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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롯데자이언츠는 왜 추락했나

‘야구수도 부산’의 심벌로서 다시 비상하려면…

글 : 송정규  前 롯데자이언츠 구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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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롯데자이언츠 우승에 일조했던 당시 단장이자 ‘열혈 팬’의 한 사람으로 29년 만에 롯데자이언츠 야구의 우승과 재건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어 ‘비장한 마음’으로 다시 펜을 들 수밖에 없었다

⊙ 성공적 재도약을 위한 제안 14가지
⊙ 전천후 개폐식 돔구장의 신축이 절실
롯데자이언츠가 조금만 잘해도 부산 팬들은 열정적인 응원을 보냈다. 관중이 가득했던 부산 사직야구장.
  ‘야구의 도시’ 부산에 연고를 둔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성적은 지역을 넘어 전국의 야구팬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된 지 오래다. 하루하루 성적에 따라 일희일비하며 팬들에게 심리적 영향을 준다. 부산 사직야구장 주변 상권은 물론 롯데백화점의 매출, 하루가 중요한 수험생들의 기분까지 좌우할 정도다.
 
  롯데자이언츠는 한국 최대의 ‘열성 팬’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내 프로야구 전체 흥행에도 ‘LG트윈스’ ‘기아타이거즈’ 등과 함께 열쇠를 쥐고 있다. 하지만 사상 처음으로 올해 48승 93패 3무 승률 0.34라는 롯데자이언츠의 처참한 기록은 팬들이 좌절감과 절망의 수렁에 빠져 아예 야구 관람조차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1992년 롯데자이언츠 우승에 일조했던 당시 단장이자 ‘열혈 팬’의 한 사람으로 29년 만에 롯데자이언츠 야구의 우승과 재건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어 ‘비장한 마음’으로 다시 펜을 들 수밖에 없었다.
 
1992년 코리안시리즈 우승 후 선수단과 다과회를 갖고 있는 송정규 당시 단장.
  지난 7월 초 롯데자이언츠 야구의 무기력한 경기를 속절없이 바라보던 중 KBS1 TV로부터 ‘1992년 우승을 이끈 당시 단장이자 팬의 입장에서 인터뷰를 해달라’는 느닷없는 요청을 받았다. 인터뷰 내용은 지난 7월 15일 저녁 9시 〈프라임 뉴스〉에서 3분 정도 파격적으로 다뤄졌다. 전국의 야구팬들로부터 “롯데 야구의 문제점을 시원하게 꼬집었다”는 전화가 쇄도했다. MBC, 채널A, 《주간 동아》 《부산일보》 《일요신문》 《서울경제신문》 등 언론매체의 연이은 인터뷰 요청으로 야구 관련 커뮤니티에서 필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공공장소나 길거리에서 만난 많은 야구팬이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거나 “기념사진을 찍자”고 조를 정도다. 지리멸렬하던 야구를 보다 못해 자비로 펴낸 《필승전략 롯데자이언츠, 탑 시크릿》이라는 책자로, 새파랗게 젊은 30대에 롯데자이언츠 야구단 단장으로 발탁돼 2년 만에 우승까지 이끌고 그로부터 약 30년 후인 지금의 상황에서 다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필자의 ‘야구열정 스토리’를 복수의 영화제작사에서 영화화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아 실무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 무엇을 의미할까. 분명한 것은 필자가 원해 이런 일련의 일들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롯데의 ‘꼴찌 성적’이 자연스럽게 필자를 ‘야구 무대’로 다시 이끌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월간조선》 지면을 통해 ‘필승전략 롯데자이언츠Ⅱ’라는 제언을 하게 되었는데 가치유무 판단 여부는 야구를 사랑하는 다수 팬이 내려야 할 몫이라 할 수 있겠다.
 
 
  롯데 프런트 오피스가 실수한 점
 
  감독 선임
 
롯데자이언츠의 오랜 부진은 팬 감소로 이어졌다. 외야 곳곳에 빈자리가 가득한 부산 사직야구장. 롯데자이언츠의 부진은 곧 한국 프로야구의 침체를 알리는 징조이기도 하다. 사진=조선DB
  지난 2007년 11월의 상황이다. 롯데자이언츠는 제리 로이스터를 감독으로 선임해 2010년 10월 해임했다. 그는 입단 전에 라스베이거스 51S 감독을 하고 있었다.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직을 포함해 시카고 화이트 삭스, 뉴욕 양키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콜로라도 로키스 등에서 코치를 하는 등 경력이 풍부한 사람이었다.
 
  당시 신동빈 부회장의 아이디어와 주선으로 롯데로 직접 데려오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려움 없이 야구하라’를 외치며 팬들이 보기에 즐겁고 신나는 야구를 선보였다. 타격 코치 김무관의 공로로 공포의 타선을 자랑하며 비록 시합에서는 지더라도 경기 관람이 즐거웠을 정도로 통쾌한 야구를 구사했다.
 
  팀 승률도 2007년에 비해 1할 정도 올렸다. 성적도 중위권에서 포스트 시즌 진출을 가능하게 해 롯데 팬심을 설레게 했다. 관중 동원과 인기 면에서도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제리 로이스터는 우승시킬 수 있는 능력은 단연코 없어 보였다. 필자의 분석인즉 제리는 페넌트 레이스와 플레이오프 시합에서 선수 기용을 다르게 못 하고 투수 운용, 타순 선정에 있어 전혀 새로운 변화를 못 주면서 페넌트 레이스 때와 똑같이 구태의연한 경기 운영에 매달렸다.
 
  그는 괜찮은 장점을 가졌으나 팀을 우승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런트 오피스는 우승을 할 수 있는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언론을 통하여 로이스터 해임의 변을 밝혔다. 필자를 위시한 팬은 우승 경험이 많고 카리스마 넘치는 초능력 한국 감독을 영입하거나 파격적으로 미국의 토니 라루사급, 일본의 노무라 가쓰야급의 초특급 거물 외국인 감독을 모셔오길 자못 기대했다.
 
  그런데 롯데는 ‘팬심’이 납득할 수 없는 감독 선임을 해왔다. 롯데그룹이 야구단을 제대로 된 명문구단으로 만들려는 의지가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불신감을 줬다. 롯데에 대한 팬들의 믿음과 사랑이 배신당하는 불쾌감에 젖게 만들었다. 감독의 야구단 운영은 지연이나 학연 등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통계 숫자와 실전 능력을 고수해야 한다.
 
  선입견 없이 특정 선수에 끌려다니지 않고 합리적이면서 과학적인 선수 기용이 팀워크를 올리기 때문이다. ‘공정한 감독’이라는 믿음을 줘야 선수단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끌어낼 수 있다. 코치 선정 역시 여러 구단에서 경험과 실적이 있는 검증이 끝났거나 감독이 선호하고 케미스트리(chemistry)가 잘 맞는 후보군,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사심 없는 토론과 분석을 통해 효율적으로 선수 역량을 올릴 수 있는 적임자들을 선정해야 한다.
 
  덧붙여 저명한 미국의 야구 관련 스포츠 멘털 치료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 롯데는 평소 좋은 타격을 보이다가 찬스 때마다 병살타를 치거나 삼진으로 찬물을 끼얹어 유난히 잔루가 많이 발생한다. 수비수들도 결정적인 순간에 본 헤드 플레이를 하거나 침착하지 못하고, 악송구로 점수를 쉽게 헌납하는 경우가 많다. 포수들은 종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을 잡지 못해 공을 자주 놓치고, 투수들은 폭투를 연발해 맥빠진 플레이를 하고 있다. 멘털 치료 전문가의 지속적이고 심층적인 인터뷰와 심리 치료가 경기력 향상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자유계약선수, 트레이드, 외인·신인 스카우트 문제
 
롯데자이언츠 팬들의 열정은 대한민국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이 신이 날 때 등장하는 응원 도구가 ‘신문지’와 ‘봉다리(봉지)’다.
  롯데가 최근 자유계약선수로 성공한 사례는 손꼽을 만큼 적다. 비효율적이고 간헐적인 투자로 적절한 킹 핀(king pin)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를 데리고 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발 앞선 철저한 전략을 세워 향후 2, 3년 안에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올 수 있고, 앞으로 보여줄 것이 많은 ‘겁 없는 선수’들을 잡아야 하는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필자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영입 선수들을 선정해야 한다고 본다.
 
  (1) ‘클러치 히터(득점 기회가 생겼을 때 안타를 잘 치는 타자)’ 자질을 가진 타자를 잡아야 한다. 경기가 치열할수록 긴장하거나 지나친 중압감으로 만루나 2, 3루 득점 상황에서 평소 실력보다 못한 타격으로 병살을 기록해 기회를 무산시키는 경우를 줄여야 한다. 클러치 히터는 이러한 순간에 최고의 능력을 발휘, 득점타를 날리며 팀을 기사회생시키는 ‘해결사’ 역할을 한다.
 
  수치로는 타격 성적이 뛰어나나 결정적일 때 제 몫을 전혀 못 하는 소위 ‘소프트 넘버’들이 롯데에 유난히 많아, 득점권에서 많은 잔루를 남기고 패배하는 시합을 펼친다. 타율 3할과 2할7푼 타자를 비교해보자. 수치상으로는 3할 타자가 2할7푼 타자보다 훨씬 우수하고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한 해 144시합 576타석을 소화한다고 가정할 때 3할 타자는 안타 수가 173개 정도, 2할 7푼 타자는 156개로 17개 차이가 난다. 144시합에서 17개 차이가 난다고 함은 그다지 큰 차이가 난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클러치 히터’ 능력을 고려해야지 타율이 조금 높다고 우선순위에 두는 것은 비효율적임을 알 수 있다.
 
  (2) 시즌 마칠 때쯤 뒤늦게 잘 치는 선수보다 시즌 초부터 맹타를 터뜨리는 타자를 골라야 한다. 대부분 시즌 중반이면 성적이 정해져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초반 대시(dash)’는 대다수 프로야구 감독들이 선호한다.
 
  (3) 긍정적이면서 파이팅 넘치고 보기만 해도 에너지가 느껴지는 타자를 영입해야 한다. 시합이 끝나는 순간까지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선수단에 전파할 그런 타자를 말이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선수이자 명언 제조기 요기 베라의 말처럼 9회에서 얼마든지 역전승, 역전패가 가능한 운동이 야구다. 자기 컨트롤을 잘하고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를 택해야 한다.
 
  (4) 네임 밸류로 팬들에게 보여주기식 영입보다 효용가치가 있고 ‘가성비’ 높은 타자를 영입해야 한다. 통계를 깊이 들여다보되 맹신해 ‘통계의 함정’에 빠져서도 안 된다. 통계의 이면을 들여다본 후 클러치 능력도 고려해 선수 영입을 하면 실수가 없다.
 
  (5) 무엇보다도 성장과정, 운동 두뇌, 발전 가능성, 건강, 성격, 인성, 자질, 의지, 생활환경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프로야구 선수로서 자세가 제대로 갖춰진 선수를 택해야 한다. 사생활, 특히 여자 문제, 교우관계, 음주·흡연 습관, 주변 인물과의 인화 능력, 약물 중독, 취미 등까지도 세밀하게 체크해야 한다. 야구 외적인 일로 선수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6) 적절한 타이밍에 꼭 필요한 선수 영입도 필요하다. 언론이나 일부 극성맞은 팬들의 큰 목소리에 영향을 받지 말고 냉철하게 분석해 옥석을 구분해야 한다.
 
  (7) 트레이드 미숙함을 극복해야 한다. 우월한 조건에서 시작을 못 하고 코너에 몰릴 대로 몰린 후 마지못해 특정 포지션의 선수를 구하겠다고 나서 항상 좋은 선수를 주고 상대적으로 능력이나 활용도가 떨어지는 선수를 택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2, 3년 앞을 보고 다른 팀이 눈치 못 채게 준비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8) 신인이나 외인 스카우트에서도 개선할 점이 많다. 외인 투수 제이크 톰슨이 부상과 부진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재빨리 아니다 싶으면 교체를 해야 하는데 계속 미련을 가지며 방관하다가, 결국 타이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던 헨리 소사를 주목・접근했지만 SK와이번스가 재빨리 낚아챈 경우다. 롯데는 SK와이번스가 팽개친 브록 다익손을 울며 겨자 먹기로 영입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9) 능력 있는 코칭 스태프와 인스트럭터 부족이다. 롯데가 선택한 신인들이 제대로 기대만큼 성장하는 경우가 드문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스카우트 능력 탓인지 이들을 지도할 코치들의 역량 탓인지 고교나 대학 시절 잘하던 투수나 타자들이 롯데에 들어오면 한 번 제대로 활약도 못 하고 옷을 벗는 경우도 다반사다. 심지어 다른 팀에 있을 때에는 그런대로 잘하다가도 롯데에 들어오면 이상하리만큼 추락하는 것을 팬들도 체감하고 있다.
 
  (10) 동계 전지훈련 장소와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롯데는 전통적으로 일본 규슈 지방의 가고시마, 유후인, 최근에는 타이완 등에서 전지훈련을 해왔다. 하지만 시즌 초부터 무기력한 경기내용, 중심 타선 집단 슬럼프, 믿었던 투수들의 계속된 난조로 인한 붕괴, 기대가 컸던 신인들의 제자리걸음 내지 퇴보 등, 전지훈련 장소와 방법이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미국 애리조나주 혹은 플로리다주 등으로 바꾸어볼 필요도 있다. ‘보여주기식 훈련’보다 실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생각하는 야구’가 체질화될 수 있도록 상황별 연습에 방점을 둬야 한다.
 
  (11) ‘기초를 중시한 야구’를 해야 한다. 롯데 야구가 재미 없는 이유를 지적하자면 어처구니없고 보이지 않는 실수도 그중 하나다. 야수끼리 플라이 볼을 서로 양보하거나 서로 받으려고 하다가 놓친다. 번트 하나 제대로 못 해 병살타로 찬스를 날린다. 공격 시간은 짧고 수비 시간은 길어(KBO 리그 팀 중 상위 1, 2위) 롯데 선수들도 지친다. 시합당 평균 3시간25분으로 9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9년 8월 9일 현재 KBO 구단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17분이다. 승리는 어렵게 하고 패배는 아주 쉽게 한다. 포구 동작이 전반적으로 불안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공을 프로선수답지 않게 자주 놓치는 것도 문제다. 무엇보다 결정타를 칠 수 있는 ‘클러치 히터’와 ‘장거리 타자’ 부재로 안타 3개 이상이 나와야 점수로 연결되는 어려운 야구를 연출하고 있다. 야구 흐름을 잘 타지 못하는 점도 기본기 부족으로 인한 경우로 보인다.
 
  (12) 선수단 관리도 문제다. 사실 여부를 떠나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특정 선수들의 계속되는 슬럼프와 성장이 안 되는 이유로 사생활 문제를 많이 거론한다. 유흥가에서 음주하는 모습, 훈련을 등한시하는 모습은 선수단 관리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관리와 육성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야구단 분위기를 망치는 요소가 있다면 감출 게 아니라 공론화해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13) 과학적인 통계야구를 위해 새롭고 독창적인 분석기법과 인공지능(AI)을 동원해 현미경 분석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팀을 뒷받침해야 한다.
 
  (14) 롯데 야구 프런트 오피스는 현재의 총체적 부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땜질식이 아니라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감독이나 단장 한두 사람을 교체한다고 당장 분위기가 호전되기에는 그 원인이 너무 깊고 유기적으로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오랜 기간 자리 잡고 있는 선수단과 프런트 오피스 패배 의식, ‘대충, 적당히 문화’와 안이한 정신자세를 쇄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부분 교체를 한들 크게 달라질 것도 없다. 잠시 호전될 수는 있어도 얼마 있지 않아 또 패배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돼 있는 구조를 고쳐야 한다. 롯데자이언츠 구단주를 맡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급변하는 국내외 정치적・경제적 환경 변화 속에서 야구단에 신경을 집중하기가 매우 어려울 수도 있다. 신 회장이 야구단을 상세히 챙길 수 없으면 일본의 소프트뱅크 야구단처럼 명문 야구단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인물을 물색해 ‘구단주 대행’으로 맡겨 전권을 행사하도록 하면서 큰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단기·중기·장기에 걸친 야구단 컬러를 만들고 명문구단 문화와 스피릿을 창조해야 한다. 어떠한 가성비 높은 투자가 롯데자이언츠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 부산 시민들과 전국의 팬들에게 그룹에 대한 열렬한 지지자로 만들 수 있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감독과 코칭 스태프가 알아야 할 점
 
지난 10월 1일 열린 키움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 후 2020년의 선전을 다짐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 선수들. 롯데의 부흥은 곧 한국 야구의 부흥과 동의어이기도 하다.
  선수들을 지도하는 감독과 코칭 스태프는 최소한도 인간 심리학과 리더십, 기본적인 전투 전술에 대한 서적과 통계분석 관련 서적, 데이터 등을 많이 읽어야 한다. ‘우승을 위한 원팀’ 개념과 이를 위한 개인의 희생에 대한 감독의 철학을 선수들에게 이해시키고 감독의 뜻을 근본적으로 따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세이버 매트릭스(saber metrics) 야구’를 기본으로 깔고 여기에 각종 기상천외하고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야구를 구사해야 한다. 빅데이터와 AI를 이용한 분석과 이의 적재적소 적용으로 상승의 야구, 앞서 야구계를 선도하는 감독이 돼야 한다. 현대는 모든 게 급변하고 있고 분초를 다투며 재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하게 된다. 프로야구단 감독은 이미 공인이다. 본인과 특정 선수들과의 개인적인 의리, 정분, 신뢰를 지키기에 앞서 승리를 갈구하는 수많은 팬의 기대에 보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친선을 도모하는 아마추어 야구단도 아닌데 개인 간의 사사로운 기대와 정 때문에 대사를 그르치고 인정에 이끌려 시합을 망치면 감독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본다.
 
  스스로도 납득이 가지 않고 생각이 없는 ‘단세포 야구’를 해서는 안 된다. 구태의연한 용병술과 변함없는 작전으로 이해 가지 않는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야구를 해서는 이길 수 없다. 감독을 하는 동안에는 절대 사석에서 특정 선수들과 어울려 지내는 그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선수들에게 감독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카리스마의 화신이 돼야 한다.
 
  야구단의 경우 소위 순혈주의(감독 이하 코치들을 롯데 출신 위주로만 구성하는 원칙)를 타파하고 가급적 롯데를 제외한 다양한 팀, 부산 지역 외 학교 출신 등 혼혈주의를 통해 상호견제, 경쟁력 강화, 실력 우선 등용 등을 실천해야 한다. 특정 선수, 학교를 중심으로 정치 세력화해 결국은 암적인 존재가 등장하게 해서는 안 된다. 선수들의 그릇된 스타 의식과 거품을 의식적으로 소멸시켜야 한다. 신상필벌을 꼭 지키고 눈에 보이지 않는 승리에의 공헌도, 패배로 이끈 실수나 느슨한 플레이까지도 반영시킬 수 있는 초정밀 연봉 산정표를 제작해야 한다. 선수들이 팀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개인 성적을 무시해도 더 큰 보상이 뒤따르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명문 우승팀이 되기 위한 추가 제안
 
  롯데자이언츠 야구 부활을 위해서는 그룹 총수 신동빈 회장의 결연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명실상부한 ‘야구 수도 부산’의 심벌로서 롯데자이언츠가 한국 프로야구를 리드해가고 부산과 전국에 포진해 있는 롯데 팬들의 구겨진 자존심을 다시 살릴 수 있는 묘약을 찾아야 한다. 최신 시설을 완비한 전천후 개폐식 돔 야구장에서 연승을 이어가고, 미국의 뉴욕 양키스나 일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 같은 확실한 독보적인 명문 팀이 된다면, 부산 관광산업 부흥에도 일조하게 될 것이다. 신 회장이 올해 그룹 경영 화두로 언급했던 ‘대상무형(大象無形·기존의 룰을 파괴하고 새로운 혁신 방식을 택하여 롯데그룹의 미래를 무궁무진하게 발전시킬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됨)’의 파격 조처와 맥을 같이하며 롯데 그룹의 이미지 개선과 발전에 크게 공헌할 것이다.
 
  그룹 차원에서 개폐식 돔구장을 하루빨리 부산에 건설할 수 있도록 적극 움직이는 것도 야구 붐을 다시 일으키는 데 중요하다. 지난 6월 25일 사직야구장에서 KT 위즈와의 시합 중에 아찔한 사고가 날 뻔했다. KT 강백호 선수가 1루 측 펜스의 돌출된 구조물에 손바닥 부상을 당해 야구장 노후화 문제가 구설에 올랐다. 현재의 사직 구장은 개장(1985년 10월)한 지 34년이 흘렀다. 부산은 소위 ‘야구의 수도이자 메카’로 열혈 팬들이 많고 전국의 야구팬들이 가장 동경하는 곳이다. 그런 대단한 위상에 비해 야구장 시설은 너무 초라한 것이 현실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잦은 폭우, 폭염, 열대야, 미세먼지 등으로 시합하는 선수나 이를 관람하는 관중이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천후 개폐식 돔구장의 신축이 절실하다.
 
  위치는 부산항 북항 재개발 지역이 최적지로 판단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장인 AT&T 볼 파크처럼 오션뷰 메이저리그 규격의 최신식 구장이면 더 말할 나위 없다. 부산항 대교를 향해 홈런을 치고 바다에 떨어진 홈런 볼을 북항에서 요트를 타는 시민들이 주워가는 모습을 그려본다. 북항 재개발 지역은 중구와 서구·영도 지역 산복도로와 황령산, 감만동 등 삼면에서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입지다. 세계 유수의 크루즈 선박들이 기항하는 국제여객터미널과 KTX/SRT 부산역과도 접근이 용이해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1등 공신의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롯데 가을야구와 연계한 BNK 부산은행 금리 연계상품까지 조기 마감되는 인기를 구가하는 마당에 야구팬들의 롯데그룹 사랑은 물론 전 지역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마케팅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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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부익    (2019-12-12) 찬성 : 1   반대 : 1
롯데의 오랜 팬으로 하는 말인데 먼저 고 최동원 선수에게 롯데로써 무릅 꿇고 사과하라. 근본이 틀렸는데 뭘 한다고..
  youn188    (2019-12-10) 찬성 : 0   반대 : 2
롯데에서 뭘 하시기엔 너무 좁고 능력이 아깝습니다.
KBO 총재로 보냅시다.
  롯데자이언츠    (2019-12-10) 찬성 : 1   반대 : 3
이렇게 야구를 롯데를 사랑하시는 분이 계시는데...구단측에서는 도데체 뭘 하고계시는지.....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계신분임이 확실해 보입니다.이런 분들을 영입해야 롯데 야구도 발전하지않을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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