이…
⊙ 본지 반론 요청 후 ‘케이아트 셰어링’ 홈페이지서 다혜씨 갤러리 정보 삭제
⊙ 2019년 서울 양평동에 본인 명의 다가구 건물 매입… 9억~10억원 안팎으로 추정(2020년 기준)
⊙ 올해 1월 주식회사 설립해 대표이사에 오른 다혜씨
⊙ 주식회사의 사업 목적 중 하나는 ‘인터넷 신문 발행’
⊙ 회사 사내이사 세 명 모두 요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 某 요가 관련 매체에 筆名으로 기사도 쓰는 ‘기자’ 다혜씨
⊙ 다혜씨 입장 “대통령 딸 신분으로 지내는 것도 1년 여 남짓…”
- 2017년 5월 8일,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딸 문다혜(맨 오른쪽)씨와 손자에게서 카네이션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딸 다혜(38)씨가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과 단서가 포착됐다.
《월간조선》 취재 결과, 다혜씨는 인터넷 매체 등을 ‘사업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를 지난 1월 설립하고, 대표이사에 올랐다. 2020년 말부터는 요가 관련 매체에 기사를 쓰는 등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서울 시내에 위치한 모(某) 갤러리(화랑) 소개글에 자신의 이메일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를 올려놓기도 했다. 이로써 다혜씨는 인터넷 매체 관련 회사의 대표와 기자로 활동하는 한편, 갤러리 관련 일을 하는 등 두 가지 분야에 몸담고 있는 셈이다.
취재 과정에서 다혜씨가 2019년, 본인 명의로 서울 양평동에 ‘다가구용 단독주택’을 구입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이러한 사실들은 본지(本誌)를 통해 최초 공개되는 것이다.
갤러리 주소지 인근은 유흥가와 먹자골목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다혜씨와 갤러리다. 다혜씨 갤러리 관련 정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동 운영하는 미술 공유서비스 ‘K-ART SHARING(이하 케이아트 셰어링)’ 홈페이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이 홈페이지는 국내 미술 작가와 대여업체, 갤러리 간의 교류 활성화를 위한 ‘오픈 플랫폼’이다. ‘케이아트 셰어링’은 갤러리와 대여업체, 그리고 작가들의 교류를 통해 작가의 작품이 갤러리에 전시되고, 또 판매될 수 있도록 ‘가교(架橋)’ 역할을 하는 곳이다. ‘케이아트 셰어링’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국내 유수의 갤러리를 포함해 총 301개의 화랑(畵廊)이 등재돼 있다.
그중에서 다혜씨와 관련 있는 A라는 갤러리를 찾을 수 있었다. A 갤러리 소개글에 ‘since 2020’이라고 쓰여 있어 갤러리가 작년에 오픈한 ‘신설 화랑’임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엔 갤러리 주소지를 비롯해 다혜씨 이메일 주소, 휴대전화 번호가 기재돼 있었다. 다혜씨가 갤러리 대표인지, 직원인지 여부는 적혀 있지 않았다.
갤러리 주소지는 서울 잠원동으로, 지하철 3호선 신사역에서 도보(徒步)로 3~5분 거리에 있다. 이곳은 식당과 술집이 밀집한 지역이다. 과거 인근 호텔의 나이트클럽이 성업했던 터라 이 지역은 밤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유흥가였다고 한다. 이곳에서 신반포 아파트 방향으로 나 있는 왕복 2차선 도로를 건너면, 이른바 ‘신사동 간장게장 골목’이 나온다. ‘간장게장 골목’ 역시 우리가 흔히 아는 먹자골목에 가까운 곳이다.
기자는 문제의(?) A갤러리를 찾아가 보기로 하고, 그 전에 갤러리가 위치하고 있는 건물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등기부등본)’부터 확인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건물은 지상 4층, 지하 1층짜리로 등기가 이뤄진 시기는 1986년이었다.
‘케이아트 셰어링’ 홈페이지에는 다혜씨 관련 갤러리가 이 건물 2층에 위치해 있다고 기재돼 있다. 갤러리가 입점해 있다면, 통상 월세일 가능성이 크다. 모든 전·월세가 그러하듯이 등기부등본에 갤러리 관련 사항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다만, 도로명주소가 등기된 시점(2012년 5월 21일)까지 이 건물 2층엔 대중음식점이 있었다. 즉 대중음식점이 있던 자리에 다혜씨 갤러리가 입점해 있다는 얘기였다. 이 건물 소유주는 이모(1965년생)씨였다. 이씨 주변을 탐문해봤지만, 다혜씨와 특별한 관계는 없어 보였다.
갤러리 주소지엔 건설회사 사무실이…
2월 3일, 갤러리가 있다는 건물을 찾았다. 가보니 예상보다 많이 낡은 일종의 상가 건물이었다. 건물 외벽 흰색 타일은 대부분 바래 있었다. 타일 일부는 떨어져 나간 상태로 방치돼 있어 35년이란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다.
건물 1층엔 호프집과 함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무인(無人) 전자오락실이 있었다. 건물 2층으로 올라가는 입구와 그 주변에 담배꽁초가 널려 있는 게 눈에 띄었다. 바깥에서 갤러리가 있다는 2층을 올려다보니 간판조차 없었다. 대신 이미 폐점한 것으로 보이는 업체들의 간판 너덧 개가 철거되지 않은 채 건물 좌우 양 끝에 부착돼 있었다. 외견상 우리가 상상하는 갤러리가 있을 만한 건물로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갖고 2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엔 뜻밖에도 ‘○○건설’ 사무실이 있었다. ○○건설은 서울 반포동에 본사를 두고 있는 ‘토공(土工)사업’과 ‘비계(飛階)구조물 해체 공사업’ 전문 회사다. 비계구조물이란, 건설 공사 현장에서 쓰이는 가설(假設) 발판이나 장비와 자재 등을 운반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假)시설물을 뜻한다. 즉 이 회사는 건설회사인 동시에 철거 전문 회사인 셈이다.
○○건설은 다혜씨 갤러리가 위치해 있다는 2층 전체를 현장 사무실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2층은 이 회사 사무 공간과 인부들이 공사 현장에서 착용하는 용구(用具)를 보관하는 작은 방, 그리고 화장실이 전부였다. 갤러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회사 관계자에게 ‘여기 갤러리가 있는 곳 아니냐’고 물었더니 “잘못 찾아왔다. 그런 곳은 없다”고 말했다. 갤러리 이름을 대고 다시 물었다. “맞은편에 비슷한 이름의 가게가 있는 것 같다”고 해 가봤더니, 그곳은 갤러리 이름과 유사한 상호(商號)를 가진 술집이었다.
1층 호프집 주인에게 ‘2층에 갤러리나 화랑 같은 게 입점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그는 “거긴 오랫동안 중국집이었다가 몇 년 전 ○○건설 사무실이 들어왔다. 갤러리는 들어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건물엔 중국 음식점 상호로 보이는 ‘○○각’이란 오래된 간판 하나가 붙어 있다.
다혜씨 갤러리는 실존하나?
그렇다면 두 가지 경우를 추론을 할 수 있다. 첫째는 갤러리 주소지를 잘못 또는 허위로 기재했을 가능성이다. 물론 공문서에 등재된 주소가 아니므로, 설령 허위로 기재했다고 해도 이를 불법이나 탈법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둘째는 ‘유령 갤러리’일 가능성이다. 실존하지 않는 갤러리를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인터넷 공간에 올렸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다혜씨 본인에게 직접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다.
우선 전자(前者)의 경우를 확인하기 위해 ‘케이아트 셰어링’에 전화를 걸었다. 다음은 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요지다.
― ‘케이아트 셰어링’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갤러리의 실존 여부를 직접 확인하나.
“우리는 사업자등록증을 통해 확인한다. 사업자 등록을 통해 기관 인증을 받은 곳이어야 한다. (사업자등록증을) 확인한 뒤 (홈페이지에 갤러리 정보를 올릴 수 있도록) 승인해준다.”
― ‘케이아트 셰어링’ 홈페이지에 올라온 주소지를 바탕으로 A 갤러리를 찾아갔더니 갤러리가 아닌 어느 건설회사 사무실이었다. 이건 어떻게 봐야 하나.
“갤러리 주소지와 사업자등록증상 주소지가 서로 다른 듯하다.”
― 만약 누군가가 실존하지 않는 ‘유령 갤러리’를 ‘케이아트 셰어링’에 올리면 어떻게 되나.
“유령 갤러리라 할지라도… 일단 사업자등록증이 있어야 하고, 그래야 우리가 인증을 해줄 수 있다.”
― 갤러리와 연락을 취하려는 미술 작가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선 한 번 더 확인해보도록 하겠다.”
담당자의 이야기가 맞다면 다혜씨 갤러리는 사업자등록증이 존재하는, 즉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는 뜻이 된다. 다혜씨 갤러리는 서울 잠원동이 아닌 다른 어딘가에 실존해 있을 수도 있다.
다혜씨는 미술 계통과 인연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산 남항초등학교 동창인 황달성씨가 운영하는 금산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 일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금산갤러리는 2020년 12월, 문 대통령 아들이자 다혜씨 오빠인 준용씨가 개인전을 열었던 곳이기도 하다.
다혜씨, 주식회사 설립해 대표이사로
갤러리 취재 과정에서 다혜씨가 최근 주식회사를 설립한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혜씨는 지난 1월 21일 자로 서울 서교동에 주소지를 둔 ‘㈜○○○숲’이란 회사를 설립했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된 ‘㈜○○○숲’ 대표이사는 다혜씨다. 이 회사 ‘법인 등기전부증명서’에 적힌 주요 ‘사업 목적’은 총 26개로, 그중 주요 업종을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사업 목적
• 인터넷신문 발행 및 인터넷 사업
• 정기간행물 발행 및 저작권 관리업
• 출판, 인쇄업
• 체육시설 운영 및 운영대행업
• 평생교육원 시설 운영 및 운영대행업
• 교육업 및 교육 위탁 사업
• 심리상담업
• 명상센터 설립 및 유지 보수업
• 디자인 기획 및 디자인 대행업
• 광고 기획 및 광고대행업
• 부동산 임대업
• 경영 컨설팅 및 자문업
• 프랜차이즈업
• 연예 기획 및 매니지먼트업
• 여행 알선업〉
‘사업 목적’에 ‘인터넷신문 발행 및 인터넷 사업’을 가장 첫머리에 기재한 게 눈에 띈다. 이 회사가 언론 관련 사업을 주업(主業)으로 삼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숲’은 이○○(1968년생), 김○○(1969년생), 황○○(1974년생) 등 총 세 명을 사내이사로 등재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요가 관련 직종에 몸담고 있다. 실제로 ‘㈜○○○숲’ 주소지는 서울 서교동으로 돼 있는데, 이 주소지를 검색해보면 모 요가센터 지점으로 나온다. 사내이사 세 명 모두 이 요가센터와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다. 이 중 김씨는 해당 요가센터 원장 직함과 함께 요가 관련 매체 발행인도 맡고 있다.
다혜씨는 2020년 말부터 요가 관련 매체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말한 김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매체에 몸담고 있다. 다혜씨는 ‘다○’ ‘da○○’라는 두 개의 필명으로 기사를 쓰고 있었다. 2020년 말부터 현재(2021년 2월 8일)까지 다혜씨가 쓴 기사는 10꼭지가량이다.
그가 쓴 기사를 천천히 읽어봤다. 요가·명상·건강과 관련해 국내외 전문가가 쓴 글을 다혜씨가 번역한 게 대부분이었다. 기사 하단엔 원(原) 필자인 ‘글쓴이’와 함께 다혜씨 필명이 ‘에디터’ ‘기자’라는 직함과 나란히 적혀 있다. 그가 번역과 함께 기사 구성 등 편집 일부를 담당하고 있는 듯했다.
잘 알려진 대로 다혜씨는 요가와 관련이 깊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7월, 인도를 국빈 방문했을 때 한(韓)-인도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제 딸도 한국에서 요가 강사를 한다”고 말했다. ‘㈜○○○숲’ ‘사업 목적’ 중 ‘명상센터 설립 및 유지 보수업’ ‘체육시설 운영 및 운영대행업’ 등이 요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사업 목적 중 ‘여행 알선업’ 역시 다혜씨와 관련이 있다. 기자는 《월간조선》(2019년 12월호)에 다혜씨가 ‘롯데JTB’라는 한일(韓日) 합작 여행사에 2년가량 근무했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다혜씨가 일본 고쿠시칸대학을 나온 사실만 알려졌었다. 이 대학은 과거 조선 침탈에 간여한 인물을 길러낸 요시다 쇼인(吉田松陰·1830~1859)의 정신을 근간으로 삼고 있는 학교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다혜씨가 정확히 어떤 일에 종사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었다.
서울 양평동에 다가구용 단독주택 구입하기도
다혜씨는 2019년 5월 6일(등기 기준), 본인 명의로 서울 양평동에 있는 다가구용 단독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혜씨가 소유한 이 건물은 양화대교 남단에서 목동 방면에 위치한 한강미디어고등학교 근처에 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건물은 지상 2층, 지하 1층이며 대지 면적은 84.6m2다.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지 않아, 금융기관 대출 없이 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직접 가보니 이 지역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빌라촌이었다. 주택가이지만 적막감이 감돌 정도로 조용했다. 빌라촌이 으레 그렇듯이 다혜씨 건물도 좁은 골목길에 면해 있었다. 건물 외관 역시 평범한 빌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건물 입구엔 도어락이 설치돼 있었고, 입구 오른쪽엔 네 개의 우편함이 보였다. 이 건물에 네 가구가 입주해 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다혜씨가 거주하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주변 부동산에 들러 다혜씨 건물에 대해 물어봤지만, 정확한 시세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기자가 대강 계산해봤다.
이 건물의 제곱미터(m2)당 개별공시지가(2020년 1월 1일 기준)는 441만5000원이다. 이를 대지 면적(84.6m2)과 곱하면 3억7350만9000원이 나온다. 땅값만 대략 3억7500만원이란 얘기다.
등기부등본상 다혜씨 건물의 지상 1~2층, 그리고 지하층 면적은 각 42.52m2로 동일하다. 바로 옆 빌라의 공동주택공시가격(2020년 1월 1일, 14.77m2 기준)은 8240만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다혜씨 건물 한 층의 면적(42.52m2)은 옆 빌라 면적(14.77m2)의 약 3배인 셈이다. 이를 토대로 단순 계산하면, 다혜씨가 소유한 건물과 토지 전체의 가격은 대략 9억~10억원으로 추산된다.
참고로 다혜씨가 이 건물을 매입할 당시 제곱미터당 개별공시지가는 401만원, 옆 빌라의 공동주택공시가격(14.77m2 기준)은 8100만원이었다.
해외로 떠난 지 열 달 만에 건물 매입… 왜?
주지하다시피 다혜씨 부부는 2018년 7월, 당시 7세이던 아들과 함께 해외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다혜씨는 해외로 떠난 지 약 열 달 만에 서울 양평동 건물을 사들인 셈이다.
해외로 떠나기 직전 다혜씨 부부는 거주하고 있던 서울 구기동 빌라를 매도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2019년 1월 27일 공개한 해당 빌라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다혜씨 부부는 2018년 7월 10일 서울 구기동 빌라를 오모씨에게 5억1000만원에 팔았다.
원래 구기동 빌라는 2010년 다혜씨 남편인 서씨가 3억4500만원에 구입한 것이다. 2012년 문 대통령이 대선을 치르면서 이 빌라에 입주하자 다혜씨 부부는 경남 양산의 문 대통령 자택으로 내려갔다. 2016년 초, 문 대통령이 구기동 빌라에서 홍은동 빌라로 이사하자 다혜씨 부부는 다시 구기동 빌라로 돌아왔다.
구기동 빌라 등기부등본을 보면, 서씨는 2018년 4월 11일 다혜씨에게 증여하는 형식으로 빌라를 넘겼다. 다혜씨는 증여받은 지 3개월 후, 다시 빌라를 오씨에게 매도했다.
이에 대해 곽상도 의원은 “통상의 거래라면 남편 명의의 집을 직접 남편이 팔면 되는데, 이를 아내(다혜씨)에게 일단 증여한 후 아내가 얼마 안 지나 외부인에게 파는 방식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빌라를 판 직후인 2018년 7월 말경, 다혜씨 일가는 태국으로 건너갔다.
이를 토대로 추정해보면, 다혜씨는 구기동 빌라를 판 돈(5억1000만원)으로 양평동 건물을 샀을 가능성도 있다.
13일 간격으로 이뤄진 증여와 건물 구입
다혜씨가 국내에 거주하고 있다는 정황은 그간 간접적으로 포착된 바 있다. 2019년 10월 29일 문재인 대통령 모친(母親) 강한옥 여사가 별세하자, 조모상(祖母喪)을 치르기 위해 다혜씨가 귀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혜씨는 같은 해 10월 31일 부산 남천성당에서 열린 강한옥 여사 장례미사에 문 대통령 부부, 오빠 준용씨와 함께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즈음 기자는 다혜씨 측근을 통해 다혜씨가 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국내에 체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조모상을 치른 지 보름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그 후 약 2년간 다혜씨 근황은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다.
다혜씨 남편 서모씨는 아직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씨 주소지가 ‘서울 평창동 주민센터’로 돼 있기 때문이다. 서씨의 부모가 경남 양산에서 운영하는 목욕탕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서씨의 주소지는 ‘서울시 종로구 평창문화로 65’로 돼 있는데, 이곳은 평창동 주민센터다. 통상 90일 이상 체류할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는 사람은 국내에 속할 가구가 없으면 동(洞) 주민센터를 행정상 주소로 해놓고 해외 체류 신고를 할 수 있다.
서씨는 2019년 목욕탕 토지와 건물을 증여받았다. 이러한 사실은 기자가 《월간조선》(2019년 12월호) 기사를 작성하며 확인한 것이다.
당초 이 목욕탕은 서씨의 부모로 추정되는 서모씨와 박모씨, 그리고 신원을 알 수 없는 곽모씨 3인이 건물과 토지 지분을 공동 소유하고 있었다. 서씨 부모 목욕탕의 등기증명서를 확인한 결과, 2019년 5월 6일 곽모씨가 소유하고 있던 목욕탕 건물과 토지 지분이 증여 형식으로 다혜씨 남편 서씨와 서씨의 형제들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전부 이전됐다. 곽씨가 지분을 전부 증여함에 따라 목욕탕 건물과 토지는 온전히 서씨 일가의 소유가 된 셈이다.
공교롭게도 서씨에게 목욕탕 지분 증여가 이뤄진 지 13일 후인 5월 19일, 다혜씨는 양평동 건물을 매입했다. 해외로 떠난 지 약 열 달 후에 이뤄진 서씨 지분 증여와 다혜씨의 건물 매입, 그리고 그 전에 있었던 구기동 빌라 매도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
이제 다혜씨가 답할 차례다. 기자는 지난 2월 10일, 다혜씨 카카오톡 메시지와 이메일로 질문지를 보냈다. 질문은 크게 ‘갤러리’ ‘㈜○○○숲’ ‘양평동 건물’에 관한 것이었다.
▲갤러리가 실존하는지 여부 ▲실존한다면 실주소지는 어딘지 ▲주식회사 설립 자본금과 양평동 건물 매입 비용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양평동 건물이 실거주용인지, 임대 목적인지 여부 ▲남편 서씨의 증여와 다혜씨 건물 매입, 그리고 구기동 빌라 매각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등 총 13개로 구성된 질문지였다.
다혜씨는 2년 전과 달리, 《월간조선》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다혜씨는 2월 11일 “취재 협조라는 명목으로 개인의 사생활이 여과 없이 노출되는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겠다”며 “명백한 허위 사실에 대해서는 제 입장을 밝힌다”며 이메일을 보내왔다.
다혜씨는 A 갤러리와 관련해 “A 갤러리는 지인이 운영한 개인사업자로 함께 기획을 준비한 사실은 있으나 코로나19 등으로 실질적인 운영에 이르지 못했으며 기자님께서 취재한 주소지는 잘못 기재된 것으로 사실과 다름을 밝힌다”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 제기된 ‘이민설’에 대해선 “개인적인 사유로 일정기간 해외에 체류한 사실은 있으나, 이민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시적인 해외 체류를 이민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이런 입장도 덧붙였다.
〈저의 사생활에 대한 계속적 보도가 공익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기에, 대통령 딸이란 신분으로 지내는 것도 이제 일 년여 남짓 정도라는 데에서 고무적이네요. 언젠가 자제해주시고 멈춰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편 지난 2월 14일, ‘케이아트 셰어링’ 홈페이지에서 다혜씨 갤러리 관련 정보가 삭제됐음을 확인했다. 본지 취재가 시작된 이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월간조선》 취재 결과, 다혜씨는 인터넷 매체 등을 ‘사업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를 지난 1월 설립하고, 대표이사에 올랐다. 2020년 말부터는 요가 관련 매체에 기사를 쓰는 등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서울 시내에 위치한 모(某) 갤러리(화랑) 소개글에 자신의 이메일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를 올려놓기도 했다. 이로써 다혜씨는 인터넷 매체 관련 회사의 대표와 기자로 활동하는 한편, 갤러리 관련 일을 하는 등 두 가지 분야에 몸담고 있는 셈이다.
취재 과정에서 다혜씨가 2019년, 본인 명의로 서울 양평동에 ‘다가구용 단독주택’을 구입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이러한 사실들은 본지(本誌)를 통해 최초 공개되는 것이다.
갤러리 주소지 인근은 유흥가와 먹자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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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아트 셰어링(K-ART SHARING)’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었던 문다혜씨 갤러리 관련 정보. 사진=월간조선 |
이 홈페이지는 국내 미술 작가와 대여업체, 갤러리 간의 교류 활성화를 위한 ‘오픈 플랫폼’이다. ‘케이아트 셰어링’은 갤러리와 대여업체, 그리고 작가들의 교류를 통해 작가의 작품이 갤러리에 전시되고, 또 판매될 수 있도록 ‘가교(架橋)’ 역할을 하는 곳이다. ‘케이아트 셰어링’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국내 유수의 갤러리를 포함해 총 301개의 화랑(畵廊)이 등재돼 있다.
그중에서 다혜씨와 관련 있는 A라는 갤러리를 찾을 수 있었다. A 갤러리 소개글에 ‘since 2020’이라고 쓰여 있어 갤러리가 작년에 오픈한 ‘신설 화랑’임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엔 갤러리 주소지를 비롯해 다혜씨 이메일 주소, 휴대전화 번호가 기재돼 있었다. 다혜씨가 갤러리 대표인지, 직원인지 여부는 적혀 있지 않았다.
갤러리 주소지는 서울 잠원동으로, 지하철 3호선 신사역에서 도보(徒步)로 3~5분 거리에 있다. 이곳은 식당과 술집이 밀집한 지역이다. 과거 인근 호텔의 나이트클럽이 성업했던 터라 이 지역은 밤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유흥가였다고 한다. 이곳에서 신반포 아파트 방향으로 나 있는 왕복 2차선 도로를 건너면, 이른바 ‘신사동 간장게장 골목’이 나온다. ‘간장게장 골목’ 역시 우리가 흔히 아는 먹자골목에 가까운 곳이다.
기자는 문제의(?) A갤러리를 찾아가 보기로 하고, 그 전에 갤러리가 위치하고 있는 건물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등기부등본)’부터 확인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건물은 지상 4층, 지하 1층짜리로 등기가 이뤄진 시기는 1986년이었다.
‘케이아트 셰어링’ 홈페이지에는 다혜씨 관련 갤러리가 이 건물 2층에 위치해 있다고 기재돼 있다. 갤러리가 입점해 있다면, 통상 월세일 가능성이 크다. 모든 전·월세가 그러하듯이 등기부등본에 갤러리 관련 사항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다만, 도로명주소가 등기된 시점(2012년 5월 21일)까지 이 건물 2층엔 대중음식점이 있었다. 즉 대중음식점이 있던 자리에 다혜씨 갤러리가 입점해 있다는 얘기였다. 이 건물 소유주는 이모(1965년생)씨였다. 이씨 주변을 탐문해봤지만, 다혜씨와 특별한 관계는 없어 보였다.
갤러리 주소지엔 건설회사 사무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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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찾은 문다혜씨 갤러리가 위치해 있다는 서울 잠원동의 어느 상가 건물 외관. 사진=월간조선 |
건물 1층엔 호프집과 함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무인(無人) 전자오락실이 있었다. 건물 2층으로 올라가는 입구와 그 주변에 담배꽁초가 널려 있는 게 눈에 띄었다. 바깥에서 갤러리가 있다는 2층을 올려다보니 간판조차 없었다. 대신 이미 폐점한 것으로 보이는 업체들의 간판 너덧 개가 철거되지 않은 채 건물 좌우 양 끝에 부착돼 있었다. 외견상 우리가 상상하는 갤러리가 있을 만한 건물로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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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다혜씨 갤러리가 위치해 있다는 건물 2층엔 뜻밖에도 건설회사 사무실이 있었다. 사진=월간조선 |
○○건설은 다혜씨 갤러리가 위치해 있다는 2층 전체를 현장 사무실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2층은 이 회사 사무 공간과 인부들이 공사 현장에서 착용하는 용구(用具)를 보관하는 작은 방, 그리고 화장실이 전부였다. 갤러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회사 관계자에게 ‘여기 갤러리가 있는 곳 아니냐’고 물었더니 “잘못 찾아왔다. 그런 곳은 없다”고 말했다. 갤러리 이름을 대고 다시 물었다. “맞은편에 비슷한 이름의 가게가 있는 것 같다”고 해 가봤더니, 그곳은 갤러리 이름과 유사한 상호(商號)를 가진 술집이었다.
1층 호프집 주인에게 ‘2층에 갤러리나 화랑 같은 게 입점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그는 “거긴 오랫동안 중국집이었다가 몇 년 전 ○○건설 사무실이 들어왔다. 갤러리는 들어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건물엔 중국 음식점 상호로 보이는 ‘○○각’이란 오래된 간판 하나가 붙어 있다.
다혜씨 갤러리는 실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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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주소지의 건물 2층 건설회사 사무실 옆에는 인부들의 공사 용구를 보관하는 작은 방이 마련돼 있다. 이 곳에서 갤러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월간조선 |
둘째는 ‘유령 갤러리’일 가능성이다. 실존하지 않는 갤러리를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인터넷 공간에 올렸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다혜씨 본인에게 직접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다.
우선 전자(前者)의 경우를 확인하기 위해 ‘케이아트 셰어링’에 전화를 걸었다. 다음은 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요지다.
― ‘케이아트 셰어링’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갤러리의 실존 여부를 직접 확인하나.
“우리는 사업자등록증을 통해 확인한다. 사업자 등록을 통해 기관 인증을 받은 곳이어야 한다. (사업자등록증을) 확인한 뒤 (홈페이지에 갤러리 정보를 올릴 수 있도록) 승인해준다.”
― ‘케이아트 셰어링’ 홈페이지에 올라온 주소지를 바탕으로 A 갤러리를 찾아갔더니 갤러리가 아닌 어느 건설회사 사무실이었다. 이건 어떻게 봐야 하나.
“갤러리 주소지와 사업자등록증상 주소지가 서로 다른 듯하다.”
― 만약 누군가가 실존하지 않는 ‘유령 갤러리’를 ‘케이아트 셰어링’에 올리면 어떻게 되나.
“유령 갤러리라 할지라도… 일단 사업자등록증이 있어야 하고, 그래야 우리가 인증을 해줄 수 있다.”
― 갤러리와 연락을 취하려는 미술 작가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선 한 번 더 확인해보도록 하겠다.”
담당자의 이야기가 맞다면 다혜씨 갤러리는 사업자등록증이 존재하는, 즉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는 뜻이 된다. 다혜씨 갤러리는 서울 잠원동이 아닌 다른 어딘가에 실존해 있을 수도 있다.
다혜씨는 미술 계통과 인연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산 남항초등학교 동창인 황달성씨가 운영하는 금산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 일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금산갤러리는 2020년 12월, 문 대통령 아들이자 다혜씨 오빠인 준용씨가 개인전을 열었던 곳이기도 하다.
다혜씨, 주식회사 설립해 대표이사로
갤러리 취재 과정에서 다혜씨가 최근 주식회사를 설립한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혜씨는 지난 1월 21일 자로 서울 서교동에 주소지를 둔 ‘㈜○○○숲’이란 회사를 설립했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된 ‘㈜○○○숲’ 대표이사는 다혜씨다. 이 회사 ‘법인 등기전부증명서’에 적힌 주요 ‘사업 목적’은 총 26개로, 그중 주요 업종을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사업 목적
• 인터넷신문 발행 및 인터넷 사업
• 정기간행물 발행 및 저작권 관리업
• 출판, 인쇄업
• 체육시설 운영 및 운영대행업
• 평생교육원 시설 운영 및 운영대행업
• 교육업 및 교육 위탁 사업
• 심리상담업
• 명상센터 설립 및 유지 보수업
• 디자인 기획 및 디자인 대행업
• 광고 기획 및 광고대행업
• 부동산 임대업
• 경영 컨설팅 및 자문업
• 프랜차이즈업
• 연예 기획 및 매니지먼트업
• 여행 알선업〉
‘사업 목적’에 ‘인터넷신문 발행 및 인터넷 사업’을 가장 첫머리에 기재한 게 눈에 띈다. 이 회사가 언론 관련 사업을 주업(主業)으로 삼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숲’은 이○○(1968년생), 김○○(1969년생), 황○○(1974년생) 등 총 세 명을 사내이사로 등재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요가 관련 직종에 몸담고 있다. 실제로 ‘㈜○○○숲’ 주소지는 서울 서교동으로 돼 있는데, 이 주소지를 검색해보면 모 요가센터 지점으로 나온다. 사내이사 세 명 모두 이 요가센터와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다. 이 중 김씨는 해당 요가센터 원장 직함과 함께 요가 관련 매체 발행인도 맡고 있다.
다혜씨는 2020년 말부터 요가 관련 매체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말한 김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매체에 몸담고 있다. 다혜씨는 ‘다○’ ‘da○○’라는 두 개의 필명으로 기사를 쓰고 있었다. 2020년 말부터 현재(2021년 2월 8일)까지 다혜씨가 쓴 기사는 10꼭지가량이다.
그가 쓴 기사를 천천히 읽어봤다. 요가·명상·건강과 관련해 국내외 전문가가 쓴 글을 다혜씨가 번역한 게 대부분이었다. 기사 하단엔 원(原) 필자인 ‘글쓴이’와 함께 다혜씨 필명이 ‘에디터’ ‘기자’라는 직함과 나란히 적혀 있다. 그가 번역과 함께 기사 구성 등 편집 일부를 담당하고 있는 듯했다.
잘 알려진 대로 다혜씨는 요가와 관련이 깊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7월, 인도를 국빈 방문했을 때 한(韓)-인도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제 딸도 한국에서 요가 강사를 한다”고 말했다. ‘㈜○○○숲’ ‘사업 목적’ 중 ‘명상센터 설립 및 유지 보수업’ ‘체육시설 운영 및 운영대행업’ 등이 요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사업 목적 중 ‘여행 알선업’ 역시 다혜씨와 관련이 있다. 기자는 《월간조선》(2019년 12월호)에 다혜씨가 ‘롯데JTB’라는 한일(韓日) 합작 여행사에 2년가량 근무했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다혜씨가 일본 고쿠시칸대학을 나온 사실만 알려졌었다. 이 대학은 과거 조선 침탈에 간여한 인물을 길러낸 요시다 쇼인(吉田松陰·1830~1859)의 정신을 근간으로 삼고 있는 학교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다혜씨가 정확히 어떤 일에 종사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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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다혜씨가 2019년 5월 6일, 본인 명의로 구입한 서울 양평동 다가구용 단독주택. 사진=월간조선 |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건물은 지상 2층, 지하 1층이며 대지 면적은 84.6m2다.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지 않아, 금융기관 대출 없이 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직접 가보니 이 지역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빌라촌이었다. 주택가이지만 적막감이 감돌 정도로 조용했다. 빌라촌이 으레 그렇듯이 다혜씨 건물도 좁은 골목길에 면해 있었다. 건물 외관 역시 평범한 빌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건물 입구엔 도어락이 설치돼 있었고, 입구 오른쪽엔 네 개의 우편함이 보였다. 이 건물에 네 가구가 입주해 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다혜씨가 거주하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주변 부동산에 들러 다혜씨 건물에 대해 물어봤지만, 정확한 시세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기자가 대강 계산해봤다.
이 건물의 제곱미터(m2)당 개별공시지가(2020년 1월 1일 기준)는 441만5000원이다. 이를 대지 면적(84.6m2)과 곱하면 3억7350만9000원이 나온다. 땅값만 대략 3억7500만원이란 얘기다.
등기부등본상 다혜씨 건물의 지상 1~2층, 그리고 지하층 면적은 각 42.52m2로 동일하다. 바로 옆 빌라의 공동주택공시가격(2020년 1월 1일, 14.77m2 기준)은 8240만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다혜씨 건물 한 층의 면적(42.52m2)은 옆 빌라 면적(14.77m2)의 약 3배인 셈이다. 이를 토대로 단순 계산하면, 다혜씨가 소유한 건물과 토지 전체의 가격은 대략 9억~10억원으로 추산된다.
참고로 다혜씨가 이 건물을 매입할 당시 제곱미터당 개별공시지가는 401만원, 옆 빌라의 공동주택공시가격(14.77m2 기준)은 8100만원이었다.
해외로 떠난 지 열 달 만에 건물 매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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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서 촬영한 문다혜씨 소유 건물.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빌라 형태 건물이다. 사진=월간조선 |
해외로 떠나기 직전 다혜씨 부부는 거주하고 있던 서울 구기동 빌라를 매도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2019년 1월 27일 공개한 해당 빌라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다혜씨 부부는 2018년 7월 10일 서울 구기동 빌라를 오모씨에게 5억1000만원에 팔았다.
원래 구기동 빌라는 2010년 다혜씨 남편인 서씨가 3억4500만원에 구입한 것이다. 2012년 문 대통령이 대선을 치르면서 이 빌라에 입주하자 다혜씨 부부는 경남 양산의 문 대통령 자택으로 내려갔다. 2016년 초, 문 대통령이 구기동 빌라에서 홍은동 빌라로 이사하자 다혜씨 부부는 다시 구기동 빌라로 돌아왔다.
구기동 빌라 등기부등본을 보면, 서씨는 2018년 4월 11일 다혜씨에게 증여하는 형식으로 빌라를 넘겼다. 다혜씨는 증여받은 지 3개월 후, 다시 빌라를 오씨에게 매도했다.
이에 대해 곽상도 의원은 “통상의 거래라면 남편 명의의 집을 직접 남편이 팔면 되는데, 이를 아내(다혜씨)에게 일단 증여한 후 아내가 얼마 안 지나 외부인에게 파는 방식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빌라를 판 직후인 2018년 7월 말경, 다혜씨 일가는 태국으로 건너갔다.
이를 토대로 추정해보면, 다혜씨는 구기동 빌라를 판 돈(5억1000만원)으로 양평동 건물을 샀을 가능성도 있다.
다혜씨가 국내에 거주하고 있다는 정황은 그간 간접적으로 포착된 바 있다. 2019년 10월 29일 문재인 대통령 모친(母親) 강한옥 여사가 별세하자, 조모상(祖母喪)을 치르기 위해 다혜씨가 귀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혜씨는 같은 해 10월 31일 부산 남천성당에서 열린 강한옥 여사 장례미사에 문 대통령 부부, 오빠 준용씨와 함께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즈음 기자는 다혜씨 측근을 통해 다혜씨가 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국내에 체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조모상을 치른 지 보름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그 후 약 2년간 다혜씨 근황은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다.
다혜씨 남편 서모씨는 아직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씨 주소지가 ‘서울 평창동 주민센터’로 돼 있기 때문이다. 서씨의 부모가 경남 양산에서 운영하는 목욕탕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서씨의 주소지는 ‘서울시 종로구 평창문화로 65’로 돼 있는데, 이곳은 평창동 주민센터다. 통상 90일 이상 체류할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는 사람은 국내에 속할 가구가 없으면 동(洞) 주민센터를 행정상 주소로 해놓고 해외 체류 신고를 할 수 있다.
서씨는 2019년 목욕탕 토지와 건물을 증여받았다. 이러한 사실은 기자가 《월간조선》(2019년 12월호) 기사를 작성하며 확인한 것이다.
당초 이 목욕탕은 서씨의 부모로 추정되는 서모씨와 박모씨, 그리고 신원을 알 수 없는 곽모씨 3인이 건물과 토지 지분을 공동 소유하고 있었다. 서씨 부모 목욕탕의 등기증명서를 확인한 결과, 2019년 5월 6일 곽모씨가 소유하고 있던 목욕탕 건물과 토지 지분이 증여 형식으로 다혜씨 남편 서씨와 서씨의 형제들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전부 이전됐다. 곽씨가 지분을 전부 증여함에 따라 목욕탕 건물과 토지는 온전히 서씨 일가의 소유가 된 셈이다.
공교롭게도 서씨에게 목욕탕 지분 증여가 이뤄진 지 13일 후인 5월 19일, 다혜씨는 양평동 건물을 매입했다. 해외로 떠난 지 약 열 달 후에 이뤄진 서씨 지분 증여와 다혜씨의 건물 매입, 그리고 그 전에 있었던 구기동 빌라 매도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
이제 다혜씨가 답할 차례다. 기자는 지난 2월 10일, 다혜씨 카카오톡 메시지와 이메일로 질문지를 보냈다. 질문은 크게 ‘갤러리’ ‘㈜○○○숲’ ‘양평동 건물’에 관한 것이었다.
▲갤러리가 실존하는지 여부 ▲실존한다면 실주소지는 어딘지 ▲주식회사 설립 자본금과 양평동 건물 매입 비용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양평동 건물이 실거주용인지, 임대 목적인지 여부 ▲남편 서씨의 증여와 다혜씨 건물 매입, 그리고 구기동 빌라 매각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등 총 13개로 구성된 질문지였다.
다혜씨는 2년 전과 달리, 《월간조선》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다혜씨는 2월 11일 “취재 협조라는 명목으로 개인의 사생활이 여과 없이 노출되는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겠다”며 “명백한 허위 사실에 대해서는 제 입장을 밝힌다”며 이메일을 보내왔다.
다혜씨는 A 갤러리와 관련해 “A 갤러리는 지인이 운영한 개인사업자로 함께 기획을 준비한 사실은 있으나 코로나19 등으로 실질적인 운영에 이르지 못했으며 기자님께서 취재한 주소지는 잘못 기재된 것으로 사실과 다름을 밝힌다”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 제기된 ‘이민설’에 대해선 “개인적인 사유로 일정기간 해외에 체류한 사실은 있으나, 이민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시적인 해외 체류를 이민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이런 입장도 덧붙였다.
〈저의 사생활에 대한 계속적 보도가 공익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기에, 대통령 딸이란 신분으로 지내는 것도 이제 일 년여 남짓 정도라는 데에서 고무적이네요. 언젠가 자제해주시고 멈춰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편 지난 2월 14일, ‘케이아트 셰어링’ 홈페이지에서 다혜씨 갤러리 관련 정보가 삭제됐음을 확인했다. 본지 취재가 시작된 이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