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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10년, 변호사 2만명 시대의 明暗

매년 1500명씩 불어나는 법조계의 무한경쟁

글 : 이정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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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변협 대의원의 76%가 로스쿨 출신
⊙ 초창기 차별을 극복하고, 할 말 하는 로스쿨 출신들
⊙ 변호사 불황 가격파괴, 접견피싱 등 新풍속 만들어
⊙ 양극화로 규제철폐 주장 힘 실려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 로스쿨 학생이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실로 걸어가는 모습. 사진=조선DB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2009년 개교해 10년이 흘렀다. 최근 판사, 검사와 함께 ‘법조(法曹) 3륜(輪)’으로 불리며 변호사 업계를 대표하는,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대한변협)의 세대교체는 로스쿨 출신의 위상을 실감하게 한다.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실시된 ‘2019 대한변협 대의원 선거’는 로스쿨 출신 청년 변호사들이 이제는 더 이상 소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선거 결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처음으로 전체 의석의 반을 훌쩍 넘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적극적으로 대의원 후보에 입후보하고, 이들을 로스쿨 출신이 적극 지지해서 가능했다.
 
  대의원에 당선된 375명 가운데 로스쿨 출신은 286명이다. 전체 당선자의 76.2%로, 압도적으로 많은 수가 로스쿨 출신이다. 대한변협 대의원은 총회 소집과 회칙 개정, 예·결산 승인, 감사 선출 등 막중한 권한을 갖는다.
 
  로스쿨 출신으로서 2017년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서울 소재 법무법인에서 근무 중인 손영현 변호사. 그는 “2017년 사법시험이 폐지되고, 이제 법조인 선발은 로스쿨로 일원화됐다”며 “이제 로스쿨 출신도 법조에서 나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한다. 로스쿨은 사법개혁 차원에서 시작됐다. 손 변호사는 이제 정착 단계에 있는 로스쿨 제도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법조인을 시험으로 선발할 것인가, 교육으로 선발할 것인가. 이것은 가치관의 문제입니다. 시험으로 선발해 법조인들이 기수 문화로 얽혀 있던 과거는 문제가 여럿 있었죠. 치열하게 다투어야 하는 검사, 변호사, 판사가 모두 사법연수원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법개혁 차원에서 로스쿨을 도입했습니다. 법조 카르텔이 붕괴되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초창기 계속된 우여곡절
 
2012년 제1회 변호사시험. 사진=조선DB
  지난 10년 동안 로스쿨 제도 정착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가장 큰 고비는 2012년 로스쿨 1기 출신 검사가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성추문 검사’ 사건이다. 출신 로스쿨 원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등 파장이 컸다.
 
  그때를 기억하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 A씨는 이렇게 말한다.
 
  “성추문 검사 출신 학교에서 더 이상 검사를 뽑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았어요. 로스쿨 내부에서도 제도가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죠. 돌이켜 보면 지나친 감이 있었어요. 과연 사법시험 출신이라면 그렇게까지 욕을 먹었을까. 굳이 예를 든다면,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이 그래요. (성접대 의혹에 대해) 김 전 차관을 욕하지, 그가 속한 사법연수원 14기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죠.”
 
  로스쿨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사법시험이 폐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로 초기 로스쿨 출신들은 걱정이 컸다. 소수로서 느끼는 소외감도 있었다. 예를 들어, 2012년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로스쿨 1기는 사법연수원 41.5기로 대우했다. 사법시험 합격자들이 교육받는 사법연수원은 2월에 수료하는데, 변호사시험 합격은 4월 중순이다. 두 달 늦었다는 이유로 41기가 아닌 41.5기로 대접한 것이다. 로스쿨 2기 역시 42.5기로 정리되었다. 상하관계가 분명한 검찰 조직의 경우 초창기 로스쿨 출신들은 검찰조직표에 당황했다. 연수원 출신은 ‘41기’, 로스쿨 출신은 1기를 뜻하는 ‘①’로 표시돼 있었다. 출신 자체가 구분되어 있어 불쾌하게 받아들이는 로스쿨 출신 검사가 많았다고 한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10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로스쿨 제도를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급격하게 늘어난 법조인 수에 사법시험 출신도 로스쿨 출신도 이제는 각자 생존을 걱정하는 것이 요즈음 법조계 모습이다.
 
 
  가파른 법조인 증가로, 무한경쟁
 
서울 서초구 법조 타운 근처 한 건물 앞에 빼곡하게 들어찬 변호사 사무실 안내판 모습. 사진=조선DB
  로스쿨이 도입되고 매년 1500명 안팎의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다. 주류로 떠오른 로스쿨 출신에게 변호사 업계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변호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무한경쟁’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변호사 2만명 시대가 열렸다. 매년 배출 인원이 정해져 있으니, 그 수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 2월까지 등록된 변호사 수는 2만5880명에 달한다. 2015년 처음으로 2만명을 넘은 후 계속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한변협은 2022년에 3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본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변호사 1인당 월 평균 사건수임 건수는 1.2건에 불과하다.
 
  지난 3월 말 교대역 근처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김은유 변호사에게 변호사 업계의 상황을 물었다.
 
  ― 변호사 시장 상황은 어떤가요.
 
  “2만명이 넘어가고 너무나 어렵죠. 1995년도에 변호사로 등록했는데, 당시 등록번호가 4600번 정도였어요. 등록한다고 변호사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니까, 실제 활동하는 사람은 3000명 정도던 시절이죠. 지나치게 많이 늘어났고,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 요즈음 변호사 대우는 어떤가요.
 
  “우리(법무법인)가 공고를 내면 500명은 지원해요. 월 400만원은 보장해요. 연봉 6000만원은 보장하는 것이죠. 서초동 개업 변호사 가운데 30%는 적자라고 봐요.”
 
  ― 로스쿨 출신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요.
 
  “과거 판검사 출신, 그러니까 전관이냐 아니냐에 따른 차별이 있었죠.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로스쿨 출신이 홀대를 받았어요. 결국 자기 능력 아닌가요? 실력대로 대우받는 것이죠.”
 
 
  불황 상징하는 접견피싱
 
  요즈음 큰 로펌이 아니면 다들 ‘어렵다’고 말한다. ‘얼마나 어렵냐’고 김 변호사에게 묻자, 오히려 질문이 들어왔다.
 
  “‘접견(接見)피싱’이라고 들어봤나요?”
 
  접견피싱 사례를 알려준다며, 편지를 보여줬다.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직접 찾아뵙지 못하고 서면으로 말씀드리는 점 죄송합니다. (중략) 법률 조언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연락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해당 편지는 교도소 수감자로부터 온 편지였다.
 
  전화금융사기, 일명 ‘보이스피싱’은 전화로 꾀어내 송금하게 하는 범죄다. 변호사에게 접견피싱은 시간을 빼앗는 것이다.
 
  “교도소에서 억울하다는 편지가 자주 와요. 교도소 와서 법률 조언을 해달라는 것이죠. 마치 선임할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계속 시간을 끄는 것이죠. 사건을 맡길 듯하지만, 결국은 안 해요. 원하는 것은 변호사 접견을 하면서 시간을 끌고 싶은 것이죠. 교도소에 있으면 접견하고 싶어 해요. 편하거든요.”
 
  영화를 보면 정의감에서 사형수의 편지를 보고 찾아가 죄수의 억울함을 파헤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마는 않다. 이미 사건이 끝나서, 더 이상 손쓸 일이 없는 상황에서 변호사를 불러내 시간만 뺏는 일이 실제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피해를 당하는 변호사가 많다는 것이다. 그만큼 사건이 없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집요하게 찾아오라고 요구하기도 하지만, ‘오죽 할 일이 없으면 거기까지 찾아가는가’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로스쿨을 도입하면서 변호사 수를 늘린 것은 경쟁을 통해 법률서비스 질을 올리기 위해서다. 일단 사건 수임료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과거 로스쿨 이전에는 최소 수임료가 500만원 정도 되었다. 이제 300만원 선에서 수임하는 곳도 많다.
 
  다만, 서비스 질은 다른 문제다. 가격이 낮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높다.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생활이 어려워지면 소신을 펼 수 없게 됩니다. 사건을 끌고 가봐야 지는 것을 뻔히 알면서 ‘승산이 있다’고 말해버리는 것이죠. 그러면 누가 피해를 입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소액 사건의 함정
 
  박리다매(薄利多賣)도 사업전략이다. 소액으로 사건을 많이 수임하면 변호사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김 변호사는 온라인을 통한 다양한 변호사 광고를 보여줬다. 대부분 낮은 수임료를 홍보하는 내용이었다.
 
  〈방문상담 5만5000원, 출장상담 11만원. 착수금 99만원 성공보수 7%〉
 
  문제는 소액 사건이 더 쉬운 사건은 아니라는 점이다.
 
  ― 낮은 가격으로 많은 소송을 하면 되지 않을까요.
 
  “감당할 수 없어요. 소액 사건이 더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소액 사건은 보통 증거가 없어요. 서로의 말(주장)만 있는 경우가 많죠. 오히려 수임료가 몇백억 걸린 사건은 계약서 등 관련 서류가 이미 준비되어 있어 소송을 진행하기가 깔끔해요. 소액 사건을 왕창 받으면, 그 많은 사건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나자빠지게 되어 있어요.”
 
  법조인을 동경하는 사람이 많다. 다만, 비즈니스가 걸린 변호사에게 물어보면 직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경우도 많다.
 
  “영업 능력이 중요해요. 사실 법원에 제출할 서류는 사무장이 거의 다 정리해요. 영업하고 로비하러 다니는 생활이 너무 힘들었어요. 차라리 내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20년 차 B변호사)
 
  “변호사 업무는 이기고 지는 승부가 있어요. 승패가 걸려 있다는 점이 변호사들을 힘들게 합니다. 별의별 의뢰인을 다 상대해야 해요. 새벽에 연락해 협박에 가까운 이런저런 요구를 하는 의뢰인도 있어요.”(20년 차 C변호사)
 
 
  점차 속도 내는 법조계 양극화
 
2017년 6월 마지막으로 실시된 사법시험. 사진=조선DB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한국의 직업정보 연구보고서》를 보면 직종별 평균 소득을 알 수 있다. 2017년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판사 9500만원, 변호사 8850만원, 검사 7000만원 순으로 각각 조사됐다.
 
  어찌 보면 고소득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양극화가 있다. 고소득 변호사들이 평균 소득을 올리는 것이다.
 
  지난 4월 초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부적절한 주식 거래 의혹을 받자, 남편 오충진 변호사는 “주식 거래 과정에서의 불법이나 위법은 결단코 없었다”며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러면서 자신의 연봉을 공개했는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세전(稅前) 5억3000만원이다. 그는 법무법인 광장 소속이다.
 
  판사, 검사는 공무원 신분으로서 경력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지만, 변호사는 경력에 따른 차이가 매우 크다. 대형로펌 중심의 쏠림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은 개인 변호사에게 사건을 잘 맡기지 않는다.
 
  나승철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는 법조인 2만명 시대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양극화’를 꼽는다. 잘 버는 변호사는 소득이 더욱 늘지만, 새롭게 진출한 청년 변호사는 장벽이 많다는 주장이다.
 
  ― 로스쿨로 인해 변호사 수가 계속 늘고 있는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양극화가 문제죠. 변호사를 마치 조선시대 선비로 보는 시각이 있어요. 이제 2만명 시대입니다. 변호사도 상인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시급히 규제를 풀어야 합니다.”
 
  양극화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 변호사는 서울변호사협회 회장 시절의 과거 연설 내용을 소개했다.
 
  〈회원 여러분, 비가 많이 오면 농사가 잘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 빗물들이 필요한 곳으로 잘 흘러가게 해야 합니다. 변호사를 많이 뽑아 높으면 우리나라 법치 수준이 올라갑니까? (아닙니다.)〉
 
  변호사 수가 늘어나면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법률 서비스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의 업무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을 ‘물이 흘러가는 길’로 표현한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규제철폐가 있다. 그가 주장하는 ‘없어져야 할 규제’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세무사 등 다른 직종의 전문가들과 동업할 수 없다.(동업금지)
 
  둘째, 커미션(중개료)을 받고 자신의 사건을 다른 변호사에게 넘겨줄 수 없다.
 
  셋째, 외국 로펌과 합작법인을 만들 경우, 외국 로펌이 49% 이상의 지분을 가질 수 없다.
 
 
  진입 장벽이 되어버린 규제
 
  나 변호사가 주장하는 규제는 그 기원을 보면 변호사들이 자신의 권익을 위해 마련한 측면이 있다. 변호사의 위신과 체면을 생각해 다른 직종(세무사, 변리사 등) 혹은 다른 나라의 변호사 밑에 들어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해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제 과거의 규제는 새롭게 시작하는 변호사들에게 진입 장벽이 되었다는 주장이다. 나 변호사의 주장은 이렇다.
 
  “우선 동업금지는 대형로펌은 세무사 등을 고용하면 되니까 대형로펌 입장에서는 규제가 아니죠. 그럴 형편이 안 되어 세무사와 동업해서 시작하려는 변호사에게는 규제예요. 두 번째 소개비(중개비) 역시, 만일 내 사건을 다른 변호사에게 넘길 때 아무런 이익이 없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럼 어떻게 되겠어요. 그 사건에 대해 잘 모르면서, 또 할 수 없으면서 그냥 자기가 해버리는 부작용이 생겨요. 의뢰인 사건으로 변호사들이 자기 공부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죠. 오히려 의뢰인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해외 로펌의 한국 진출을 막는 것은 오히려 한국 변호사의 해외 진출을 막는 부작용이 있어요.”
 
 
  벌어지는 로스쿨 간 합격률 격차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열린 ‘전국법학전문대학원 총궐기대회’. 이날 로스쿨 재학생들은 ‘변호사 합격률 정상화’를 요구했다. 사진=조선DB
  흔히 선행학습 하면 고교과정을 중학교 때 배우는 것을 생각한다. 요즘은 로스쿨 입학 전에도 선행학습을 한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로스쿨 합격자 발표가 나자마자 헌법, 민법, 형법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찾는 예비 로스쿨 학생이 많다. 이는 로스쿨에 들어간다고 변호사시험에 다 합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012년 제1회 시험 때만 해도 87.2%에 달하던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계속 하락해 2018년 7회 시험 땐 처음으로 절반 이하인 49.4%를 기록했다. 매년 로스쿨에 2000명이 입학하는데, 그중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1500명 정도다. 500여 명의 불합격자가 매년 쌓이다 보니 합격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갈수록 벌어지는 대학별 격차도 문제다.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보면 상위 3개 대학(서울대 78.65%, 연세대 73.38%, 고려대 71.97%)과 하위 3개 대학(제주대 28.41%, 전북대 27.43%, 원광대 24.63%) 사이의 격차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해결 방안에 대한 해법은 다르다. 대체로 법무부는 합격자 수를 기존 1500명 선에서 묶으려 하고, 변호사 단체는 1000명대로 낮추기를 원한다. 반면 로스쿨 측은 자격시험화를 주장한다. 마치 의사가 학교를 졸업하고 일정한 성적을 받으면 무난히 의사 자격을 받는 것처럼 변호사시험 제도를 개선하자는 주장이다. 로스쿨 측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합격자는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다.
 
  변호사시험이 어렵다 보니 로스쿨 학생 간 경쟁도 치열하다. 로스쿨에 입학하면 희망하는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다. 보통 ‘검사·로클럭(판사)·대형로펌 변호사’를 희망하는데 ‘검클빅’으로 불린다.
 
  로스쿨 출신의 손영현 변호사가 검클빅에 진출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대형로펌은 내신성적, 자기소개서를 보고 인턴 형식으로 100명 선에서 선발해요. 교육 형식이지만 실질적으로는 2주간의 면접이죠. 검사, 판사는 임용시험을 통해 선발해요. 지방 로스쿨 출신도 많이 들어가는 것을 보면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로스쿨 출신들 ‘수습제도’ 문제제기
 
서울중앙지방법원 전경. 사진=조선DB
  사법시험이 없어지면서 로스쿨로 법조인 공급은 일원화되었다. 보통 ‘로스쿨 출신에게 불합리한 부분이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수습제도’를 꼽는다.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면 6개월 수습 기간을 반드시 거쳐야 개업이 가능하다.
 
  ― 로스쿨 출신이 차별을 받는가요.
 
  “수습 기간에 대한 처우가 불합리하죠. 규모가 작은 사무실은 임금이 월 150만원 정도로 책정되어 있어요. 최저임금보다 낮은 처우죠. 연수원(사법시험) 출신은 처음부터 1년 차 변호사로 대우해요.”
 
  ― 수습 기간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나요.
 
  “의사 인턴 과정을 생각하면 됩니다. 일이 힘든 것보다, 법원에 출정(出廷)하지 못하고 단순 서류 작업만 한다는 것이 힘들어요.”
 
  ― 대형로펌은 어떤가요.
 
  “(사법시험 출신과) 급여 차이가 없어요. 급여 차이가 없다는 것은 대우도 동등하다는 의미죠.”
 
  아마 수습 과정이 전문 변호사로 성장할 수 있는 사다리가 된다면 낮은 처우 역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교육은 뒷전이고, 의무 6개월이라는 족쇄를 이용해 낮은 처우로 단순업무를 시키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서비스 질은 향상되었는가
 
  로스쿨 제도 도입은 사법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였다. 자본주의는 경쟁을 통해 성장한다. 로스쿨 출신의 어려움보다는, 경쟁 결과 서비스 질이 얼마나 올라갔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 느끼는 생각을 물었다.
 
  ― 로스쿨 도입 이후, 사법 서비스 질이 향상 되었나요.
 
  “제 경우를 예로 들면, 학부가 화학과입니다. 공군에서 장교로 복무했고요. 제가 경험한 분야에 대해서는 다른 변호사보다 의뢰인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죠.”
 
  이렇듯 다양한 전공과 직업에 종사한 사람들이 법조계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은 로스쿨 제도의 순기능이다.
 
  다만, 일반 국민에게 ‘낮은 가격으로 좋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아직도 의문인 것이 사실이다. 변호사들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개업해, 정작 지방에선 조언해줄 변호사 찾기가 힘들다는 ‘무변촌(無辯村)’ 문제는 아직 그대로다. 로스쿨 출신도 서울중앙지법이 있는 서울교대 부근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의미도 있지만, 다양한 지역·계층에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원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 손 변호사는 장기적으로 변호사들이 흩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로스쿨이 도입되었다고 곧바로 지방 변호사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지방 로스쿨 출신의 경우 지금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자신이 공부했던 지역으로 다시 내려갈 수 있다고 봐요. 실제로 지방에서 개업하는 변호사 수가 과거에 비해 늘어나는 추세죠. 무변촌 역시 사라질 것으로 봅니다.”
 
  “알려져야 살아남는다.” 자기를 홍보하는 변호사들이 늘어난 것은 변호사 2만명 시대의 특징이다. 방송에 출연하고 신문에 기고하는 변호사들이 많다.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의 온라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법률정보를 제공하는 변호사도 많다. 전문가로 알려져야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상속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면, 이제는 부동산 상속, 혹은 10억원 이상 상속 등 더욱 전문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자신의 능력을 직접 홍보하는 것도 변호사의 중요한 능력이다. 이러한 흐름을 알면, 좋은 변호사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2017년 로스쿨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노동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는 조아라 변호사는 “실무수습을 하다 노동분쟁에 흥미를 느꼈다”고 말한다.
 
 
  전문성을 홍보해야 살아남는 시대
 
  ― 노동사건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실무수습 과정에서 노동사건을 접하게 되었어요. 그 후 흥미를 느껴서 계속하고 있어요. 사실 로스쿨 단계에서는 변호사시험 합격에 전념하다 보니 전문 영역까지 공부하기는 힘들어요. 임금, 산재 등을 다루고 있어요.”
 
  ― 자신에게 맞는 변호사를 찾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겪어본 사람이 가장 잘 알아요. 우선 주위 지인에게서 소개받는 것이 좋아요. 요즘 변호사들이 자신의 경험을 인터넷 등에 올려놓는 경우가 많아요. 변호사의 글을 꼼꼼히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극심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로스쿨이 탄생한 지 10년이 되었다. 이제 나름의 성적표가 나왔다.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강하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만, 논의의 방향은 법률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의 이익에 맞게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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