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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종편 프로그램과 출연자가 자주 바뀌는 이유는 …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기된 ‘민원’ 분석해 보니

“한 정당이 수십개 민원 제기할 동안 반대 정당은 하나도 안 하는 이상한 현황” 민원 편파성 심각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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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심의위원들 “시사보도 종편 민원은 99% 특정 정당 또는 그 정파 … 고만고만한 안건들 때문에
    업무부담 과중”
⊙ 민원인은 비공개, 그러나 민원 내용은 대부분 더불어민주당 또는 문재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관련
⊙ 민원 279건 중 46건 ‘문제없음’ … 최고 수위인 ‘관계자 징계 및 경고’는 0건
⊙ 대선 앞두고 명예훼손 등 지적받은 출연자들 대거 종편에서 사라져
⊙ “여성 당 대표(추미애)를 ‘여사’, ‘당수’로 부적절하게 표현했으니 경고해 달라” 등 어처구니없는
    민원도
2017년 3월 24일 경기도 과천시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최성준 방통위장이 종편 재승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종편)이 막말 또는 편파방송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는 무엇일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기되는 민원 수 또는 방심위의 규제 수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TV조선과 채널A, MBN 등 종편은 법적 제재조치(벌점 등)를 받는 경고 또는 주의조치를 방심위로부터 여러 차례 받았다. 방심위가 종편 심의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민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상파, 광고방송, 연예방송, 라디오 등에 비해 종편 관련 민원은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최근 종편 시사보도 프로그램에서 많은 고정 출연자들이 방심위 민원 및 경고를 이유로 하차했다. 문제는 이들이 대부분 이른바 ‘대세 후보’의 반대쪽에 섰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종편의 한 뉴스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다 최근 하차한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은 〈조선펍〉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렇게 밝혔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한쪽은 거의 종일 방송 모니터링을 해 자신들에 대한 출연자들의 못마땅한 발언을 방심위에 부지런히 ‘민원’으로 들이미는데, 다른 한쪽은 전혀 그러질 않는다’는 것이다. 류근일이 야당의 내분을 ‘막가는 싸움’ ‘막말’ ‘궤변’ ‘몰염치’라는 표현 등으로 근거 없이 단정지어 조롱하고 희화화했다는 사실이 있었다는 민원이 방심위에 들어왔다고 한다. 또 특정 정파를 1980년대 이래의 386 NL 운동권 출신이라고 한 것도 근거 없는 단정이라는 민원도 있었다고 했다. 한쪽은 집요하게 달라붙어 싸우는데 다른 한쪽은 도무지 싸우질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미디어 운동장이 어디로 기울었겠는가? 이건 정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실제로 방심위에 밀려드는 민원은 한쪽으로 기울어 있는 것일까. 《월간조선》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내 방송심의소위원회의 2016~2017 회의록을 모두 입수해 종편 민원 심의 현황을 분석했다.
 
 
  매주 열리는 방송심의소위원회, 안건은 대부분 종편
 
   방심위는 방송사업자에 행정지도와 법정 제재를 내릴 수 있다. 행정지도는 의견제시 또는 권고이며 법정 제재는 주의, 경고, 관계자 징계 및 경고가 있다. 법정 제재를 받으면 벌점(또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사안에 따라 사과방송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재허가 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3개의 소위원회(방송심의소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 광고심의소위원회)를 두고 각 사안을 미리 심의하는 소위원회는 위원장이 방심위 위원 중 5명 이내로 지명해 구성, 운영한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방송 중 광고나 상품소개 및 판매 방송을 제외한 방송을 심의하고 문제가 되는 해당 방송 사업자 또는 방송 프로그램의 책임자나 관계자에 대한 권고 또는 의견제시를 결정하는 권한을 갖는다. 주로 종합편성채널, 뉴스채널, 연예오락채널, 라디오 등에 대한 심의를 담당하며 위원장은 김성묵, 위원은 장낙인 함귀용 하남신 윤훈열 4명이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매주 수요일 회의를 열고 민원에 대한 심의를 갖는데, 《월간조선》 이 2016~2017 회의록의 종편 민원 심의 안건을 분석한 결과 매주 심의 안건으로 올라오는 것은 대부분 종편 시사채널 프로그램이었다. 2016~2017 심의의결 내용을 보면 지상파 채널이나 라디오의 경우 대부분 인권침해나 선정성 등 심각한 사유로 지적을 받은 경우가 많지만, 종편은 100%가 민원 접수 건이다. 민원 내용은 주로 ‘정치적 객관성 결여’, ‘특정인의 품위 및 명예 훼손’에 대해 출연자의 발언을 문제삼은 것이었다.
 
  소위원회는 심의 신청을 받은 민원 중 논란의 소지가 있는 민원과 자체 모니터링 결과 문제가 발견된 안건 등을 파악해 회의에서 심의한다. 방심위가 2016년 접수한 종편 민원은 TV조선 626건, MBN 397건, jtbc 266건, 채널A 658건 등 총 1947건. 소위원회 회의록에 나타난 실제 심의 안건은 TV조선과 채널A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2016년(44회), 2017년(5회) 등 총 49회의 소위원회 회의록에서 나타난 종편 시사보도 프로그램 민원은 민원제기 사유로 객관성 결여 및 특정인 명예 훼손이 대부분이었는데 객관성 결여의 피해자이거나 특정인 혹은 특정집단 명예훼손에서 명시된 인물 또는 조직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노무현 전 대통령,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었다. 이 밖에 민원 관련 인물로는 촛불집회, 백남기 농민 관계자, 각종 사건사고 피해자 등이 있었다.
 
 
  민원 접수자의 신분은 대외비
 
2011년 12월 1일 종편채널 개국 공동축하쇼에 참석한 각 방송 관계자와 정부 관계자들.
  TV조선과 채널A에 대해서는 공정성 및 객관성 위반 관련 민원이 대다수인 반면, jtbc 는 객관성 및 윤리적 수준과 관련한 민원, MBN은 권리침해와 공정성 민원이 상대적으로 많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심의한 279건 중 46건은 ‘문제없음’으로 결론났으며 법적으로 제재받은 경우는 33건에 불과했다. 가장 높은 수위인 ‘관계자 징계 및 경고’는 아예 없었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시사하는 ‘권고’가 전체의 절반 정도였다.
 
  이 정도면 누구를 위한 민원인지, 민원 접수자가 편향돼 있다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방심위는 민원접수 방법과 접수 건수, 심의이첩 건수 등은 공개하지만 민원 접수자의 신원이나 단체명은 공개하지 않는다. 민원 접수자를 공개해 달라는 요청에 방심위측은 “민원인 정보보호를 위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방심위원들은 “시사보도 프로그램 민원인은 민언련과 더불어민주당 등 사실상 90% 이상이 구(舊·탄핵 전) 야권”이라며 “최근 태극기부대가 나서면서 jtbc에 대한 민원도 늘고 있는 추세지만 기본적으로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민원은 모두 진보세력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위원회 내에서도 문제점 제기
 
2016년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는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2016년 초에는 특정 정파 민원 폭주로 심의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연예, 교양 등 프로그램이 방심위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지적을 받고 심의에 올라오는 반면 시사보도 부문은 민원에 의해 심의하는 경우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었다. 또 이런 심의시스템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2015년 11월 특정 정당의 민원이 100건 넘게 쏟아지면서 이를 2016년 봄까지 심의해야 했고, 위원 사이에서도 불만이 쏟아졌다. 2016년 2월 8일 방송심의소위 회의록에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김성묵 위원장 : 지금 올라오는 (종편) 건들은 전부 도토리 키재기예요. 몇마디 이야기한 것을 가지고 중징계를 주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는 말이지요.
 
  함귀용 위원 : 시사보도 프로그램에 대한 건의 민원 중 특정 정당이 많습니다. 이번에는 한 건 빼놓고 나머지 건이 전부 특정 정당의 민원이기 때문에 이런 것도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윤훈열 위원 : 어떻게 공교롭게 한 정당에서만 민원제기를 하는 상황일까요. 한 정당은 수십 개의 문제 제기를 할 동안 반대 정당은 하나도 안 할 정도의 상황이 됐다는 것은 그만큼 (심의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민원이 들어오면 반드시 심의해야 하는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고, 위원장은 사무처에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해 달라”고 말했다.
 
  변호사인 함귀용 위원의 얘기다. “(심의가) 민원에 의지한다는 것은 맞죠. 어떻게 보면 민원인들이 가장 피해를 본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방송내용의 잘잘못을 지적해서 민원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민원 위주의 심의가 되는 것은 맞다고 보는데요. 그러나 7대3 정도의 비율이면 모르는데 10대0 수준으로 한쪽으로 몰리다 보니까 그것도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처구니없는 민원도
 
  일방적인 민원이 몰려들다 보니 심의위원 전원이 어처구니없어하는 민원도 종종 등장했다. 2016년 11월 소위에서는 위원장이 “9월 29일 TV조선에서 〈뉴스를 쏘다〉에서 출연자가 추미애 대표를 ‘여사님’, ‘당수’ 등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민원내용을 발표하자 한 위원이 “이걸 가지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고, 다른 위원들은 모두 “문제없음”이라고 답했다.
 
  같은해 10월 소위에서 발표된 민원은 “채널A 〈종합뉴스〉가 조윤선 문체부장관 청문회에서 여야의원 간 고성과 막말이 오갔음에도 불구하고 고의적으로 야당의원들의 고성과 막말만 부각시켜 방송했다”는 것이었다. 위원들은 “민원인이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한 것 아니냐”며 전원 ‘문제없음’ 결론을 내렸다.
 
  익명을 요청한 한 종편 시사프로그램 PD의 얘기다.
 
  “심의위원회에서 온 내용을 보니 ○○○씨가 한 발언과 ×××씨가 한 발언 두 가지를 민원인들이 불쾌하게 들은 것 같고 어떤 부분을 지적했더라고요. 근데 ○○○씨의 정확한 워딩은 그게 아니었어요. 민원인들이 그걸 갖다 민원 제기를 한 겁니다. 팩트가 안 맞으니 화도 났고 방심위에 가서 ‘정확한 워딩을 봐 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야당 추천 위원들이 계속 민원인의 주장만 대변하니 답답하지 않겠습니까.” 문제의 패널은 현재 해당 종편에서 사라졌다. 정치적으로 일방적인 민원들이 종편을 길들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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